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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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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 이 나라 저 나라 둘러볼 기회가 많은 편이다. 짧게는 2~3일, 길게는 열흘 가까이 머문다. 출장 초기에는 마치 이 나라에 대해서 모두 아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사실 내가 본 것, 들은 것, 읽은 것이라고는 당시 머물렀던 도시, 그것도 주요 포스트와 몇 몇의 사람만 만났을 뿐인데도 그런 실수를 저지른다. 사람들의 내밀한 풍경, 마음의 지도, 서사의 흔적들은 언감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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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 이 나라 저 나라 둘러볼 기회가 많은 편이다. 짧게는 2~3일, 길게는 열흘 가까이 머문다. 출장 초기에는 마치 이 나라에 대해서 모두 아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사실 내가 본 것, 들은 것, 읽은 것이라고는 당시 머물렀던 도시, 그것도 주요 포스트와 몇 몇의 사람만 만났을 뿐인데도 그런 실수를 저지른다. 사람들의 내밀한 풍경, 마음의 지도, 서사의 흔적들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면서.


여행기의 위험성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이질적인 삶과 사고 구조를 이해하기까지 '생각보다'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함에도 '좀 알지'라고 착각하기 쉽다. 이것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이방인으로서 그들의 커뮤니티 속에 온전히 녹아들 때 타자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시작된다.


김원우의 <일본 탐독>은 그래서 반갑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일본 사회에 깊숙이 침잠해 그들의 생각과 마음, 습관을 독해해낸다. 일본인들의 향학열의 근원을 파헤친다거나, 료칸을 통시, 통사적으로 이해하는 대목이 대표적인 사례. 지은이가 소설가인지, 일본지역연구자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날카롭게 읽어낸다. 일본의 어느 단기 대학을 방문한 후 한국의 그것과 비교하는 지점도 마찬가지. 어찌보면 지역 연구의 표본으로 삼을만하다.  


일본 연구의 고전으로 꼽히는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이 주관을 철저히 배제했다면, <일본 탐독>은 주관과 객관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가끔은 '꼰대'같은 느낌을 줘 책장을 넘기기 어려울 때도 있지만, 대체로 고개를 끄덕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몰입을 더하는데 그만이다. 2002년 전여옥이 쓴 <일본은 없다>처럼 일본에 대한 몰상식한 이해도 아니고, 문화결정론에 의한 일본과 일본인 분석도 아니니 마음 푹 놓고 '탐독'할 수 있을 것이다. 별점 5개.




r*****0 2014.04.1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