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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치료를 전공한 나는 실습 때 봤던 환자들을 대할 자신도, 환자의 삶의 냄새가 섞여있는 병원에서의 삶도 이어갈 자신이 없었다. 돌아돌아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그 때 마주쳤던 환자분들 한 분 한 분의 삶이 있다는 것을 이제와 다시 깨닫게 된다. 어쨌든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떨쳐내려고 해도, 우주의 가능성은 0에 수렴하기 어렵다.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작가는 상세히 그때의 정경과 마음을 꺼내 이야기 보따리를 푼다. 가끔 문병갔을 때 그 너머 보이지만, 외면하고 빠르게 돌아나오는 나의 마음도 헤집는다. '존재가 역할이다' 라는 말이 나오기 까지, 작가가 가족으로서 돌봄을 하며 존재했을 시간을 생각해 본다. 책은 고발하지 않는다. 과하지 않고, 섬세하게 상황과 그때 마주한 감각을 그려내었다.
그런 일은 끔찍하니, 상상도 하지말자라는 단절이 아니라,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 책이 어떤 패치처럼 그 때의 나를 상상하게 한다. 나는 이책을 읽었으니 덜 외롭고, 덜 지치겠다. 그리고 덜 외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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