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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생활
루이즈 글릭은 2001년 아홉 번째 시집 <일곱 시절>을, 2006년에는 열 번째 시집<아베르노>을 내놓은 후, 많은 문학상을 받는다. 글릭은 상을 타기 전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작품활동을 2009년 열한 번째 시집<시골 생활>을 출간한다. 이 시집에는 표제작 ”시골 생활“외 40편이 실려있다. 소소하게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시간, 겨울에서 봄으로 오는 시간을 불러들이고, 사그라질 듯하다 다시 온기로, 따뜻함으로, 불로 일어난다.
옮긴이 정은귀는 이 시집을 "잔혹 동화 속, 어떤 달을 만나는 일"이라 표현했다. 시골생활 속에 나온 달의 의미, "달"을 "시"로 바꿔 읽는 것이다. 평범하고 고단하고 별 것 없었던 하루의 끝, 반복되는 일상에서 늙어가는 것만 유일한 미래로 남은 이의 하루 끝에 달이 있는데, 그 달은 죽어있지만 늘 다른 것인 척한다는 것이다. 잔혹 동화의 '잔혹'은 비참과 절망의 잔혹이 아니다. 여기서 방점은 '동화'다. 그 안에 희구와 갈망이 있다. 그래서 잔혹 동화라는 이름 붙인 것이다.
”피로“에서는 자신이 가진 것이 마땅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하루 종일 일을 해야한다. 한낮 목이 마르지만, 지금 그만두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노동의 이유를 말한다. 노동 끝의 피로, 그는 짐승처럼 일하고 또 기계처럼 아무 감정 없이, 하지만 그 유대는 결코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비록 대지가 여름 열기 속에서 거칠게 반격한다고 해도...
인생, 내 삶을 증명하기 위해, 내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한낮 더위와 목마름에도 일을 멈출 수없다. ‘노동’과 피로, 참기 힘든 고통을 견뎌내면 여름이 간다. 이렇게 끝나고 대지는 딱딱해진다. 끊임없는 활동이 그치면 모든 게 굳어진다. 이렇게 반복되는 삶은 “불타는 이파리“, ”한여름”과 ”타작“ 그리고 마지막 시인 시골 생활로 끌어간다.
표제작 ”시골 생활“
모든 인간을 기다리듯이, 나를 기다리는 죽음과 불확실성, 그 그림자들이 나를 평가한다. 한 인간을 파괴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긴장감의 요소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 옆집 여인을 등장시킨다. 어머니가 아픈 옆집 여자. 그녀가 일요일 어머니를 위해 기도할 수 있도록 그 집 개를 산책시킨다. 산책길에 보이는 풍경들, 옆집 여자는 시인 자신이기도 하다. 나는 그녀가 성모님을 믿는 식으로 산을 믿는다. 어떤 때는 안개가 절대로 걷히지 않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자기 희망을 다른 장소에 저장하는 법“.
”나는 수프를 만들고, 나는 와인 한 잔을 따른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처럼 나는 긴장한다. 곧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소년 혹은 소녀, 한 가지는 확실하게 결정될 것이다. 더 이상 둘이 아니다. 어렸을 때, 나는 이걸 예상하지 못했다. “나중에 해가 지고, 그림자들이 모여서 밤을 위해 막 깨어난 짐승들처럼….
시는 평범한 일상을 반복한다. 수프를 만들고 와인을 따르고 음악을 듣고, 달이 뜨고 지고...어렸을 때 나는 이걸 예상하지 못했다. 나중에 해가 지고 그림자들이 모여서…. 밝은 일상, 해가 지고 달이 떠오르고, 식탁에 오른 저녁, 밖은 어둠이 깔리고 그림자가….
삶의 명암을 밝음과 어두움, 환희와 행복, 그리고 고통과 절망이 둘이 아닌 하나임을 말한다. 그리고 이 어둠 속을 지나서 간다. 어둠이 내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고요하고 평온하게 날이 밝아온다. 마치 내가 이미 어둠의 한 요소인 것처럼,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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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생활 루이즈 글릭/정은귀 시공사 시에 대해 다양한 시각들이 존재한다. 죽음, 시골 생활, 기도, 종교를 떠오르게 하는 <시골 생활>이라는 시에서는 시골이라는 평온한 분위기에 균열을 주려고 시도하는데, 그 방법이 죽음과 종교이다. 사람이 언젠가 맞닥뜨릴 죽음의 그림자와 그 반대편에 죽음을 초월하려는 의지로 자기 희망을 종교에 두고 기도하는 행위로 시골 생활은 결코 평온하지만은 않다. 긴장감이 유지되기 위해서라고 작가는 시에서 말한다. 시를 통해서 생각된 것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이지만 장날엔 재배한 상추를 따서 팔러 장에 나간다. 삶과 생활이라는 것이 바로 그런 것. 그것이 인생임을. 어떤 비극이 닥칠 것이 기정 사실이라고 해도 근심하며 넋놓고 있는 다고 해결될 인생이 아니다. 자기 일을 하고 자기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각자의 고향에 대한 향수를 어린 시절 멋모르고 얄개처럼 놀던 그 때를 회상하면서 이야기하는 <한 여름>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잘 담아낸다. 어느덧 성장이 되어 몸이 변화한 소년과 소녀들이 어우러져 물에서 놀다가 서로 동무를 짓고 따로 남겨졌을 때의 야릇한 감정을 담아냈고 순수했지만 불장난을 저질렀던 하지만 결국 집에 돌아가면 결국 아이들일 뿐이다. 이들이 점차 성인이 되어서 타지로 나가 어엿하게 잘되기도 하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렇게 정신없이 세월을 보내며 살다가는 언젠가 향수를 느껴 반드시 제 본향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내용을 담는다. 내가 나고 자란 고향으로의 회귀며 환향은 연어같은 어류나 다른 짐승이나 사람이나 매 한가지다. 루이즈 글릭의 <시골 생활>은 예쁘고 아름답지만 한편 적나라한 현실의 민낯도 가진 비장미를 주는 그런 곳으로 시골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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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귀 옮김/ 시공사(펴냄)
부제에 '비관과 기쁨을 오가는 삶을 이야기하다'라고 쓰였다. 이 문장만큼 이 시집을 잘 표현한 것이 있을까?!!!
전원생활, 아름다운 추억이 펼쳐질 것 같은 이 빛나는 시들을 9.11 테러 이후 썼다고 한다. 자본주의의 굳건한 상징이 무너지고 죄 없는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붕괴되는 모습을 보면서 시인은 도시를 버리고 시골로 가게 된다. 평온을 가장한 위선과 전쟁의 참상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다. 저 빛나는 고층 아파트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 위로 치솟을 때 나 역시 비슷한 감상에 빠져있었다. 창을 바라보며 책을 읽고 커피 한 잔을 마시던 오후, 뭔가 쿵! 하는 소리에 놀라 창을 돌아보니 유리에 부딪혀 새 한 마리가 추락하는 0. 000 몇 초였다. ( 이것은 며칠 전 나의 경험담이다. ) 나는 차마 이전에 한 마리 아름다운 새였던 사체를 수습하지 못했다. 쳐다볼 수도 없었다. 너무 아파서... 미국에서만 연 9억 마리의 새들이 유리창에 부딪친다고 한다. 그러나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고 사람 먹고살기도 바쁜 세상에 웬 동물이냐고!!!! 말한다. 나의 안락함과 평화로운 오후.. 창에 부딪쳐 추락하는 한 마리 새는 너무나 이질적인 상황이다. 그 새는 나의 아름다운 오후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였던가?!! 하나의 삶이 이어질 때 수단으로써 죽어가는 존재들....
밤 산책이라는 시에서 이제 늙은 여자는 자유로웠다. 밤길을 혼자 걸어도 남자들이 찝쩍 하지 않을 만큼 늙어버린 여자. 시인 자신을 말하는 걸까? 어떤 몸이 사라지만 그 몸이 말하려 했던 이야기도 사라진다는 문장이 내내 눈길을 끈다. 어떤 사라진 몸이라?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렸다. 할머니가 해주시던 옛날이야기만 남고 이제 할머니는 없다. 그분이 말하여 더 이야기는 길을 잃고, 나는 내 방식대로 할머니를 기억하고 추억한다....
어떤 몸을 보면 어떤 역사가 보인다. 그 몸이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면 그 몸이 말하려 했던 이야기는 길을 잃는다 p55
시인의 시선도 그러했다. 일몰에서 시인은 타버린 낙엽들의 죽음을 말했다. 하지만 시인의 시선은 다소 냉정하다. 그 죽음은 실제이며 이젠 해가 져도 된다고 묘사한다. 한 장소에 오래 있으면 천국도 지겨울 것이라고, 이제 천국으로 가셨으니 시인은 그곳에서 지겨워할까? 재밌다고 할까? 눈이 내리고 침묵이 필요한 시간 지구는 잠들려고 한다는 시인, 시에서 살아있는 것을 죽어있다고 말하고 반대로 죽은 것을 살았다고 말하는 아이러니가!! 때로 어린아이 같은 유치함과 어른의 성숙함이 동시에 보였다.
루이즈 글린 시인님의 시를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이 분이 이렇게 빨리 우리 곁을 떠나실지 생각도 못 했다. 그리 많은 연세가 아니었기에 더욱!! 이제는 고인이 되신 시인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리뷰를 써본다.
시집의 전권이 다 번역된 나라는 시인의 모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하니 더욱 의미가 있다. 시집을 읽을 때, 나라면 이 부분을 어떻게 썼을까? 혹은 시를 나만의 방식으로 바꿔써보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시감상 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감히,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의 시를 새로 쓰기 해본다는 것은 돌 맞을 일일지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시란 주관적인 심상이므로 자신이 살아온 방식으로 시르 해석하는 것이 가장 의미 있고 가치롭다는 생각이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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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생활의 일상으로 삶의 반복을 이야기하는 시집 <시골 생활>입니다. 따뜻함과 뜨거움이 느껴지는 붉은색과 노란색의 배색이 멋진 시집입니다. 역시 본 시집과 해설집 두 권으로 구성됐습니다. 그리고 '루이즈 글릭'의 11번째 시집이죠. 그녀의 많은 시들 중 <시골 생활> 시집의 시들은 시인의 여유 있는 농담과 변하기에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60대중반이 주는 평안함 덕분이었을까요 ? 어렸던 시인의 거칠고, 흔들리는 감정선이 조금은 안정을 찾은 느낌이었죠. 개인적으로 '종이 한 장'이라는 시를 재밌게 읽었습니다. 몰랐는데 제가 스스로를 학대하고 있었네요 ^^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삼월'이라는 시는 바다가 있는 시골의 일상을 통해 삶과 죽음, 끝과 시작을 느낄 수 있었고요. '고백'이라는 시에서는 농담과 진심을 통해 죽음을 향해 가는 삶의 아이러니를 떠올려볼 수 있었어요. 마지막 '시골 생활'의 날이 밝아오고, 상추를 들고 시장에 가는 화자의 모습에서 보이는 인간적인 모습은 씁쓸함을 느끼게도 했죠. 시공사에서 출간한 루이즈 글릭의 <시골 생활> 역시 옮긴이의 말을 따로 분권했습니다. 산문 작가이자 번역가인 정은귀 교수의 글 또한 한 작품을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루이즈 글릭의 조용하지만 뜨겁게 타오르는 <시골 생활> 시집의 일상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2024년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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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루이즈 글릭. 2023년 10월 내려온 세상을 거슬러 올라간 후에야 시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반짝이는 유명세에도 저로서는 다소 늦게 알게 되었지만 이런 시인들이 있기에 '시'는 여전히 총총 빛나고 있구나 싶었지요. 시집 <내려오는 모습>을 읽고서 그녀의 시를 모두 읽자 마음먹게 되었고 <시골 생활>도 읽고 싶어 선택했습니다. 이번에는 같이 출간된 <협동 농장의 겨울 요리법>, <일곱 시절>도 함께 말이지요. 시집은 손바닥만 한 높이에 아주 얇고 한 권을 사면 얇은 부록이 한 권 더 따라옵니다. (현재까지 읽은 루이즈 글릭의 시집들에 한 해) 가벼운 얇기와 무게 덕분에 짧은 겨울 여행 동안 손쉽게 가지고 다니며 읽고 또 읽을 수 있어 좋았지만 이 얄팍한 종의 낱장 수를 보면 한 권으로 했어도 될 걸 왜 따로 제작했을까? 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부록 또한 필자의 서평처럼 완전히 하나의 다른 이야기로 부록은, 시집 속에서 내가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콕 집어내기도 하고 시를 음미하는데 큰 힌트가 되기도 합니다. 그녀의 시를 번역하기 위해 시인과 소통할 때도 한글로 옮기며 놓쳐 사라지기 쉬운 것들을 잘 매만지려 노력한 내용이 보이고 이 번역 과정에 대한 글 속에서 시를 대하는 마음과 옮긴이가 시인과 시에 대한 존경심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도 느껴집니다.
시집 <시골 생활>은 <일곱 시절> 이후의 시집으로 목차에서 엿볼 수 있듯 꽤 많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흔들리는 차에서 <협동 농장의 요리법>을 먼저 읽고 여행 끝에 정말로 당도한 진짜 시골에서 읽는 <시골 생활>은 시골 사람들의 일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내용으로 시골에서의 삶과 미래를 생각 중인 요즘 필자의 처지와 겹쳐 더 각별했던 책이기도 합니다. '삼월', '밤 산책', '무화과', '올리브나무', '일출', '따뜻한 날' 등 시골 풍경의 모습들을 '천천히 머물며, 하나하나 세세하게 묘사한다'라는 그녀의 말처럼 더 익어 알알이 전해지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이번 시집 역시 수필가 다운 장문체의 시들이 대부분이고 글이 많이 놓여 있어도 읽음에 답답함이 없는 문장, 읊조리듯 대화하는 듯 그들의 일상을 목도합니다. 첫 시 '황혼'은 시집을 짐작게 하려 배치된 것처럼 삶의 황혼을 응축해둔 시들을 엮은 것은 또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그녀의 시에서 빠질 수 없는 죽음에 대한 담담한 묘사는 그녀 인생 전체에 깃든 성찰이 모든 시에서 언뜻 언뜻 스며 나옵니다.
어지러웠던 마음으로 이루지 못한 것이 많았던 그해 10월. 그녀는 떠나고 우리들은 남아 이 몇 편의 시들로 힘을 또 얻네요. 겨울에 읽어 그런지는 몰라도 겨울에 읽게 되신다면 저마다의 따뜻한 봄을 기다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 시절 성장에서 느낀 감정이 비슷하다 느끼는 개인적인 이유만으로도 그녀의 모든 시가 필자에겐 이유 있는 여운을 줍니다만 그럼에도 시집 속 마음에 남는 시의 부분을 조금 소개하며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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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생활을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은 시골스런 풍경에 삶이 녹아든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이 책 "시골 생활" 은 목가적이고 전원적인 시골생활에 대한 기대감이나 이미지를 생각했다면 적어도 삼분의 일은 맞다고 할 수 있으나 글릭은 시골의 전원적 풍경들이 목가적이거나 전원성이 높아 향수를 자극하는 류의 이미지를 제공하기 보다 아생의 세계로의 나, 우리에게 스산함과 우리가 고대했던 기대가 무너지는 '매복'이 이뤄진 세계임을 일러준다.
시골생활의 달콤함에 젖어 있을 나, 우리에게 시골생활은 전혀 달콤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스산함의 무대처럼 인식된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