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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는 것은 어쩌면 가장 쉬운 일 <스위트 홈>
"분노하는 것은 어쩌면 가장 쉬운 일 <스위트 홈>" 내용보기
논픽션 기수 이시이 고타가 세 건의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의 전말을 기록한 책이다. '유아 아사 백골화 사건', '영아 연속 살해 사건', '토끼우리 감금 학대 치사 사건'이라는 소제목부터 벌써 참담하다. 새해 첫 책으로 난 왜 이 책을 골랐을까.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이 현실이 너무 소설처럼 느껴져서 페이지를 멈출 수가 없었다.여기 나오는 세 가지 사건은 모두 범인들의 어린 시절
"분노하는 것은 어쩌면 가장 쉬운 일 <스위트 홈>" 내용보기


논픽션 기수 이시이 고타가 세 건의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의 전말을 기록한 책이다. '유아 아사 백골화 사건', '영아 연속 살해 사건', '토끼우리 감금 학대 치사 사건'이라는 소제목부터 벌써 참담하다. 새해 첫 책으로 난 왜 이 책을 골랐을까.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이 현실이 너무 소설처럼 느껴져서 페이지를 멈출 수가 없었다.

여기 나오는 세 가지 사건은 모두 범인들의 어린 시절과 거의 판박이라고 볼 수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방임, 학대 당하고, 자연스럽게 알아가야 할 사랑이나 책임감을 알지 못한 채 비슷한 상대를 만나 아이를 낳고 딴에는 사랑하며 기른다고 생각하는 그 행동이 얼마나 비상식적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폭력은 대물림된다느니 하면서 사건의 원인을 단순 일반화시키고 피해자들이 또 다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선입견을 심어준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그런 것을 아니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닐까. 그들도 그들의 부모에게서 학대를 받았기에 그렇다고, 그들도 피해자들이다라고 말하려는 책은 아니다. 그들이 그런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의 연속은 과연 무엇인지,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해가야하는지 생각해보려는 취지의 책이다.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한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이 보도되는 일이 잦아졌다.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너무도 일반적이지 않은 악독한 행위에 대해 격렬히 분노한다. 우리는 그들이 태어나길 악하게 태어난 인간들이라고 쉽고 간단하게 치부해버린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속이 메스꺼웠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천장을 바라보면서 한숨도 많이 쉬었지만 가장 답답한 건 다 읽고 난 후였다. 생명의 무게감을 모른 채 쉽게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방임, 학대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이 무책임한 인간들이 잠시나마 형을 산다고 해도, 그것은 잠시일 뿐 그들을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할 순 없다. 그들은 다시 세상에 나와 이전과 똑같은 상황, 또는 더 나빠진 상황 속으로 돌아가 또 무책임하고 엉망진창인 삶을 살며 얼마든지 같은 행동을 반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취약 계층으로서의 삶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면, 또 같은 상황은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이 얼마나 소름 끼치는가. 그들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단순히 시끌벅적한 기삿거리로 끝나지 않으려면, 어떤 식으로 사회 제도들을 보완할지 고민해야 할 텐데, 그런 점에서 나는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내 작은 머리로는(사이즈는 크지만...) 도무지 모르겠다. 그래서 암담하다.

언론이 아동 학대 뉴스를 보도하면 전문가도 일반인도 입을 모아 '악마' 같은 인간이라며 부모를 비난하고 아동상담소와 행정 당국의 서투른 조치를 지적한다. 그러고 나면 이제 모든 악의 근원이 낱낱이 밝혀졌다는 듯 관심은 다른 쪽으로 흘러간다. 사건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어 내막이 밝혀질 즈음엔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조차 잊는다. 매해 수십 건에 이르는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은 기껏해야 며칠 동안 소비될 뉴스 소재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게 반복되는 사이 아동 학대를 둘러싼 어떤 진실이 어둠 속에 파묻히는 건 아닐까. 이 책은 그런 진실의 조각을 해명해 보려는 시도이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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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8 2024.02.29.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