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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진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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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작가님의 작품과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던 길상 챌린지를 통해 세 번째로 만나게 된 《노을 진 들녘》은 노을의 짧은 아름다움 뒤에 찾아오는 공허함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했다. 송노인의 자랑이었던 외손자 영재와 외손녀 주실. 송노인 곁에 머물면서도 방학이면 내려오는 사촌 오빠 영재를 기다리던 주실, 시간이 흐르면서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이는 주실에게 끌림을 느끼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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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리 작가님의 작품과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던 길상 챌린지를 통해 세 번째로 만나게 된 《노을 진 들녘》은 노을의 짧은 아름다움 뒤에 찾아오는 공허함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했다. 송노인의 자랑이었던 외손자 영재와 외손녀 주실. 송노인 곁에 머물면서도 방학이면 내려오는 사촌 오빠 영재를 기다리던 주실, 시간이 흐르면서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이는 주실에게 끌림을 느끼게 된 영재는 하룻밤의 실수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장면은 문밖에서 성삼이 지켜보게 된다. 

 영재는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외면하려고 급하게 서울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머물고 있는 하숙집이나 취직하게 된 곳에 대한 정보를 어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는다. '도둑이 제발 저리듯' 이곳저곳 옮기는 그에게 친구들은 그의 성격을 나무라지만 영재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 하룻밤의 일로 주실은 임신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성삼과 애정 없는 결혼을 하고 성삼의 갖은 구박을 버티면서 하루하루 지내게 된다. 

 송노인이 주실의 멍을 보게 된 그날 밤, 주실에게 폭행을 가하는 장면을 보게 된 송노인은 자살을 하게 된다. 자살하기 전 성삼에게 어떠한 재산도 돌아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후였다. 성삼은 송노인의 그런 점마저도 화가 나 주실을 괴롭힌다. 한편 그런 모든 것들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괴로워하던 영재는 다른 사람과의 사랑 또한 쉽지 않다. 

'세상은 별것 아니라니까... 도처에서 냄새가 물씬물씬, 악덕, 패륜, 그러나 태양이 뜨면 근엄하게 얼굴을 단장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돌아가는 사건들 속에서 세상을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없는 마음. 그 마음은 영재의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하지만 저렇게 내뱉으면서도 주실의 임신과 결혼, 뜻하지 않는 장소에서 만난 아버지, 송노인의 자살까지. 예기치 않은 일들이 어쩌면 연결되어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시계태엽처럼 돌고 도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젖게 한다. 순박한 주실의 삶은 고통 속으로 치달아갔고, 주실을 그런 삶으로 가게 만들었던 영재는 외면하려고 했다. 책임질 수 없기에 외면하려 하는 마음도 이해가 가면서도 주실이 안타까웠다. 속물이 가득한 세상사에서 자연 속에서 피어있던 주실만이 자연 그대로의 순박함을 지닌듯해 보였다. 

 주실, 성삼, 영재. 이렇게 세 사람의 애정관계가 얽히고 얽힌 남녀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불행한 운명에 노인 인간들의 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한 《노을 진 들녘》이었다.



YES마니아 : 로얄 j***7 2024.11.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