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로는 시집을 넘기다가 어려운 시어와 복잡한 구성으로 더욱 머리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시집은 비교적 쉽고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교감하며 쉽게 공감하게 된다. 이런 구성으로 인해서 더욱 차분하게 시를 읽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는데 도움이 된다. 시재 역시 비교적 우리 일상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또, 이런 요소들이 시인이 꿈꾼 글쓰는 사람에 대한 고민을 우리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해준다. 그리고 우리 역시 글쓰는 사람을 꿈꿀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가 되어 내린다>는 감정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전달해준다. 어찌보면 감정의 결핍을 느끼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정말 필요한 시집이 아닐까 싶다. 마음의 갈증을 해소해줄 단비 같은 시집이다. 혼자 읽고 간직하는 것도 좋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해줘서 갈증 해소를 함께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024년에는 조금 더 많은 시집을 가까이 하고자 목표하고 있다. 그 시작이 이런 좋은 시집이라서 무척이나 기뻤다. 앞으로 더욱 좋은 시집과 함께 마음을 채워 줄 수 있는 2024년 되기를 바라며 마무리한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
시집 제목이 너무 예뻤고, 난 처음에 시인이 여자인가?라는 생각도 들었고, 시집을 읽는 내내 몇 번이나 지은이를 확인했습니다. 여성이 쓴 시집처럼 표현이 예쁘고, 너무 편안하게 다가오는 시가 많습니다. 시라고 하면 어떤 이는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읽다 보면 너무 쉽고 편하게 시를 쓴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그래서 더 편안하게 느껴지고, 표현들이 너무 좋고 공감이 많이 되는 시집이었습니다. 나보다는 너를 더 생각하고 자신보다는 상대방을 더 배려 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시가 많아서 더 행복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고, 딱 내 마음 같았습니다. 이런 마음을 표지마다 예쁘게 시를 실어 놓았고, 그리고 시만 있는 것이 아닌 그림까지 감성을 더하고 있어서 더 애착이 가는 시집입니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듯, 도서를 읽다 보면 저자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유형준 시인님의 마음은 너무 정도 많고 따뜻할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순수하고 꾸밈없는 시가 더 공감도 되고 와닿는 게 많습니다. 우리의 일상 속의 느낌을 이 시집 한 권에 담아서 이런 마음, 저런 마음을 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표현이 간결하고 쉬워서 더 좋고, 어쩌면 이런 표현도 능력이겠죠? 그냥 때묻지 않는 순수한 저자의 마음을 많이 배우게 되었고, 굳이 강조하지 않고 세게 어필하지 않아도, 그냥 봄날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소리 없이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것 같은 시가 많아서 좋았습니다. |
|
겨울이고 새해이고 주말이고 시집은 언제라도 좋지만, 지금은 더 좋다. 시가 아주 빼곡해서 목차를 보며 놀랐다. 소나기나 함박눈이 내리는 풍경 같다고도 생각했다. 시가 되어 내리는 것이 무엇일지 궁금해 하며 시 속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나는 그럴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그럴 수 있는 세상]
‘그럴’ 대신 써넣을 수 있는 것들을 오래 생각해본다. 애틋하고 애절하고 약하고 큰 말들, 꿈들, 희망들, 상식들. 내가 사는 여기가 어딘지 한순간 눈앞이 깜깜해지던 소식을 듣고, 할 말은 많지만 내내 참는 중이다.
나를 위한다는 말은 누굴 위한다는 것인가
(...)
할 수 있다는 말은 누굴 위한 것인가
[누굴 위한 것인가]
‘위한다’는 말에 대해 낯설어하며 생각해본다. 그 목적성은 어디를 향하는 것이었는지. 사랑이라기엔 너무 무겁다. 변명과 원망처럼도 들린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적지 않은 새해기를 바라는 중.
어제가 오늘이 되고 오늘은 내일이 되고
[제한할 수 없는 것]
내가 아는 시간의 방향과 달라서 잠시 멈춤한 시. 가만 생각해보니 이 방향도 맞다. 영화 <컨텍트>에서처럼 시간을 느끼고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고 싶다. 모든 것을 다 알고도 하는 선택이 진짜가 아닐까 하는 생각.
저는 여기 없습니다 (...) 제 생각도 여기 없습니다 (...) 나의 의지도 여기 없습니다 (...) 이곳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그저 지나갑니다.
[여기 없습니다]
경사보다 조사가 많은 나이라서, 죽음도 삶도 자주 확연하게 절감하고 만다. 본질에 너무 가까우면 일상을 사는 일이 버거워진다. 연말연시 긴 연휴와 바쁜 일정과 시시한 체력에도 불구하고 학전의 마지막 공연을 본 것은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애도와 존경 때문이었을까.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 (...)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
알지만 아는 대로 살지 못하니 그런 현실을 슬그머니 외면한다. 하다 보면 점점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고, 그렇게 사는 방식이 삶이 되고, 함께 사는 세상이 되고, 그 결과가 지금, 여기, 현재라고 생각하니 부끄러움이 거대하다.
끼리끼리 축하하고 끼리끼리 축배를 들고 있다
끼리가 없는 사람은 넘어졌지만 끼리끼리 세상은 눈길도 주지 않는다
[끼리끼리]
인간은 끼리끼리가 되면 최악으로 시시해진다. 시시해진 인간들이 벌이는 무도하고 잔인하고 무지한 짓들은 세상을 시시하게 만든다. 새해가 되자마자 희망이 뚝 끊기듯 들리는 갖가지 소식들.
사람은 사람으로 병들어 간다 (...) 사람은 사람으로 병들어 간다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은 사람으로 병들고, 사람 아닌 존재들도 사람으로 병들고. 사람은 지구 역사에서 어떤 존재였나 생각해보는 것도 지치고, 그럼에도 태어나 살아볼 수 있어서 벅찬 짧은 시간이다.
내 눈 위로 꽃비가 내린다
(...)
얼어붙은 노여움을 녹여 내린다
[내린다]
‘내리는’ 것들이 시집 속에 문득 등장한다. 몇 개인가 세다가 무의미해서 그만 두었다. 내리고 흐르는 것들이 모두 시가 되어 다시 내린다. 겨울눈을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네가 없는 일상보다 네가 있는 꿈에 갇히고 싶다
(...)
의미 없는 일상보다 네가 있는 꿈에 갇히고 싶다
나의 꿈은 꿈속에서 이루어진다
[꿈에 갇혀]
꿈이 있어 불행하다는 고백을 들었다. 꿈이 없어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면 꿈과 함께 불행한 것이 낫다는 생각을 했다. 온통 절망할 것 투성이라도 새해라는 핑계로 꿈을 꾸고 희망하고 애써 보는 거지. 이렇게 시집도 펼쳐 보는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