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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의 인터뷰가 재미있겠나', '홍준표 씨 에세이집을 읽어봤으니까, 별 다른 내용이 있겠어'. 책을 읽기 전에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틀렸다. 총 263페이지로 구성된 책을 읽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책은 재미있고, 특별하고, 매력적이었다. <김주완이 만난 열두 명의 고집 인생>은 사람냄새가 있는 책이다. 강기갑 전 국회의원, 강민아 진주시의원,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 고영진 경남도교육감,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박완수 전 창원시장, 송정문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대표, 이재욱 노키아티엠씨 명예회장, 조순자 가곡전수관 관장, 최충경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경남을 대표하거나 경남과 관련된 인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경남'이 공통되지만, 그들의 사람냄새는 서로 다른 향을 갖고 있다. 인터뷰 구성도 마찬가지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인물의 이야기는 일면 비슷한 구성처럼 보인다. 하지만 똑같이 생긴 일란성 쌍둥이라도 살아가는 모습은 달라진다. 책은 "유명하기에 오히려 잘 몰랐던 그들의 인생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설명처럼 열두 가지 전혀 다른 '스토리'를 갖고 있다. 책 속 12명의 인터뷰이는 누구도 으스대지 않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농민과 장애인, 여성과 지역민을 위한 희생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고생 많던 어린 시절도 부끄러워 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직함은 단지 부가적인 요소일 뿐, 특별하면서 또한 평범한 '사람'의 인생을 이야기 한다. 반면 자신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전할 때는 거침없다. 함경도 북촌 출신 이재욱 씨는 경남 사람의 지역 사랑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국악 전승자를 찾는 조순자 씨는 가곡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소신있게 말한다. 박완수 씨는 창원시장으로 10년을 보냈다. 창원시민인 나와 10년을 함께 한 것이다. 인터넷에 박완수를 검색하면 '스토리'없는 요약된 생애만 나온다. 나는 박완수 씨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알지 못했다. 책을 통해 내가 몰랐던 '인간 박완수'를 만날 수 있었다. 결혼과 자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박완수 씨는 창원시장이 아니었다. 매일 손자 자랑하는 우리 옆집 아저씨 같았다. 홍준표 씨의 에세이집 <홍검사 당신 지금 실수하는 거요>는 '과거'의 이야기다. <김주완이 만난 열두 명의 고집 인생>에는 '현재'의 홍준표가 있다. 도정에 대한 생각, 정치에 대한 그의 입장은 에세이집에는 없는, 이 책에만 있는 특별한 이야기다. 노키아티엠씨는 사라졌지만, 노키아티엠씨의 '사람'은 잊지 못할것 같다. "제가 마산에 와서 성공했잖아요. 돈도 명예도 모든 걸 여기서 얻었거든요. 그래서 여기서 열심히 장학재단을 만들고 지원을 하는 거죠."라 말하는 노키아티엠씨 명예회장 이재욱 씨를 보면서, 나는 지역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 내가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 자문했다. 이외에도 국회의원에서 다시 농부로 돌아간 강기갑 씨, 민중가요를 좋아하는 강민아 씨, 도전과 성공 말고는 관심이 없는 강병중 씨, 등산이 건강의 원천이라는 고영진 씨, 레슬링 선수 출신 김오영 씨, 고교 시절 '날라리'였다는 박영빈 씨, 영화 '오아시스'를 비판하는 글을 썼던 송정문 씨, 요리 학원 다니는 최충경 씨를 소개한다. 열두 명의 특별하면서 일상적인 이야기는 지루하지 않다. 마치 각기 다른 장르의 영화를 보는 듯한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나는 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여행을 많이 다녔다.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과 입이 즐거운 먹거리는 어른이 된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해가 저물고 밤이 찾아오면 저마다의 집에 켜지는 불빛이었다. 나는 불빛 마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을 '이야기'를 상상하는게 즐거웠다. 나에게 <김주완이 만난 열두 명의 고집 인생>은 이야기를 담은 '불빛'같은 즐거운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