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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의 해소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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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믿고 보는" 정희진 선생의 추천사가 있어 읽게 된 책이었는데 먹먹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다.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왜 나는 이렇게 쓰지 못했을까" 라는 정희진 선생의 말이 무엇보다 와닿았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처지에서. 허나, 나는 결코 이렇게 쓰지 못했을 것 같다. 글쓰기 역량 문제도 물론이겠으나 '비슷한 경험'이라 하더라도 돌봄의 주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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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믿고 보는" 정희진 선생의 추천사가 있어 읽게 된 책이었는데 먹먹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다.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왜 나는 이렇게 쓰지 못했을까" 라는 정희진 선생의 말이 무엇보다 와닿았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처지에서.

허나, 나는 결코 이렇게 쓰지 못했을 것 같다. 글쓰기 역량 문제도 물론이겠으나 '비슷한 경험'이라 하더라도 돌봄의 주체가 책의 저자와 정희진 선생처럼 여성인 경우와 나처럼 남성인 경우는 끝내 '비슷한 경험'이 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굳이 비슷해지려 노력할 것 없이 다를 수 밖에 없더라도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비슷하게 가는 길로 노력하는 일이다. 다만 배워야 하는 입장은 나처럼 남성이 훨씬 많아야 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음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깨닫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내일인 12일에 이 책의 저자가 북토크 행사를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비록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입장이지만 한달음에 달려 가고픈 마음이었으나 저자가 간병인 입장이다 보니 행사는 당일에라도 변경될 수 있다는 공지에 마음이 다시 먹먹해졌고 나 역시 일단 입장은 같다 보니 마음으로나마 오롯이 응원하고 싶어졌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c 2024.01.11.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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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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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따라온의혹들 #신성아 #내돈내산후기 #에세이 임소운님이 경이롭다고 극찬한..작가 친구분 신간 알림을 보고 주문했다. 가끔가다 숙제 생각안하고 저지르는 손가락이다. 미스터리의 매운맛을 즐기다가 한번씩 맛보는 에세이는 순한맛일지 들어가 보겠다. 서막: 6월 3일은 읽는 내내 초조하고 안타까웠다. 예윤이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집중치료, 무균실로 오기까지의 과정이 적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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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따라온의혹들 #신성아 #내돈내산후기 #에세이

임소운님이 경이롭다고 극찬한..작가 친구분 신간 알림을 보고 주문했다. 가끔가다 숙제 생각안하고 저지르는 손가락이다. 미스터리의 매운맛을 즐기다가 한번씩 맛보는 에세이는 순한맛일지 들어가 보겠다.

서막: 6월 3일은 읽는 내내 초조하고 안타까웠다. 예윤이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집중치료, 무균실로 오기까지의 과정이 적혀있다. 다행히 가족 최대의 위기를 맞고 3주만에 필라델피아 양성 판정을 받는다.

환자의 중증 정도에 따라 병원이란 곳은 색다르게 경험하게 된다. 딸내미에게 닥친 시련은 곧 가족에겐 고통이다. 차라리 에세이가 아닌 소설이라면 마음 편히 읽을텐데..

아이 소식을 전해듣고 비극의 원인을 찾는다. 일하는 엄마라는게 약점이 되는 순간이다. 엄마들은 엄마탓을 한다. 운명이고 천형이라고.

모성애가 여성의 본능이라는 사이비 과학은 여성을 희생의 연료로 삼아 모종의 신화가 된다. 헌신적인 돌봄을 전제로 하고 희생을 강요 당한다.

둘만의 공유는 강렬한 기억이다. 돌봄이 모성에서 발현된 희생이 아니라 의리와 도덕이고, 의도치않게 실현하게 된 이 모종의 윤리가 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이 감정을 모성이라 부르지 않기로 한다.

일에 몰입하는 남편의 변함없는 일상에 질투를 느낀다. 육아휴직을 더 쓸수 있고 시간을 벌게 돼도? 복직여부는 장담 못하는 국회의원 보좌진이라는 업무 특성 때문이다.

항암치료는 입퇴원을 반복하며 진행되고 아이만큼 퇴원이 반갑지는 않다. 할일이 두배로 늘어나는 가사노동의 불균형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가사노동보다 더 박대받는 노동이 돌봄노동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평가절하되며 모성이라는 유니폼을 입혀 민낯을 숨긴다.

아이의 투병과 더불어 간병을 도맡아 책임지게된 작가가 경험에서 느끼는 이 나라에서 여자로, 아내로, 엄마로 살아가는 불합리한 일들을 적고있다.

어쩔수없이 출산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경단녀의 길을 극복한 케이스가 우리집에 있다. 한 직장에서 30년 넘기가 쉬운게 아닌데..친정엄마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이렇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 누군가는 가족일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아이가 아프다면 선택은 달라진다.

아빠보다는 엄마의 손길이 더 필요할테고 엄마역할과 간호역할을 동시에 해내야만 하는 위치에 있는 게 엄마밖에 없다는걸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라도 응당 했을것이다.

고통을 깨달아야 인생을 깨닫는다고 하지 않던가. 진짜 행복을 좇는 고통을 경험해서 그런가 자긍심, 자부심, 당당한 품격이 느껴진다. 생활 철학자 쇼펜 하우어가 떠오르는 작가님이다.

내게도 인생철학이 있다면, 인생은 역경이다고 단정 짓고 살아가는 것인데.. 크고 작은 고난에 빠질때마다 제발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과 어떤 즐거움을 주려고 이 시련을 주는가 하고 고통에서 이겨내려 한다는 점이다.

살다보니 인생사 새옹지마이고, 지금 상태가 아무리 절망스럽다해도 지나고 나면 견딜수 없는 것은 없다는 깨달음이다. 딱히 내가 외면해야했던 일들은 빼고..

에세이를 읽는 맛은 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맛이다. 공감하고 감동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게 에세이다. 이번 에세이는 순한맛은 아니다. 순한맛을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killzzang 킬짱님 친구분 대단하십니다. 두 분의 우정과 앞으로의 행복을 빌면서 훈훈하게 마무리 지어본다. 앗 작가님 남편분..사랑 넘치신다. 글에서 보인다. 윤이는 이미 속이 꽉찬 아이같다. 그래도 아이처럼 대해주시길 바란다. 엄마는 영원히 엄마니까. 잘난 자식은 아비의 자랑이요, 못난 자식은 어미의 슬픔이라고 했지만..윤이는 축복이고 절대 슬픔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으니 선물이라 본다. 이렇게 또 감정이입해서 읽다보니 사회가 나라가 거지 같다는 생각을 또 하게되고 힘내라는 말밖에 없다는게...
YES마니아 : 로얄 f*******1 2023.12.14.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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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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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고 구질한 질문과 투쟁에 관하여. 부제답게 책 속에는 찬란함과 구질구질함이 공존한다. 그 어울리지 않는 공존을 무기력하게 방치하지 않고 작가는 계속 질문한다. 그리고 어떻게 서든지 공존의 교차점에서 소외되는 사람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투쟁한다. 사랑과 의리로 똘똘 뭉친 딸의 병과 돌보는 자신에 대한 의문과 성찰의 씨앗이 있었다. 딸의 투병과 간병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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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고 구질한 질문과 투쟁에 관하여.

부제답게 책 속에는 찬란함과 구질구질함이 공존한다.

그 어울리지 않는 공존을 무기력하게 방치하지 않고 작가는 계속 질문한다.

그리고 어떻게 서든지 공존의 교차점에서 소외되는 사람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투쟁한다.

사랑과 의리로 똘똘 뭉친 딸의 병과 돌보는 자신에 대한 의문과 성찰의 씨앗이 있었다.

딸의 투병과 간병하는 자신의 시간 속에 그녀가 읽어치운 수많은 책들과 쓰기가 고민을 구성하는 양질의 흙이 되어 작은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게 만들었고, 돌봄이라는 개념을 그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벗어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로 눈 돌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중요한 건 그녀의 목소리. 그녀가 야망 있는 자신, 허기진 자신을 인정했기에 씨앗으로부터 자라난 가지는 단단하고 잎사귀들은 싱싱하고 무성했다.

여성의 야망은 마치 식욕처럼 사회로부터 통제받는 욕망이라는 것을. (중략) 허기를 잘 느끼지 않고 참아낼 줄 아는 마른 몸이 여성에게 공공연히 강제된다. 여성도 야망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야망이 절대 과해서는 안 되며, 언제든 누군가를 주저 없이 돌볼 수 있을 만큼만 허가된다. 지나치게 야망을 좇다 돌봄에 실패한 여성은 뚱뚱한 여성처럼 이등 시민이 된다. (중략) 내가 확실히 알게 된 것이 하나 더 있다면 그렇게 물먹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허기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허기가 병원에서의 지난 시간을 버티게 해준 원동력이자 우울의 심연에서 나를 건져 올린 구명정이었다.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by 신성아 88-89p.

책 표지 뒤편 정희진 님의 짧은 글이 어쩌면 이 책의 정체성을 그 어떤 말보다 더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지 않을까.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매트릭스에서

질병과 돌봄을 둘러싼

구체성의 미학이 여기 있다.

미시적 사서 와 사회 구조를

치밀하게 교직한,

열정과 지성이 넘치는

불꽃같은 책이다.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나는 왜 이렇게 쓸 수 없을까.'

정희진

+

2022년 5월 28 토요일에 시작된 딸아이의 열. 딸 윤이는 B세포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LL) 진단을 받았다.

1950년대만 해도 생존율이 0%였지만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현재 백혈병은 생존율 80%, 완치율 90%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그렇다고 위험이 없는 것이 아니고 바꿔 말하면 사망률은 10-20%라는 이야기다.

국회의원 보좌괸으로 일하는 워킹맘이던 저자는 갑자기 들이닥친 재난을 겪으면서 아이가 걸린 병에 굴복하지 않기로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좋은 일이 있다. 우주가 또렷이 보인다는 것 - 작가가 좋아하는Law and order의 주인공 올리비아 벤슨 경위의 말처럼, 작가는 무너진 하늘 밑에 주저앉아 울고만 있지 않고 우주를 바라보기로 결심한다.

정말 단단하고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강인한 정신, 아이도 지키고 현실도 회피하지 않겠다는 그 결심이 너무나도 숭고하고 아름답다 생각했다. 물론 그렇게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들이 자책과, 분노, 원망, 놀람, 무기력으로 점철되었을지. 하지만 결국 이렇게 무릎을 펴고, 허벅지와 엉덩이에 근육을 빵빵하게 긴장시키며 땅에 두 발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의 붉게 상기된 얼굴은 정말로 감동스럽다.

'어쩌면 이 책은 단순히 아이의 간병에 대한 에피소드들, 내 눈물샘을 자극할 이야기들로 빼곡할지도 몰라.'

어쩐지 불행은 내 삶을 비껴갈 것 같은 은밀한 예감 때문에 불행에 관한 이야기는 나도 모르게 터부시하며 읽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고등학교 때 배웠던 생물. 그 안에서도 혈액에 관한 공부를 다시 했다.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화되지 않은 지식이 1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삼십여 년 전 배웠던 생물학 지식은 이미 증발해버리고 온 데 간 데 사라진지 오래였다.

책에 등장하는 백혈병, 혈액, 골수 등과 같은 전문적인 이야기. 암 치료제들의 이름과 현 상황. 백혈병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어려운 설명은 아니었지만 상상하지 않았던 내용들이 쏟아져 나왔다. 처음에는 대충 읽고 넘어가야지 싶었는데 그렇게 해서는 결코 이 책을 내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작가가 딸의 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열하게 조사하고 공부했던 발자취를 내가 온전히 재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지만, 적어도 병의 원인과 내용 치료 방법이 무엇인지 실체는 알고 가야 했다. 그래야 작가의 시선을 따라 현실을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작가의 확장된 고민과 사고의 틀 안에서 나의 이야기를 끄집어내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하나씩 필기를 하며 혈액 공부나 카테터, 케모포트 같은 것을 검색하던 중, 아니 어떻게 저자는 이런 걸 다 알고 있을까. 병에 관한 지식뿐만 아니라, 읽은 사회, 인문학, 고전 책들도 어찌나 많은지. 이 엄마는 간병하면서 잠잘 시간도 부족했다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유기적으로 얽히고설켜 단단하고 강력한 한 덩어리로 뭉쳐 곧바로 목표물을 조준하여 던질 수 있을 정도로 만들 수 있었을까 너무 의아했다. 책 말미에 작가는 간병의 시간 동안 치열하게 관찰하고 읽고 쓰고를 반복했음을 알게 되었는데. 역시... 다시 한번 리. 스. 펙. 스.

아픈 아이를 돌보면서 건강한 아이와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이들을 보며...

'질투가 났다, 샘이 났다. 억울함과 원망이 밀려왔다. - 환자를 보호해야 하니 보호자에게 지나치게 부하가 걸리는 시스템에 반발심과 저항감이 들었다고. 엄마니까 당연히 감수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상황이었다' 라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뱉어내고. 남편과의 돌봄 노동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살벌하게 투쟁을 벌인, 숨거나 회피하지 않았던 날것의 생생한 현장도 글 속에 담겼다.

작가분은 공부도 잘하고, 주변에서 인정도 받고, 자신이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고 쟁취할 수 있는 인풋과 아웃풋이 가시적인 세상을 살아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딸이 아프게 되니, 그 상황은 자신의 몸뿐만 아니라 운명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음에 대한 체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곧 자신에 대한 무기력함에 대한 분노로 이어지고, 그 분노는 골방에 사장되는 것이 아닌 이렇게 그녀의 멋진 글을 통해서 세상으로 나와 많은 사람들을 분노하고 질문하고 투쟁 의지를 간직한 씨앗을 각자의 삶에 심도록 한다.

++

모성은 타고난다는 오해 -를 이렇게 시원하게 반박하는 글이 또 있을까.

아이가 아프면 '다 내 탓인가 봐'라는 부분 옆에... 나는 하이라이트 밑줄 대신 <눈물 뚝뚝 흘리며 정말 서럽게 우는 얼굴> 을 연필로 그려 넣었다. 큰 애가 아토피로 고생했을 때나, 크고 작게 아이들이 아플 때 그 모든 게 내가 잘 돌보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에 - 인정하기 싫었지만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다 내 탓'을 하는 나의 모습이었다.

'걱정 마! 너의 아토피를 이 엄마가 뿌리 뽑아주겠어!'라는 결단으로 깊은 밤 홀로 인터넷에서 아토피 치료법을 검색하면 할수록 속상해서 두 눈에 차오르는 눈물을 끝까지 가둬두지 못하고 엉엉 소리 내며 함께 흘려보내던 내 모습.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 시간에 남편은 침대에서 코 골며 자고 있었네? ^^;

내 성격, 내 마음이 작가와 비슷하게 이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편안함을 느끼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기에

그리고 아이와 집 안에서 붙어있으면서 실질적으로 아이 생활 전반을 돕는 것은 나였기 때문에 고민의 무거움도 내가 더 많이 떠안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기도 했다.

 

저자는 이것은 모성에서 발현된 헌신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의리와 도덕에 더 가깝단다.

내가 가진 이 감정과 행동은, 모성을 가장한 의리일까?

세상에 그 어떤 누구도 아이처럼 나를 그만큼 사랑해 주는 존재는 없기 때문에 나 또한 아이를 사랑한다는 사실.

그것은 일방적인 모성 신화를 확실하게 비틀어버리면서 인식의 환기를 불러일으킨다.

그 헌신이 상호 호혜적인 사랑에 기반하는 의리에 기반하는 것이라면, 중증 장애가 있는 세진이를 입양하며 내 자식처럼 키워 장애인 수영 국가 대표 선수의 길을 가게 하는 엄마 양정숙 님의 사랑을 이제서야 나는 이해할 수 있다.

오래전부터 매스컴에 나왔던 그분과 세진이를 바라보면서 나와는 먼 그들의 사랑이 너무 고귀하다 여겨져서인지 불가해한 관계로만 여겨졌었다. 그런데 그것을 모성의 본능이 아닌 '의리'라고 말한다면 나의 사랑이 내 자식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그 곁을 내어줄 수 있는, 확장성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의 대전환이 일어난다.

 

오늘 나의 노력은 아이의 치료 성과만을 성적표로 삼지 않는다. 돌봄을 매개로 축척된 경험과 감정은 나의 삶, 그리고 아이의 삶을 통해서 오래도록 천천히 진가를 드러낼 것이다. 나와 아이의 관계를 재정립할 것이다. 이것은 마땅히 여성에게 있으리라고 믿어온 선천적 자질이나 본능에 의한 것이 아니고, 국가가 여성에게 당연하듯 부과해온 암묵적 의무에 따른 것도 아니다. 물론 지금껏 사회에 순응하며 살아온 나는 여전히 그 의무감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아픈 아이를 책임지고 돌보겠다는 결심은 자발적이면서도 비자발적이었다. 돌봄 부담을 분담할 수 있다거나 하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었더라면 나는 더 고민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이와 함께한 시간 동안 극한의 고통과 온전한 행복을 동시에 느끼며 비로소 확신할 수 있었다. 적어도 나의 헌신은 모성 신화에 등 떠밀린 것이 아니다. 나와 윤이의 사랑은 그렇게 전형적이거나 일방향적이지 않다. 내가 아이에게 받은 과분한 사랑, 계산 없이 돌격하는 순정에 나는 내 시간과 자유를 기꺼이 희생한다. 여기에 굳이 이름을 붙이라면 의리 정도가 되겠다.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by 신성아 63-64p.

이 가사노동보다도 더 박대 받는 노동이 있으니 바로 돌봄노동이다. 인류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일임에도 돌봄노동은 눈에 보이지 않고 평가절하되며 성별 균형은 지독하게 맞지 않는다. 또 세상은 여기에 모성이라는 유니폼을 입혀 그 민낯을 숨긴다.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by 신성아 73p.

*

작가 신성아 님 인터뷰.

이 분은 윤이의 상태가 좋아진다면 국회로 다시 꼭!!! 가셔야 한다.

책 읽는 내내, 계속 그렇게 생각했다. 돌봄 노동에 대한 당신의 경험은 혼자만 품고 있기엔 너무나도 값지고 영향력이 큰 다이너마이트였다고. 폭탄을 들고 세상으로 나와주시라고. 꼭!

신성아님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앞으로는 국회에서 그 모습을 자주 보았으면 하는 강력한 바람이.

**

그리고 책 표지에 있는 흑백 사진은 Justin Wolfert 가 찍은 작품이다.

그는 주로 공중 촬영을 많이 하는데.

우리의 이 모든 상황은 비슷비슷하게 서거나 앉아서 서로의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상대의 한 쪽 면만 보고 세상을 곡해하기 딱이지만.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지구의 곳곳은 전혀 다른 시각을 선사한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한 점 같은 존재가 세상 어디에 위치하는지. 그들이 모여 이루고 있는 땅의 구분된 모습은 어떠한지 훨씬 정확하게 보일 때가 있다. 넓고 큰 그림을 바라보며 무엇을 어디에 배치하여야 할지 알게 된다.

지금 어지럽게 얽히고 한쪽으로 치우쳐진 '돌봄'이라는 것도 그렇게 위에서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책을 다 읽고 뒷면은 흑백이 아닌 푸른 바다가 전 면을 다 차지하고 있다.

답답했던 앞표지의 모노톤의 바다가 드디어 푸른색을 되찾았다.

YES마니아 : 로얄 y********5 2024.01.3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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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처럼 다가오는 지독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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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자기중심적 에세이>  - 지금껏 접한 에세이는 대개 어떤 이유에서든 작가의 감정을 일부 억누르고, 직접 경험하지 않은 타인의 감정을 상상하며 또 이를 이해하는 등의 전개가 대부분이었다.  - 하지만 이 글은 작가의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하고 있다.  - 타인의 감정은 타인의 것이며, 이는 내가 상상하는바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기에 철저히 배제한 글.  -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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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자기중심적 에세이

 - 지금껏 접한 에세이는 대개 어떤 이유에서든 작가의 감정을 일부 억누르고, 직접 경험하지 않은 타인의 감정을 상상하며 또 이를 이해하는 등의 전개가 대부분이었다.

 - 하지만 이 글은 작가의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하고 있다.

 - 타인의 감정은 타인의 것이며, 이는 내가 상상하는바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기에 철저히 배제한 글.

 - 하여 작가 본인을 미화하지 않으며, 느낀 그대로의 감정을 표출하였다.

 

소설처럼 다가오는 에세이

 - 별안간 닥친 크나큰 사건. 그 속에 자의인지 타의인지 모르게 합류한 나. 현실 속 나의 위치와 이 현실에 대한 분노와 갈등. 나아가 사회구조와 모든 부조리에 강력히 대항하는 목소리.

 - 일어난 사건에 대한 생생한 기록을 시작으로 장을 넘길 때 마다 다음이 희망적이기를 바라며 읽어 나간다.

 - 작가의 현실에 대한 분노와 갈등 등이 나오며 독자로 하여금 이 책은 에세이라는 것을 일깨우게 한다.

 - 뭔가 교훈을 남기거나, 생각을 일깨울 겨를 없이 나는 다음이 궁금해진다. 희망이 깃듯 결말이길 바라며.

 - 그와 동시에 이 책에선 배제된 상대방(배우자와 딸)의 세세한 감정이 궁금해져 개인적으로 바래본다.

 - 남편이 가 된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part2. 딸이 가 된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part3.

d******5 2024.01.04.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