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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이제 남은 사랑을 지키는 즐거움이 좋다
"이제 남은 사랑을 지키는 즐거움이 좋다" 내용보기
20대 시절 상처뿐인 사랑을 하는 친구들이 몇 명 있었다. 태생적인 아픔을 가지고 있는 불륜이었다. 30대 유부남 형사를 사랑했던 그녀는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자신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술에 취해 서럽게 울었다.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손수건을 건네주는 것뿐이었다. 옆집에 살았던 또 한명의 그녀는 부모의 반대라는 커다란 벽 앞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이제 남은 사랑을 지키는 즐거움이 좋다" 내용보기
20대 시절 상처뿐인 사랑을 하는 친구들이 몇 명 있었다. 태생적인 아픔을 가지고 있는 불륜이었다. 30대 유부남 형사를 사랑했던 그녀는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자신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술에 취해 서럽게 울었다.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손수건을 건네주는 것뿐이었다. 옆집에 살았던 또 한명의 그녀는 부모의 반대라는 커다란 벽 앞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어느 날 아버지는 가위로 딸의 머리를 깎고 방안에 감금해 놓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방안에 있는 조그만 창문을 넘어 깎인 머리를 머플러로 감춘 채 가출해 버렸다. 난 그녀들의 아픈 사랑의 종말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다. 아니 그녀들의 사랑이 세상의 편견과 아픔을 이기고 행복하게 잘 살았대요 라고 끝이 났다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사랑 중에 하나인 평범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자신의 20대를 생각해 보라. 누구나 한번쯤은 정염(情炎)에 불타던 미친 듯한 사랑이 있지 않았나? 자신의 격한 감정과 사랑의 아픔을 대신해 주었던 이정하의 시를 좋아했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만났던 날보다 더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던 사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함께 죽어도 좋다 생각한 사람‘
            
                        - 이정하의 ‘한 사람을 사랑했네’ 중에서 -

 

이제는 그 사랑으로부터 자유롭기에 수십번 이 시를 반복해 읽지만 그때의 감정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김빠진 맥주와 같은 밍밍함으로 다가온다. 이유는 가슴이 식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학에서 만난 사랑은 과거형이 아니라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기에 아직도 애잔하고 아픈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 자신이 마치 로미오나 베르테르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며 대리만족을 얻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의 시작에서 죽음까지 걸린 시간이 불과 5일이고,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쉰두 살의 프리랜서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와 마흔 다섯 살 농부의 아내 프란체스카 존슨은 불과 나흘간 만나고 22년 동안 그리워했다. 15세 정도의 어린나이였던 줄리엣이나 쉰두 살의 중년 로버트 킨케이드는 나이에 상관없이 똑같은 정염(情炎)에 불타올랐고 결국은 그 사랑 때문에 죽음을 맞고 참수형보다 고통스러웠을 그리움을 간직한 채 그의 유해는 로즈먼 다리 옆에 뿌려진다. 아마도 그는 죽어서도 연인 프란체스카 옆에 있고 싶었을 것이다. 그만큼 명작 속에 나타난 사랑은 깊고 넓고 높은데 가장 소중한 가치는 자기희생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질 때 그 사랑은 전염되고 전율을 느낀다. 독자가 보았을 때는 엄청난 집착이고 어리 섞음처럼 보이지만 개츠비는 천박하고 이기적인 연인 데이지를 사랑했기에 30대 초반의 나이에 그녀 대신 총에 맞아 죽는다. 우리 시대의 가치관으론 개죽음처럼 보이는데 저자 피츠제럴드는 그에게 ‘위대한’ 이란 수식어를 붙이며 그의 사랑을 찬양한다. 개츠비의 짧은 생애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는 오직 데이지뿐이었다. 그것뿐일까? 첫사랑을 시작하기에 앞서 읽었던 황순원의 소나기는 그 흔한 키스 장면 하나 없는 짧은 소설이지만 키스보다 깊은 떨림으로 남아있다.

 

좋아한다는 말을 한 것도 아니었지만 고등학교 시절 교회의 반주자였던 그녀는 하얀 칼라가 돋보이는 군청색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녀가 치는 피아노 소리에 홀려 그 앞에 멍청히 서있었을 때 내 마음을 알았는지 영화 ‘Love Story’의 주제를 연주할 때 그 소리는 시냇물의 맑은 소리처럼 내 가슴으로 흐르고 있었다. 난 가냘프고 기다란 그녀의 손가락에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몇 권의 책을 선물하며 시간은 지났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온 겨울날 흰 눈이 펑펑 내리고 있을 때 그녀가 눈을 뭉쳐 던졌을 때 마주친 눈동자는 아직도 선명한 핏자국처럼 가슴속에 기억되고 있는데 첫사랑이다. 이때부터 사랑은 저 흰눈과 같이 순수할 때만 영원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사랑의 역사’는 이렇게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던 사랑에 대해서 추억하기에 딱 좋은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사랑을 6 part로 나뉘어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짧지만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는 첫사랑에 대해, 두 번째는 사랑을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용기에 대해, 세 번째는 사랑을 통해 성숙해지는 내면의 성숙에 대해, 네 번째는 가장 아프게 다가왔던 실패한 사랑인 이별에 대해, 다섯 번째는 우리 시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인정받지 못한 사랑 불륜에 대해, 여섯 번째는 결혼으로 완성된 행복한 사랑에 대해, 저자는 명작으로 알려져 있는 34편의 작품을 선별하여 사랑의 가치와 의미, 그리고 우리 시대의 사랑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며 아름답게 사랑하는 법에 대해 공감이 가는 안내를 하고 있다. ‘나이 드는 건 저절로 되지만, 아름답게 나이 드는 건 배워야 합니다. 사랑의 열정은 저절로 생기지만, 아름답게 사랑하는 법은 배워야 합니다.’

 

이 명제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 계속 의구심이 가는 것은 “사랑을 배운다고 아름답게 사랑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유는 사랑은 정염(情炎)이 없으면 시작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사랑은 격정적이고 광기를 동반한 무모함 때문에 목숨을 담보로 한다. 아직도 여운으로 남아있는 영화중에 하나가 Phaedra(페드라)다. 영화도 좋았지만 남주인공인 알렉시스가 자신의 스포츠카를 몰고 좁은 해안도로를 미친 듯이 달릴 때 라디오에서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가 흘러나온다. 그는 “라라라라” 하며 이 음악에 맞춰 미친 듯이 절규하며 사랑하는 여인(새엄마) 페드라를 부른다. 이때 알렉시스는 마주 오는 트럭을 들이 받으며 벼랑 아래로 추락하며 생을 마감한다. 사랑의 격정을 이기기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그의 나이는 겨우 24살이다. 명작 속에 나타난 사랑의 특징은 광기와 격정, 정염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그 사랑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안나 카레리나, 보바리, 베르테르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렇게 사랑이 불타오를 때는 이성으로 제어할 수 없다. 그러기에 명작에 나타난 사랑은 “그 후 두 사람은 행복하게 잘 살았대요”가 없다. 이유는 저자도 언급한 것처럼 감정적으로 느끼는 사랑은 2년을 넘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감정적인 사랑을 카섹시스(cathexis)라고 부르는데 그 뜻은 ‘애착의 한 형태로 상대에게 쏟는 모든 에너지의 총칭으로 관심, 끌림, 연민, 애정, 질투, 절망, 분노 등 사랑이 가지고 있는 모든 감정을 말한다. 저자는 이 특별한 에너지를 사랑과 관련된 감정일 뿐 사랑과 동등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저자는 진정한 사랑을 이렇게 정의한다. ‘결국 사랑이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너를 통하여 나를 알아가는 과정, 너와 나와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까맣게 모르고 살았을 나의 오만과 편견, 네가 아니었으면 영원히 몰랐을 깨진 그릇같이 날카로운 질투와 분노,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발현되지 않았을 나의 허영심, 너는 나의 거울 그러므로 사랑은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서정주의 누님의 거울이다.’ (에필로그 중에서)

저자가 말하는 참다운 사랑의 모습은 상대를 통하여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마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돌아와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는 누님처럼 사랑을 객관화 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 더 이상 그리움으로 다가오지 않는 사랑, 밤을 지새운다 할지라도 이제는 그녀 때문이 아니라는 현실을 인정할 때 사랑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이다. 이때부터 자신의 입에서 지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어. 그러나 이제는 아니야, 가슴은 쳐졌고 아랫배가 나왔다 할지라도 이제는 당신이 제일 예뻐” 이렇게 아내에게 고백할 수 있다면 저자가 말한 것처럼 나를 찾아가는 여행의 종착지에 다다른 것은 아닐까?

 

격정적으로 시작한 사랑이 꽃비처럼 내린 후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히는 것처럼 이제 자신에게 남은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으로, 의지로 지켜내야 할 사랑만이 남았다. 25년 이상을 함께 살아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이 책 ‘사랑의 역사’로 확인할 수 있다면 사랑을 제대로 배운 것이다. 저자의 결론처럼  ‘사랑의 본질을 모른 채 하는 백번의 사랑보다 사랑의 본질을 알고 하는 한 번의 사랑이 더욱 아름답다’ 는 이 문장에 공감하는 것은 이제 자신에게 남은 것은 한 번의 사랑을 지키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 남미영은 아동도서와 책 읽는 방법에 대한 책을 주로 쓴 작가이기에 “사랑을 주제로 한 문학적인 글이 어울릴까?”라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그녀의 약력을 보면 오히려 이 분야에 전문가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라는 주제 때문일까? 모처럼 평온함, 행복, 사랑한다는 느낌으로 읽은 책이다. 젊은 친구들보다는 인생에 대하여 관조할 나이가 된 독자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한 번의 사랑을 지키는 것이 가장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가치를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YES마니아 : 로얄 j*****r 2014.04.15. 신고 공감 8 댓글 12
리뷰 총점 종이책
명작 속 사랑의 실체를 찾아 여행길에 오르다.
"명작 속 사랑의 실체를 찾아 여행길에 오르다." 내용보기
살기 힘들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지내면서도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며 생각하는 마음만으로도 가슴이 붉게 타올라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라고 시키거나 가르쳐 준 적이 없는 감정이지만 우연성을 매개로 사랑은 우리 가슴 속에 피어올라 주체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달을 때가 있다. 사랑하는 마음을 상대에게 전하고 싶어도 용기가 없어 쉽사리 전하지 못한 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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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기 힘들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지내면서도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며 생각하는 마음만으로도 가슴이 붉게 타올라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라고 시키거나 가르쳐 준 적이 없는 감정이지만 우연성을 매개로 사랑은 우리 가슴 속에 피어올라 주체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달을 때가 있다. 사랑하는 마음을 상대에게 전하고 싶어도 용기가 없어 쉽사리 전하지 못한 채 열병을 앓았던 중 3 첫사랑이 생각난다. 개울을 따라 걸으며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을 꺾어 그의 책상 앞에 얹어두고 짐짓 모른 체하다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얼굴은 붉은 대추처럼 타올라 꽁꽁 숨겨뒀던 마음을 들켰을 때 줄행랑을 치고 싶어 했던 그 시절의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이가 빠진 동그라미가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것처럼 어설프지만 지울 수 없는 비련의 풋사랑인 첫사랑을 시작으로 34편의 사랑이야기는 무뎌진 마음을 위로하며 사랑의 본질을 알고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야 할 것인지를 둘러싼 철학적 물음을 던진다.

 

   행여 자신의 감정을 드러나지는 않을까 부끄러워하며 감정을 감추고, 상대를 가슴에 품고 살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가슴앓이로 끝나버린 사랑을 그리워하며 쉽게 만나 사랑에 빠지고 쉽게 헤어지는 인스턴트식 사랑을 상쇄할 명작 속의 사랑의 궤적을 찾아 길을 떠난다사랑하는 소녀를 위해 용기를 낸 소년은 예전의 소심함에서 벗어나 대범하게 행동하며 소녀를 위해 주던 소나기속 첫사랑은 지난한 세월이 흘러도 가슴 속 애잔한 그리움을 심어준다. 사춘기 소년의 마음속에 끓어오르던 사랑의 에너지 속 서광의 빛을 꺼내 준 기쁨과 설렘, 여인의 죽음의 슬픔이 배태하고 있는 허무와 인생의 통찰을 일깨워 준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은 영혼의 눈을 뜨게 하는 토대가 되었다. 그림을 좋아한 하녀와 그것을 알아차린 화가 사이에 싹튼 무명의 사랑을 화폭에 담으며 소녀의 눈빛에 담긴 사랑을 발견하고 황홀경에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애절한 사랑은 진주귀고리 소녀그림 속에서 빛난다.

 

   평범한 이들 대부분은 불가항력적으로 태어나 선택의 여지가 없는 환경의 지배 아래 성장하면서 자기만의 색깔로 인생의 무늬를 새기며 살아간다. 부엌에서 태어난 티타는 요리하는 일로 자신을 무장하며 불합리한 가문의 전통과 싸우고, 자신의 권리 신장을 위해 기존의 관습과 싸워 나갔다. 사랑의 절정에서 그녀가 사랑했던 페드로는 죽고 티타 역시 불을 그음으로써 죽음까지 함께 하는 숭고한 사랑의 진수를 보여준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속 티타는 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요리 비법을 담은 요리책만 남기고 죽음으로써 오롯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가부장적인 봉건 사회에서 신분의 벽을 초월한 사랑의 결정체인 춘향전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신의를 지키고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경영하려는 춘향의 당찬 용기는 물질 앞에 무너져 내리는 이들과는 대비된다.

 

   3인칭이었던 대상이 2인칭으로 다가와 마음속 감정들이 스멀스멀 피어올라 주체하기 힘들 때 흔히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사랑은 서로를 성장하게 해 주는 질적인 향상 관계로 진화하면 좋을 텐데 현실에서 벌어지는 사랑은 그다지 숭고하고 아름답지만은 않다. 연인이었던 데이지를 다시 만나 그녀의 마음을 돌리는 일에 눈이 먼 개츠비는 탐욕스러운 데이지의 속물근성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그녀에게 집착하다 끝내는 죽음으로 파국을 맞은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사랑은 일방적인 것이 아님을 절감한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만들어 낸 개츠비의 사랑은 데이지를 향한 순수한 결정체로 그 어떤 불순한 감정도 끼어들 여지가 없었던 맹목성에 연기처럼 스러져 간 것은 아닌가 싶다. 현실적 삶을 위해서는 의사, 이상적 꿈을 위해서는 시인의 삶을 선택한 닥터 지바고의 가슴 속에 살고 있는 두 여자를 통해 부도덕함을 넘어선 진실한 사랑의 힘을 발견한다. 무거운 인생을 탈피하려는 비상구로 수많은 여자들과 관계하며 결혼과 자식은 없는 삶을 추구하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주인공 토마스는 레스토랑 종업원인 데레사를 통해 상처 난 영혼을 치료하고 그녀를 사랑함으로써 신실한 사랑을 추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사랑일까?’

  부부의 연을 맺고 지내 온 세월의 더께가 쌓일수록 서로에게 익숙해져서인지 데면데면하게 지내며 안정적인 일상을 잇는 일에만 관심을 보일 뿐 서로에 대한 관심조차 엷어지고 있음을 느낄 때 인생이 서글퍼진다. 딱딱한 껍데기 안에 숨어 있는 말랑말랑한 동심을 끄집어 낼 줄 아는 사랑은 스스로가 괜찮은 사람임을 깨달아 자존감을 잃지 않는 조화로운 결혼 생활을 이을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의 베일속 주인공 키티 페인은 월터와의 결혼으로 서로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이성의 기쁨을 선물한 인격적 사랑은 자존감의 기쁨을 일깨워줬다. 남자들이 원하는 환락과 부와 재산을 차지하려는 술수에 사랑을 빼앗긴 엠마 보바리가 간과한 점을 떠올리며 내게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을 더 사랑하며 곁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며 사는 게 소중한 가치임을 새삼 깨닫는다. 둘이 만나 한 방향을 보며 살아야 할 결혼 생활의 균열은 도처에 자리한다. 결혼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지속하는 물질적 삶은 있으나 정신적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 비리와 네드라의 복사본 같은 생활의 파국을 담은 가벼운 나날은 안락한 생활 속의 권태가 야기한 불행이다.

 

  같은 직장에서는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고 비슷한 고민을 나누는 등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정서적 친밀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무실 배우자가 가정의 불화 원인으로 기사화된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자신을 잘 아는 그대와 결혼하고 싶다는 뜻을 비서 앤에게 밝힌 펠로스는 학력과 집안 등 내세울 것이 없는 비서와 한 직장에서 오래 머무르며 공유하는 세계가 많아 서로를 향한 이해와 신뢰가 두터워져 오피스 와이프의 앤 머독과 펠로스는 진실한 사랑의 열매를 거두게 되었다. 사랑은 우연히 찾아오면 받아들이는 수동적 행태를 벗어나 자신을 성장시키며 타인의 삶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의 힘을 통렬히 깨달으며 사랑 역시 배우고 익혀 사랑하며 살겠다는 결의에 책임을 다하는 적극적인 삶의 실천이다. 서로를 갈구하며 필사적으로 이뤄낸 사랑도 유효기한이 있어 이내 강렬한 빛은 퇴색되어 무덤덤해지기 십상인 때 권태로움을 내세우기보다는 관심으로 서로의 눈을 마주치며 교감하는 일상 속에 연대를 위시한 사랑은 공고해지리라 믿는다.

 



n*****9 2014.03.30. 신고 공감 6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의 역사』우리 모두의 사랑이 아름다운 명작이기를 바라다.
"『사랑의 역사』우리 모두의 사랑이 아름다운 명작이기를 바라다." 내용보기
얼마전, 여러 편의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우리가 느끼는 여러 감정에 대해 배웠다면, 이제는 사랑의 역사다. 문학 작품속에서는 수많은 사랑의 역사가 숨쉬고 있다. 작품이 써진 시대적 배경, 그 시기에 느끼는 사랑의 감정, 사랑에 임하는 사람들의 감정 표현들, 그리고 사랑에 대한 행동들. 이 모든 것에서 우리는 사랑의 역사를 배운다. 사랑이 어떻게 내게로 와서 꽃을 피우다가 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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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여러 편의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우리가 느끼는 여러 감정에 대해 배웠다면, 이제는 사랑의 역사다. 문학 작품속에서는 수많은 사랑의 역사가 숨쉬고 있다. 작품이 써진 시대적 배경, 그 시기에 느끼는 사랑의 감정, 사랑에 임하는 사람들의 감정 표현들, 그리고 사랑에 대한 행동들. 이 모든 것에서 우리는 사랑의 역사를 배운다. 사랑이 어떻게 내게로 와서 꽃을 피우다가 스러지는지, 이 모든 것들은 나 뿐만 아니라 백 년전에도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책을 통해서 배운다.

 

사랑때문에 아파해 본 적이 있는지.

사랑을 하던 그때의 우리는 다른 이들의 사랑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내가 하는 사랑, 내가 받는 사랑에 겨워 옆으로 눈을 돌릴 수 없다. 내게로 온 사랑에 최선을 다하고 열정을 불사르므로. 이처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사랑이 끝난 후에야 수많은 문학 작품에서도 사랑때문에 아파한 이들이 있었음을 떠올린다. 우리 주변에 많은 사람들도 한두 번쯤 사랑에 아파해 본 적이 있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몇 번쯤 사랑을 해도, 사랑은 언제나 아팠던 것 같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좋았던 기억이 더 나는 걸 보면 아프지만은 않았던 걸까. 그 시간에 열정을 다해 사랑을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사랑이 찾아오지 않을때, 혹은 사랑이 찾아올때, 우린 또 문학 작품속에서 사랑을 배운다. 우리가 읽어 온 많은 작품들 중에서 사랑이야기가 많은 것도 사람은 사랑없이는 살수 없는 존재라는 걸 알려준 것인지도 모른다. 시쳇말로 사랑에 죽고, 사랑에 사는 건지도.

 

우리는 책에서 삶을 배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보라. 나만이 가진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책 속에서 보아왔던 삶의 단편들이 보인다. 문학 작품 속에서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삶을 보며 우리는 우리의 삶과 비교해 보기도 한다. 그들의 삶에서 삶을 살아가는 방법도 배우고, 사랑을 선택할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사랑이 찾아 왔을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어떻게 해야할지를 조금씩 배워나가는 것이다. 이처럼 책에서 많은 것을 배울수 있는 것이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을 봐도 그렇다. 『연인』은 작가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는 작품이다. 자신의 소중한 경험을 소설로 써냈다. 훗날 유명한 소설가가 된 화자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소설을 말이다. 한 남자의 지극한 사랑을 받았던 그때의 기억들을 아름답게 그리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는 절망에 빠지지 않게 그 시간을 살았던 주인공의 삶을 책 속에서 간접적으로 접한 것이다. 이런 사랑도 있었다는 걸.

 

밋밋한 사랑을 해왔다고 생각했던 우리에게, 사랑에 대한 감정때문에 비극적인 삶을 살아갔던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에서의 히스클리프의 절규때문에 가슴아파했었다. 사랑은 이처럼 비극적이며 또한 희극적이기도 하다.  

 

200년 전에 쓰여진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또 어떤가.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사랑을 보면 요즘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돈 많은 남자를 선택하고 싶은 것과 편견으로 가득찼던 마음에 어느새 사랑이 싹트는 것을 느끼는 것도. 사랑은 모두에게 피해갈 수 없는 감정들이다. 우리가 아무리 거부를 해도 우리에게 찾아오고 마는게 또한 사랑이므로.

 

모두 서른네 편의 문학 작품 속에서 사랑을 했던 이들을 살펴본다.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다룬 책과 겹쳐지는 책들이 많았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책이어서 그럴 것이다. 책 속의 사랑, 책 속의 감정들, 이 모두는 우리의 삶을 대변한다.

 

우리의 삶에는 늘 두 갈래의 길이 놓여진다. 우리가 걸어온 길이 있고, 가지 않는 길에 대한 아쉬움과 동경이 있다. 아마도 우리가 가지 않는 길에 대한 아쉬움과 동경을 문학 작품속에서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 문학 작품속에서 우리는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산다. 내가 하지 못했던 다른 사랑을 하고, 다른 이의 삶을 책으로 읽으며 마치 내가 다른 삶을 사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4.04.14. 신고 공감 5 댓글 7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의 역사 / 남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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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어디선가 당신과 마주친 사랑.. 아무도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쳐주지 않  았  다... 가만히 생각해 본다.. 그래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누군가가 나에게 가르쳐 준 적이 없는 것 같다. 막연하게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면 누군가를 만나게 되고 사랑..이라는 것을 하게 되겠지.. 하는 설레임을 갖었던 어린 시절이 있었고 누군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거나 그것을 바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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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어디선가 당신과 마주친 사랑..

아무도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쳐주지 않  았  다...

가만히 생각해 본다.. 그래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누군가가 나에게 가르쳐 준 적이 없는 것 같다.

막연하게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면 누군가를 만나게 되고 사랑..이라는 것을 하게 되겠지.. 하는 설레임을 갖었던 어린 시절이 있었고 누군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거나 그것을 바탕으로 충고(?)를 해 주는 정도.. 그것이 사랑에 대한 학습이었다면 학습이랄까..

그러나 사랑이라는 것은 다양한 모습과 습성을 갖은 것이라 정답이 있는 학습도 아니고 단지.. 자신이 사랑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직접 느껴 본 후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렇게 다양한 사랑들..인류가 존재한 이상 그것과 함께 존재 했을 그 사랑..

그 다양함을 문학작품속의 사랑을 통해 만나 본다는 것.. 무척 흥미로운 일이었다.

목차에 나와 있는 1597년 부터 2012년까지의 34편의 작품의 제목을 보는 것 만으로도 벌써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그 작품의 주인공들은 과연 어떤 사랑을 한 것일까...

읽었던 책들고 읽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도 있고...

읽었던 책들은 과연 그 느낌을 제대로 함꼐 공감을 하고 있는지..그리고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은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된다는 호기심에 책 속에 풍덩 빠져들었던 것 같다.

 

 

 

문학작품들은 총 6개의 파트로 구분이 되었다.

처음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첫사랑..

사랑에 한 가운데서 그 사랑에 나를 맡겼던 열정적인 사랑..

사랑은 나로 하여금 상대방을 .. 그리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성장할 수 있다는

성숙한 사랑..

헤어짐으로 끝나버리는 어긋난 사랑..

도덕적으로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랑..

그리고 결혼을 이룬 사랑..

 

우리는 첫 사랑이 시작될 무렵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는다는.. 그래서 소나기로 문을 여는 책 읽기..

여기서부터 눈과 맘이 고정되기 시작했다. 아.. 그래 우리가 처음으로 첫사랑을 느낀 것은 바로 소나기의 그 소년과 소녀였지.. 하는 생각과 함께 나의 첫사랑도 떠 올려볼 수 있었다.

각 작품은 짧은 소제목을 달고 있는데 그 또한 그 작품속의 사랑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듯 하다. 베르테르의 슬픔의 8할은 기뿜이었다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사랑하지 않을 용기를 보여주는 <풍금이 있던 자리> 용감한 여자만이 사랑을 얻는다는 <춘향전>, 그 많은 세월을 거쳐 마침내 당신에게 왔소..라고 고백하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실패한 사랑이 위대해 지는 < 위대한 갯츠비>등등등...

대부분의 작품에 대한 부제가 너무 어울려서 모두 다 적어 놓고 싶은 심정이다.

또한 인물들의 성향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 그렇기에 그들이 그런 사랑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배후의 이야기들을 함께 만날 수 있어 작품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 듯 하다.

 

몇 주 전 모처럼 만난 친구들과 하루 밤을 새우며 일명 파자마파티라는 것을 했다.

한 밤중 와인을 홀짝이며 우리는 그때 그랬지.. 라는 이야기를 하며 당시 풋풋했던 사랑.. 이야기를 한창 한 기억이 난다.

한 사람에게 온 우주가 집중이 되어 그 사람밖에 보이지 않지만 막상 현실이라는 것이 닥치게 되면 그 사람 이외의 것을 보게 되는 때가 있는 듯 하다. 어떤 아이는 그것을 감지한 아이도 있고 나처럼 감지 하지 못하고 오직 그 사람에게만 집중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것은 자신의 선택이고 셩향이기에 무엇이 맞다 그르다 할 수 없지만 이렇게 시간이 흘러 뒤를 돌아보고 지금을 바라보면서 각자의 아쉬움을 서로 나눈다.. 얘.. 넌 그래서 첫사랑하고 결혼도 하고 지금까지 그 추억을 하나하나 꺼내보며 살 수 있잖아..

얘.. 넌 그래도 나이 지긋한 신랑이 애지중지 잘 해주잖아..ㅋㅋㅋ

그러면서 모두들.. 아.. 예전처럼 그런 연애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안돼 안돼 지금하면 그건 불륜이야.. 이런 저련 얘기들을 하며 꺄르르 거렸다.

 

문학작품속의 사랑은 그저 드라마를 보듯 표면적인 이야기의 흐름만을 보면 안 된다.

그저 이야기로만 본다면 소설이기에 일상적인 관계보다는 일상적이지 않은 관계들이 더 많이 등장하는 듯 하다. 그런 관계들이 설정되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그 배경과 그 의미를 잘 생각하면서 읽어야한다는 생각이다. 그렇기에 같은 작품이라 하더라도 젊은 시절에 읽는 것고 지금 읽는 것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저자도 이런 말을 했다.

인생에서 가장 분주했던 40대의 어느 날, 책 좀 실컷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빨리 늙기를 소원했습니다. 시간이 많아지면 한 번 읽은 책들을 몽땅 꺼내놓고 다시 한 번 읽어보리라. 이 책은 그 때 그 꿈의 한 조각입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 다시 읽어 본 책들은 그때 그 책이 아니었습니다. 한번 뜯어먹은 대에서 새잎이 계속 올라오던 텃밭의 상추처럼 보이지 않던 새로운 의미들이 보였습니다... (p9 프롤로그 중에서)

다시 읽어봐야지.. 하는 책보다 이거 읽어봐야겠다.. 하는 책들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벌써 카트는 두둑해지고 오늘 몇권의 책은 구매를 했다.

아는 것 같은데 읽지 않은 책 <닥터 지바고> <바담 보봐리>

그리고 너무나 좋아한 영화인데 책으로 만나보지 못한 <아웃 오브 아프리카>

새로운 감동이 일어난 <바다의 침묵>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이 책들과 함께 하는 5월을 보내볼까도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의 경험은 한계가 있다. 이러한 모든 사랑을 직접 해 보고 그 정의를 내리고 느낌을 말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문학작품속의 이야기를 통해 그 다양함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독서를 하는, 문학작품들을 만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책을 덮고 그 여운을 느끼며 갑자기 이 노래가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찾아봤다.

나나 무스쿠리의 <사랑의 기쁨>

아프다.. 해도 사랑은 그 기뿜과 행복으로 인해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가 마지막으로 한 말을 되뇌이며 이 음악을 들어본다.

사랑의 본질을 모른 채 하는 백 번의 사랑보다 사랑의 본질을 알고 하는 한 번의 사랑이 더욱 아름답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2014.05.02. 신고 공감 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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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사금파리를 거닐다 [사랑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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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점과 같다. 원인과 결과, 어떤 일로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면서 차곡차곡 세월의 획을 그어가는 역사의 굵직한 선과는 다르다. 그와 그녀의 첫 만남은 짧고 강렬하게, 그와 그녀의 다툼은 낙서처럼 무작정, 그와 그녀의 데이트는 달콤하게 색색의 점을 찍으며 나아간다. 인과관계도 없고, 승자와 패자도 없다. 내가 그를 좋아하기때문에 알 수 없는 미래의 연속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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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점과 같다. 원인과 결과, 어떤 일로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면서 차곡차곡 세월의 획을 그어가는 역사의 굵직한 선과는 다르다. 그와 그녀의 첫 만남은 짧고 강렬하게, 그와 그녀의 다툼은 낙서처럼 무작정, 그와 그녀의 데이트는 달콤하게 색색의 점을 찍으며 나아간다. 인과관계도 없고, 승자와 패자도 없다. 내가 그를 좋아하기때문에 알 수 없는 미래의 연속일 뿐이다. 사랑은 논리와 이성을 꺾고 오로지 사랑에 매달려 이곳 저곳 점을 찍으며 나아간다. 그리고 이렇게 점점이 찍힌 것들이 훗날, 누군가에겐 '결혼'이라는 눈부신 명작이 되는가하면, 몇 개의 점이 부족해서 모나리자처럼 아쉬운 미완의 작품, 또 다른 누군가에겐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은 낙서쯤으로 남아 빛바래간다. 나는 알랭 드 보통의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으면서 작가 특유의 담담한 사유를 따라 사랑을 흘끔대다가, 가끔은 <하고 싶다, 연애>와 같은 실질적 연애 지침서를 읽으며 한숨 가득 '사랑'의 겉면을 훑기도 했다. 사랑은 책마다 작가마다 다르게 그려져 있었다. 누군가는 사랑을 미친 짓이라 했고, 누구는 천국의 종소리를 듣는 것과 같다고 했으며 어느 누군가는 그저 번식 본능의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일까. 날 좋은 봄날, 벚꽃길을 함께 걸어갈 누군가가 없음에 속상해하고, 스타카토처럼 문득 문득, 튀어 오르는 옛사랑의 점 때문에 아찔했던 기억이 나를 이 책으로 이끌었다. 사랑과 역사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사랑의 역사를 궁금해하는 건 왜일까.

 

사랑을 하면 달랑 몸만 오는 게 아니다.

국가와 민족과 기후가 따라오고 정체성이 따라온다. 그들은 정체성이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었다.

그래서 둘은 첫 눈에 반했지만 도파민이 사라진 후에 보니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는 두개의 선이 교차점에서 짧게 만난 것일 뿐이었다. 서로 다른 두사람이 한동안 합치된 것은 넓고 갈림길이 많은 복잡한 길 위에서 일어난  우연한 사건이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연인》

 

이 책은 "사랑이란 그 사람만 보이고 다른 것은 모두 배경으로 물러가는 것"이라는 <오만과 편견>의 명대사와 함께 시작된다. 소주제는 첫사랑을 시작으로 사랑과 열정, 성장, 이별, 도덕, 결혼을 차분히 밟아가며 사랑의 단계를 그려내는 동시에 다양한 책 속에 나타난 사랑의 천의 얼굴을 담아냈다. 맨 처음은 황순원 작가의<소나기>로 어린 소년과 소녀의 풋풋하고 순수한 첫사랑이 살그머니 펼쳐진다. 요즘 유행가에서 흥얼대는 원색적이고 일회적 사랑이 아닌 "이 바보"와 함께 날아든 하얀 조약돌이 주는 암묵적 사랑의 언어가 내심 감미롭다. 그리고 그 감미로움 사이사이 반짝여 오는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첫사랑의 원형은 괜시리 가슴을 뛰게 한다. 황순원의<소나기>에서 보여지던 첫사랑의 원형은 박완서 <그 남자네 집>, 베르코르의 <바다의 침묵>으로 이어지며 '가슴 아픈' '저만치 떨어져 있어야 만 했던' '한 장의 그림으로 남았던' 사랑으로 빛깔을 바꾸며 새로운 사랑의 면모를 드러낸다.

 

​​이 책은 '사랑의 역사'라는 제목보다 '사랑의 얼굴'이라고 하는 게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역사라는 단어가 지닌 딱딱함과 지루함에 담아내기엔 너무나 부드러울 뿐더러 흥미롭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사랑을 하고, 사랑을 갈구하며, 사랑때문에 아파하기도 한다. 사랑은 우리 삶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것이며, 한평생 스며드는 것이지만 많은 이들이 사랑 앞에 주저하고 주변머리를 맴돌다 돌아선다. 혹은 아주 쉽게 시작과 이별을 맺고 끊으며 그것을 사랑이라 칭한다. 잘 생각해보면 나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았었나 싶다. ‘사랑’이 뭔지도 모른 채 어영부영 사랑에 발을 디뎠고, 사랑은 달콤한 것이라고만 생각해서 조금만 쓰다싶음 사랑의 유효기간을 들먹이며 돌아섰다. 나에게 ‘사랑’이란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 법한 환상 그 즈음에 자리한 사탕처럼 달콤하고 꿈처럼 로맨틱한 무언가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수많은 사랑의 사금파리 위를 거닐고나니 ‘사랑’에대해 조금 알것같다.  ‘사랑받지 못한 것은 불운에 지나지 않지만, 사랑하지 못하는건 불행이다.’란 말처럼 사랑은 수동태가 아니라 능동태일때 더 빛이 나는 법이며, 사랑은 실제로 행할 때 비로소 이뤄지는 동사형의 마법인 동시에 책임이 동반되는 결의의 약속이라는 것을 말이다.



YES마니아 : 로얄 d***s 2014.04.17. 신고 공감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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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담은 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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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기형도 남미영의 <사랑의 역사>는 내용과 형식, 시대까지 서로 다르지만 모두 뜨거운 사랑을 했던 이들의 인생사를 엮은 서른 네 편의 텍스트를 펼쳐보인다. 사랑 소설에 대한 가장 공공연한 선입견은 그 작품들이 남녀의 열애에 집중함으로 시대 정신과 사회상과 동떨어진 세계를 그리고 있으리란 것이다. 나도 일면 그렇게 생각했지만 <사랑의 역사>가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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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기형도

남미영의 <사랑의 역사>는 내용과 형식, 시대까지 서로 다르지만 모두 뜨거운 사랑을 했던 이들의 인생사를 엮은 서른 네 편의 텍스트를 펼쳐보인다.

사랑 소설에 대한 가장 공공연한 선입견은 그 작품들이 남녀의 열애에 집중함으로 시대 정신과 사회상과 동떨어진 세계를 그리고 있으리란 것이다.
나도 일면 그렇게 생각했지만 <사랑의 역사>가 선별한 명작들을 만나며 절대 그렇지 않음을 깨달아갔다. 여류소설가라는 애매한 존칭으로 불리기도 한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브론테의 <제인 에어>가 대표적이다.

사실 읽을 때는 손발이 오그라들만큼 엘리자베스, 제인 에어와 다아시, 로체스터의 로맨틱함에 탄성을 지르며 읽었었다. 그런데 빅토리아 시대와 19세기에 여성에게 참정권이 없었음은 물론 직업을 가질 권리가 없었으며, 심지어 상속권도 없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충격적이었다.
여자는 태어나 조신하게 부모 밑에 있다가 적당한 혼처를 찾아 남편을 잘 만나는 것만이 살길이라는 뜻이었으니 말이다.
그러한 모든 배경을 알고 나서 다시 읽으니 리지 모친이 왜 그렇게 주책스럽게 딸들의 신랑감에 목을 매는지, 가난한 고아 제인이 신문에 구직 광고를 내어 가정교사로 당당히 살아가는 게 얼마나 용기있는 행동인지 새삼 알게 된다.

엘리자베스와 제인 둘 다 당대에 여자가 연애하는 것 자체가 독립적인 행위인 시절에 그것을 선택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연애가 주는 해방감과 달콤함에 도취되지도 않았다.

거만함의 상징으로 오해하던 다아시씨의 실체를 알고 깊이 뉘우치고 청혼을 거절한 후에도 호의를 받았지만 섣불리 다아시의 감정을 흔들지 않으려 한 엘리자베스. 미친 아내의 존재를 결혼식 당일에 안 제인은 로체스터의 변함없는 구애를 확인하고도 죄를 지을 순 없다며 그를 떠나 교사로서의 고된 삶을 택했다.

<오만과 편견>, <제인 에어>의 해피엔딩이 어설프거나 비현실적 판타지같은 결말이 아님을 <사랑의 역사>를 통해서 확신했다. 어떤 제도와 계급으로도 막을 수 없는 진실한 사랑의 힘을 알려주는 소설들이다.

한편 사랑이 혁명만큼이나 고결하고, 불합리에 대한 투쟁이며, 창작의 근원이라는 가치를 일깨운 소설들도 있다. 러시아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와 프랑스 작가 뒤라스의 <연인>, 그리고 칠레에서 1985년 발표된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이다.

한국전쟁을 치른 우리나라도 경험했지만 인간의 삶을 가장 뒤흔들고 변하게 하는 것은 역시 전쟁인 듯 하다. 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의 거대한 흐름속에서 치열하게 사랑하고, 이념을 위해 싸운 주인공들인 지바고와 라라, 파샤는 얄궂은 운명속에서 엇갈린 사랑의 관계에 놓이게 된다. 죽음을 늘 준비하는 전장터에서 지바고가 미망인인 줄 알고 라라를 만나 사랑을 하고, 그러나 조국을 위한 전쟁 때문에 라라를 지켜주지 못하는 이야기가 애절했다. 라라 또한 죽은 줄 알았던 남편 파샤와 재회하지만 이미 지바고의 아이를 갖고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조직의 배신을 겪은 파샤가 지바고와 만난 이후 권총으로 자살하는 일도 안타깝다.

아무리 숭고한 명분일지라도 국가가 나라인가 연인/가족인가 하나를 선택할 걸 강요하는 사회는 비극적이다.

<연인>은 장 자끄 아노의 영화와 많이 다르게 다가왔는데 알고보니 작가도 원작을 훼손했다고 항의했던 소설이라 한다. 마르그리뜨 뒤라스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알려진 이 작품에서 베트남에 살고 있는 10대 프랑스 소녀가 서른 두 살의 부유한 중국인과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여주인공이 열다섯살이라는 데에서 파격적이긴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진정성이 느껴진 작품이었다. 소녀가 어머니의 냉대를 받고 있었으며 주위의 안 좋은 소문에도 남자가 재벌임을 알고 꿍꿍이를 갖고 있다는 묘사가 참 서글펐다. 그에 더해 아들을 편애해서 마약하며 뒹굴거리고 있음에도 딸에게 애인으로부터 돈을 받아오라고 부추기는 대목에 경악했다. 제대로 콩가루 가족인 이 모녀를 이해할 수는 없었기에 소녀가 별다른 반항없이 계속 남자를 만나면서 어떤 걸 느꼈을지 알기 힘들었다.

성인이 되어 그녀가 고국 프랑스로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연인과 헤어지고 한참 후 2차 대전을 보내고 난 어느 해, 여인에게 옛 남자에게서 전화가 오는데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고백을 듣는다. 여자는 이때 막 작가가 되어 책을 쓰기 시작했고 베트남에서의 일도 창작에 포함되어 있었다.

평범한 이들이 평생에 한번 겪을까 말까 한 고통스런 체험을 예민한 십대 한 시절에 폭풍처럼 마주했던 사람. 그녀는 작가가 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그녀와 그의 사랑이 과연 진짜 사랑이었을까, 돌이켜보면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들었다. 과연 사랑을 우리가 함부로 분류할 수 있을까 라는.

이는 곧장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로 이어졌다.

프라하의 봄 직전의 체코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는 의사이며 프리섹스를 주장하는 토마스, 그의 숱한 애인 중 한명이지만 토마스 못지않게 자유분방한 화가 사비나, 토마스 앞에 갑자기 나타나 한 사람과의 사랑에 올인하는 스무살 여자 테레사가 등장한다. 그들에게는 각자의 사연이 있고 사랑에 대한 가치관을 고수하려는 고집들도 있었다. 사비나를 좋아하는 대학교수 프란츠의 적극적인 구애에 감격하지만 한번도 그런 관계에 투신해보지 않은 사비나는 그를 거절한다. 프란츠는 반전운동가가 되어 활동하다 캄보디아로 가서 테러를 당해 죽음을 맞았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결론은 일면 씁쓸하고 놀랍긴 하지만 토마스의 최후를 들은 사비나가 미소를 지었다는 문장에 왠지 가슴이 따뜻해져 왔다.

우리가 사랑을 재단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사랑이, 영혼이 가볍냐 무겁냐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이고 진심인가가 본질이 아닐까 난 생각한다. 존재란 결국 자유를 소유하길 원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필요하지만 그걸 얻었을 때 우린 무한한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1960년대 실존했던 시인 파블로 네루다를 끌어들여 아름답고 감명적인 이야기를 완성시켰다. 망명하기 전 칠레의 시골 마을로 은신하러 온 대시인 네루다에게는 전세계로부터 매일 수많은 편지가 도착하고, 촌부의 아들 마리오가 그의 전속 우편배달부로 취직한다. 시란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나 견문이 넓은 도시인의 전유물로 여기던 마리오는 시인이 도대체 뭐길래 그것도 여자들에게 이토록 인기가 있는가 궁금해졌다.

어느날 네루다에게서 메타포란 말을 들은 마리오가 시인에게 그것이 무엇이냐 묻고, 네루다가 쉽게 설명해주자 마리오는 사랑에 빠진 여인의 환심을 사려는 순진한 의도로 메타포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진실된 마음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시인에게 배운 최고급 메타포로 고백하는 남자에게 반하지 않을 여자가 있을까.
마리오가 결혼을 하고 얼마후 칠레 정치가 급변하여 쿠데타가 일어나 네루다의 신변이 위험에 처한다. 시인의 마지막을 함께 한 마리오는 군인들에게 체포되고 이후의 행적을 알 수 없다고 마무리하며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막을 내렸다.

일제 시대 일본 당국이 윤동주 시인을 불량선인으로 잡아간 이유 중에 ‘한국어로 시를 쓰며 민족의식을 고취시킨다’는 죄목이 있었다고 한다. 소설 속 시인이 간직한 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진실,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이는 주인공에게 사랑을 이루게 했을 뿐 아니라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게 하는 사상까지 심어준 촉매제였다.

20대에 남자 여자 사이에 친구 사이가 가능할까가 관심사였는데, 지금은 새로운 화두가 불쑥 생겨났다. 사랑에 안정과 모험중에 무엇이 더 당사자들을 행복하게 할까라는 주제가 그것.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보며 드넓은 대륙을 비행하는 남자에 대한 로망만 생긴 줄 알았는데, 정착과 유랑이란 테마를 고민해보게 한 소설임을 알았다.
<사랑의 역사>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마지막 소설, 덴마크 카렌 블릭센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다.

일탈을 저지르면 평범으로 돌아가고 싶고, 반대로 안정된 생활을 계속 하면 모험적인 삶을 동경하는 게 본능적인 심리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사랑에 있어서도 적용되는 변덕중 하나였다. 위험하지만 신비한 매혹의 땅, 아프리카에서 카렌과 데니스가 서로 신뢰를 쌓는 가운데 정열적인 연애를 지속하면서도 유일하게 답을 찾지 못한 고민거리였다.

릴케는, 사랑이란 ‘외로운 두 영혼이 서로 지켜주고, 보듬어주고,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이라 했고, 강신주는 ‘자신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라고 단언했다.
청춘의 불꽃같은 사랑은 황홀하고 달달하다.
운명적인 만남은 시련을 헤치고 결실을 맺게 하고, 너무 짙은 사랑은 집착으로 변질되는 결과를 낳을 때도 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을 주지만 반면에 아픔과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읽는 자들에게 감동이나 쓸쓸함, 교훈과 영감을 주는 소설들이 그리는 사랑들은 아무래도 평면적이기보단 극적이고 파란만장하다.
누군가를 만났는데 어쩐지 좋아지고 그것이 겉잡을 수 없는 사랑으로 자리잡은 사람들.
시대와 상황을 초월해 사랑이란 관념에 푹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를 사로잡았다.
삶이 개인들에게 곧 역사임과 마찬가지로 사랑도 사람들에게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역사임을 이 책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
사랑은 죽음보다 강력한 힘이라는 진리에 대해서도 다시 깊이 기도해보게 되었다.
YES마니아 : 로얄 b********5 2017.03.21.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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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해서 아름다운 사람-[사랑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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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랑이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너를 통하여 나를 알아가는 과정. 너와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까맣게 모르고 살았을 나의 오만과 편견. 네가 아니었으면 영원히 몰랐을 깨진 그릇같이 날카로운 질투와 분노. 너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발현되지 않았을 나의 허영심. 너는 나의 거울.                                              -  본문 p.346     문학작품과 예술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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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랑이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너를 통하여 나를 알아가는 과정.

너와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까맣게 모르고 살았을 나의 오만과 편견.

네가 아니었으면 영원히 몰랐을 깨진 그릇같이 날카로운 질투와 분노.

너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발현되지 않았을 나의 허영심.

너는 나의 거울.

                                             -  본문 p.346

 

 

문학작품과 예술사적 자료와 감성이 풍부하고 해박한 저자의 글을 읽는 것은 행복하다, 는 말로는

부족한 짜릿한 전율을 준다. 많은 문학작품 속의 사랑에는 갈등도 있고 반목과 질시가 넘쳐나지만

그 사랑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오래 기억되는 것은 아니라는 명징한 사실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가장 오랫동안 전해지고 사랑받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위대한 개츠비 같은 작품을 작가는 이야기

하면서 우리 인생은 그렇듯 희비극이 교차하지만 진실로 순수한 사람이 가 닿는 시간을 기술한다.

 

많은 담론과 이야기들은 작가가 어린 시절 만난 소나기의 마지막 소녀의 유언에서 모티브가 되고

그게 문학적 자양분이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자기가 죽거든 자기 입은 옷을 꼭 그대로 입혀

서 묻어달라." 는 유언은 그 어떤 사랑의 헌사보다 폐부를 날카롭게 파고들며 오랜 시간 여운을

주는 구절이다. 이 안에 들어 있는 소년과 소녀의 오롯하게 남은 사랑은 평생 두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메타포를 가지며 커다란 상징으로 오랜기간 자리하고 그 울림은 독자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

 

<친구여. 우리 가슴에 사랑이 없다면 이 세상은 무엇이 되는 걸까? 불이 없다면 마법의 등잔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등불을 갖다 놓기만 하면 흰 벽에 가장 화려한 그림이 비친다네! 설사

몇 개의 움직이는 그림자만 보인다 하더라도 귀신을 보고 놀라며 즐거워하는 어린애같이 행

복감을 느끼며 거기에 서 있는 거지>  본문 p. 94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중

 

 사랑의 역사를 기술하면서 각자의 주인공이나 주변인물들이 처한 시대적 모순과 상황들을

집약해 보여 주는 대목들이 독자의 눈과 귀를 즐겁게 상상하게 만들고 그 시대를 꿈꾸게 한다.

사랑은 그래서 꿈꾸는 것, 상실할지라도 다시 그 안에 빠져들고야 마는 것이라고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의 본문 중 가장 좋아하는 책은 <바다의 침묵>이다.

그 흔한 전쟁이야기나 사랑의 헌사 한 구절 없이 그저 눈빛 하나로 모든 것을 압축해 설명

해 주는 부분이 사랑이 가진 속성을 잘 반영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그러한 순간들 "그의 눈동자와 조카의 눈동자가 물에 떠 있는 작은 배를 묶어놓은 강가의

고리처럼 서로 단단히 묶이는 것"과 같은 어찌할 수 없는 침묵의 순간으로 깊이 빠져드는

그 시간의 시작을 목도하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들과 작가가 전하는 사랑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은 무척 기분 좋은 독서경험으로 자리한다. 우리가 잊었던 순수를 현재적인 의미

에서 작품들의 주인공들을 통해 만나게 되는 것들이 새롭고 미열이 나듯 아파온다. 사랑

할 때 우린 모두가 어린아이처럼 된다. 그렇지만 위대한 사랑은 그림자에 비치는 불빛의

자유로움처럼 무한정한 시간들을 그대로 비추고 자신과 타인을 투영하는 것이 아닐까!

 

 

사랑의 역사

 



k******r 2014.04.16.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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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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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사람들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은 '사랑'은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이고 이야기에 중심에 있다.   사랑의 감정은 행복감을 제일 먼저 주지만 아픔, 슬픔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사랑하기에 이별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상대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결코 취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지만 자신의 곁에 두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부리는 경우도 있다. 사랑이란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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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사람들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은 '사랑'은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이고 이야기에 중심에 있다.

 

사랑의 감정은 행복감을 제일 먼저 주지만 아픔, 슬픔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사랑하기에 이별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상대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결코 취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지만 자신의 곁에 두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부리는 경우도 있다. 사랑이란 얼굴을 가지고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의 사랑 이야기...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작품들 안에 소개된 사랑이 가진 다양한 모습들을 만날 수 있는 '사랑의 역사'... 남미영님의 책은 처음인데 이 책을 통해 이 분의 팬이 되어버렸다.

 

'사랑의 역사'에 나온 이야기는 많은 부분 영화,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많다. 나의 경우는 책으로 읽지 못했지만 영화를 통해 먼저 알게 된 작품들도 꽤 있다. 그 중에서도 예전에 보고서 영화가 주는 이야기에 그다지 공감도 되지 않고 재미 역시 느끼지 못했던 작품 중 하나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이다. 백인 소녀와 중국 부호의 자제... 서로 다른 피부색, 국적, 나이차 등을 넘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깊이 빠져든다. 소녀와 결혼까지 감행하려는 남자는 아버지의 저지가 결정적 원인이 되어 이별하게 된다. 소녀의 가족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에 많은 도움을 준 남자... 소녀를 생각해서 한 행동의 바탕에는 사랑이 있다. 대학 합격으로 프랑스로 떠나 다시는 만나지 못한 두 사람이지만 단 한 번의 통화가 주는 애잔함이 책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이 작품이 작가 자신의 성장기록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영화에서 원작이 가진 주인공 소녀의 정신적, 육체적 성장은 외면한 채 어린 소녀의 과감한 노출과 에로틱한 장면들만이 기억에 남는 영화로 만들어져 저자는 다시는 영화화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영화로 만들어지고 케이블 TV에서 한 번씩 해주면 자꾸 보게 된다. 재산을 여성들에게 상속되지 않는 이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 보내야했던 시대... 시대가 가진 여성상과는 다른 모습을 가진 엘리자베스의 삐딱한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면서도 결혼의 첫째 조건이  사랑이 아닌 재산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요즘 우리 결혼시장이 가진 모습과 닮아 있음을 알려 준다.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는 한 번도 사랑한다는 표현을 한 적이 없는 화가와 열여섯 살의 하녀와의 이름 없는 무명의 사랑... 영화, 책 모두 보지 못했고 안 읽었기에 개인적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며 읽어보고 싶은 책으로 찜해 둔다. 이 밖에도 무수히 많은 영화, 드라마 등으로 만들어지는 '로미오와 줄리엣'과 '춘향전'에 대한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지금도 여전히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신데렐라를 꿈꾸게 만드는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여자 뿐만 아니라 능력 있고 집안 좋은 여자들이 늘어나면서 남자들 역시 남자 신데렐라를 꿈꾸는 모습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고전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작년에 영화를 보면서 빠져 든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유부녀가 젊은 장교와 사랑에 빠지는 일은 시대를 초월해서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안나와 브론스키는 서로에게 자석처럼 끌리고 모든 것을 포기할 정도로 함께 있는 삶을 선택한다. 허나 현실은 냉혹하다. 안나는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만나지 못해 마음이 아프고 브론스키는 화려한 예전의 시간이 그립기만 하다. 안나가 자살을 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헤어졌을까? 아님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사랑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인내하고 참아내며 함께 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세상에 완벽한 사랑은 있다. 아니 없다. 눈에 콩깍지가 씌운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하거나 변화한다. 사랑 했을 때는 보이지 않는 모습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씩 나타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랑, 결혼은 없지만 완벽하게 만들어가려는 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충실하며 사랑을 변질 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 사회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잘못된 현상들이 조금씩 사라져 온전한 가정안의 제 모습을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별은 새로운 사랑을 통해서만 회복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랑을 잃어버린 마음은 고통스럽다. 어디에서든 배운 적 없는 사랑이지만 사람들은 저절로 사랑을 하고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문학 작품 속 사랑이야기를 통해 아름답게 포장되어 말하는 사랑이 아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q******5 2014.04.03.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명작의 인생. 『사랑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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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랑’이란 단어 뒤에 ‘타령’이란 단어를 하나 더 붙여, 사랑이란 것이 어떤 노랫가락처럼 들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참으로 진중하고 아름다울 그 ‘사랑’이 ‘타령’을 만나니 이상하게도 내 귀에는 가끔 그 사랑이 하찮은 느낌으로 들려올 때가 있다. 흘러가는 일상에서 기분 좋을 때 흥얼거리는 허밍처럼, 순간적인 기분에 따라 그 값어치가 달라질 것만 같은, 살아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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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랑’이란 단어 뒤에 ‘타령’이란 단어를 하나 더 붙여, 사랑이란 것이 어떤 노랫가락처럼 들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참으로 진중하고 아름다울 그 ‘사랑’이 ‘타령’을 만나니 이상하게도 내 귀에는 가끔 그 사랑이 하찮은 느낌으로 들려올 때가 있다. 흘러가는 일상에서 기분 좋을 때 흥얼거리는 허밍처럼, 순간적인 기분에 따라 그 값어치가 달라질 것만 같은, 살아가는데 1순위가 되지 않아도 괜찮은 대상으로 보인다. 아주, 부정하지는 않겠다. 속된 말로 사랑이 밥 먹여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사랑은 밥을 굶게 하기는 한다. (웃음) 내가 경험한 이별의 아픔에서 밥맛이 떨어지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니까. 다이어트가 저절로 된다는 공식도 성립한다. (엄청나게 웃음)) ‘오직 사랑’이 아닌, 그 사랑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나를 둘러싼 주변의 것들도 고려해야만 하는 상황이 있으니까. 그런 환경 앞에서 사랑이 선택되지 못하는 결과를 보면, 분명하다. 사랑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무조건 1순위는 아니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에서 사랑은 빠지지 않는다. 빠질 수가 없는 화두이자 일상과 밀접하게 붙어 있다. 태어나는 순간 정해지는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부터 완전한 타인이 만나 기적처럼 인연을 만드는 이성 간의 사랑까지. 삶을 주는 그 순간부터 우리에게 사랑은 떨어져 나가지 않은 신체 일부처럼 가깝다. 한 사람의 인생과 함께 간다. 육체적인 죽음으로 그 생명을 다하는 순간 사랑도 같이 끝난다. 그래서 살아가는 순간에 온전한 사랑을 바라게 된다. 그 사랑을 저절로 알면 좋겠지만, 또 그러지 못해서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사랑이 어렵다고 말하고, 두려워하게 된다. 이 책 『사랑의 역사』의 저자는 우리가 사랑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랑이 어렵고, 좀 더 일찍 사랑을 알 수 있다면 삶이 더 쉽게 행복해질 거라고 말한다. 사랑은, 그냥 사랑이 아니라 탐구해야 할 학문이자 중요한 공부라고. 정말, 그럴까?

 

나와 같은 의문을 갖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사랑이 정말 탐구해야 할 학문이자 공부인 게 맞느냐고.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 사랑의 본질을, 사랑의 본질을 모른 체하는 백 번의 사랑보다 사랑의 본질을 알고 하는 한 번의 사랑이 더욱 아름답다고 말한다. 1597~2012년까지, 거의 40여 년의 시간 동안 이어져 온 서른네 편의 문학을 통해서 그 사랑을 연주하게 한다. 사랑을 명작으로 만들어준다. 사랑의 본질을 알고 시작한다면 그 사랑이 더욱 아름다울 수 있음을 얘기한다. 우리가 만나는 문학, 그 문학을 통해서 배우는 타인의 삶과 성공, 실패를 우리가 하고자 하는 사랑의 연습으로 삼게 한다. 어쩌면 이것은 내가 소설을 즐겨 읽는 이유와 많이 닮았다. 그 소설을 포함하는 문학이 들려주고자 하는 의미와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그 문학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찾아온다. 《소나기》를 통해 비밀스럽고 순수했던, 처음 사랑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던 시간을 기억하게 한다. 오직 사랑 하나만 보이게 했던 그 짧은 순간이 죽음으로까지 이르게 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은 높고 두꺼운 장벽보다 절절하고 슬픈 사랑을 보여준다. 한 장의 그림으로 남게 된 사랑을 그린 《진주 귀고리의 소녀》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주고받았던 눈빛으로도 사랑이 가능함을 말한다. 문학에서 녹아든 그런 사랑의 시간이 우리에게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게 사랑이 시작되고 나면 우리는 그 사랑의 주인공이 되어야만 한다. 그 사랑을 잘 만들어가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다. 살짝 숨겨놓듯 드러내지 않았던 자신의 오만과 편견을 그대로 들춰냈던 《오만과 편견》은 요즘 말로 ‘밀당’을 보여주는 듯했지만, 실상은 사랑 앞에서 솔직해지는 것이 그 용기의 기본이라는 것처럼 보인다. 《춘향전》의 춘향이가 변학도의 수청 요구에 목숨을 걸고 거절한 것은 기다리는 자신의 사랑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생과 사랑이 같은 맥락으로 흐르고 있음을 보여주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사랑이 음식이라는 인생을 채우고 있음을 말한다.

“음식이 맛있으려면 사랑을 듬뿍 넣어야 해요. 인생이 맛있으려면 사랑을 듬뿍 넣어야 해요.” (87페이지 라우라 에스키벨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사랑이 만들어주길 바라는 또 하나의 로망은 ‘너 때문에’ 내가 달라졌다면, ‘너’로 인해 나의 오늘과 내일이 그려질 수 있다면, 하는 바람들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건 뚜렷한 어떤 목적을 가진 모습으로 비칠 수 있지만, 보이지 않게 느껴지는 것으로 이어진 시간이 만들어낸 어느 한순간의 모습일 수 있다. 지나고 보니 현재의 내 모습이 상대에 인해 완성된 것으로 보일 때가 있다. 그때야 비로소 인정하게 된다. 한 여자의 꿈을 이루어낸 《연인》이 그렇고, 자신이 가진 결혼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뀌게 한 《아웃 오브 아프리카》가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다.

어긋나고 실패한 사랑 역시, 사랑이라고 말한다. 도덕의 잣대에 비추어 인정받을 수 없는 사랑에 대해 들려준다. 아내의 불륜에 대해 복수를 하는 것으로만 보였던 《인생의 베일》은 두 번째로 찾아온 사랑을 인정하게 한다. 제대로 되지 않는 사랑에 대해 푸념하다가도 그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이라면 담담하게 바라보게 하는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역시 마찬가지다. 그를 갖고 싶었다는 욕망에 가슴 속의 뜨거움이 꿈틀거리게 하는 《안나 카레니나》는 그 사랑이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폭풍의 언덕》의 부서진 사랑은 곳곳에서 삐죽 튀어나와 있는 관계의 어긋남이 어떤 모습인지 보게 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마담 보바리》는 사랑을 몰랐던 그녀의 시행착오를 분명하게 보게 한다.

저자가 마지막으로 언급한 것은 사랑과 결혼이다. 사랑했고 결혼했으나 그게 행복과 동의어가 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시선이 필요한 것 같다. 사랑이 만들어낸 소유, 당연한 과정처럼 여겼던 결혼. 그게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까. 상대에게 관심 가질 이유를 만들어주는 게 결혼이며, 결혼을 유지하는 길인 것 같다. 물론 그 결혼생활을 위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은 사랑일 것이다. 《오피스 와이프》를 통해 배우자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궁금하게 만들고, 육체가 나이를 먹어가듯 사랑도 시간과 함께 늙어가고 있음을 《위기의 여자》를 통해 말한다. 나에게 정확하게 들어맞는 배우자가 과연 있을까 싶은 물음표를 떠올리게 했던 《결혼의 변화》였다. 사랑과 결혼이 함께 가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결혼에 대한 고정관념 역시 버리게 하고 있었다. 결국은, 만들어가는 그 과정과 자세에 따라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이 가지는 가장 부정적인 면이, 그 사랑의 실패에 인해 다시 사랑하기 어렵게 만들거나 시작도 하기 전에 돌아서게 만드는 불안과 절망이 아닐까. 이번 사랑이 또 실패하면 어쩌나, 어차피 끝날 사랑인데 시작이 무슨 의미가 있나, 이런 시행착오가 시간 낭비가 아닐까, 싶은 여러 가지 우려를 먼저 떠올리게 하는 것. 그에 인해 나에게 다가온 사랑 앞에서조차 주저하게 하고 뒷걸음치게 하는 것, 최악의 경우에는 그 사랑을 자신의 인생에서 빠진 단어로 고정하는 것.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들려주는 말들은, 그 사랑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결핍된 것이 그러한 결과를 만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랑의 실패에 인해,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랑에 인해 내 안에서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상실감, 내 안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결국에는 나를 사라지게 할 순간을 만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까지 만들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 순간을 바꿀 수 있는 건 단 하나, 그 사랑에 인해 나를 발견하고 찾는 것일 테다. 이건 저자가 하는 말이기도 하다. 상대를 사랑함으로써 알아가는 나 자신의 모습,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수많은 감정, 결핍을 채워주면서 갖게 될 성장. 결국은 내 안의 그 부족함으로 이해 다시 찾게 되는 나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 사랑에 주어진 임무이자 사랑이 가진 힘이 아닐까.

 

결국 사랑이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너를 통하여 나를 알아가는 과정. 너와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까맣게 모르고 살았을 나의 오만과 편견, 네가 아니었으면 영원히 몰랐을 깨진 그릇같이 날카로운 질투와 분노, 너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발현되지 않았을 나의 허영심. 너는 나의 거울. 그러므로 사랑은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서정주의 ‘누님의 거울’이다. (346페이지 에필로그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을 더 잘하기 위해 저자가 차려놓은 밥상에 열심히 숟가락질과 젓가락질을 해야 할 것 같다. 더 맛있게 먹기 위해 꼭꼭 씹어야 함은 기본일 테지. 현실에서 마주하게 되는 우리 인생에서 연습을 불가능하다. 하지만 문학을 통해 만나게 되는 많은 인생과 사랑 앞에서 연습이라 불러도 좋을 배움은 가능하지 않을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도 그게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에 대해 조금은 배우고 시작할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하는 것. 문학에 담겨 오랫동안 이어져 온 그 사랑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만들어갈 사랑이 더욱 단단해지고 아름다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들려주는 것이라고...

n******i 2014.07.22.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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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속 다양한 사랑의 빛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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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바리부인을 읽으며 앞표지에 그려진 청순하고 매혹적인 엠마보다 뒷표지에 있는 플로베르의 초상화에서 더욱 강렬하게 보바리부인의 허영을 느끼곤 했다. 진정한 사랑을 끊임없이 찾는다면서 ‘허영’을 쫓고 곁에 있는 사랑을 외면하고야 하는 엠마의 이중성을 왜 그렇게 플로베르의 눈빛에서 찾으려 했는지 모르겠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법한 허영과 바램을 현실로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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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바리부인을 읽으며 앞표지에 그려진 청순하고 매혹적인 엠마보다 뒷표지에 있는 플로베르의 초상화에서 더욱 강렬하게 보바리부인의 허영을 느끼곤 했다. 진정한 사랑을 끊임없이 찾는다면서 허영을 쫓고 곁에 있는 사랑을 외면하고야 하는 엠마의 이중성을 왜 그렇게 플로베르의 눈빛에서 찾으려 했는지 모르겠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법한 허영과 바램을 현실로 불러들여 허둥대면서 한심하고 우스꽝스럽게 변모하는 여자, 뻔히 보이는 파국을 본인스스로만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엠마의 모습을 뛰어나게 표현한 사람이 남성작가라는 사실 때문이었을까.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고 여겨도 때로 자기를 사랑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미셸 쿠오스트의 시구가 떠올라서였을까.

   책에 담긴 서른네 가지 빛깔의 사랑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시 혼란에 빠진다. 과연 사랑이란 무엇인가. 내가 사랑이라고 알고 있는 사랑이 사랑이긴 한 걸까. 당신의 사랑은 어떤 빛깔이며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느냐고 책이 자꾸 묻는 것 같다. 작품을 분석하며 사랑이야기를 들려주는 지은이 역시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사랑은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의 딱딱한 껍데기 안에 말랑말랑한 동심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가르쳐주려는 천사의 눈짓인가. 그래서 나는 아직 참 괜찮은 인간임을 깨닫고, 내가 나의 주인임을 잊지 않도록 확인시켜주는 신의 프로그램인가. 힘들 때마다 꺼내어 되돌려 볼 수 있는 추억의 영화인가.”

   그러면서 잃어버린 사랑에 대응하는 문학작품속의 여러 방법 중에서 베르테르의 사랑에 주목한다. “미국의 위대한 개츠비는 돈을 많이 벌어서 애인을 빼앗을 계획을 세웠다. 이탈리아의 로미오는 둘이서 도망갈 방법을 궁리했고 영국의 히스클리프는 연인의 가정을 파괴하고 프랑스의 몬테 그리스토 백작은 상대를 파멸시켰다. 그리고 조선의 이몽룡은 과거에 급제해 권력을 쥐고 돌아온다. 그러나 독일의 젊은 베르테르는 자신의 이마에 권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복수, 파괴, 도피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한 여느 인물들과 달리, 베르테르는 상대를 지켜주었다는 것이 지은이의 해석이다. 하지만 자살로 생을 마감한 베르테르가 상대를 지켜주었을지언정 스스로를 파괴했고, 롯태의 입장에서 베르테르가 지켜주었다고 생각하기보다 더 큰 슬픔을 안겨준 것은 아닐까. 역시 사랑은 제각기 바라보고 해석하기 나름인 어려운 문제다.

   지은이는 사랑 때문에 죽을 것 같다가도 어느새 삶의 의욕을 불태우게 되고 세상에 사랑 따윈 없다고 부정하다가도 또다시 사랑이 세상의 전부인양 변덕을 부리게 만드는 사랑의 기묘함을 분석한다. 수많은 책 읽어주는 책의 틈바구니에서 사랑이야기를 모아놓은 [사랑의 역사]에는 너무 익숙해서 관심이 가지 않은 책들과 낯선 제목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책들이 고루 들어있었다. 역시 내용이 잘 알려져 있어 읽었다고 착각하는 책, 이미 읽어본 유명한 책들보다는 생소한 제목을 가진 책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지은이의 글이 훨씬 더 관심이 가고 재미가 있었다. 시대와 문화에 따라, 개인의 성향과 기질에 따라 드러나는 로맨스의 다양한 방식을 보여주는 [사랑의 역사]는 돋아나는 싹처럼 마음이 간질간질하고, 눈부신 햇빛에 유독 마음이 시린 계절인 봄에 잘 어울리는 책이다. 연애세포가 마구 샘솟는 청춘들에게, 사랑에 목마르거나 권태롭거나 괴로운 그 누구에게라도 재미있게 읽힐 듯싶은 책이지만, 제목에서 느껴지는 뜬금없음이나 진부함은 어쩔 수 없다.


 

r****g 2014.04.26.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