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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고 시작했는데, 실제로는 체스를 매개로 인간의 욕망과 불안, 집착을 들여다보는 작품에 가까웠음. 좁은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인데도 긴장감이 상당하고, 특히 한 인간이 자신의 능력과 정신을 어디까지 몰아붙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음. 무언가에 지나치게 몰입했을 때 그것이 재능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자신을 무너뜨리는 힘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음. 체스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도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고, 오히려 체스를 잘 모르기 때문에 게임 자체보다 인물의 심리 변화에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음. 짧은 작품인데도 읽고 난 뒤 생각할 거리가 꽤 많이 남는 편. 특히 마지막으로 갈수록 현실과 내면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느낌이 좋았음. 결국 이 작품에서 가장 치열한 승부가 벌어지는 곳은 체스판이 아니라 인간의 머릿속이 아니었을까 싶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