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6은 '소중한 것일수록 맛있게'라는 타이틀로 다섯 권의 책으로 이루어져있다. 그 중 한 권인 이 책은 오 헨리의 단편집이다. 오 헨리는 마흔여덟 살의 나이로 사망하기까지 381편의 단편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 많은 작품 수에 놀랐다. <마지막 잎새>,<크리스마스 선물> 대표작과 함께 식욕을 돋우는 음식이 등장하는 단편 18편. 두 작품 외에는 전부 처음 만나는 작품이었다. 음식을 둘러싼 여러가지 상황, 음식이 가지는 의미들을 찾는 재미가 있었다. <마녀의 빵>은 타인에 대한 호의가 쓸데없는 오지랍이 되어버릴 수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었다. 나도 필요 이상으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보였던 적은 없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정확한 상황이 파악되지 않으면 함부로 나서지 않는 걸로. <물레방아가 있는 교회>는 해피엔딩이 점쳐지는 작품이었다. 너무 식상한 전개라는 느낌도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피엔딩이어서 맘이 놓였다. <아르카디아의 단기 투숙객들>에서는 일주일 간의 호사를 위해서 투자를 하는 주인공들이 멋있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흐뭇한 결말을 만들어냈다. <식탁 위의 큐피드>에서는 관점을 바꾸어 보는 것이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그 과정이 좀 험난하긴 했지만. <녹색의 문>에서는 마법인가 했었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었던 한 남자에 의한 착각으로 일어난 일이었지만, 불쌍한 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따뜻한 맘의 소유자를 만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자기가 속한 사회에 맞추기 위해서 고군분투했던 사람이 허울을 벗어던졌을 때, 본연의 모습을 더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음을 <도시의 패배>에서는 만날 수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아픈 맘을 떠오르게 하는 팬케이크, 사랑하는 이를 위해 이리 저리 쫒아다녔음에도 씁쓸함을 안겨 준 과일 복숭아에 대한 이야기는 작은 미소를 짓게했다. 오 헨리는 지나치게 우연에 의존한다는 비판, 억지스럽게 보이는 과도한 반전이라는 비평을 받았다고 한다. 사실, 추리소설에서는 이런 장면들이 등장하면 긴장감이 떨어져 흥미를 잃게되는데, 오 헨리의 단편들에서는 그런 우연, 반전이 만들어내는 따뜻함이 오히려 좋았다. <마지막 잎새>와 <크리스마스 선물>로만 기억되고 있던 오 헨리였다. 이젠 다른 작품들로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
|
"다양한 이유로 천진난만함이나 쾌활함처럼 다른 아이들이 지닌 행복의 많은 부분을 잃어버린 아이답지 않은 아이가 진정으로 아이다운 아이로서 무아지경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니 움츠러들기만 하던 우울한 내가 태양 빛 아래서 얻을 수 있는 자연에 대한 아이다운 지식을 쌓게 되었고 형이 그토록 비난했던 나의 타고난 성질을 더욱 복돋아 키워서 훗날 나라는 사람을 형성하게 되었으니 쇼린지 경내는 이런저런 점에서 나에게 의미가 특별했다"/179쪽
우연히 접하게 된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시리즈가 마음에 들어 야곰야곰 읽고 있다. 시즌 6의 주제는 '소중한 것일수록 맛있게'다. 워낙 먹는 걸 좋아해서,음식과 추억을 연결지어 생각하는 것도 좋아한다. 해서 이번 주제도 차례로 읽어볼 생각이었는데, <은수저>를 고른 건 소세키의 극찬이 있었다는 말과, 나카 간스케의 첫 작품이란 설명이 읽고 싶게 한 이유가 되었다.작가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이, 책을 펼치고 읽다가..처음부터 놀랐다. 문체에 느껴지는 기분 탓에 당연히 화자가 당연히 여성일거라 생각했던 거다. 은수저에 대한 추억이 시작되는 부분에서..그만(편견을 거둬 내기란 쉽지 않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화자는 은수저를 보면서 어릴적 시간 여행을 떠난다. 자신에게 애틋했던 이모에 관한 이야기..그리고 추억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계사탕에 관한 추억, 책상에 관한 이야기, 축제,그리고 친구가 생기게 되면서,이모의 관심에서 점점 친구들의 세계로 성장하게 된다. 이모 울타리에서 벗어나기를 두려워 했던 소년. 이모가 모든 걸 다해줄 거라 생각했는데..소년은 점점 자신의 생각을 갖게 된다...놀라운 건 어릴적 시간부터 청년으로 커가는 시간의 출발점을 은수저 하나로 시작해서 끝임없이 이야기가 만들어졌다는 거다. 에세이같은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잔잔하면서 애틋하고,그러면서 웃음도 나고..언젠가 기억을 잘하는 사람들은 기억에 감정을 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냥 이모를 떠올렸다면 저렇게 많은 추억들이 방울방울 떠올랐을까..은수저에 얽힌 이야기로 인해 이모와의 추억들이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로..다시 형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과 마주하게 된 이야기였다. 인생은 스스로 알아가는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된 건 무튼 성장하고 나서였겠지만..그렇게 될 수 있었던 자양분은 아주 오래전 부터 차곡차곡 앃인 덕분일터. 은수저 덕분에 잊고있었을지도 모를 이모를 떠올리게 된 건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꼬리에 꼬리를 물고 추억에피소드를 쏟아내는 구성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은수저 만큼은 아니지만 형과의 에피소드도 기억에 남는건..시간이 흐르면서 어린이에서 조금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단계를 엿볼수 있어서였던 것 같다. 어느 순간 <민들레 와인>이 떠오른 것도 기쁜일이었고, 소세키 선생과의 인연에 대한 짧은 글도 흥미로웠다.. 나는 고양이..가 재미없었다는 고백에 웃음이.
나는 이제 더는 두렵지 않았다. 얼마 전부터 거듭 깊이 생각한 바가 있었다. "형" 나는 뒤에서 조용히 형을 불렀다 "형은 물고기를 잡는데 왜 나는 돌을 주우면 안돼? 형은 "건방진 소리 하지 마" 하고 성질을 냈다. /168쪽
#첫작품 |
|
휴머니스트에서 기획한 세계문학시리즈가 점점 마음에 든다. 처음에는 '주제'를 정한 이야기라 선뜻 손이 가질 않았는데,'할머니라는 세계' 덕분에 소세키의 <도련님>을 새로운 시선으로 읽어볼 기회가 생겼고, 미처 몰랐던 작가들의 글이 흥미로웠다. 벌써 시즌6으로 접어든 주제는 '음식'이다.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은수저>와 <치즈> 흥미롭게 읽고 나서야 오 헨리의 <식탁 위의 봄날>을 읽게 되었다.
앞서 읽은 두 편과 달리 오 헨리의 작품은 18편이 수록된 단편모음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잎새>와 <크리스마스 선물>말고는 모두 처음 만나는 작품이다. 단편의 타이틀로 해도 될 만큼 강렬했던 '마녀의 빵'을 시작으로 저마다 재미나게 읽혀서 어느 작품을 최고로 꼽아야 하나 힘들었다. 오히려 조금 덜 재미나게 읽혀진 작품을 고르는 것이 수월했다.(두 편 정도가 아쉬웠다). 선의라고 생각했던 기준이 오히려 그렇지 못할 경우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식탁 위의 큐피드'는 그런 점에서 누군가를 이해하기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비교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었다. 빵집 여인이 손님을 자신의 시선으로만 이해했던 것처럼 큐피드의 그녀도 상대를 이해하지 못했다. 차이는, 경험을 통해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거다. 빵집여인도 이후에는 함부로 선의를 베풀지 않게 되지 않았을까...큐피드 속 남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내가 말했듯이 가끔씩은 보는 관점을 좀 바꾸어줄 필요가 있어"/240쪽 오 헨리는 단편을 많이 쓴 작가로 유명하다고 했다. 단편이 매력적이란 이유만 있었던 건 아니라는 사실은 좀 서글펐지만, 덕분에 독자는 즐거움을 얻었다. 수많은 작품 가운데, 18편이 '음식'이란 주제로 엮인 이유를 찾아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서로 다른 이야기인데...문득, 음식이란 것이 언제나 맛있는 것에 대해, 황홀한 것을 이야기 할 때만 등장하지 않는 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배신의 기억으로 가득한 팬케익을 먹지 않게 된 '피미엔타 팬케이크'를 읽으면서 웃음이 났다.사랑의 아이콘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비굴한 순간에도, 굴욕의 순간에도 어김없이 음식은 이야기의 재미난 재료가 되주었다.누군가를 위해 음식 찾기에 열정을 드러내기도 한다.그러나 그 마음을 몰라주는 순간..이 찾아올때의 아이러니란. '마녀의 빵'을 재미나게 읽어서 타이틀로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식탁 위의 봄날'을 타이틀로 한 이유를 알았다. 음익에 대한 묘사도 매력적이었고, 계절을 음식으로 비유하는 장면도 좋았다. 결론이 조금은 작위적이란 생각을 하면서도 기꺼이 해피앤딩에 수긍할 수 있었다.이런 느낌은 읽는 작품에서 매번 느끼게 된 점인데...바로 그 점이 비평가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도 알았고..그럼에도 대중적으로 여전히 인기가 있음도 알았다.(그럼에도불구하고 좋아한 이유가 통했다고 해야 할까..)
"오 헨리는 대중적 인기에 비해 비평 면에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그의 단편은 소설의 전개가 지나치게 우연에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하지만 이러한 비판조차 오 헨리의 소설이 가진 특유의 매력을 떨어트리지는 못한다"/284쪽(역자후기) '우연'이 작위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매력적이라 생각한 이유는,오 헨리의 매력을 느끼며 읽었다는 뜻일게다. 우울할 때 오 헨리를 읽는다는.. 오 헨리의 전기 작가 말은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라 생각했다.^^ |
| 단편은 많이 읽지 않는 편인데 오 헨리의 단편은 워낙 유명해서 읽어보려고 구입했는데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요즘처럼 선선한 날씨에 잘 어울리는 단편집입니다 매일 한 편씩 야금야금 읽었는데 다 읽어버리니까 너무 아쉬웠습니다 주변에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
|
나카 간스케의 자전적 소설 '은수저'는 어린 시절의 순수한 감정을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다. 섬세하고 서정적인 문장들은 잃어버린 유년 시절의 따스한 추억을 되살리며, 독자에게 깊은 감동과 잔잔한 여운을 선사한다. 어른이 된 화자가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가 풋풋하면서도 쓸쓸하게 다가오는 명작이다. |
|
식탁 위의 봄날 도서 구매했어요 :) 평소 오 헨리 작가님의 마지막 잎새, 마녀의 빵, 크리스마스 선물 등의 작품을 좋아해서 단편집이라길래 예전부터 구매해 보고 싶었던걸, 이제서야 구매해서 읽어보네요ㅎㅎ 단편집이라 부담 없이 쉬엄쉬엄 틈틈이 읽기 좋은 책이라 좋은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