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하, 송영, 서영은, 김채원 네 작가가 암만, 이라크, 이스탄불, 아테네, 로마, 마드리드, 그라나다, 파리의 지중해 연안 도시들을 여행하고 공동으로 낸 산문집입니다. 같은 여행을 한 네 사람의 글이 같이 묶여서 나온거지요. 네 사람 다 문단의 중진이라는 건 압니다만, 솔직히 말해서 글 내용은 전혀 인상적이지 못합니다. 이 책이 나온 10여년 전에는 남들이 많이 안가는 지중해 쪽을 여행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런 책이 나올 정도인가?하고 잠시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였는데, 생각해보니 해외여행 자율화시대 이전도 아니고, 94년만 해도 지중해 기행 자체가 화제거리가 될 정도는 아니었는데요. 책 내용을 봐서는 다녀와서 쓸 글의 인세조로 받은 돈으로 여행비용의 일부를 충당했던 것 같고, 좀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 여행에세이들은 작가들이 쓰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빚 갚는 느낌으로 쓴게 아닌가 싶을 만큼 싱겁습니다. 대부분의 글들은 지인과 가족들에게 쓰는 편지 형태로 되어 있는데, 그야말로 나와 전혀 상관없는 남의 편지를 훔쳐보는 느낌이랄까..한참 읽다보면 내가 이걸 왜 읽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인들의 편지꽂이에 꽂혀있으면 좋았을 글들이 굳이 책으로 나왔어야 했을까 싶습니다. "사막..그리고 지중해에 바친다"라는 제목이 참 인상적이어서 이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혹평만 하게 되어서 아쉽네요. 기행문이라는 쟝르를 아주 좋아하면서도 가끔 그 한계성을 느끼곤 하는데, 이 책은 오히려 제대로 된 기행문도 아니라서 더 유감스러웠던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