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고 제일 먼저 한 일은 넷플릭스에 들어가 영화를 본 일. 엉뚱하게도 원서가 다른 책이었다는 사실을 영화와 책을 끝까지 다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응? 왜 형제들이 낚시하는 장면이 안 나오지... 매우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영화와의 공통점을 끊임없이 찾아가며 읽었던 나의 헛된 노오력...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로버 레드포드 감독의 작품 <흐르는 강물처럼(1992)>은 셸리 리드가 아닌 노먼 매클린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었다는 것!! 와우... 비록 전혀 다른 소설과 영화였지만, 두 작품 사이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강물'이 주는 메시지는 나에게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강물과 함께 사랑하고 성장하고 아프면서 깨달음으로 가는 한 여성의 삶은 곧장 나를 압도했다. 빅토리아의 애틋하고도 강인한 삶 속에는 인디언의 무참한 학살의 현장이 묻어 있다. 이전에 들었던 고통 수업에서 린치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그 순간의 충격과 소름을 잊지 못한다. 소설 중반부에서 달달한 주인공 남녀의 사랑과 감정을 처참히 무너뜨린 장면 또한 그 장면이었다. 나조차 글만으로도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던 윌슨 문이 갑자기 연락이 끊기는 장면에서는 '제발, 제발 아니기를!!'을 속으로 얼마나 외쳤는지 모른다. 그저 하나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기를. 그에게 제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다시 짠~ 하고 빅토리아 앞에 나타나기를 수없이 빌고 또 빌었다. 그러나 불길한 예감이 받아들일 수 없는 소문이 되어 빅토리아에게 들려왔을 때 그녀와 함께 나의 마음도 무너져 내렸다. [빌리 홀리데이]가 부른 [이상한 열매]의 가사가 떠오르는 지독하게 아프고 비극적인 장면이었다. 너무 아프고 서러워서 책을 읽다 말고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내리는 뜨거운 눈물과 어지러운 마음을 수습하며 가라앉혀야만 했다. 결국 그녀는 나의 바람대로 강인하게 그 아픔들을 이겨내었고, 선물과도 같은 아들을 임신하고 출산하는 과정을 통하여 여자에서 엄마로서의 삶으로 한 층 더 깊고 찬란한 인생의 물결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그저 한 소녀의 사랑 이야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종차별의 역사를 담담히 고발하는 이 소설이 참 좋았다. 한 여성이 한 시대를 겪으며 마주하는 아픔 가운데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성장하며 강인하게 일어서는 그 인생을 대하는 자세가, 힘차게 흐르는 강물처럼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그녀의 고독하고 고통스럽고 막막한 임신-출산 과정은 아이 둘을 출산한 나조차도 감당하기 버거웠던 순간이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가족들과의 생이별, 고독한 출산과 참혹한 생존 과정을 거쳐 낸 홀로서기, 가슴 찢어지던 아이와의 생이별은 나의 눈에 수도꼭지를 얼마나 세게 틀어놨는지 모른다. 주저하는 나에게 용기를 주고, 메마른 나의 마음에 불씨를 일으켜 준 빅토리아와 윌슨 문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녀의 인생 제 2막을 살기 시작하던 후반부에서 등장하는 우정어린 친구 젤다에게도 참 고마운 마음이다. 그녀를 보며 나의 친구를 가만히 떠올려 보게 되었고, 그런 친구가 내게도 있다는 것이 참 감사했다. 책을 읽고 이 여운과 함께 그 친구에게 젤다를 이야기해 주었다. "너같은 친구가 있어서 참 좋아." 그 친구는 그 순간 책 [흐르는 강물처럼]에 영업 당하고 말았다는 훈훈한 이야기로 리뷰를 마친다. 그는 내게 본질을 제외한 모든 것을 비운 삶이야말로 참된 삶이라는 사실을, 그런 수준에 도달하면 삶을 지속하겠다는 마음 외에 그다지 중요한 게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32p) 내가 산에서 얻은 가르침이 있다면, 그건 땅은 지속된다는 것, 필요한 때가 되면 인간의 어리석음을 없애고, 가능할 때 제 모습을 되찾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이었다. (279p) 우리 삶은 지금을 지나야만 그 다음이 펼쳐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도가 없고 초대장이 없다라도 눈앞에 펼쳐진 공간으로 걸어 나가야만 한다. (281p) 나는 하루하루 내가 선택한 삶을 만들어나가고 있었고 그건 좋은 삶이었다. 내게 없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동시에 내 앞에 놓인 것들에 감사했다. (309p) "우정이란 게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욕심 내지 않고 서로의 장점을 바라본다는 면에서 나는 우리가 좋은 친구 사이라고 생각했다."(337p) 강인함은 작은 승리와 무한한 실수로 만들어진 숲과 같고, 모든 걸 쓰러뜨린 폭풍이 지나가고 햇빛이 내리쬐는 숲과 같다. 우리는 넘어지고, 밀려나고,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최선을 희망하며 예측할 수 없는 조각들을 모아가며 성장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방식으로 성장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우리 모두는 함께였다. (416p)#북클러버 #흐르는강물처럼 #책읽는오리 |
| 책의 제목이 영화랑 같아서 브래드 피트가 나온 영화의 원작인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하네요 여기저기 평이 좋아서 구입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던건지 별 감흥은 없습니다 읽는 동안 복숭아는 정말 먹고 싶었어요 아무튼 잘 읽었습니다 |
![]() 이 책을 만나서 참 기뻤다. 책을 읽는 동안 오래 마음이 아렸고 은은한 감동과 뭉클함이 남았다. 14p. 어린 시절의 풍경은 우리를 창조한다. 그 풍경이 내어주고 앗아간 모든 것은 이야기가 되어 우리 가슴에 남고, 그렇게 우리라는 존재를 형성한다. 25p. 한 블록 전에 마주친 이 남자가 개울물 속 조약돌처럼 이미 내 안에서 나뒹굴고 있었다.(윌슨 문 & 토리) 29p. 결코 서두르거나 초조해지는 법이 없었고, 사람 사이에 생기는 긴 침묵을 수다로 채워야 할 어색한 그릇으로 여기지도 않았다. 그는 좀처럼 미래를 생각하는 일이 없었고, 과거를 돌이키는 일은 그보다도 없었으며, 후회도 아쉬움도 없이 오로지 현재의 순간만을 두 손에 소중히 담고서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경탄하는 사람이었다. 32p. 그는 내게 본질을 제외한 모든 것을 비운 삶이야 말로 참된 삶이라는 사실을, 그런 수준에 도달하면 삶을 지속하겠다는 마음 외에 그다지 중요한 게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이 책은 스토리도 감동적이지만 풍경에 대한 묘사가 정말 아름다워서 문장 수집할 것들이 많았다. 생생하게 그려지는 풍경과 아름다운 서술들이 문장들을 자꾸 되뇌이게 만들었다. ![]() 윌슨문과 사랑에 빠진 후 한 여성으로서 우뚝 서는 과정들이 마치 영화처럼 펼쳐져서 몰입감도 높았고 이입도 잘 되어 잘 읽혔다. 스토리도 완벽했고, 번역도 좋았다. 오랜만에 정말 잘 쓰여진 좋은 소설을 만나 읽는 내내 행복했다. 올 상반기 내 마음 속 소설로 저장, 읽는 내내 수많은 감정들이 교차했고 나의 상황들을 반추하게 되었다. 415p. 숲에 깃든 태곳적 혜안은 너무 깊고 복잡해 오롯이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내게 꼭 필요했던 지혜를 다시금 떠올릴 만큼은 혜아릴 수 있었다. 숲은 내게 말했다. 모든 존재를 그 자체로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건, 바로 겹겹이 쌓인 시간의 층이라고. 415~416p. 나는 강인함은 이 어수선한 숲 바닥과 같다는 걸 배웠다. 강인함은 작은 승리와 무한한 실수로 만들어진 숲과 같고, 모든 걸 쓰러뜨려 폭풍이 지나가고 햇빛이 내리쬐는 숲과 같다. 우리는 넘어지고, 밀려나고,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최선을 희망하며 예측할 수 없는 조각들을 모아가며 성장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방식으로 성장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우리 모두는 함께였다. 내게 닥친 일을 피하지 않고 기꺼이 마주하며 살아왔다고, 옳은 일을 하려고 애쓰며 살아왔다고, 어떤 존재가 형성되기까지는 시간이라는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윌이 가르쳐 주었듯이 흐르는 강물처럼 살려고 노력했지만, 그 말의 의미를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상반기에 만난 멋진 소설, 내겐 완벽했던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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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린저 토리에게 윌이 말한다. "흐르는 강물처럼" 제목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흐르는 강물처럼 세상에 순응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갈지, 아니면 강물이 바다로 흐르는 과정에서 많은 장애물을 만나듯 세상에 도전하며 거친 세월을 이겨내어 버티는 삶을 살지. 그것은 아마도 읽는 이의 해석에 따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숲의 어머니"라는 호칭에 맞게 빅토리아 내시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윌과의 사이에서 탄생한 아들, 루카스를 숲의 오두막에서 출산한다.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을 것 같고 그 이전의 삶이 그 시대 여성으로서 순응하지만 한편으로는 힘들었을 것만 같다. 어머니의 죽음에서 오는 아픔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삶을 대신해 살던 17세 소녀에게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윌. 그들의 사랑이 오래가지 못한 채 윌의 죽음으로 끝난 것이 너무 안타깝고 아직 성인도 되지 못한 소녀가 출산하는 모습이 처절해서 글의 후반부에도 그런 모습이 계속 이어질까 걱정이 되었다. 아이를 키우기 어려워 마침 소풍을 나온 부부에게 넘기고 떠나는 소녀의 마음은 무척이나 아팠을 것이다. 집에 와서 마주한 것은 병든 아버지와 함께 늙어가는 집안 풍경이었다. 이대로 같이 사그라들수도 있었지만 마침 마을이 저수지로 잠기는 이벤트가 발생하고 토리는 이 기회에 마을을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마을을 떠나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서 다행이었다. 나무를 연구하는 교수도 자신의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한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졌고, 새로 이주한 마을에서 만난 이웃여성 젤다와도 친한 사이가 된다. 복숭아나무가 적응하기 위해 위기가 왔을 법도 하지만 2~3년의 버티는 기간을 넘기고 땅에 잘 자리잡는다. 어릴 때 아픔이 계속 이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어디에선가 자라고 있을 루카스와의 인연이 돌로 이어지면서 "숲의 어머니"에게 전하는 글을 만난 것도 "흐르는 강물처럼" 부드럽게 이어졌다. 강물은 때로는 절벽을 만나 격류로 이어가지만, 넓은 곳으로 나아가 땅에 순응하며 잔잔하게 흐르기도 한다. 토리의 인생은 그와 같았다. 토리의 아버지가 병들어 죽는 모습이 마음이 아팠다. 일찌기 아내를 잃고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딸 걱정에 많이 늙었을 것 같다. 반항아 같은 세스도 안타까웠다. 그의 행실은 결코 좋게 볼 수 없었지만 의지할 곳이 없이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기 위한 비행이 아니었나 싶어서 슬프기도 했다. 그 시대의 전형적인 모습의 캐릭터도 많이 보였고, 토리의 삶도 누군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었다. 퇴근 후 읽기 시작해서 자정까지 단숨에 읽게 된 책이었다. 오랜만에 집중해서 책을 보았다. 이야기 결말 속, 토리와 루카스, 의붓어머니의 삶이 행복하게 이어지길 바란다. |
| 소설책 중 추천이 많아 구매했는데 저는 특별히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최근 베스트셀러에 비교하던데 그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요. 비슷한 이야기 중에 독창성이 없는 것 같고, 결론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흡입력 보통, 주인공에 몰입도 보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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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흡인력과 가독성으로 단숨에 읽어내려가는 와중에도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던랩부인. 주인공의 사랑, 모성애, 강인함, 선량함 등의 가치도 기억에 남았지만 던랩부인의 캐릭터가 강렬했던 이유는 내편 한정의 따뜻함과 친절함을 지닌 차별적이고 편협한 복합적인 인물로 사람의 이중성과 입체성을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표현의 강약과 유무의 차이가 있을 뿐... 비판적인 시각없이 시대상과 이데올로기에 동조하는 것은 편하고 안정적인 소속감을 주는 데 반하여 그 반대의 길은 험난하고 위험하며 외롭다. 인권이 차별적이고 선택적으로 적용되었던 암울한 역사배경에 '내가 1917년 라인덴슈타트에서 태어났다면' 의 노래가 읽는 내내 맴돌았던 소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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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유명인들과 전 세계 매체에서 극찬을 하며 화려한 수식어를 줄줄이 달고 있는 셸리 리드의 『흐르는 강물처럼』은 출간 전 원고만 공개했는데도 17개국에 판권이 선 판매되었다. 정식으로 출간한 뒤에는 총 34개국에 수출되었고 베스트셀러 1위, 2023년 아마존 올해의 데뷔작 자리를 차지하며, 타임스, 가디언, 커커스, 리얼 심플 등 유수의 매체에서 추천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CJ ENM 산하의 미국 현지 제작사 피프스 시즌에서 영화화를 앞두고 있는 이 책은 추천사에 이름만 올려도 베스트 셀러로 곧장 직행 하게 만드는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추천을 받았다. 그가 추천하는 모든 책이 대단하지도 않고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지극히 아름답고 유려한 문장으로 매 페이지 마다 놀라운 묘사로 가득 차 있지만 . 스토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줄만 알았던 열일곱 살 소녀가 사랑의 환희와 상실의 고통을 온몸으로 감내하는 번데기 시절을 거쳐 비로소 나비가 되는 이야기다. 자극적인 스토리와 영상물 , 웹툰이 점령한 시대에 동화 같은 이야기를 담은 <흐르는 강물처럼>은 좋은 이야기를 오래도록 음미하면서 천천히 소리내어 읽는 동안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뒤돌아보지 않는 자연에서 배운, 거스를 수 없는 회복력으로 살아내는 주인공은 끝내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결실을 거머쥔다. 시대가 흘러도, 사는 곳이 달라도 변치 않는 진실한 가치가 있다. 인간이 발 딛고 사는 곳이라면 어디나 ‘흐르는 강물처럼 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1970년대에 실제로 수몰지구가 되어 물속으로 사라져 버린 대 자연 콜로라도가 현재 극심한 기후변화로 오염덩어리가 된 이 땅에 주는 교훈을 깨닫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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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6월의 세 번째 셸리 리드 "흐르는 강물처럼" ☆☆☆☆☆ '삶' 짧은 한 음절짜리 단어이지만 그 단어가 주는 감정, 이미지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느끼게 한다. 우리는 '잘' (?) 살기 위해 애쓴다 (노력한다는 표현보다 애쓴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어떻게 하는 게 잘 사는 것인가, 어떤것이 내가 원하는 삶일까. 아마 평생의 과제이자 풀지 못하는 숙제일수도 있다. 그런데 왜 굳이 그것을 과제를 해결하듯이 해 내야하고 풀어야만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읽기였다. 한때는 마을이었으나 지금은 저수지 밑에서 썩어가는 마을 아이올라. 그 마을의 한 소녀인 '빅토리아'의 삶의 여정을 그린 책이다.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 그것을 통해 다시 나를 돌아보는 것, 여느 소설책 읽기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을 덮고 나서는 뭔가 마음이 편해지고, 내 온 몸에 장착하고 있던 쓸데없는 힘이 빠져나가면서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빅토리아가 숲속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땅속에 켜켜히 쌓여 있는 부서러기들과 흙을 느끼듯이. 우연히 길에서 만난 윌과 사랑을 느끼고,그 사랑을 이루지는 못하지만 그 사랑은 다른 모습으로 그녀의 곁에 남게 된다. 바로 아들 '베이비 블루'.아들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자연의 품으로 들어가지만결국 아들과 헤어지는 슬픔을 감내하는 결정을 한 후 아들을 보내고 다시 마을로 내려온다. 마을은 수몰이 예정되어 있고 주민들은 이주를 해야만 했다. 수몰되는 마을에서 그녀가 가지고 갈 것은 오로지 아버지와 함께 만들어낸 내시복숭아. 그 복숭아 나무를 다른 곳에 옮겨 꼭 같은 결실을 만들어내리라는 결심은 비단 복숭아 뿐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뿌리를 내려 삶을 살아가야하는 자신에게도 다짐하는 일이었다. 결국 빅토리아는 느낀다. 산속의 오두막에서 몰아치는 폭퐁을 겪으며,유유히 흐르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 휘몰아치고 꺽이고 있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자신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회복력을 가지고 있고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떻게든 살아왔다는 것. 그 강인함은 그 모든 것이 지나간 후에 내리쬐는 햇빛이나 휘몰아침이후의 잔잔함과 같은 작은 승리와 무한한 실수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그렇게 흘러가는 강물처럼 계속 흘러가는 것이 자신의 삶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아들과의 만남을 준비한다. 부딪히며, 꺽이고 밀려나도 다시 일어난다는 그렇기에 계속 앞으로 나아가,마치 흐르는 강물처럼 살아가는 것이 바로 '삶'이라는 것... 공감을 하며 하늘을 바라보고 눈을 감아보며 바람과 소리에 집중하는 고요한 시간을 갖아보았다. 그렇게 앞으로 흘러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느끼기 위해. '이런 사소한 일, 마치 나를 부르는 듯한 석탄 수송 열차의 기적 소리, 사거리에서 마주쳐 길을 묻는 이방인, 흙길에 떨어진 갈색 술병처럼 별일 아닌 사건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 어놓는다.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어도 우리 존재는 탐스럽게 잘 익은 복숭아를 조심스럽게 수확하듯 신중하게 형성되는 게 아니다. 끝없이 발버둥 치다가 그저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을 거둘 뿐이다. (p. 38)' '그동안 나는 지난날의 선택을 끊임없이 돌아보며 의심했다. 그러나 우리 삶은 지금을 지나야만 그다음이 펼쳐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도가 없고 초대장이 없더라도 눈앞에 펼쳐진 공간으로 걸어 나가야만 한다. 그건 월이 가르쳐주고, 거니슨강이 가르쳐주고, 내가 생사의 갈림길을 수없이 마주했던 곳인 빅 블루가 끊임없이 가르쳐준 진리였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내가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가 내 앞에 펼쳐져 있었고, 나는 그걸 믿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이 장례식을 끝으로 아이올라와 나 사이 인연의 끈이 끊길 것이었다. 그러면 나는 곧 내 길을 떠날 것이다. ( p. 281)' '숲은 내게 말했다. 모든 존재를 그 자체로 가 치 있게 만들어주는 건, 바로 겹겹이 쌓인 시간의 층이라고. 그랬다. 젤다의 말이 옳았다. 내 과수원이 그랬듯 나 역시 새로운 토양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회복력을 가지고 있었고, 내 의지와 관계없이 뿌리째 뽑히고도 어떻게든 살아왔다. 그러나 셀 수 없을 만큼 흔들리고, 넘어지고, 무너지고, 두려움에 웅크린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서 나는 강인함은 이 어수선한 숲 바닥과 같다는 걸 배웠다. 강인함은 작은 승리와 무한한 실수로 만들어진 숲과 같고, 모든 걸 쓰어뜨린 폭풍이 지나가고 햇빛이 내리쬐는 숲과 같다. 우리는 넘어지고, 밀려나고,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최선을 희망하며 예측할 수 없는 조각들을 모아가며 성장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방식으로 성장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우리 모두는 함께였다. (p. 415)' '내가 삶이라고 불러온 이 여정도 잠겨버린 이 강물과 비슷하지 않은가. 저수지로 만들어놓았는데도 온갖 걸림돌과 댐을 거슬러 앞으로 나아가고 흐르는 이 강물,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해 그저 그동안 쌓아온 모든 걸 가지고 계속 흘러가는 이 강물이 내 삶과 같았다. (p430)' ![]() #흐르는강물처럼 #셸리리드 #다산책방 #삶 #숲 #사랑의여정 #지금을지나야만다음 #소설책읽기 #북스타그램 #자그마한승리 #무한한실수 #GoAsRiver #Shelley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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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장편소설 김보람 옮김 다산책방 출판 ![]() ㅡ 1948년 아이올라 마을. 삼대에 걸쳐 복숭아 재배기술을 보유한 우리 과수원. 행복했던 집이었지만 켈 오빠, 비비언 이모, 어머니를 앗아간 기차사고로 집은 전쟁 참여 후 장애를 입은 이모부와 아빠, 남동생 세스 이렇게 남자만 가득하다. 주인공 빅토리아(토리)는 성장하며 변하는 신체를 꽁꽁 숨기느라 바빴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른 채 점점 의지할 곳 없는 집에서의 시간은 흐른다. 어느 날 윌슨 문(윌)이름의 낯선 이방인이 마을에 오지만 사람들은 미국으로 밀입국한 멕시코인을 폄하하는 단어인 웻백(wetback) 이나 아메리칸 인디언을 비하하는 표현인 인전(injun)이라 부르며 그에게 잠자리, 일자리 아무것도 허용하지 않고 문전박대와 멸시로 가득찬 시선을 보낸다. 토리를 깃털터럼 가볍게 안아 옮길 만큼 강인한 윌. 그런 윌은 사람들의 편견과는 전혀 달랐다. 토리는 동물의 새끼를 살리려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손길을 가진 매력적이고 신비로운 윌에게 빠져든다. (그는 내게 본질을 제외한 모든 것을 비운 삶이야말로 참된 삶이라는 사실을, 그런 수준에 도달하면 삶을 지속하겠다는 마음 외에 그다지 중요한 게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P32) 윌이 보이지 않자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던 걸까. 의무감에 움직이지만 모든 일상이 다 무기력해지고 허상이라도 윌을 보고 싶다는 마음은 더 커져만 간다. (무고한 소년을 포용하지 못할 만큼 이 세상이 잔인하다는 진실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가르지 못할 만큼 이 세상이 잔인하다는 진실을. 블랙 캐니언이 윌의 깊고 끔찍한 무덤이 되어버린 것은 그가 나를 사랑하기 위해 이 마을에 머물렀기 때문이라는 진실을. P151) 토리는 윌의 아이가 뱃속에서 자라는 것을 느끼고, 잔인한 소문을 듣고 윌을 죽게 만든 게 남동생 세스일 거라는 생각에 분노가 가슴에 자리 잡고 집을 떠나게 된다. (단 한 번의 폭풍우가 강둑을 무너뜨리고 강물의 흐름을 바꾸어버리듯 한 소녀의 인생에 닥친 단 하나의 사건은 이전의 삶을 모조리 지워버렸다. P165) 생존을 위해선 아기 베이비 블루를 지켜야 하는 어머니가 되어야 하니까 두려움을 딛고 일어선다. (“흐르는 강물처럼 살 거야. 우리 할아버지가 늘 그러셨거든. 방법은 그뿐이라고.” P143) 본능처럼 자연의 동물. 식물들의 소리와 움직임을 관찰하고 익히며 환경에 익숙해지는 과정들을 묵묵히 견뎌내지만 결국 자신의 생존을 위해 도망치듯 숨다시피한 삶도 끝을 내고 고향으로 돌아오다 갓난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여자를 보게 되면서 아들은 그 여자와 있다면 살 수 있을 거라 믿으며 두고 떠난다. 다시 돌아온 집. 하지만 아버지마저 돌아가신 후 토리 홀로 남았다. 마을은 댐 공사로 물에 잠길 것이라는 정부관계자의 말에 토리는 마을에서 복숭아밭을 가장 먼저 보상받고 팔았고, 동네사람들은 윌에게 했던 것처럼 토리를 욕하며 돌아섰다. 토리는 아이올라 마을과 거니스 강으로 이어진 파오니아 마을에 새로운 사람들과 정착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과거 모두가 안된다 했던 땅에 복숭아 나무를 심었던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아이올라의 복숭아 고목나무들을 새로운 땅에 옮기기로 한다. 그곳에서 동네 사람들도 가족도 추억도 뒤로한 채 새롭게 출발하고 살아남을 것이라 믿으며. (젤다의 말대로 나는 이 땅을 일굴 만큼 강인하다는 걸 증명해 냈고, 이 땅은 나를 받아줄 만큼 관대하다는 걸 증명해 보였다. 그러나 내 속마음은 우리 복숭아의 잎마다 뿌리마다 씨앗마다 슬픔이 묻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당연했다. 윌과 내 아들은 과수원 모퉁이에서 날 보며 웃고 있지도, 내 옆에 서서 나와 함께 일하고 있지도 않았다. 아무리 자주 상상한다 한들 그 사실이 바뀌지는 않았다. P341) 복숭아가 자랄 수 있는 땅을 기다리는 동안 토리는 윌과 아들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며 그리움과 후회의 감정을 고스란히 견뎌낸다. 그들을 상상하며 채워진 그리움의 공간들은 포기 하지 않는 희망을 그려보지만 땅도 과수원이 성공적으로 일구어지는 모습에 아들도 윌도 없는 지금의 공허함은 더욱 크기만 하다. (이제 내가 아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하나밖에 없었다. 천 마디 말로도 설명할 수 없을 때에도 할 수 있는 유일한, 그러나 쓸모없는 한마디. “미안해.” P323) 상실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토리를 통해 아들을 생각하는 저며오는 아픈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 아픔과 슬픔과 후회에 대해 흐르는 강물처럼 다 지나가고 흘러갈 것이지만 어느 때에 어딘 가 연결된 물처럼 나에게 돌아와 희망으로 그릴 수 있을 것도 같은. 길었지만 아름다웠던 소설. #흐르는강물처럼 #셸리리드 #다산책방 #김보람 #장편소설 #추천책 #아름다운소설 #소설추천 #읽을만한책 #독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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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름다운 자연과 고립된 소녀
이 소설은 대자연의 숭고한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꿋꿋이 살아내는 한 인간의 깊은 슬픔을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낸다. 1940년대, 여성의 고립과 굴복이 당연시되던 시절, 목소리 내지 못했던 이들의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주인공 빅토리아(토리)는 마치 나뭇가지 끝에 위태롭게 매달려 안간힘을 쓰는 잎사귀처럼, 자신만의 의지와 믿음, 그리고 사랑을 강렬하게 피워내는 인물이다. 토리는 어머니의 죽음 이후, 열두 살이라는 어린 나이부터 집안의 유일한 여성으로서 아버지와 전쟁에서 다리를 잃은 삼촌, 그리고 남동생 세스를 헌신적으로 돌본다. "어머니는 항상 내게 효율적이고 현명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가르쳤고, 가질 수 없는 것을 갈망하는 건 효율적이지도 현명하지도 않다고 가르쳤다." (p.60) 열일곱 살이 되던 해, 그녀의 삶에 윌슨 문(윌)이 나타난다. 그는 ‘인진’—아메리카 원주민을 향한 멸시가 담긴 비속어—이라 불리며 배척당하는 인물이었다. 두 사람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졌고, 가족과 이웃의 눈을 피해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간다. 하지만 토리가 임신 사실을 깨달았을 때, 윌은 이미 증발하듯 사라진 뒤였다. 원주민이라는 이유로 쏟아지는 차별과 모함 속에 쫓기던 그는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배가 불러오자, 토리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자신과 아이를 지키기 위해 아무도 찾지 못할 깊은 숲속으로 숨어든다.
2. 상실, 그리고 이별의 강물
그렇게 자신을 옥죄던 괴로운 집이었건만, 숲에 홀로 남겨진 토리는 아버지와 삼촌, 남동생 세스를 끊임없이 떠올린다. (이 부분에서 독자인 나는 토리에게 완전한 해방이 주어지길, 혹은 누군가 구원의 동아줄을 내려주길 간절히 소망했다.) 토리는 숲에서 홀로 아이를 낳는다. 그리고 갓 태어난 젖먹이 아들을 숲속에서 휴식을 취하던 한 가족의 자동차에 가만히 놓아둔다. 차마 돌아서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겨, 그녀는 다시 ‘집’으로 향한다. 나는, 그곳으로(그녀의 집) 돌아가지 말라고, 아이를 버리지 말라고 절박하게 손을 뻗고 싶은 심정으로 무겁게 책장을 넘겼다. 토리가 돌아온 집은 이미 무너져가고 있었다. 자신을 수발들 사람이 없자 이모부는 떠나버렸고, 남동생 세스는 범죄에 연루되어 마을을 떠났다. 오직 아버지만이 묵묵히 그녀를 맞아주었다. 말없이 함께 식사하고 그릇을 치우는 부녀의 모습에서, 말로 다 할 수 없는 빈자리에 대한 슬픔이 느껴져 가슴이 젖어든다. 딸이 왜 떠났었는지 짐작조차 못 하는 아버지는, 그저 딸이 집안일에 고생해 떠났다고 생각했는지, 직접 식사를 챙기고 설거지까지 한다. 이 무뚝뚝한 부성애는 또 다른 형태의 슬픔이다. "아빠의 손가락이 내 손가락과 얽히는 느낌을 소중히 여기며 아빠의 손등에 난 검버섯 하나하나 주름 하나하나 울퉁불퉁한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를 빠짐없이 뇌리에 깊이 새겼다." (p.230) 세월이 흘러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고, 마을에 댐이 건설되면서 토리는 모든 추억과 고통이 깃든 고향 땅과도 완전한 이별을 맞이한다. 그녀의 삶은 거대한 강물처럼, 수많은 이별과 상실을 겪으며 흘러간다. "내가 산에서 얻은 가르침이 있다면, 그건 땅은 지속된다는 것, 필요한 때가 되면, 인간의 어리석음을 없애고, 가능할 때 제 모습을 되찾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이었다." (p.279)
3. 나의 복숭아나무, 희망을 다시 심다
아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그 공터에, 토리는 아들의 나이만큼 해마다 돌을 하나씩 쌓아 올린다. 이 뭉클한 의식은 그녀가 여전히 아들을 기억하고, 사무치는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독자로서 그녀가 더는 고립되지 않고, 다시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과연, 토리는 아들과 재회할 날이 올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독자가 직접 책을 읽으며 그 여운을 확인하길 권한다. 이 책은 띠지의 추천사처럼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고독한 생명력이나 《앵무새 죽이기》가 다루는 사회적 편견을 떠올리게 한다. 덧붙여, 깊은 상실과 그 치유의 여정이라는 감정선은 윌리엄 폴 영의 《오두막》과도 맞닿아 있다고 말하고 싶다. 소설의 마지막, 토리가 모든 것을 잃은 고향을 떠나 새로 정착한 마을에 복숭아나무를 심는 장면은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댐으로 수몰된 고향의 복숭아밭이 그녀의 잃어버린 과거와 상실을 상징했다면, 이 새로운 나무는 치유와 회복, 그리고 새로운 인연에 대한 희망을 강력하게 예고한다. 이는 책 속의 문장처럼, 토리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땅의 축복 속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구해내고 내 삶을 다시 세우는 것으로 충분하기를 바라면서." (p.409) 책 속 숲에서 우리가 함께 엿본 대자연의 숭고한 아름다움과 꿋꿋한 사랑이, 이 책을 읽는 독자의 가슴에도 깊은 울림으로 꽃피우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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