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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왜 걷는 것일까
길은, 왜 걷는 것일까? 그 험한 산을 왜 오르느냐는 말에 영국의 산악인인 조지 말로리는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에" 라고 답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길을 걷는 이유도 "길이 그곳에 있기 때문"일까? 길을 걷는 것은 쉬운 여정이 아니다. 특히나 글쓴이처럼 낯선 이국 땅의 포장되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더욱 그렇다. 그 길의 세 갈래를 글쓴이는 다 다녀왔고 그 여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우선 글쓴이가 다녀온 길은 어떤 매력이 있어서 이처럼 사람을 끌어당겼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a 예수의 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를 일컫는 산티아고와 별들이 머무는 곳이라는 콤포스텔라. 그곳을 향해 가는 여행길! 생각만 해도 낭만적이지만 실제로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리 쉬운 여정은 아니다. 이 길을 향해 가는 길은 마드리드 길, 프랑스 길, 포르투 해안 길이 있으며 글쓴이는 틈틈히 이 세 가지 길을 다 걸어보고 그 기록을 책에 남겼다. 하지만 이 책은 그 길에 대한 안내서라기보다는 그 길을 걷던 글쓴이의 생각이 남긴 마음의 기록라는 것이 더 맞겠다. 이 책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처음 가는 초보 여행자가 참고할만한 여행 기록도 있지만 그보다는 길을 걸으면서 생각하고 정리한 것을 적어둔 것이 더 많다. '이 이야기는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위와 같은 첫 문장으로 글쓴이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경험과 그 생각을 담은 책을 시작한다. 여행은 늘 그렇듯 호기심과 상상에서 시작하고 그렇게 '길'을 떠나게 된다. 그곳에 가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우리를 현실속 익숙한 장소에서 머나먼 곳으로 인도한다. 막상 여행을 가면 자기가 사는 곳과 다른 풍토로 고생하고 말이 달라 어려움을 겪고, 힘들게 걷다보면 결국 집에 가고 싶어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별이 떨어진 곳을 가겠다는 마음은 이미 머나먼 이국땅의 여행길에 꽂혀있다. 그렇지 않고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집보다 좋은 곳은 없으며 떠나면 고생이란 생각에 어디든 갈 수 없을 것이다. 호기심을 갖고 일단 발을 내디뎌야 어디든 갈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여행의 고생'을 먼저 생각하는 나는 집에 머무는 것에 맞춤형 인간이고, 일단 '호기심'으로 시작하는 글쓴이는 여행에 특화된 사람이다. "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라고 묻는 글쓴이는 이 책에서 자신의 산티아고길 걷는 여행이 '쉼'이라고 말한다. 걷는 것 자체가 힘들고 때로는 잘 씻지도 못하고 심한 경우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는 길을 걸으면서도 또 걷고 싶어 다른 경로 세 갈래 길을 다 걸으면서도 또 길을 걷기 위해 떠난다. 어렵다 생각하면서도 일단 떠나면 걷기 마련이다. 그렇게 글쓴이는 뚜벅뚜벅 길을 걸었고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생각을 정리하며 한발씩 내딛는 그 순간순간이 글쓴이에게는 힘든 일상을 벗어난 '쉼'이었던 모양이다. 길을 걷는 것은 단순히 걷는 동작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올바른 길을 찾아야 맞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이정표가 있는 도심에서도 네이버 지도 없이 길 찾기 어려운 때가 많은 데 낯선 이국 땅의 이름모를 길은 더욱 그럴 것이다. 글쓴이는 이곳에서 종종 길을 잃고 생각을 남긴다.
호기심에서 출발한 여행이 처음에 드는 여행의 고난에 대한 생각을 넘어서면 어느새 비행기를 타고 있는 것처럼, 그 처음 겪는 순간이 가장 힘들다. 그 힘든 과정을 넘어서면 어느덧 익숙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힘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보면 항상 맑은 날씨만 있지는 않다. 때로는 비도 오고 바람이 불기도 한다. 길이 인생이라면 비바람은 시련 같다는 생각이 들법도 하다. 신발과 양말이 젖어서는 인생의 시련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글쓴이는 신발과 양말이 조금 젖었을 때보다 몽땅 젖어버렸던 때가 이상하게도 기분이 덜 나빴다. 몽땅 젖버리고 나니까 오히려 물웅덩이를 첨벙첨벙 씩씩하게 밟고 건넜다고 한다. 이미 젖어 버렸으니 조금 더 젖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흠뻑 젖으니 오히려 맘이 편해진다. 인생의 시련도 이와 같이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덜 상처 받았을 때가 더 힘들고 말도 안 되게 큰 시련이 닥칠 때 오히려 초연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처음은 힘들겠지만 결국 그 고비를 넘어서면 초연해지고 익숙해지고 담담하게 다시 현실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길은 혼자 걷지만 걷다보면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때로는 일행이 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냥 인사만 하고 지나가기도 하고, 가끔은 알지 못하고 지나치기도 한다. 때로는 이렇게 마주친 사람들이 힘이 되기도 한다. 글쓴이는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생각하고 "그저 힘들 때 함께 걸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고, 힘내라는 말보다 내밀어 주는 손이 더 고맙다는 것"을 생각한다. 혼자 떠난 여행이지만 때로는 혼자 있는 것이 외롭기도 하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질 법한 감정이다. 그런 외로움 속에서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 하지만 또 같이 걷다보면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로 불편해진다. 사람들이 많으면 혼자 있고 싶고, 혼자 있다 보면 사람들이 그리워졌다. 이런 생각을 반복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위로와 격려를 받으면서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혼자 걷는 길에서 인생을 생각하기도 한다. 나약하다는 건 나쁜 것이 아님을 알았다. '힘들 때 힘들다고 말하는 것도 아프면 아프다고 우는 것도 나쁜 것이 아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저 강하게 보이기 위해 감정을 억누르기 보다는 때로는 내보이는 것도 필요하다. 때로는 앞만 보지 말고 뒤를 돌아보며, 주변의 경치를 바라보면서 '앞만 보고 걷는 순간에도 가끔은 뒤를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고 우리 인생이 달라지거나 깨달음을 얻는 것은 아니다. 그건 그 길을 걷는 사람들 각자의 몫이다. 글쓴이는 그 길을 걷는 것이 '그저 나에게 쉼을 줄 뿐이지. 나는 이미 일상의 힘든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이 길은 너무 쉬운 여정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삶은 쉽지 않고 특히 경쟁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당장 최근 며칠 동안 집중 폭우가 내렸고 그 와중에 무슨 일이 생겼을지 모를 일이다. 요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대출금 이자는 계속 오르고 있고 그 압박은 내 숨통을 조여올 수도 있다. 현실 속의 삶은 나날이 힘들어지고 차라리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이 우리에게 좀 더 나은 여정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실을 벗어날 수는 없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글쓴이의 말처럼 잠시 '쉼'인 셈이다. 때로는 사람을 만나서 인간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고, 어떤 때는 뒤를 돌아보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기도 한다. 그렇게 쉬면서 삶에 대해서 생각하고 정리하여 다시 험난한 현실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멀리 여행가서 어려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목적이 아닐까. 글쓴이의 말처럼 일상은 힘들고 앞을 보기 어렵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은 노란 표식기가 있기에 적어도 뜻하는 바는 찾을 수 있다. 먼저 길을 걸은 누군가가 정해 놓은 이정표를 따라 걷기만 하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이정표를 내 인생 앞에 스스로 세우는 것이 어려운 일이겠지. 별을 쫓아 걷는 여행길. 그 길 속에서 나눈 수많은 자신과의 생각들. 그 생각들을 정리해서 내놓은 책이다. 삶 속에 길이 있듯이, 길 속에 삶이 있다. 그리고 별을 찾아 걷는 그 길을 통해서 수많은 생각을 하고 그 길을 인생에 빗대어 정리해 본 글이다. 이 글 속에서 인생을 여행 중인 독자들도 공감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그 공감을 받아들이고 혹시라도 호기심이 강한 사람은 당장이라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길을 떠나는 것보다 걱정이 앞서는 성격인 나는, 그저 책을 읽고 글쓴이의 경험을 간접체험하며 험난한 현실을 한걸음씩 걸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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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나를 찾다" 김지선의 <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를 읽고
“누구나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3번의 산티아고 순례 여정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시간-
삶을 살다보면, 문득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고 싶은 순간이 있다. 나의 경우에는 내가 짊어진 여러 역할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엄마라는 역할에서, 아내라는 역할에서, 워킹맘, 육아맘이라는 역할에서 모두 벗어나 오로지 '나 혼자' 이고 싶었다. 그래서 찾은 것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었다. 혼자라고 느껴질 때, 그 모든 역할들이 버겁고 힘들 때 나는 그때마다 책을 찾고, 그런 나의 감정을 담아 글을 썼다. 그렇게 나의 감정을 책과 글에 다 쏟아붓고 나면 비로소 편안해진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아마 모두에게 그렇게 지금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즉 우리에게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이 책 『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의 저자도 일상 속에서 그런 순간을 맞이했고, 그녀는 모든 것을 버리고 배낭 하나만 짊어진 채, 산티아고 순례길로 떠났다. 자신을 찾기 위해, 오로지 혼자 우뚝 서기 위해 그렇게 떠난 것이다. 누군가는 그녀에게 묻는다. "당신은 왜 이 길을 걸어요?" 라고 말이다. 이에 대해 그녀는 대답한다. "나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이 길이 내게 가르쳐주지 않을까요?" (p.49)
왜 그 힘든 산티아고 순례길을 그녀 자신은 걷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었다. 그녀에게 어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 자신도 모른다고 했다. 아마 이 순례길의 끝에 그 목적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어쩌면 그녀의 이 대답이 정답일지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다른 순례자들도 그런 마음으로 묵묵히 그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떤 목적이 있어서 걷는 것이 아니라. 걷다 보면 무언가 찾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속에서 말이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과연 우리의 인생 길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도 묵묵히 살아가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산티아고 순례길은 결코 쉽고 편안한 길이 아니다. 혼자서 걸어야하고,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누가 그 길을 대신 걸어주지 않는다. 오직 혼자서 걸어서 완주해야 하는 길이다. 끊임없이 자신과 싸우기도 하며, 자신을 이겨내기도 하며 결국은 자기자신을 알아가고 사랑해가는 것을 배울 수 있게 되는 길이다. 그래서 아마 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하는 버킷 리스트로 정하는 이유가 아닐까. 그래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사람은 그녀처럼 또 그 길을 걷고 또 걷게 되는 것이 아닐까. 아직 나는 그 길을 걸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아직은 두렵고 무섭기만 하다. 용기있게 자신과의 싸움을 하며, 자기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해 망설임없이 그 길을 걷는 것을 선택하고 또 그 길을 끝까지 걸은 그녀의 용기있는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솔직히 나는 두려움에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3번씩이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그녀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나 자신을 찾기 위해 그 힘든 고행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오직 나와 싸움을 하며 그 모든 고독과 고통들을 견딜 수 있을까.
이 책 『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의 저자의 3번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 기록들과 생각들이 담겨 있다. 저자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모르던 때, 우연히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찾았는데, 성당 앞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궁금해했다. 왜 그들이 여기에 있으며, 왜 울고 있는지에 대해 말이다. 이런 단순한 호기심에서 그녀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시작이 된다. 그렇게 시작된 산티아고 순례길이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도전으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두 번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그녀는 이 길의 끝에서 찾고 싶어하는 것을 찾게 된다. 남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마드리길에서 시작하는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 속에서 그녀는 그녀 자신과 대화하며, 그녀 자신을 알아간다. 자신의 그림자를 벗 삼아, 쉬고 싶고, 포기하고 싶은 약해져가는 자신과 싸우며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간다. 누가 걸으라고 한 길이 아니기에, 오직 그녀 자신이 선택한 길이기에, 도전도 포기도 그녀 자신의 몫이기에 그녀는 결코 포기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 자기자신의 엄격한 시선이 더 두렵고, 낙오자라고 자신에게 매기는 낙인이 더 무섭게 느껴진다.
645Km의 그 길을 걸으면서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친구도, 가족도 없이 이 세상에 나홀로 뚝 떨어져 존재하는 것같은 그런 지독한 외로움과 고독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정말 왜 그녀는 왜 일부러 이런 고생을 하고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그런 그녀를 보며 너무나 안이하고 편안하고 게으르게 살아온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40평생 동안 나는 이런 고통과 고독을 느낀 적이 있었던가. 지금도 나의 일상이 힘들다고,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거냐고 짜증을 부리고 있지는 않은지, 나의 역할과 책임들이 너무 부담스럽고 버겁다고 불평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본다. 그녀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을 보며 지금 나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끝없이 이어진 길, 그 길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길은 항상 평탄하고 걷기 편한 길이 아니다.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때론 산을 타고 넘어야 한다. 쨍쨍한 햇살이 비치다가도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퍼붓기도 한다. 때론 눈쌓인 눈길을 걸어야 한다. 온몸이 비에 젖고 피로와 고통에 휩싸인 채 걷는 고행의 길, 내가 일부러 선택한 나만의 길 위에서 또 다른 나를 만난다. 그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나를 만나고 나와 반갑게 인사한다. 항상 내 곁에 있었지만 미처 깨닫지 못했던 그림자처럼이다.
'내 그림자는 나의 모든 것들을 알고 있을 텐데. 내 그림자는 무수한 내 모습들을 모두 담고 기억하고 있을 텐데. -p. 101
도대체 나는 무엇을 얻기 위해 이 길을 걷고 있을까. 이 길 끝에 나에게 조금의 변화가 생길까. -p. 93
이 책 속에는 3번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 중 2번째와 3번째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 기록이 담겨 있다. 26일 동안 마르리길과 프랑스 길을 따라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이르는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 생각들, 풍경들에 대해 들려준다. 26일 간의 순례길 걷기를 통해 그녀는 무엇이 변화되었을까. 마침내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한 그녀의 심정은 어떨까. 나 같으면 무지 뿌듯했고 자신의 완주에 대해 자랑하고 싶었을텐데 그녀는 오히려 담담해한다. 오히려 목적지를 잃은 사람처럼 방황해하고 어쩔 줄 몰라한다. 지금까지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는 것만을 목표로 해서 그 힘든 26일간의 여정을 보냈는데, 이제 목표를 달성하고 순례증을 받게 되니 목표 상실감으로 그런 마음이 들었으리라.
내 발길을 이끌어주던 화살표가 끝이 나니, 이제는 더는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꽤 오래 걸어와서 걷는 것이 너무 익숙해져 있던 내 발은 제발 어디로든 가라고 나를 재촉하는데, 내 머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 멍하게 주변만 살피고 있을 뿐이었다. -p. 165
산티아고 순례길을 마친 그녀는 또 다시 2019년 세 번째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게 된다. 이번에는 포르투 해안길을 따라 13일간의 여정으로 280km를 걷는 여정이다. 왜 그녀는 또다시 산티아고 순례길을 또 걷게 된 것일까. 그렇게 힘들고 고생했는데도 말이다. 이번에는 '쉼'을 찾기 위해서 라고 그녀는 말한다. 처음에는 자기 자신을 찾고 싶었고,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했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순례길을 걸으면서 일상에서 벗어나 쉬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아마 이것이 산티아고 순례길이 가진 매력이지 않을까. 그 매력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또 다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지 않을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힘드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에게 종종 이야기했다. 누군가 정해 놓은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가는 건 힘든 것이 아니라고. 보이지 않는 노란색 화살표를 내가 스스로 내 발 앞에 놓으며 이 길 끝에 어떤 미래가 있는지 알지 못한 채 걷는 지금이 어쩌면 더 힘든 것 아니냐고." -p.165
어쩌면 그녀 말처럼, 누가 하나 올바른 방향을 지시해주는 이 일상이, 이 인생길이 더 힘들지도 모르겠다. 살면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목적지를 몰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순간이 정말 우리에게 정말 산타아고 순례길이 필요한 순간일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선뜻 나서기가 망설여지겠지만, 그녀의 충고대로 나 또한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를 나의 버킷 리스트 속에 담아서 나중에 나도 그런 순간이 오면 그녀처럼 모든 것을 잠시 멈추고 그 길을 떠나고 싶다.
나와 함께 넌 이 길을 걸을래. 언젠가 걷고 싶다던 이 길에 널 초대해. 니가 꿈꿔온 이 길에 언제나 내가 함께하고 있길 널 초대해 이길 위에 난 걸어가 너와 함께 -' 너와 함께 걸을래' by 김지선 (김지선 작가님이 지은 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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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산티아고순례길이필요한가요 #김지선 #새벽감성 #여행에세이
어느샌가 산티아고 순례길이 대세가 되어서 유행처럼 많은 이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위해 떠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 19라는 거대한 재앙 앞에 산티아고 순례길은커녕 제대로 된 여행조차 할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저자의 책을 만나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저마다의 경험담을 쓴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사실 각각의 경험에 의존하다 보니 아쉬운 점들이 많았다. 이 산티아고 순례길은 저마다의 인생 버킷리스트에 추가되어 한 해 두 해를 지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상당수의 책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서는 깊이 다루지 않은 듯 보였다. 단지 그 길을 소개하고 어떻게 준비하고 떠나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 역할만 할 뿐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아무런 준비없이 계획없이, 걷기를 누구보다 싫어했다는 저자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은 좋아한다는 저자의 말을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다.
그런데 저자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을 좋아하는 수준은 아닌듯하다. 왜냐하면, 남들은 한반도 걷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3번이나 걸었다는 것은 무언가를 깨달았기 때문은 아닐까? 저자는 걸으면서 수많은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얻었을 것이다. 누군가 이 길을 걷는다면 작가와 같이 길을 걸으면서 동일한 행동들을 하지 않을까? 한 번쯤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여느 책들처럼 사진이 많거나 여러 가지의 팁들은 실려 있지 않다. 하지만 저자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 자신과의 치열한 물음과 답이 달려 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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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순례길의 상황을 사진으로 남기고 세세히 적어줘 같이 순례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을 읽으며 여행 가서 사진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 순간 메모하는 것이 내 생각과 그때의 마음가짐을 기억하는데 더욱 좋다는 걸 더 느꼈다. 나도 힘든 길이여도 순례를 하며 하나님이 주신 사랑을 생각해 보는 여행도 떠나고 싶어졌다. 이 책은 문단이 짧게 구성되어 있어 빠른 시간 내에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화살표를 따라 작가가 순례를 했는데 순례가 끝나니 인생엔 화살표가 없어서 내가 스스로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누군가 만들어준 길을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게 더 의미 있을 것 같다. 순례를 하며 목적에 너무 치중해 주변을 잘 못 돌아 본 게 아쉽다고 적혀 있었다. 인생에서 목적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과정도 소중한 순간이라는 걸 기억하며 살아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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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 몇 년 전 TV유명 예능프로에서 유행처럼 산티아고 순례길을 소개하는 시기가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경험담을 올렸고,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순례길이 추가 되었다. 그때부터 관련 책들도 상당 수 출간되었는데 어쩐지 내가 원하는 것에는 조금 모자라는 듯 보였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그게 뭔지 알겠더라. 사실 보통의 여행지와는 다르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려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함이 있다. 저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인 특별한 힐링의 순간이 필요하다는 것. 루트를 알아보고 먹거리와 숙박, 걸어야하는 길의 컨디션도 중요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목표는 내 스스로 뭔가를 찾고자 한다는 그 마음, 바로 그것이었다.
이 책의 저자도 뭔가를 찾기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던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길 끝에 자리한 목적지가 아닌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춰져버린 내면의 무언가가 아니었을까. 누군가 왜 걷느냐고 물어보면 그것에 수학문제의 해법 같은 정답을 알려줄 수는 없지만 대신 떠나기 전과 다른 표정, 혹은 빈틈을 채운 미소 정도로 답을 내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누구나 자신이 걷고 있는 길에 대한 의문과 불안함을 갖고 산다. 그럴 때 묻고 싶지만 세상 그 누구도 내가 원하는 답을 해줄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그럴 때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걷는 동안 내가 찾게 될 길은 아마도 내가 그토록 원했던 그것이 아닐까. 호기심으로 3번이나 걸었다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걸었던 경로를 소개하고 사람을 만나고 길을 만나고 자연을 만났던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 그때마다 느꼈던 감정을 스스럼없이 고백하는데 그 글을 읽고 있자니 나도 그 곳에 있었던 것만 같고, 간절히 그 순간을 함께 하고 싶어졌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남기기 위해 떠나는 보통의 여행과는 달리 순례길은 일상의 짐들을 하나씩 버리고 오는 여행이라는 말에 꽤나 큰 공감을 얻었다. 버리고 걷다보면 조금씩 채워지고 달라지는 그 무언가가 있기에. 몇 가지 메모와 간단한 스케치를 통해 나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계획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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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는 김지선 여행작가. '내일 할 수 있는 일은 내일 하자'라는 좌우명으로 살고 있지만 당장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는 사람. 가까운 거리도 걷기 싫어하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운동을 하거나 자기 관리를 하는 것이 귀찮은 ENFP 성향의 사람. 독립서점 겸 카페 새벽감성1집 쥔장.
- 책 속으로 작가는 호기심으로 시작해 2013년, 2016년 그리고 2019년 세 번의 산티아고 길을 걸었다. 자신이 직접 걸은 경로를 마드리드 길, 프랑스 길, 포르투 해안 길, 이렇게 나누어 소개하였다. 세 번의 순례길을 걸으면서 울고, 웃었던 경험들과 현지 사정 등 자신의 감정들을 사진과 함께 기록했다.
- 책 읽은 후 죽을힘을 다해서 순례길을 걸으면서 작가는 스스로가 강해짐을 느꼈다. 코스도, 걷는 거리도, 쉬는 기준도 규칙이나 법칙이 없이 스스로 자신에게 맞게 정하는 것이다. 다른 순례자들과 비교할 필요도 없이 스스로의 '적당함'을 만들어 움직여야 한다. 작가는 순례길을 세 번을 걸었지만 뚜렷한 이유도 결과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독자인 나는 이 책을 통하여 분명 순례길을 걸으면서 변화하는 작가를 느낄 수 있었다. 무심히 하는 말인 것 같지만 뼈가 있는 말이 있듯이 책 속의 사진들 속에서, 작가의 글귀 속에서도 가슴을 찌릿하게 하며 나를 돌아보게 하는 순간이 가득하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배낭을 메고, 숨을 허덕이며 순례길을 걷는 착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 산티아고로 달려 가지는 못하지만, 오늘도 집 앞의 천변을 걸으면서 순례길을 상상한다.
- 추천 산티아고 순례길은 전체가 약 800km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한 길로만 완주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시리아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110km (작가의 첫 번째 순례길), 마드리드에서 출발해 사하군까지의 약 315km, 사하군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360km, 포르투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280km의 여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어떠한 장소에서 시작해도 된다고 합니다.
삶에 지쳐 있으며, 내가 걷는 길이 옳은 길인지, 잘 가고 있는지 의심이 생길 때 '나를 찾아야겠어,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거창한 물음과 고민을 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응원이나 위안이 필요한 분에게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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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 현대인들은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의 삶을 보내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힘든 시간과 고통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고들 한다. 순례길을 경험해본 순례자들은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또다시 그길을 걷게 된다고…… 평소에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심이 있던 나는 ‘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라는 책의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이 자극 되었다. 작가는 두번째 도전때 마드리드에서 출발을 한다. 처음 알았다. 마드리드에서 출발하는 순례길이 있다는 사실을……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순례길을 걷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이책은 김지선 작가의 과장되지 않은 솔직함으로 서술되어져 있어서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동경과 동시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나에게는 너무나 감사한 경험이 되는 책이었다. 한번이라도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들어본적이 있거나,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도전을 하던 안하던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에 작은 씨앗을 품어주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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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의 순례길이 필요한가요? 라는 책을 읽으며 나는 산티아고의 순례길이 짧은 순간에 인생을 느낄수 있는 순례길이라고 느꼈다. 인생에는 길라잡이가 없이 내 직감만을 의지한채 묵묵히 걷다보면 길이 나온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경우 초반에 보았던 지인들과 끝까지 완주하는 경우가 많다고한다. 내가 잘못된 길로 가더라도 그길에서 나를 꺼내줄수 있는사람이 곁에서 함께 걷는다는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알 것 같았다. 물웅덩이 걷다보면 물이 고여있는곳이 나온다. 신발과 양말이 조금 젖었을때보다 몽땅 젖어버리고 나니까 오히려 맘이 편해진다 라는 내용이였다 이내용을 읽으며 큰일이 닥치면 소소한 일이 닥칠때보다 오히려 맘이홀가분 하다 라고 느끼는건가? 하며 공감되었다. 길을 잃다 화살표만 잘 찾으면 길을 잃지 않을것 같았고 화살표를 따라 걷는것이 어렵지 않아 점차 마음이 안정되었다. 몇분이 지나도 다른 화살표는 보이지 않았고 월래 있었던 화살표 방향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다른 길로 향하는 화살표가 보인다. 만약 내가 걷던 길이 제대로 된 길이였다면 분명 난 되돌아온것을 후회했겠지? 내가 걷던길이 잘못되어서 다행이야 이 글을 읽으며 잘못된길이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야지 라는 내용을 감명깊게 보았다 두려움에 되돌아간걸수도 있지만 포기도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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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을 걷는다고 인생이 달라지거나 깨달음을 얻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나에게 쉼을 줄 뿐이지. 나는 이미 힘든 일상의 길을 걷고 있기에 어쩌면 이 길은 너무 쉬운 여정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운동신경이 없어서 할 줄 아는 운동이 많이 없는게 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제주도에 있는 올레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코스 길을 따라 걷거나 조깅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렇게 제주도 올레길 코스를 한 달에 한 번씩 2코스씩 걸으면서 2년에 걸쳐 완주하게 된 이후 나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도 다양한 걷기 코스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알게된 것이 산티아고 순례길이었고, 내가 걸었던 제주 올레길이 이 순례길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것도 이후에나 알게 되었다.
800km에 달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비하면 437km의 제주 올레길은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심지어 나는 제주 올레길을 한 번에 걷지도 않았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다양한 코스 길을 걸어보며 느낀 것은...걸으면서 그저 내가 즐거우면 된다는 것, 그리고 내가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걸어도 된다는 것이다. 걷는다는 것은 경쟁이 아니기 때문에.
어찌됐건 제주 올레길을 대략 2번 정도 완주할만큼 걸어보고 나니 걷는 사람이라면 꿈꾼다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나 또한 너무나도 가고 싶어졌다. 왜 그렇게 가고 싶은지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아, 모르겠고! 그냥 가고싶어! 라는 생각이 가득해졌다. 그렇게 해서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키워드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들을 섭렵해나가기 시작했다. 영화, 책, 예능까지 다양하게 접하고 나서 내가 내린 결론은...'이 길은 도저히 혼자 못가겠다. 누구와 함께 가야한다'는 것. 그렇게 해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꿈꾼지 4년이 넘어가는데 아직 시도도 못해보고 있다 ^^;
그러는 와중에 이번에 독서 모임에서 '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의 저자 김지선 작가님의 독립서점(동네책방)인 '새벽감성1집'에 방문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왠지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째 산티아고 순례길에 가고 싶다는 마음만 품고 잔뜩 겁먹고 있는 나에게 먼저 걸어본 작가님이 무언가 해답을 주시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해보며.
작가님과 직접 이야기도 나눠보고 작가님의 책을 읽어보면서 생각한 것은 역시...길은 걸어보지 않은 이상 알 수 없다는 것. 완주가 아니더라도 우선은 그냥 걸어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책에서도 여러번 언급되고 작가님도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아보셔서 그런지 직접 언급도 해주셨는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고 인생이 변하진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길 끝에 대단한 목표가 생기지도 않고, 인생이 극적으로 변화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걷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우선은 걸어봤듯이 나 또한 그저 걸어보고 싶다.
"길을 더 많이 걸을수록 이 길에서 만나는 것은 다름 아닌 낯선 나였다. 그리고 모르고 있던 나를 알게 되었다."
내가 걷는 행위를 좋아하는 것은 단순하기 때문이다. 걸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서 그저 걸으면 된다. 길을 걷다가 힘들면 중간에 그만둬도 되고, 목표 지점이 있으면 목표 지점까지 그저 걸어가면 된다. 대략 목표가 정해지면 중간 중간 생각하고 계산할 것도 많지 않다. 때로는 온갖 생각들이 떠올라 힘들기도 하지만 걸으면서 대부분은 멍한 상태에 가깝다. 무아지경으로 걷다보면 주변에 흘러 넘치는 각종 이야기, 정보들로 인해 혼란스러운 마음 상태가 비워지는 순간이 있다.
제주 올레길은 그저 그렇게 걸었으면서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서 내가 너무 거대하고 어마무시한 적인것마냥 생각해왔던 것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800km를 수행하듯이 온전히 내벌로 한번에 걸어내야할 것 같았고, 길에서 모든 스탬프를 빠짐없이 찍은 후에 완주증을 받아야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유럽은 우리나라에서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나라는 아니고, 회사에 묶여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보니 그렇게 긴 시간을 휴가로 낼 수도 없을거라 생각하고 언젠가...미래에...죽기 전에 해야할 목록 취급하며 한없이 뒤로 미뤘다. 나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하면 조금이라도 걸어보면 됐는데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추고 걸어야할 것처럼 부담을 느꼈다.
우선 나는 작가님의 추천대로 Sarria에서 시작하는 순례길을 걸어볼 생각이다. 책에서 언급되는 첫 번째 순례길). 최소한의 거리를 걸어보고 재밌으면 좀 더 코스를 늘려봐도 되고, 재미없으면 안 걸으면 그만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를 꿈꾸는 지금도 알고 있다. 그 길을 걷는다고 지금의 내 삶이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나는 그 길을 걸으며 나에 대한 빅데이터를 좀 더 세심하게 수집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적당한 것들이 무엇인지, 나는 어느 정도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나 자신에 대해 좀 더 알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하다.
"우리는 길을 떠날 준비를 할 때, 내게 적당한 것들을 찾는 것을 먼저 해야 한다. 나에게 알맞은 배낭 사이즈는 어떤 것이 적당할 것이며, 몇 kg의 짐을 꾸려야 덜 지칠 수 있을지, 하루에 몇 km를 걸어야 알맞을지를 직접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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