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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충] 사회문제에 대한 작가의 경고, 거짓희망이 아닌 구체적 사회 안전망이 필요
"[공생충] 사회문제에 대한 작가의 경고, 거짓희망이 아닌 구체적 사회 안전망이 필요" 내용보기
[공생충 / 무라카미 류 / 양억관 / 이상북스]   제목 : [공생충] 사회문제에 대한 작가의 경고, 거짓희망이 아닌 구체적 사회 안전망이 필요    1.무라카미 류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자주 비교되는 일본의 대표적 작가다. 이름이 비슷한 것도 그렇지만, 비슷한 시기에 작품 활동을 시작한데다가 작품의 스케일과 스타일이 종종 비교 대상이 된다. 무라카미 류는 40년 가까이 작품을
"[공생충] 사회문제에 대한 작가의 경고, 거짓희망이 아닌 구체적 사회 안전망이 필요" 내용보기

[공생충 / 무라카미 류 / 양억관 / 이상북스]

 

제목 : [공생충] 사회문제에 대한 작가의 경고, 거짓희망이 아닌 구체적 사회 안전망이 필요 

 

1.
무라카미 류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자주 비교되는 일본의 대표적 작가다. 이름이 비슷한 것도 그렇지만, 비슷한 시기에 작품 활동을 시작한데다가 작품의 스케일과 스타일이 종종 비교 대상이 된다. 무라카미 류는 40년 가까이 작품을 쓰면서 나름대로 작가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일본 현대 문학의 한 쪽에 하루키를 놓는다면 다른 한 쪽엔 류가 위치한다. 두터운 독자층은 물론이고 매니아적 팬들도 많다.

 

무라카미 류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작가다. 그래서 그의 작품엔 시사성 이슈와 사회문제를 다룬 것이 많다. 지금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도 있지만, 앞으로 문제가 될 것 같은 이슈도 종종 다룬다. 작가가 늘 사회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소설 외에도 영화감독(그의 작품을 직접 영화로) 일도 하며, 비스니스 관련 글을 쓰고 시사문제를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현실을 외면하는 작가, 사회 문제에 눈 감는 작가를 생각할 수 있을까? 무라카미 류를 보면 문학인의 올바르고 정당한 사회 참여를 다시 보게 된다.

 

2.
<공생충>은 2000년에 발표가 된 작품이다. 작품 속에서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익명성에 의한 인터넷의 부정적 사용, 사회윤리에 어긋나는 집단, 묻지마 살인 등의 문제가 등장한다. 지금은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내용이지만 그 당시엔 섬뜩할만한 내용이다. 그래서 일부 독자들은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의 작품 전반에 걸쳐서 이런 비호감 소재가 등장하기 때문에 이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 꺼리는 사람 등 반응이 양분된다.

 

<공생충>과 더불어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타나토스>, <최후의 가족>이 ‘무라카미 류 셀렉션’이라는 기획으로 재출간되었다. 그의 작품 중에서 ‘셀렉션’할 정도로 그의 작품 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오래 전의 작품이 현재에 다시 조명 받는 것도 작가로서는 행복한 일이 되겠다.

 

3.
주인공 우에하라는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의 머릿기름 냄새 때문에 등교를 거부한다. 이유를 납득할 수 없는 가족은 우에하라를 정신병원과 관련 시설에도 보낸다. 그리고 우에하라는 지금 8년 째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고 있다. 우에하라는 컴퓨터에 흥미를 느끼게 되고, 주로 게임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우연히 넷(인터넷)에서 어느 사이트에 접속을 한다.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이 그곳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우에하라가 초등학교 3학년 때 할아버지가 암으로 병원에 입원한다. 같은 병실에 다른 두 명의 노인도 같이 누워 있는데, 모두 죽음을 앞에 둔, 약한 숨만 쉬는 환자들이었다. 그리고 우에하라는 이상한 것을 경험(상상, 환상, 환각)한다.

 

     처음에는 노인의 목에서 콧물 같은 것이 흘러나온 모양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놀라울 정도로 가느다란 회색 실 같은 생물이었고, - 콧구멍 밖으로 기어 나왔습니다. 벌레는 입술에 걸터앉는 듯하다가, - 노인의 몸에서 벗어나 내 손등으로 옮겨와 팔을 타고 재빨리 얼굴까지 기어 올라왔습니다. 벌레는 나의 코가 아니라 눈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왔습니다. - 29p.

 

죽어가는 사람의 몸에서 무언가 이상한 벌레가 나와서 자신의 몸으로 들어왔다. 자신은 그 벌레 때문에 자신의 이상 행동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일단 그 벌레의 존재가 궁금했다. 우에하라는 넷에서 알게 된 사이트에 그 부분을 물어보고,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답변을 받는다. 

 

     그 벌레에는 ‘공생충(共生蟲)’이라는 속칭이 붙어 있으며, 실재합니다. 1970년대 중반에 프랑스와 미국의 생물학자가 발표했는데, 무슨 영문인지 그 후 그 발표 자체가 모든 기록에서 지워져버렸습니다. 편모충 아니면 선형 편모충의 아종으로 추측되지만 자료는 없습니다. - 공생충의 배설물이 특수한 정신이상 발현 물질을 내포한다는 사적인 보고가 있는데 당신은 어떠신지요? 예를 들면, 명백한 폭력충동 또는 살인 충동 같은 것은 없는지요? - 34p.

 

우에하라는 ‘몸속에 공생충을 기르고 있는 선택된 인간은 신에게서 살인과 살육과 자살의 권리를 부여 받은 것(332p.)'이라 생각하며, 자신의 폭력 충동, 살인 충동을 정당화하고 또 대단한 특권이라 여긴다. 소설 속에서 우에하라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무차별 폭행을 저지르고 얼굴도 모르는 처음 만나는 사람을 살인하려고 한다. 그리고 넷에서 알게 된 사람들도 죽인다. 소설은 조금 끔찍한 면이 있다.

 

4.
소설 속 주인공의 상황은 매우 암울하다. 이럴 때 일수록 희망을 갈구하고 또 희망이 필요하다. ‘현대 사회는 희망을 필요로 한다. 희망은 부정적인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다(저자 후기).’ 주인공은 ‘공생충’을 희망으로 삼지만, ‘공생충’은 희망이 될 수 없다.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희망적인 미래를 생각할 수 없다.

 

저자는 후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회적인 희망이 반드시 필요한 시대가 끝났을지도 모른다. 사회가 마련해야 할 것은 틀에 박힌 희망이 아니라, 다양한 세이프 넷이 아닐까 싶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낡아빠진 희망이나 거짓 사회적 희망이 넘쳐난다.

 

일본이건 한국이건 각 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회 구성원들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제대로 현실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사회 안전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금은 추상적인 희망보다는 구체적인 사회안전망이 더 필요한 시대다.

o*****a 2014.09.18. 신고 공감 2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