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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어느 한순간을 떠올리는 일은 얼마나 많은가. 그때 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에 관한 수많은 명제가 우리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한때 어울렸던 친구들을 만났을 때, 함께 근무했던 예전 직장 동료들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지울 수 없는 벽이 존재할뿐더러 이제는 도저히 질문에 대한 답을 말할 수 없는 순간에 이른다. 그 벽의 안과 밖에 있는 듯한 순간들을 마주한 작품이다.
『사라진 것들』은 앤드루 포터가 플래너리 오코너상을 수상한 데뷔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이후 15년 만에 펴낸 소설집이라 더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열다섯 편의 짧은 소설에서 우리는 지금은 잊힌 과거의 순간을 마주한다. 한때는 젊었던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고 공허한 감각에 사로잡히는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삼십 대 후반에서 사십 대에 이르는 남자들은 아내와 무난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지만 평온하지는 않다. 누군가의 아내는 우울증 때문에 아이와 남편을 떠나 아파트를 얻어 생활하는 이도 있고, 아이가 물에 빠지던 순간 몸이 굳어 꼼짝도 할 수 없어 아이를 구하지 못했던 남편도 있다. 죄의식에 빠져있는 상태에서 아이는 아빠와 멀어지고 그걸 견디기 힘들어한다.
아마도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소설이기에 한 남자가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과 삶을 이루는 모습 같았다. 뒷마당의 덱에서 맥주나 와인 한잔을 들고 옆집 혹은 울타리를 멍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다.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미래가 불안한 건 당연하다. 그럼에도 평온을 가장하고 하루를 살아낸다. 술 한 잔을 마시며 하루의 피로를 잊고 진실을 마주할 힘을 얻는다.
소설의 배경은 텍사스의 소도시이며, 예술가이거나 같은 계통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들이 주로 나온다. 아내나 친구들은 동료 때문에 힘들고 자신의 감정에 휘둘린다. 불안한 시대, 허무와 공허의 사이에서 고통스러워한다.
소중한 나의 친구, 인생의 다른 수많은 일에서는 그토록 운이 좋았으나 한 번의 지독한 일격을 당한, 소중하고 또 소중한 나의 친구. 대니얼이 우리와 함께 있지 않다는 것이, 이렇게 아름다운 그의 수영장에 우리는 있는데 그는 없다는 것이 너무도 부당하게 느껴졌다. (325페이지, 「사라진 것들」 중에서)
상실의 고통은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없다. 친구를 잃고 그의 집에서 물건들을 정리하며 과거에 머문 순간, 아릿하고도 슬픈 감정이 떠오른다. 친구를 잃는 일은 세상을 잃는 일과도 같은 법. 그 슬픈 감정을 어찌 가눌 수 있을까. 친구의 집 아름다운 수영장에 매트를 띄워 등을 대고 누워 느끼는 상실감은 아는 자만 알 것이다.
예전에는 우리가 젊음의 어떤 절정에 도달했다는 감각, 우리가 여전히 젊다는 게 아니라 아직 그런 척할 수 있다는, 더 젊은 자아로 슬쩍 되돌아가 다시 대학 시절의 그 사람들이 될 수 있다는 감각이 있었다. 우리는 그 놀이를 자주는 아니어도 그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되새길 수 있을 만큼은 이어갔다. (111~112페이지, 「라인벡」 중에서)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그리워한다. 어쩌면 젊은 날의 우리가 그리운지도 모르겠다. 영원히 젊을 것처럼 살았던 순간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지탱해준 원동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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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내 곁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있다.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들은 더 많을 것이다. 사라지면 사라지는 대로, 기억나면 기억나는 대로 흘러가는 물처럼 구름처럼 넘긴다. 자연스럽게, 욕심을 줄이며. 이 또한 살아가는 한 방식이리라. 소설은 모조리 쓸쓸하다. 어느 한 편 포근한 글이 없다. 따뜻해 보이는 듯 싶다가도 금방 서늘해지고 허전해진다. 인생 40대가 이런 나이였던가? 지나왔으면서도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 바빴고 정신없었고 나름의 자부심도 챙겼고 살 만하다 싶었던 것 같은데, 이제 와서 이 쓸쓸한 글들에 어찌 이리 몰입하게 되는 것인지. 어쩌면 나는 나를 속이면서 그 시절을 보냈던 것일까. 쓸쓸해서는 안 된다고, 그래서는 억울한 노릇이나 한껏 자신만만해야 한다고, 잘 살고 있는 것이라고. 40대 남자의 오랜 독백을 듣고 있는 듯한 소설들. 작품들마다의 화자는 다른 이름으로 다른 상황에 처해 있지만 한 사람으로 읽힌다. 그래도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마음은, 처지는, 미래에 대한 불안은 같은 질감으로 느껴지니까. 남자가 아니라서, 남자의 마음을 몰라서, 나는 한 사람의 인간의 입장에 맞춰 읽었다. 놓쳤거나 덧붙였거나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읽은 대목들도 무수했을 것이다. 그랬더라도 나는 좋았다. 좋았던 기분만큼은 확실하다. 아무리 쓸쓸하고 허망한 이야기라 해도. 내가 쓸쓸한 이야기를, 쓸쓸한 사람을, 쓸쓸한 생을 이토록 동경했나 의심이 들 정도다. 나는 밝은 이야기를 좋아했던 것 같은데. 현실이 엉망일수록 소설에서나마 밝은 기운을 얻고 싶으니까. 이 바람을 조용히 잠재울 만큼 고즈넉하면서도 마음 아리는, 그래서 더 좋은, 쓸쓸하기 그지없는 소설집이었다. 이 작가가 50대를 그려 보인다면, 60대를 그려 보인다면 나는 어떤 마음으로 맞이할까? 어떤 경우든 내가 이미 지나고 말았을 시절이겠구나. 나이 들어 아쉬운 점은 딱 이것이다. 좋은 글을 읽을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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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단편집<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으로 미국 플래너리 오코너 문학상을 비롯해 한국에서 낭독의 붐을 일으켰던 작가 앤드류 포터가 15년 만에 발표한 단편집 <사라진 것들>에 담겨있는 이야기의 중심은 <시간>이다. [ 지금까지 여러 달을 지나는 동안에도 우리는 계속 기다려온 것만 같았다. 이 회색 지대를 부유하면서 어떤 미래가 올지 모르는 채로 모든 결과를 조마조마 걱정하고, 혼자 있는 순간에는 요즘 우리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는 어떤 느낌을 견디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우리의 몸이 엄청나게 허약하며, 갑작스럽고 불가해한 방식으로 우리를 배반할 수도 있다는 느낌이었다.] -앤드류 포터의 <첼로> 중에서 두 세 페이지 분량의 단편 여섯 편을 포함해서 총 15편이 수록된 이 단편집에 등장하는 공통된 인물의 화자는 사십대 초반의 남자로 대학이나 예술계에 종사하며 가정을 꾸렸거나 내일의 삶을 걱정하는 프리랜서다. 몇 몇 단편에선 직접적으로 이름이 언급되었지만 대부분의 단편에서 '나'로 등장하는 이 단편의 인물들은 두 부류로 나눠진다. 가장 먼저 결혼 하기 전, 자유롭게 활보하며 늦은 시간까지 여유롭게 와인을 홀짝였던 지난 청춘을 그리워 하는 남자로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겼어도 대학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취향과 생활 양식을 고수 하고 있다. 주변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화자인 이 40대 남성과 비슷한 환경과 직업을 갖고 있는 이들로 무언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주어진 대로 그럭저럭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두 번째 부류의 남자들은 매 시기마다 막중한 책임을 떠 안은 채 살아가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리며 현실에서 방황하는 중년의 모습을 보이며 젊은 시절 마음껏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누구의 간섭이나 활동의 제약을 받지 않고 예술에 열중했던 시절을 그리워 하고 있다. 고학력자들에 중산층의 삶의 수준을 유지 하고 있는 이 남자들은 커피에서 와인으로 이동하는 늦은 밤 사이에서 담배를 피우며 친구들과 함께 지난 시절에 즐겨 듣던 음악을 들으며 더 이상 누군가에게 시선을 받지 못하는 유령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현실의 씁쓸함만 토로 할 뿐 미래에 대한 어떤 장미빛 희망도 없고 배우자에 대한 깊은 사랑은 희미해져 버린지 오래 되었다. [여름의 더위 속에서 하루 종일 땀을 흘리며 친구의 삶의 조각들을 버려진 퍼즐 조각처럼 상자에 담아 놓고 나니, 이제 나는 물의 차가움과 물이 피부에 닿을 때의 충격을 즐길 준비가 된 기분이었다.] -앤드류 포터의 <사라진 것들> 중에서
6년 전 미국 텍사스 산 안토니오의 트리니티 대학 창작학부 교수가 된 작가 앤드류 포터가 15년 만에 발표한 단편집 속에는 산 안토니오의 건조한 사막의 기후와 멕시칸 문화에 영향을 받은 역사와 독특한 음식의 풍미가 작품 속 인물들의 삶과 자연스럽게 뒤섞여 있다. <사라진 것들> 단편 속에는 인생에 큰 굴곡이나 어려움, 고난을 겪지 않은 40대 지식인이자 고급스러운 취향을 갖고 있는 백인 남성들의 등장하는데 어느 누구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준 적이 없어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삶을 읽는 동안 나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사라져 버린 그 무엇, 장소, 추억,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참 이상한 일이다. 마흔 세 살이 되었는데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다니 삶의 어느 시점에 잘못된 기차에 올라타 정신을 차려보니 젊을 때는 예상하지도 원하지도 심지어 알지도 못했던 곳에 와버렸다는 걸 깨닫다니.] -라인벡 중에서 2023년 일 폭풍에 휩싸여서 떠밀리듯 급히 떠난 출장 기간 내내 숨 한 번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질주하다가 떠나기 마지막 날 저녁 호텔 바로 앞 서점에 달려가서 이 책을 구입했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라고 말하니 서점 주인은 자신의 주변 사람들 중에 이 작가의 작품을 싫어한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며 이번 작품에 수록된 전 작품이 모두 좋았다는 말을 했다. 비행기에 탑승하자 마자 첫 단편 <오스틴>을 후딱 읽어 치우고 눈 안대를 하고 머리를 뒤로 하고도 종종 이 단편을 질끔 질끔 넘겨 읽었다. '히메나의 이야기는 항상 바뀐다.' 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된 이야기의 다음 단락은 이런 문장이 이어진다. '때로 히메나는 내 아내가 나를 버리고 찾아간 여자다. 어떤 때는 내가 아내를 버리고 찾아간 여자다. 또 어떤 때는 둘다 아니다.' 64페이지 분량의 단편 <히메나>에 등장하는 인물 '히메나'의 이야기는 신기하게 읽을 때 마다 내가 처음 생각했던 그 '히메나'와 두 번째 ,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 읽을 때 생각한 '히메나'의 모습이 매번 달라진다. '돌이켜보면, 히메나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히메나와 함께 있으면 다른 생각을 할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 주 서점에 나가니 앤드류 포터의 신작이 원서와 똑같은 표지로 잔뜩 매대에 쌓여 있었다. 커버에 새겨진 추천사에 작가 최은영의 이 문장이 내 눈에 들어 왔다. '나에게 『사라진 것들』은 다시금 ‘나의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 책이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앤드류 포터는 재학 시절 부터 창작을 하는 동안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여러 직업에 종사했다.
그는 쓰는 동안에도 자신의 글이 누군가에게 읽혀지게 되겠지라는 기대감보다 누가 읽겠어!라는 절망감에 깊이 빠져 허우적거리면서도 쓰고 또 썼다. 미국의 주요 대학에서 졸업 후 가장 취직하기 힘든 학과와 학부는 문학부로 그 중에서 영문학의 전공자들은 매년 줄어 들어 대학원까지 진학해서 석박사 과정을 밟는 이들의 숫자는 한 자리수를 넘지 못한지 오래 되었다. 특히 거대한 출판시장이 자리한 영미 문학계에서 영문학 전공으로 창작을 해서 작품성을 인정받는 이들은 극소수이고 실시간 영상에 중독된 이들이 넘쳐 나는 시대에 순수 문학은 더더욱 외면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독자들은 책을 집어 들고 작가가 들려주고 보여주는 장소와 시대로 이동한다.
한국어판을 사온 지난 주말 동안 <히메나>를 읽고 맨 앞 장의 첫 단편 <오스틴>으로 돌아가자 이 문장이 눈에 들어 왔다. '가끔은 꿈에 균열이 생기는 때가 있었다. 과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는, 그 다른 삶이 살짝 윙크를 보내는 때가 있었다.' 인생의 어느 시점엔 깨닫지 못하는 것을 어느 순간에 불쑥 깨닫게 될 때가 있다. 그 순간은 누군가 대화를 하던 도중에 일어날 수도 있고, 영화를 보는 동안에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에도 일어 날 수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도대체 소설을 읽는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냐고? 전혀 달라지지 않거나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안마당에 앉아서 책을 읽으며 저녁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예전부터 늘 읽으려 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던 고전들을 하나하나 독파 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마담 보바리'. '에피 브리스트' 같은 책들 ,.... -앤드류 포터의 '넝쿨 식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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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팬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손꼽아 기다려 왔고 영광스럽게도 줌미팅에서 만났다. 십여년간 육아에 전념하느라 이제서야 '사라진 것들'을 내놓게 되었다고.... 나는 그의 작품에서 말하는 각자 처한 상황에서의 어쩔수 없음 아무에게도 설명할 수 없고 표현할 수 없는 상황 그 뭐라고 정의내릴 수 없는 감정 그 무수한 것들이 가벼운 것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좋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인간에 대한 관심이고 본질이라는 장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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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여러 달을 지나는 동안에도 우리는 계속 기다려온 것만 같았다. 이 회색 지대를 부유하면서 어떤 미래가 올지 모르는 채로 모든 결과를 조마조마 걱정하고, 혼자 있는 순간에는 요즘 우리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는 어떤 느낌을 견디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우리의 몸이 엄청나게 허약하며, 갑작스럽고 불가해한 방식으로 우리를 배반할 수도 있다는 느낌이었다. ” -92쪽- 앤드루 포터의 신간이 나왔다. ‘빛과 물질의 이론’을 본 것이 10년 전이였고, 그 이후의 ‘어떤 날들’(이 책은 별로였음)까지 읽었는데, 생각보다 신간을 잘 내지 않는 작가. 그래서 새로 책이 나온 것을 보자 마자 주문하였다. 글들의 결은 예전의 그것과 많이 다르지 않았는데, 일단 주인공이 대부분 40대 초중반이였고, 미래를 불안해 하고 있었고...특이한 점은 죄다 맞벌이를 하고 있다는 것과 경제적으로 어려워 질 것을 스그머니 걱정도 하지만, 그런 것과는 정반대로 어디가서 술을 마시고, 수다떨고...뭐 그런 이야기들로 가득. 작가도 나이가 먹으니...뭐 이래 저래 생각이 많은가보다. 하긴...작가라고 해서 별 수있겠는가, 늙어가는 걱정, 살아가는 걱정, 먹고 살 걱정...걱정이 가득하겠지. 책이 좋았던 것은 뜬금없는 해피엔딩도 없고, 자극적인 사건도 없이 담담하게 쓰여졌다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그냥 저냥 이런 저런 희로애락을 동반하여 애면글면 살아가는 나와 다른 점도 비슷한 점도 많은 것 같아서 글들이 대체로 마음에 들었다. 특히, ‘라인벡’이라는 작품이 조금 뜨끔한 것이...어쩐지 나와 닮아 있는 듯하여 조금 묘했다. 두 연인사이에 끼어있는...우정이란 이름하에 이도 저도 아닌...뭐 그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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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는 안마당에 앉아서 책을 읽으며 저녁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예전부터 늘 읽으려 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던 고전들을 하나하나 독파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마담 보바리], [에피 브리스트] 같은 책들. 안마당은 사방이 사막식물들-샐비어와 유카와 선인장-로 둘러싸여 있었고 마당 한쪽 끝에 있는 높은 철제 울타리에는 부겐빌레아를 비롯해 꽃 피는 넝쿨식물들이 뒷골목까지 흘러내렸다. - [사라진 것들] /앤드루 포터 소설/ '넝쿨식물' 중, 37쪽 -------------------------------------------- 소설 또는 에세이를 읽다가 이미 읽은 책을 발견할 때면 그 책을 읽던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더운 여름날도 떠오르고, 추운 겨울날, 산책을 즐기던 가을날, 봄꽃이 피었던 날들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읽고 싶었던 책인데 너무 벽돌에 여러권이라 시도조차 못했고, [마담 보바리]는 함께 읽는 모임 덕분에 읽었습니다. [사라진 것들]에서 기억하는 것들을 발견하는 즐거움이라니... 넝쿨식물 줄기에 또 어떤 이야기들이 얽혀 있는지 계속 읽어보렵니다. #사라진것들 #앤드루포터 #소설 #문학동네 #독파 #완독챌린지 #책추천 #책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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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런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이 워낙 낮아서였겠지만, 나는 차고나 세탁실에 불이 켜져 있더라도 거기서 누군가와 맞닥뜨리지는 않을 거라고 확신했고, 실제로 거기엔 아무도 없었다. 모든 것이 마땅히 있어야 할 상태 그대로 있었다. - [사라진 것들] by 앤드루 포터 소설, 23쪽 ------------------------------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의 작가 앤드루 포터의 신간 소설집 [사라진 것들]을 읽고 있습니다. 짧은 단편소설 하나하나가 정말 절묘한 맛을 내는 소설 맛집입니다. 첫번째 단편 '오스틴'은 영화 '식스센스'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과거와 현재, 진실과 허상이 묘한 어울어짐, 아니 어그러짐으로 혼란스럽지만 과연 진짜가 있는지 궁금해 질 때즘 소설은 끝이 나고 내가 유령인지, 그들이 유령인지, 내가 미래고 그들이 과거가 맞는지 모든게 혼란스럽습니다. 다음 단편소설로 뭔가 힌트를 얻고 싶은데 희망고문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들도 떠오르는 찐 단편소설 맛집! 한번 들려 보세요. #사라진 것들 #앤드루포터 #소설 #문학동네 #민은영_옮김 #독파챌린지 #책추천 #오늘읽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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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영원할 수 없음을 안다. 그런데도 막상 그 순간에는 사라지는 순간을 생각하지 못한다. 많은 것이 사라지고 나서야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을 인지한다. 인간이 이런 면에서는 어리석은 건가 싶기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가 이런 인간인 것을... 저자의 다른 작품 속에서 느꼈던 사유가 이 작품에서도 보이는데 뭔가 더 깊어진 느낌이 있기도 하다. 장편보다 단편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작가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이 짧은 이야기들이 결코 쉽지는 않다. 하지만 놓치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이 가득해서 만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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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포터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문체가 인상적인 소설집입니다. 평범한 일상 속 상실과 후회,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잔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화려한 전개보다 인물의 내면을 천천히 따라가는 작품을 좋아한다면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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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보고 있는 중입니다. 사십대의 뭐. 그런 내용 입니다. 요즘 책이 제법 잘 읽히네요. 주말과 저녁 나절에 누워서 살살 읽기에 좋은 책이에요. 시간 되시면 읽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이것도 우원박의 추천. 재밌게 보시기를요 여러분 ㅎㅎ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