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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지 얼마인데 아직 서울에 오지 못한 전봉준은 지금은 어디쯤 왔을까 ? 세상은 해가 떠도 밝아지는게 아닌지,오늘도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 끼어 죽은 19세 정비공의 미처 먹지 못한 컵라면과 생리대 살 돈이 없어 1주일을 결석한 어느 소녀의 이야기로 어둠이 짙어진다.
30여년전 어느날 그 날도 오늘처럼 세상은 온통 어둠으로 둘러쌓여 있을 때. 전봉준은 녹두알 같은 눈물을( 주 1) 흘리며 서울로 오고 있었다. 그래서 그 날은 세상이 조금은 밝아 보였다. 하지만,그가 흘린 녹두알 같은 눈물의 흔적조차 희미해져가며 , 그는 오직 않았다. 지금 젊음은 죽거나,시들기만 한다 . 활활 타버리는 재조차 되지 못하는 서글픔
그가 오면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울고 웃으며 ,한바탕 흐드러지게 놀 수 있으련만 그에게 서울길은 너무 멀고 힘든가보다 젊음의 혼돈과 고통의 시간조차도 삶의 자양분이 된다 믿을 수 있었던 30년 전에는 이런 꿈이라도 있었다.
겨우, 공중에 뜬 거미집 같은 15평이라도 우리가 한세상 이루기 위하여 살아간다 생각하면,숨쉬기 시작하는 저 싱싱한 옷장과 밥그릇들과 더불어 나는 힘좋은 신랑이 되고 싶어진다 . " 신혼일기" 중에서 - p.56
주 1)"녹두알 같은 눈물 "- [ 서울로 가는 전봉준] 중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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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높고 쓸쓸한', '바닷가 우체국' 등으로 잘 알려진 안도현 시인의 첫번째 시집이다. 이 시집은 문학동네 포에지 시리즈 중의 한권이다. 포에지 시리즈는 시력있는 시인들의 이미 절판된 시집을 재출간하는 것으로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 김용택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인들의 절판들을 출판했다.
이 시집에는 안도현 시인의 20대에 쓴 시들이 모아져있다. 시인은 그의 나이가 더해져감에 따라 언어도 성숙해지고 아름다워진다. 그러나 젊을 때의 시는 물론 기교나 언어의 완숙함은 없지만 광활한 포부가 있고 희망이 있다. 또한 그 포부와 희망이 나이가 더해져감에 따라 시 속에 녹아나는 것이다.
이 책에는 바로 시인의 포부와 희망이 있으며 젊은 시절의 풍부한 상상이 들어있다. 안도현 시인의 풋내나는 시절로 돌아가보자. 우리도 한 십년은 젊어질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눈 오는 날 멀고 험한 저승길이거든 아버지 눈발로 훌쩍 뛰어내려 이 세상에 오셔요 제가 땅에 강물이 되어 엎드리지요 열아홉 숫처녀 어머니도 문간에 홀로 서서 바라보시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