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넘쳐 범람하는 소설.
그러다 그 사랑이 끝났을 때,
사랑이 존재함과 존재하지 않음의 간극을 이기지 못해
한없이 쓸쓸하게 하는 소설.
충만과 공허가 모두 감정이라면...
감정의 팽창으로 두근거리는 것이 익숙한 F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이 책에서 나를 충만하게 했던 것들.
1. 위스키를 촉각할 수 있는 문장.
p.89
맨 처음 마신 건 약간의 알코올 냄새와 함께 버번 캐스크 특유의 아세톤 향이 났다. 하지만 아세톤 뚜껑을 열었을 때 코를 쑤시듯 들어오는 향이 아니라 약간의 레몬 향이 더해진, 인공적이면서 관능적인 향이었다. 이를테면 레몬을 까고 난 빨간 매니큐어 바른 손톱이나 초록색 라임을 짓이긴 진홍색 에나멜 하이힐 같았다.
위스키를 손으로 만지는 느낌.
손끝으로 스민 위스키가 모든 감각을 깨우는 것 같은 표현.
술을 못 마시는 것이 이렇게 억울할 줄이야...
2. 삶을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
p.137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면 모든 게 쉽고 가벼워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건 하나도 없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문제들은 어렵고 복잡해졌다. 가진 것도 지킬 것도 적은,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가 늘 더 쉽고 더 가벼웠다.
p.499
인생이란 희극도 비극도 아니고 촌극이라는 걸. 짤막짤막한, 아무 의미도 깊이도 없고 그저 지푸라기 잡듯 지폐를 붙잡아 보려 서로 밀치고 깨물고 할퀴고 때리는, 도대체 왜들 그렇게 천박하고 구질구질하게 사느냐는 말밖에 안 나오는 촌극
p.619
당연한 일들은 실은 당연해 보일 뿐 조금도 당연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살고 살아야 하는 것이 삶이고 그렇게 살아가는 곳이 세상이었다.
삶도, 세상도 그래서 혼란스럽고 불안했다. 아무것도 당연하지 않지만 당연한 듯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사는 건 힘들고 괴로운 것일 수밖에 없었다.
연애소설이라고만 생각하기에는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아..
곳곳에 밑줄을 치게 된다.
당연하지 않지만 당연하게 사는 오늘이라...
3. 결국 이 책은 사랑.
p.7
이별이 현실의 포도송이라면 이별의 기억이란 그걸로 담근 와인이고 이별 노래란 그 와인을 증류한 브랜다, 코냑 같은거죠.
p.121
사랑할 수 있는 때도 사랑할 수 있는 대상도 늘 있는 게 아닌 걸, 사랑은 끝나면, 그냥 끝나, 뭔가가 죽어 버리는 것처럼. 다시 한다고 해도 예전같이, 그 열기와 진동으로 사랑할 수는 없지. 깨진 그릇 이어 붙인 것처럼 늘 자국이 남고 그건 사라지지 않아. 못 본 척할 수 있을 뿐, 언젠가 다시 충격을 받으면 균열은 늘 거기에서 시작해. 그걸 조금씩 조금씩 알아 간 거야. 정말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질 때처럼.
p.161
감정이라는 건, 마음이라는 건 왜 한 겹이기만 하질 않을까. 왜 좋은 건 좋기만 하지 않고 싫은 건 싫기만 하지가 않을까.
p.180
사랑이란 어쩔 수 없이 그랬다. 분명하고 열렬하지만 그만큼이나 선별적이고 차별적이다. 사랑은 늘 오려 낸 것처럼 선명하니까. 사랑한다와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은 나뭇잎점의 이파리들처럼 똑같아 보이지만 실은 삶과 죽음만큼 전혀 다른 상태, 다른 무게니까.
40대에 이렇게 미치게 사랑할 수 있을 줄이야.
나의 40대가 갑자기 기대로 물들어가는데.. 이를 어쩐다..
이 책을 감정을 모두 빼고 본다면.
그저 클리셰 가득한 막장 드라마에 걸맞을 뿐이다.
그런데 감성 충만! 진하고 긴 문장이 이 책을 살렸다.
긴 문장이 충만하게 하고 그 문장이 끝났을 때 공허해졌다.
덧) 곧 일주일 휴가. 이런 날을 보내고 싶구나.
p.158
이렇게 날씨 좋은 날이면 선선한 잔디에 누워 책을 읽었다고. 텀블러에 채워 온 위스키를 홀짝이면서. 그러다가 노곤해지면 얼굴에 책을 덮고 눈을 붙였다.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뜨듯해진 뺨에 닿던 서늘한 책장의 감촉, 날숨의 위스키 향에 섞여 든 종이 내음, 얇은 옷감 사이로 살갗을 간질거리던 햇살의 가느다란 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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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연애소설이라고 가볍게 생각했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위스키처럼 책을 읽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어지는 감정과 이야기 속으로 나도 모르게 자동으로 빨려들어간다. 주인공들의 성격과 사상과 사랑에 대한 철학적의미들 그리고 삶과 여러 감정들 이 모든게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왔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처음으로 접한 이혁진의 소설이지만 22년 인생을 살며 읽은 수많은 책들 증 단연 최고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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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관계 로맨스인데 제목이 왜 광인일까 하면서 보다가 점점 빨려 들어가서 읽었네요. 흡입력이 뛰어나서 페이지수가 꽤 되는데도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이혁직 작가님 사랑의 이해도 잘 보았는데, 이 책도 잘 맞았어요:) 세 사람 모두에게 감정이입이 되면서 끝에 가서는 참 허탈하기도 하고 그랬네요... 결국 광인이 될 수밖에,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결말이ㅠㅠ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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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연애 소설이라공하기엔 주인공들의 극도로 사변적이네요. 사변의 극한으로 달리다 보면 제목에도 공감이 갑니다. 공감되는 부분도 있지만 글이 너무 길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인물들의 생각따라 산책하는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산책길이 길고 완만한데 끝이 보이지 않아 중간에 좀 지칩니다. 인물들의 마음을 이해할 순 없지만, 이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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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나오고, 전체적으로 약간의 삼각 관계를 나타낸 소설입니다. 이혁진 작가님의 내밀한 감정 묘사가 돋보이는 책이고, 그만큼 정말 깊이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5시간 넘도록 화장실 한 번 안 가고 계속 앉아서 읽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소장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소장했습니당 추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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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 이혁진 저 민음사 출판 '누가 정말 정상이고, 누가 광인인가'를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 심리 묘사가 뛰어난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환장 하는 소설. 읽는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는 소설. 과정에서 오는 미친 몰입감을 주는 소설.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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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물이 조직과 권력 구조 속에서 점차 변화하며,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한 채 비합리적이고 폭력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 조직과 사회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며 권력과 구조의 문제를 생각하게 만들어 깊이 있는 독서를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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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정말 좋은 소설을 읽은 느낌이다. 3명의 등장인물로 이렇게 밀도있게 소설을 채워나가다니..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너무 구어체랑은 거리가 멀어서 조금 생소한 느낌은 있지만, 준연의 말을 통해 '어차피 예술은 거짓으로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라고 작가가 처음부터 말을 했으니 상관 없다. 세명의 대사를 통해 사랑, 일, 관계 등등에 대한 철학을 아주 세밀하게 표현해낸 책이다. 평소에 좋은 책과, 선물하고싶은 책을 구분하는 편인데, 이 책은 왠지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많은 사람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 도서관에는 계속 대출중이라 구매를 하려고 서점에 갔는데 두께에 놀라 망설였던 책.. 그러다 도파민 터지는 책을 찾다가 다시 이 책이 생각 나서 이번엔 주저없이 구매! 구매 하자마자 출퇴근 길에 읽었는데 출퇴근 시간이 짧아지는 마법을 느꼈다. 책 이름이 왜 광인인지 후반부에 가서야 알게 됐다! |
| 광인. 제목과 내용 설명에 이끌려 홀린 듯 사게 된 책. 호흡이 길고 묘사도 많지만 오히려 더 좋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가 궁금해져 단숨에 읽어버리고 싶었지만, 왜인지 아껴보고 싶었다. 마지막의 ‘노래가 끝났다. 노래는 끝난다’가 한동안 뇌리에 깊이 박혔다. 이젠 인생 책 1위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