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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시집...(말 그대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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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몽상가였다. 그렇다고 해서 매일 몽상에만 잠겼다는 것은 아니고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할 때 자주 몽상을 하곤 했었다. 또 그렇다고 해서 대단한 몽상을 했던 것도 아니고 시덥잖은 공상 이루어질 수 없는 꿈같은 것들을 현실과 결부 시켜 공상을 하곤 했던 것이다. 헌데 이 시집을 읽어 가면서 나는 나의 시덥잖았던 몽상을 긍정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나의 몽상이 얼마나 초라했
"환상적인 시집...(말 그대로 이다)" 내용보기
나는 몽상가였다. 그렇다고 해서 매일 몽상에만 잠겼다는 것은 아니고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할 때 자주 몽상을 하곤 했었다. 또 그렇다고 해서 대단한 몽상을 했던 것도 아니고 시덥잖은 공상 이루어질 수 없는 꿈같은 것들을 현실과 결부 시켜 공상을 하곤 했던 것이다. 헌데 이 시집을 읽어 가면서 나는 나의 시덥잖았던 몽상을 긍정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나의 몽상이 얼마나 초라했는지를 남진우의 시를 읽으면서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남진우, 그 또한 몽상가였다. 그러나 매우 매우 ‘굉장하고 대단한’ 몽상가였다. 몽상이면서 그 몽상을 몽상에 그치지 않게 하고 독자의 내면에 파문을 일으키고 또 스스로 스르르 사라져가는 그의 시는 마치 한여름 밤의 아름다운 꿈처럼 덧없으면서 소중하다. 그래서 굉장하다. 그래서 대단하다. <로트레아몽 백작의 방황과 좌절에 관한 일곱 개의 노트 혹은 절망연습> 이 긴 제목의 시는 제목부터가 나를 압도했다. 일단 로트레아몽이라는 사람을 모른다는 것에 대한 무지의 두려움과 이것 저것 수식해 놓은 그럴 듯한 어휘들이 나를 공포에 빠뜨렸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들은 기우였다. 사전지식 없이도 그의 시는 쭉 읽어나갈 수 있었다. 시를 읽어나가면서 로트레아몽이란 작자의 대강의 지식 같은 것도 생기는 것 같았고 시의 몽상적인 분위기에 나도 취해 그저 시를 읽어 나갈 수 있었다. 무언가 분석을 해야할 것 같았지만 그것은 이 시가 독자에게 바라는 바가 아니고 또 실례되는 일 같았다. 이상과 분명 다른 시였지만 나는 내가 이상의 작품을 감상할 때와 똑같이 이 작품을 감상했다. 괜히 분석하려 했다간 시의 의의를 떨어뜨릴 것 같아서였다. 시는 독자에게 주어지면 이미 작가의 것이 아니다. 시를 분석하거나 말거나 그것은 시를 쥔 독자의 몫이다. 그래서 나는 앞에서 말한 그런 방법이 이 시를 감상하기에 옳은 방법이라 생각해 행한 것이다. 여러 풍경들과 다짐들이 내 머리 속을 휘젓다 서서히 사라져간다.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금 화자의 다짐이 내 머릿속을 떠돈다. 계속된 순환이다. 살아야 겠다는 그말. 왠지 나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진우의 시는 같은 ‘시운동’의 동인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류시화와 닮은 구석이 많다. 표면적으로는 현실과 유리된 시 같으면서도 시를 읽고 곰곰이 생각해 보면 현실에 대입하여 많은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는 무수한 추측을 할 수 있는 시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깊고 둥글고 어두운>은 내게 이 생각을 더욱 강화시켜준 작품이 되었다. 이 시는 시각적 이미지화가 탁월하다. 마치 한편의 판타지 소설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이 시는 맨 처음에는 내게 으스스한 기분만을 줄 뿐 그 어떤 생각도 불러일으키지 못했으나, 거듭 읽어보니 뚜렷한 상징체계는 발견할 수 없었으나, 시대와 억지로 연관을 시키려고 보니 어느 정도 그 시대의 분위기와 일맥상통하는 시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 또한 하나의 독자로서 느낀 것일 뿐 작자의 의도는 알 길이 없다. 알 수도 없고 알아서도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이사의 시처럼 본능적으로 작자의 의도가 궁금해지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몽상적인 시대는 지났다며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자고 시작하는 <몽상가>는 결국엔 몽상으로 끝나고 만다. 어떻게 보면 독자를 기만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이 위대한 몽상가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자고 할 때부터 의심이 들었기 때문에 마침내 몽상으로 시의 끝을 맺어도 그다지 충격적이진 않았다. 다만 화자는 ‘몽상적’이라는 틀 안에 자신의 몽상을 가두기를 거부한다. 자신의 몽상은 세간의 사람들이 비웃는 몽상보다는 더욱 귀중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닷가 작은 마을>은 제목과 목가적인 시의 내용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여느 때와 같이 시적 이미지 형상화는 잘 되어있고 평화적인 작은 마을의 분위기를 굉장히 잘 표현하였다. 하지만 ‘이런 마을은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화된 마을이 아닐지?’라고 생각하게도 한 시였다. 남진우 시의 장점과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시가 이 시라고 생각하면 과장일까?
y*****o 2005.11.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