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표현처럼 어렵고 모호한 표현이 또 있을까. 오랜 역사와 다양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가 처한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는데 말이다.
평소 차별 문제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최근 함께 책을 고르며 몇 가지 후보를 보여주자 <어떤 게 정상이야?>를 주저없이 골랐다. 학교에 가져가 읽는 책으로 등교수업일에는 가방에 꼭 챙겨넣는다. 이 책은 세계 각 지역의 문화에 따라 다른 현상들을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독일 과학 전문 기자 볼프강 코른이 청소년을 위해 많은 교양서적을 집필한 경험이 녹아들었다. 차례를 보면 '중국 사람들은 스스로를 중국 사람이라 말하지 않는다!' '시간은 지구 어디서나 똑같이 갈까?' '영국 사람들은 몸이 안 좋으면 장부터 걱정한다' 등 흥미를 유발하는 제목들이 눈길을 끈다. 중국 사람들이 역사의 어두운 그늘이 담긴 '인종'이라는 표현보다는 문화적 측면을 강조한 '민족'이라는 표현을 선호하는 이유를 정리해뒀다.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영국 프랑스 독일인들이 몸이 좋지 않을 때 걱정하는 부위가 다르다는 것. 와인을 많이 마시는 프랑스는 간을 먼저 걱정하고, 소화하기 어려운 음식으로 유명한 영국에서는 장을 염라하며, 경쟁적이고 스트레스를 억누르는 독일에서는 심장을 먼저 걱정한다는 설명이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서양인들과 달리 몸과 마음이 분리되기 보다 연결되어 있다는 '닥터유' 선생님의 말씀도 떠올랐다. 결국 각기 다른 세계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스며들어 볼 필요가 있다. '19장 어느 인류학자의 엉터리 문화 연구'에서는 인류학자 마가럿 미드가 남태평양의 섬 사모아에서 1020 여성들을 인터뷰해 쓴 책이 대박이 났고, 이는 자료만 뒤진다는 '안락의자 인류학자'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인류학 연구의 새 장을 연 것이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후 데릭 프리먼이 사모아섬에서 생활하면서 연구를 해 보니, 미드가 행복한 삶을 산다고 기록한 사모아 섬의 여성들은 금기를 담은 두툼한 법전 '파 사모아'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결국 현장의 중요성이 더 강조된다는 점이다.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인류학자의 자세가 포함되어 있어서 좋았다. 각 문화의 어떤 점이 다른지 기억한다면 조각 정보에 불과하지만, 실제 삶의 현장을 확인하고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자세는 결국 섣불리 정상/비정상을 가르기보다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연구하는 자세에도 다시 되새길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진솔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
처음 <어떤게 정상이야?"> 라는 제목만 듣고, '우리가 가진 문화적 편견에 대한 진실' 이라는 부제를 몰랐을때, 막연히 정상과 비정상, 옳고 그름, 장애와 비장애 등의 단어만이 떠올랐다. '우리가 가진 문화적 편견에 대한 진실' 이라는 부제목을 보고나서야, 아..우리는 보통 문화를 갖고도 정상과 비정상을 이야기 하는구나 라고 깨닫게 된다. 저자가 문화에 대한 차이를 "정상" 이라는 단어를 써서 제목을 정한것도, 우리들이 흔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사실 문화라는 것은 그 자체가 다양성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데,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서 선진국 문화, 후진국 문화 좋은 문화, 나쁜 문화..이런식으로 구분을 짓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우리들의 생각하는 방식에 있어서의 편견도 한번 되돌아 보게 만드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 나온것 같지만, 아이을 키우는 엄마가 보기에도 꽤 흥미롭다. 책 처음에 전세계 지도에 지역별로 대표적이고 특이한 문화를 메모한 형태와 전체 21장중 첫장과 끝장을 제외하고, 세계 각지의 문화에 대해서 소개를 하는 형식이, 언제든 흥미로운 주제를 펼쳐서 읽어도 좋게 구성이 되어 있다. 각 장별로 내용의 분량과 그림을 보면, 초등학생도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아이들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해주는 것처럼 번역이 되어 있어서, 읽고 나서도 누가 옆에서 말로 설명을 해준 같은 느낌이 남아 있다. 초등2학년에 다니는 우리 아이에게 일단 목차를 보여주고, 재밌을 것 같은 주제를 골라 보라고 했다. 처음에 아이들 눈에 쉽게 띄는 초콜렛, 유치원, 지구, 선물, 컴퓨터, 원숭이..이런 단어들이 들어간 주제를 꼽더니, 바로 유심히 목차 제목을 보고나서는 대부분의 제목을 다 고르고, 읽어보고 싶다고 한다. 아직 2학년이라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도 많겠지만, 주제 자체는 충분히 이해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느껴보기에 좋은 책인 것은 분명하다. 책에 나온 여러 문화 중 하나의 장(주제)을 골라서, 아이와 함께 읽고 (분량이 작아서 부담이 없다 ^^) 이야기 나누기를 하면, 문화만이 아니라 다양한 주제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세계 각지의 독특한 문화를 알게 되는 것도 있지만, "문화" 는 과연 무엇인지 다시한번 깊게 생각해보게 된다. 흔히 외국여행을 가거나, 단기간의 타지역, 타국가에서의 체류동안, 그나라, 그지역의 문화를 배우거나, 경험하게 되고, 그걸 자기가 생각하고, 경험한 것을 기준으로 긍정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평가를 하는 경우도 많다. 나라간의 문화적 차이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안에서도 여러 지역에 따라 문화적 차이가 있다. 이렇게, 지역이나, 사회, 국가, 세계 여러나라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존중할 것인지 이 책은 길지 않은 내용임에도, 독자에게 문제의식을 던져주는 듯 하다. 단순히 재미로 읽을 수도 있지만, 우리의 사고방식이나, 관점이 어떤 것에 익숙해져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한번 읽고나서, 책꽂이 깊숙히 두지 말고 눈이 띄는 장소에 두었다가, 보일때 마다 주제 하나씩 골라서 다시 읽어보면 더 여운이 많이 남을 책이다. |
|
세상에 얼마나 많은 문화가 존재하는지, 그 문화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머리로는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낯선 것들이 많은지. 책의 구성이나 문장들이 마치 대화를 나누듯 편안해서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읽게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다양한 예들이 담겨있어 수업용으로 쓰기에도 적합한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