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에 소설을 좋아했었다. 시도 좋아했었다. 습작의 기간도 있었고, 문학에 대한 애정으로 책도 많이 읽었었다. 그런 가운데 김현 선생님을 사숙하기도 했었다. (요즘은 권성우 선생님의 글이 매력적이다) 그러나 현재를 놓고 본다면, 나는 문학에서 너무나 많이 벗어나 있다. 그래서 이런 글조차 적기가 부담스럽다. 행여 잘못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해서. 그러나 나의 개인적인 발언을 할 공간이 여기에 있다면, 나는 비평이란 둘의 대화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책읽기가 원래 조용한 침묵 상태에서 가능한 것이듯이, 비평은 책을 읽는 과정 속에서 나의 시선이 책을 통해 되튕겨져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는 나의 감성이 책 속으로 녹아들어가고, 또 많은 부분이 기억과 간접체험으로 내 머릿 속에 남지만, 책 속으로 흡수되지 않는 생각들도 있다. 나는 그것이 아주 소박한 의미에서의 비평이라고 본다. 흔히들 감상이라고 부르겠지만, 그 책에 대해서 맘에 들지 않는 것들도 머릿 속에 남으니까. 어쨌든, 김현 선생님을 좋아하면서 알게 된 문학과 김치수 선생님. 그의 이 비평집은 오래되었지만, 개인적인 기억이 그렇게 남아있는 책이다. 책 내용에는 이균영, 최수철, 송언, 이창동, 채영주, 박상우, 선우휘, 박완서, 이문구, 송영, 김원일, 현길언, 윤흥길, 정현종 등 그 당시를 대표했던 소설가와 시인들이 다 언급되어 있다. 이들의 글을 읽어본 분들이라면 적잖이 재미있는 비평집일 것이다. 게다가 책의 3부에서는 19세기 사실주의, 정신분석학과 문학비평, 바르트의 기호학, 프랑스 문학 연구와 그 의미 등이 실려 있다. 이 또한 당시의 흥미로운 주제였다. 아무튼 옛생각에 불현듯 이 책을 집어들어 몇자 적어본다. 너무 서투른 낙서 같은 서평이지만 너그러이 봐주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