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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음악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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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역사학자 내지는 인문학자가 쓴 음악책은 어떠할지 너무 긍금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이기도 하고.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저자의 실전 경험과 학문적 지식. 감상과 체험과 지식이 결합한 엄청난 책이다. 한 예술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좋은 책으로 꼽을 수 있겠다. 유튜브로 노래를 옆에 틀어놓고 책을 읽으며 조성변화나 악센트 등에 대한 설명을 실제로 이해하며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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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역사학자 내지는 인문학자가 쓴 음악책은 어떠할지 너무 긍금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이기도 하고.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저자의 실전 경험과 학문적 지식. 감상과 체험과 지식이 결합한 엄청난 책이다. 한 예술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좋은 책으로 꼽을 수 있겠다. 유튜브로 노래를 옆에 틀어놓고 책을 읽으며 조성변화나 악센트 등에 대한 설명을 실제로 이해하며 들을 수 있고, 내용 이해도 쉬운 것이 시라서 짧다는 점도 있고 등등. 한편한편이 되게 잘 쓴 고급 에세이이면서 역사 논문같다.
단정적 서술을 피하고 전체에서 탐구한다. 오스트리아 비더마이어시대의 사회, 문화를 기본으로 슈베르트 관련 사료들인 그의 일기, 친구들의 기록을 파고든다. 뮐러도 마찬가지지만 밀러보다는 슈베르트에 집중되어있다. 더불어 악보를 분석하여 곡의 질감과 형태를 어루만질 수 있게 우리를 이끄는 음악 이론적 지식과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미술을 다룰때는 미술사적 지식으로 나를 감탄시켰다. 독일에서의 보리수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와 역사기록의 문화적 전통 등을 이용하고 프리드리히의 그림을 통해서는 음악과 미술을 포괄하는 사회 전반의 문화적 코드를 알려주는 데에 활용되었을뿐, 에세이에서 쉽게 접하는 개인적 감상은 배제되었다. 프리드리히의 그림을 통해 당대의 망탈리테에 더 다가간 느낌이 들었고 내가 이런 종류의 책에서 원하던 바였다. 감상의 경우는 관찰자적인 시점으로서, 이안 자신의 개인적인 실연 이야기는 아예 안 하고, 슈베르트의 단조보다 장조가 더 슬픈 이유가 장조가 하릴없는 꿈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크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어떤 감정적 수사보다도 곡 이해를 도와주었다. 과학적 지식 역시 빼놓을 수가 없다. 역시 역사가는 박학자어야한다. 까마귀, 태양, 눈 결정 등등은 너무 자연스레 연결된다. 특히 눈 결정과 생명을 지닌 자연의 관계를 탐색한 독일 낭만주의가 실제 과학적 논거로 볼 때, 인간 dna 의 최초일 수 있다는 현대 이론이 개연성을 덧붙여준다는 점이 좋았다. 피아노 반주에 대해 언급을 많이 한 점도 인상에 남는다. 성악가임에도 작가는 선율보다 반주에 대해 더 언급을 많이 한다. 그런데 슈베르트가 주인공의 내면의 감정과 인상, 내러티브를 너무 잘 표현했다는 것을 너무도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도 연주자적인 해석이 역사가적인 엄밀함과 합쳐서 등장한다.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함께 고민하도록 한다. 보리수는 죽으라고 유혹하는 것일까? 독을 갖고 있는 것일까 등등. 그냥 지나쳤을 숯장수의 오두막 역시도 산업화로 인해 사라져가는 직업이라는 점, 그래서 고독을 더 심화한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챕터도 그저 각 곡을 따라가는 형식이라서 좋았다. 만약 이안이 성악가이기만 했거나 역사가이기만 했더라면 놓쳤을 부분이 너무도 많다. 현대를 사는 우리가 어떻게 이 곡에 접근해야하고 이 곡의 위대함은 어떤 것들 때문인지가 잘 드러난다. 예를들어 잠자며 꿈꾸는 사람들과 주인공이 대조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은 나그네 따위에게는 신경 안쓰고 세상 모르고 꿈꾸는 속물 부르주아에 대한 비판이라는 것이다. 굉장히 세밀하게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피아노로 음형을 만든 것은 비록 직관적이나 상식적일지라도 한번씩 세밀하게 짚어줘서 좋았다. leierman에서의 허디 버디의 음형(악기에대해서도 설명된다. 이 책에 대해서 너무 만족스러운 점은 악기가 나오면 그 악기가 무엇인지 너무 자세히 설명해주고 까마귀, 고독, 보리수, 우편 등등 거의 모든 중요한 객체들에 대해서 역사학적으로 설명해준다. 그 점에서 다른 음악책들과는 구별되는 매우 실용적인 감상책이다.)이 5도 차이나는 음으로 계속 이어지는 것이 표현되었다는 점, 보리수의 흔들리는 잎 등등. 노래되는 선율에서도 그랬다. zerflossen이라는 가사 부분에서 꿈이 께어나며 차가운 현실로 내던져진다는 것, 회상을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선율이 먼저 나가고 그 뒤를 조금 늦게 피아노 반주가 선율을 반복하며 따라오며 주인공의 회상을 표현적으로 부각한다는 점이 감탄을 낳았다. 춤추는 듯한 선율에서 느껴지는 달콤함 뒤의 강박적이고 묘한 광기라든지, leierman에서의 연민과 동질감 이면의 혐오감, 낙엽하나에 희망을 걸고 노래하는 애절함 뒤의 자기비하, 여인숙으로 가고 거절당하는 것을 종교적 느낌이 물씬 나는 오스트리아 전통 트럼본 음악 equale로 만든 것에서 얻는 것에서 침잠하는 주인공의 모습 등등.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 이 음악을 들으며 이전까지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단순히 실연이라는 주제만에만 집착하지 않고 이 곡을 폭넓게 조망하게되는 계기가 될 듯 싶다. 음악에 이랗게 많은 텍스트가 숨겨져있다는 게, 시 24편이 500페이지 넘게 이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음악적인 정보들도 흥미로웠는데 셋잇단 음표를 처리하는 방식에서도 작가가 전통적으로 왜곡되었다고 여기는 슈베르트, 즉 여성적이고 감성적인 슈베르트일지 아니면 원래 작가가 생각하는 슈베르트인 부드럽지 않고 투박한 슈배르트인지 갈린다는 점이 인상깊다고 했다. 슈배르트가 동성애자인지 아닌지 등도 심각하게 논의된 학문적 주제라는 점이 재미있었는데 이를 증명하고 반박하고자 그의 이성애적, 동성애적 에로티시즘이 드러난 곡들에 대한 분석과, 그를 둘러싼 상징들에 대해서도 논의되었다. 여기서는 작가의 중재가 돋보였는데, 이렇게 무조건 동성애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며 역사적 맥락이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슈베르트의 거의 모든 노래가 다 나오는 느낌인데, 비슷한 상황을 노래한 것들을 다 모아서 비교해본다. 특히 고독이나 사랑, 종교같은 핵심주제가 그렇다. 이로써 독자에게도 슈베르트를 깊기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겨울나그네가 이렇게까지 실존적이었구나 다세금 생각해봤다. 단순한 실연이라기에는, 그리고 베르테르처럼 사랑에 대한 노래라기에는 뭔가 다른 차원이 더 깊게 담겨져있는 듯 했다. 죽음, 외로움 등등. 글재주와 예술적 재능이 모두 있는 작가의 책을 읽어서 행운이었다. 이 성악가는 이 곡을 부를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부르겠구나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겨울나그네를 다시 이야기한다면 이렇게 이야기할 것 같다. 모든 것을 잃고 주인공은 다리가 끊어져 죽을 때까지 방랑한다. 그냥 살아있으니 걷는 것이다. 내면은 계속 고동친다. 자꾸 그 여자가 떠오르고 잊었다고 생각해도 잊은 게 아니다. 주인공은 계속 울고 있다. 얼어붙은 눈물을 흘릴때도, 표가 안날때에도 적어도 그는 마음속으로는 울고있다. 비더마이어시대, 도피와 내면적 분출 외에는 모든 문이 닫혀있다. 뮐러 역시도 자신의 자유주의 정신과 나폴레옹군 참전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도 참아야했고 슈베르트는 겨울나그네 노래만큼 쓸쓸하고 처량한 기분으로 우울증을 견뎠다. 오디세우스의 여행이 아니라 겨울여행일 수 밖에 없는 시대였다.
b*****2 2024.12.01. 신고 공감 13 댓글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