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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가의 전작을 쭈욱 읽다보면 그와 함께 한 스페셜리스트 번역가를 만나게 된다. 요즘은 이런 게 없어지는 추세라 안타까운데, 한 작가를 깊이 알고 그 역시 깊은 문학적 소양을 가진 번역가를 통해 꾸준히 한 작가의 작품을 일관성 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은 독자에게 큰 축복이다. 그런 측면에서 코맥 매카시+정영목 역시 믿고 읽는 조합이다(엄밀히 말하면 코맥 매카시의 경우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을 맡은 또 한 명의 번역가가 있기는 한데, 『로드』의 강렬함이 워낙 커서인지 정영목으로 각인되었다. 참고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코맥 매카시의 작품은 모두 정영목이 번역했다). 더욱이 『패신저』는 『로드』 이후 16년 만에 출간된 그의 소설이자, 유작이 된 코맥 매카시의 마지막 소설일 뿐만 아니라, 요즘은 누구도 거의 다루지 않는, 죽음과 삶, 신과 우주라는 스케일 큰 '거대한 이야기'를 담은 묵직한 소설이다. 해럴드 블룸은 일찍이 토머스 핀천, 돈 드릴로, 필립 로스와 함께 코맥 매카시를 미국을 대표하는 4대 소설가로 꼽았었는데, 이 소설을 읽다 보면 그런 평가에 수긍할 수밖에 없어진다. 아쉬운 건 이 세대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고 있다는 점. 즉, 다시는 이런 선 굵고 통찰력 있는 작품들을 읽을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패신저'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비행기 추락사고와 거기서 유일하게 살아남았으나 실종된 승객 한 명, 그리고 그 사고를 접하게 된 인양 잠수사이자 주인공인 보비(그는 원래 촉망받던 물리학도였고, 후에 드러나지만 그의 아버지 역시 원자폭탄 개발에 일조했었다)를 통해 베일에 감춰졌던 이야기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미궁에 빠졌던 사건의 의혹들에 점점 집중하게 된다. 참고로 이 소설의 주인공인 보비에겐 얼리샤라는 여동생이 있는데, 얼리샤를 주인공으로 한 『스텔라 마리스』는 『패신저』와 짝을 이루는 소설이자 연작 소설이라 할 수 있어, 이 둘을 모두 읽어야 미진한 부분 없이 코맥 매카시의 마지막을 오롯이 경험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해 인류 최초의 핵폭탄을 만드는 데 일조한 과학자 아버지를 둔 보비와 얼리샤 남매가 각각의 주인공인 두 작품을 통해 작가의 수학과 과학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과 더불어 신과 인간, 역사라는 큰 주제에 대한 묵직한 질문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부터 구상해왔다는 이 두 작품은 결국 작가의 평생 화두를 총망라한 것일텐데, 거대한 노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궁구하는 것은 결국 인간과 역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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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가 남긴 마지막 걸작이라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패신저와 스켈라 마리스는 오랜시간 쌓아둔 작품이라고 합니다. 힘들게 먹고 사는 시절에 원자 폭탄 개발에 일조한 아버지 삶과 죽음, 신과 우주 등 깊은 생각에 잠기게 만듭니다. |
| <패신저>는 2023년 6월 13일 세상을 떠난 미국 작가 코맥 맥카시의 유작이다. 코맥 맥카시의 소설로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로드>를 읽어본 것이 전부인데, <패신저>는 <로드> 이후 16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패신저>와 함께 출간된 또 다른 장편소설 <스텔라 마리스>는 서로 연결되는 이야기이다. 두 소설 모두 인류 최초의 핵폭탄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 아버지를 둔 남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 중에서도 <스텔라 마리스>는 여동생 얼리샤의 이야기를 그리고, <패신저>는 오빠 보비의 이야기를 그린다. 해저에 잠긴 유실물을 탐사하고 건져내는 인양 잠수부로 일하고 있는 보비는 어느 날 오래 전 바다로 추락한 비행기의 잔해를 발견한다. 잔해를 탐사하던 그는 추락 사건의 단서가 담긴 블랙박스만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블랙박스를 가져간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추락 사건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것. 코맥 매카시의 소설이 대체로 그렇듯이 이 소설 또한 읽기가 쉽지 않지만 내용 자체는 흥미로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