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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내가 자신이 쓴 일기장을 통해 과거의 나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서른여덟 살의 엘레나는 과거의 내가 한없이 사랑스럽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떨어져 있기 싫어 결혼을 선택하고 함께 살기 시작한다. 처음에 상대방에게 가졌던 감정들이 생활이 되면서 서서히 장점이 단점으로 변화고 굳이 내 마음을 드러내 보이지 않고 숨기면서 사는 것에 익숙해지는 삶... 이런 삶이 싫지 않았다. 착한 남편이기에 그냥 그에게 맞추며 아무것도 느끼거나 원하지 않으며 조용히 지내는 인생을 살던 '나'.. 엘레나에게 한 남성의 눈길이 자꾸만 느껴진다.
한 번도 외도란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남편에게 마음이 떠난 자리에 다른 남성이 들어 온 후부터 엘레나의 사랑법은 상대 남성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니 엘레나 본인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로 남자가 이끌고 엘레나는 거기서 예전에 몰랐던 세계에 눈을 뜬다.
솔직히 나 역시도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기혼 여성으로 엘레나의 마음 상태에 대해 조금은 당혹스럽다. 머리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평범한 일상의 단조로움이 숨 막히게 답답했을지... 아무래도 옆지기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고 살고 있는 것에 익숙한 나는 엘레나의 선택에 열렬히 박수를 보내지는 못하지만 그녀가 만들어 갈 사랑에는 용기를 주고 싶다.
우리는 흔한 말로 사랑에 유효기간이 있다고 한다. 안보면 죽을 것 같은 열렬한 사랑도 짧으면 6개월 길면 2년 6개월을 넘기지 못한다고 한다. 왜 이런 이야기가 생겼는지 의학적인 호르몬의 반응을 보고 산정한 것이라지만 과연 맞을까 싶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데 한결같이 일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마음 상태나 주변 환경으로 인해 사랑이 굴곡이 생기고 변화한다. 그것이 꼭 사랑이 시들해진 것이 아니라 사랑보다 진한 정으로 변화한 모습을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남편 파올로가 가진 성격이 우리나라의 남자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아내의 마음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없이 현재의 생활이 편안하면 크게 불만이 없는 상태... 여기에 엘레나가 시어머니와의 점심식사에서 항상 느끼는 숨 막힘이 우리나라의 고부갈등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도 든다. 다행히 시동생은 엘레나를 좋아하지 않았던 감정이 형과의 이별로 인해 그녀를 다시 보고 좋아하는 계기가 되었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엘레나의 경우처럼 남편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리면 순간적으로 화는 나겠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잔소리 몇 마디로 끝낼 것이다. 허나 엘레나는 남편이 아닌 타인이 주는 욕망에 눈을 뜨면서 예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대담한 행동들을 즐기기에 이른다. 더군다나 남에게 절대 보이지 않을 성적 환상까지 남자가 만들어주는데....
다행히 엘레나에게는 터놓고 자신의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베프 친구도 있고 또 다른 직장 동료 있다. 혼자라면 사랑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로 인해 엘레나는 힘들었을 거라 여겨진다. 그녀에게 새로운 세계를 눈뜨게 해주었지만 서로가 생각하는 방향이 다른 사람이기에 그들의 만남은 끝이 보였는지도 모른다. 엘레나 자신만이 미처 그 끝을 보지 못했을지도..
일기장은 아주 사적인 부분에 속한다. 매일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느끼는 생각이나 감정들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일기장.. 엘레나에게 일기장은 숨 막히도록 단조로운 결혼생활을 지탱해 주는 출구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만큼 일기장 안의 엘레나는 결혼 생활 자체를 이어가기 힘든 상태로 마지막 끈을 차마 놓지 못하는 상태였다.
여성보다 더 여성이 가진 감정, 심리에 대해 묘사를 잘한다는 평을 듣고 있는 파비오 볼로... 저자가 남자라는 것에 새삼 놀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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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침의 첫 햇살(파비오 볼로: 소담, 2014)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는 당신인가요?
글에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감정'과 '생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글을 읽는 독자는 글을 쓴 사람의 '시간', '공간', '감정',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독자는 글에 몰입할 수록 글쓴이의 '시간', '공간', '감정', '생각'을 더욱 잘 느낄수 있습니다. 파비오 볼로의 책 <아침의 첫 햇살>(소담, 2014)는 여러모로 독특한 작품입니다. 먼저 이탈리아 내에서 호평을 받은 이 책은 사랑의 주체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성'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작가는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가가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여성'의 정체성과 변화의 모습을 세밀하게 잡아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겠지만 작가는 '여성 작가'못지 않은 솜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성 심리의 복잡미묘한 굴곡을 기막하기에 잘 그려낸 소설, 작가가 남자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 - 이탈리아 독자
두번째 이 책의 특징은이 책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는 두 명의 여자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일기를 쓰는 여자와 일기를 읽는 여자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둘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동일인물입니다. 일기를 쓰는 주인공 '엘레나'의 글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복잡한 상황이 특징이라면 몇 년 뒤 글을 읽고 있는 '엘레나'의 글은 일기를 쓸 당시의 '공간', '감정', '생각'과 관련된 속사정을 이야기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한 권의 일기를 읽는 가운데 접하게되는 '시간'과'공간'의 공유와 '생각'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는 작가의 독특한 문체(이탈리아 독자들은 작가를 가리켜 속도감 있는 일상의 언어라고 한다.)가운데 묘한 느낌을 안겨줍니다. <아침의 첫 햇살>은 "권태에 빠진 한 여성이 불시에 찾아든 사랑과 아픔을 통해 진정한 정체성과 행복을 찾아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작품을 통해 저자는 기존의 남성작가들이 쉽게 성공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새로운 길에 훌륭하게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오히려 평가보다는 남성작가는 여성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묘사하는데 서툴다라는 우리의 편견이 더 문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변화의 시작은 '용기'라는 점과 변화 속에서 경험하게 될 감정들은 늘 행복함으로 점철된 것이 아니라 '불안'과 '혼란'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과거의 '엘레나'는 이러한 변화의 경험을 보여주며 미래의 '엘레나'는 '변화 후'의 시점에서 '불안'과 '혼란'의 정체를 이야기 합니다. '무미 건조한 일상' 속에서 변화를 바라는 '나의 마음'이 있지만 용기가 없다는 점이 작품 속 주인공과는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나은 삶의 변화를 누리고자 하는 '엘레나'의 '용기'와 '변화'를 부러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권태'로부터 벗어나 '변화'의 삶을 손에 넣은 '엘레나'에게 축하를 그리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통해 '변화'에 성공한 작가에게 감탄을 해봅니다. 일상의 언어로 쓰여져 있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사랑'이라는 소재로 어색하지 않은 <아침의 첫 햇살>. 과거의 '엘레나'와 미래의 '엘레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둘의 속삭임 속에서 맞은 '아침의 첫 햇살'을 함께 맞아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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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서평을 쓰기 전에 먼저 책을 받고 나서 기분이 참 좋았다 는 걸 말하고 싶다. 책에 정성을 쏟은 느낌이 물씬 들어서 였다. 표지의 손이 많이 닿는 부분에 코팅지라고 해야하나 예전에 학창시절에 많이 했던 뻣뻣한 코팅지가 아닌 부드럽게 덧입혀져 있었고, 책 내부의 종이는 연하고 고급스러운 빗살무늬가 그어져 있다. 표지는 그렇다치고 글자가 쓰여진 부분에 이렇게 무늬를 새겨 넣은 종이는 처음인것도 같은데, 소담 출판사는 작은 부분들에도 신경을 쓰는구나.. 싶어서 참 좋았다.
일기를 쓰는 여자. 그리고 그 일기를 읽는 여자. 이 두여성은 같은 사람이다. 시간으로 보면 두명의 여자가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지만, 과거의 내가 일기를 쓰고 현재의 내가 그 일기를 읽으며 글을 쓰고 있다. 조금은 독특한 구성이 나의 시선을 잡았다. 1월 3일과 15일 결혼한 엘레나의 일기로 시작해 15일의 일기 바로 뒷장에는 현재의 그녀가 과거의 일기를 읽고, 써 내려간 글로 시작된다. 결혼에 회의적인 여자의. 결혼하던 날 들뜨고 그토록 사랑한다고 내뱉고 확신했던 그녀는 어디로 간 것일까. 결혼생활이 연극인 것 같다고 그녀는 말한다.
남편은 자상한 사람이 아니었다. 성격이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고, 엘레나는 그것을 참지 못하였다. 내가 본 엘레나는 아주 예민한 여성이었다. 여기서 한가지! 이렇게 예민한 여성의 내면을 남자 작가가 쓴 글이라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예민한 책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아주 꼼꼼히 책의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을 쓴 것 같은..
그렇게 순탄치 못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던 중. 엘레나에게 관심을 표해오는 회사내에 남자가 한명 있었고 그녀는 그 남자와 만남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녀의 몸은 마음과 다르게 반응한다. 권태로 이어진 남편과의 관계는 더이상 그녀가 생각했던 사랑하는 사람의 사이가 아니었다. 내가 예민한 여자가 아니라서 그런 걸까. 엘레나의 결혼생활에서 남편이 하는 행동에 거부감이 표현하는 엘레나를 보면서, 참 예민한 여자이구나.. 라고 느낌과 동시에 나라면.. 이라는 생각을 참 많이도 했던 것 같다. 나라면 남편과의 그런 관계를 무리없이 잘 보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연애생활을 해서인지. 우리는 봐주는 사랑보다는 있어주는 사랑이 더 편안해 졌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의 구성은 꼭 그것 같았다. 미래의 내가 과거로의 나에게로 가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얘기하고 있는것. 엘레나는 과거의 일기를 읽으면서 그때 느꼈던 감정들은 다 지나갈 것이라고얘기한다. 그토록 열정적이었던것들도. 참지 못했던 화들도 다 지나가버릴것이라고. 미래의 엘레나는 조용한 언어로 말한다. 과거의 그녀에게. 하지만 미래의 그녀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것도. 그때의 감정들을 지나왔기 때문이겠지. 앞으로 쓰여질 엘레나의 일기들은 어떤 말들을 담아낼지 사뭇 궁금하다... 남자 작가분이 여성의 내면을 이토록 깊이 예민하게 담아낸 것에서 참 놀랍고, 앞서 말했듯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쓴 책이 참 이쁘다.
관계를 쌓아간다는 말이 있다. 얼마나 많이 듣는 말인가. 하지만 인간관계란 쌓아가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살아서 숨을 쉬어야 하는 것이 인간관계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돈독히 변하는 것이 인간관계다. 나도 이제야 그걸 깨달았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관계는 시들어버리고 만다. 피해야 하는 건 약속이다. 스스로의 미래를 두고 내기를 걸어서는 안 되는 법이다. 약속을 지키려다 나처럼 이미 죽어버린 관계를 억지로 되살리려는 모험을 감행하게 된다.(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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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데이즈』 / 더글라스 케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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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작품은 <내가 원하는 시간>으로 두 번째 만나게 되었네요. 익숙하지 않는 문장이지만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책은 여성의 심리를 잘 표현할 만큼 썼다는 겁니다. 그렇다보니 주인공인 엘레나의 심정을 100%로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부분들도 있었답니다. 그냥, 이 소설을 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점으로 보고 읽는 다면 한 사람의 '삶'에 대해 볼 수가 있어여. 결혼 후 사랑 보다는 정으로 살아가는 엘레나. 하지만, 대부분 사랑의 어느 시점이 지나게 되면 위기가 다가오는데 이것을 둘이서 해결하느냐 아님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아침의 첫 햇살>은 주인공인 엘레나의 과거 일기와 현재의 모습에서 교차가 되면서 흘러가고 있습니다. 사랑을 받고 싶지만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한 가지만으로 인간은 너무나도 외로움을 느끼는데 결국 타인의 사랑 없이는 영혼이 성장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인가 봅니다. 이러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 책 제목처럼 자신의 삶에 햇살이 비추어주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어찌보면 불륜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그녀의 입장에서 본다면 현재의 답답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무조건 찬성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는데 그녀 역시 스스로 걸어가고 있는 그 길에 대해서 자문을 갖기도 했다는 겁니다. 이 책을 기혼자와 미혼자 두 부류에게 읽힌 다음 토론을 한다면 참 흥미로운 토론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사회적인 모습에서는 곱지 않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으나 한 인간의 삶이 이렇게 까지 피폐해지는데 살아가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온전히 그녀의 선택이 옳다고도 할 수 없으니 단, 용기있에 선택한 엘레나의 모습에 부럽기도 하고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더라고요. 사람은 살아가면서 매 순간 선택을 하잖아여. 그녀 역시 결코 쉽지 않는 선택이었을 텐데 남은 생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선택한 삶이 다시 한 번 후회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답니다. 이어, 이 소설의 흐름은 일기 형식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앞서 적었는데요 일기란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것을 솔직하게 적을 수 있는 도구 이죠. 그래서일까요 그녀의 거짓없는 문장들은 엘레나의 상황을 잘 묘사해주고 있답니다. 본인 역시 일기를 간혹 쓰다말다 하는데 훗날 읽으면 이런 때도 있구나 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스스로 많이 힘들었구나 하곤 한답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는 대신에 일기를 선택한 것이라 생각해요. 들키지 않는 자신의 속내를 유일하게 받아주는 것이기 때문이죠. 엘레나..만약 내가 그녀의 상황이었다면 어떠한 선택을 했을까..덮고나서도 여전히 생각의 정리를 마칠 수 없게 만든 <아침의 첫 햇살>이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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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독서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읽어도 읽어도 새로운 세계에 빠져드는 매력이 독서의 큰 즐거움 중에 으뜸일 것이다. 이 책은 독특한 구성력으로 새로운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주인공은 현재와 나와 몇 년 전에 쓴 일기의 주인공인 나로, 현재의 내가 일기를 읽으면서 당시를 회상하고 다시금 기억을 가다듬는 독백 형식의 소설이다. 주인공인 엘레나는 권태로운 결혼생활을 극복하지 못하고 외로움과 타인의 무관심 속에서 새로운 탈출구를 꿈꾼다. 새것은 보이고 색다른 자극을 주게 되어있지만 인간의 마음이란 게, 언젠가는 그 새로운 사랑, 경험이 또 색이 바래어져 간다. 새로운 사랑에 빠져들면서 하루하루가 활기차고 새로운 봄날이겠지만 일탈은 일탈일 뿐, 영원할것 같은 그 시간도 또다시 위기와 배신 상처로 얼룩지기 시작한다. 이 책은 사랑의 생성과 소멸 과정이 계단을 밟듯이 진행이 되는데 아마도 여주인공이 원한 건 자신의 삶의 바꿀 획기적인 변화였을 것이다. 이 책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내가 관심을 둔 것은 그녀의 마음이었다. 내 마음은 너무나 절실한데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주는 데는 한계가 있고, 세상에서 제일 귀하다는 사랑도 결국 마음에서 나올진대 우리의 마음은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남에게 배척 당하기 일쑤다. 난 너무 힘들고 괴롭지만, 남들은 냉정하게 말 한마디로 내 마음을 결론지어버리고 '그까짓 것 뭐랴고..'외면을 당하기도 일쑤다. 여주인공이 필요한것은 내 마음을 알아주고 나의 말을 들어줄 그 누군가였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기는 간절한 만큼 그 기대가 충족되기기가 힘들다. 결국은 스스로 약을 바르고 치유해가면서 다시 일어서는 것도 인간이기에 시간이 약이라는 명언이 통하는 것이다. 주인공은 사랑의 상실감으로 아팠할때 친구에게 기대면서 한 단계 성숙해져 가는데, 서로에게 상처 주어도 결국은 그 상처를 치유하게 되는것 또한 사람을 통해서이다. 나름대로 철학적인 메시지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인공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정말 사랑이었을까 의문스럽다. 일탈을 사랑이라고 해야 할지, 진짜 사랑이라고 믿었건만 남은 것은 타고 남은 재뿐이고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지만 상처는 쉽게 아물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 소설을 쓴 피비 오볼로는 전작인 내게 원하는 시간에 이어, 우리나라에 두 번째로 이 작품이 소개가 되었는데 참 많은 재능을 타고 태어나신 분이다. 얼굴도 영화배우 니시니 엄청 미남에다가 프로듀서, 배우, 디제이 한 사람에게 이 많은 재능이 있다는 게 신기하고 부럽고, 더구나 이탈리아에서만 한 해가 500만 부의 책이 팔리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니... 이 책은 한 문장 한 문장이 밑줄 치고 싶을 정도로 수려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면 다 놓치기 아까운 구절들이다. 남자분이 이렇게 여자의 마음을 섬세하고 밀도 있게 표현해 낸다는 게 놀랍고, 이 책은 표지의 여자가 정말로 말하는 듯한 착각이 일어날 정도로 그녀(엘레나)의 묘사가 탁월해서 책을 읽으면서도 몇 번이나 책표지의 작가님 사진을 보고 또 보았다. 작가님의 차기작이 매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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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첫 햇살 파비오 블로 지음 소담출판사
<내가 원하는 시간>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첫선을 보인 소설가 파비오 볼로가 이번에는 여성의 삶과 사랑을 내밀하게 다룬 이야기를 들고 왔다. 전작 <내가 원하는 시간>을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내가 원하는 시간과 같은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 같은 착각을 읽으킨다. 마치, <내가 원하는 시간>의 다음 이야기 같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등장했던 인물이 다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듯한 혼란이 인다. 사실 다시 더듬어 보더라도, 이제 어떤 인물이 등장했는지, 어떤 이야기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데 말이다. 아마도 배경이 같은 나라이고, 그 작가 파비오 블로의 성향에 익숙해진 탓인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이 소설로 여자의 심리를 누구보다 디테일하게 그려냈다는 찬사를 받으며 여성 독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누렸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공감하지만, 또한 어떤 부분에서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하겠다. 엘레나가 파올로의 어머니인 시어머니에 대해 싫어하는 점은 확실하게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새로 만나게 된 홍보 회사의 팀장인, 애인(작가는 끝까지 그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 점이 내게는 불만스럽지만, 은밀하게 감춰두고 싶은 엘레나의 마음인 것 같기도 해서 덮어주려 한다. 혹시 내가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고 스쳐지나갔는지도 모르는 일이기도 하고…)과의 이야기는 자세하고 길게 설명하고 있으면서, 정작 남편인 파올로와 시동생 시모네와 시어머니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물론 이 모두가 나의 주관적인 평가인 만큼, 그저 푸념으로 넘겨도 무관한 일이다. 엘레나가 느낀 권태를, 그리고 그녀의 방황을, 그리고 뜻하지 않게 격렬하게 찾아온, 남편이 아닌 남자와의 뜨거운 정사도 모두 가슴 설레게 한다. 결국은 이 모든 방황의 끝에 엘레나는 보다 차분하게 새로운 남자인 니콜라와 편안한 사랑이 가능하게 될 것일테니까 말이다. 2014.3.22.(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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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비처드는 첫 햇살이 달라졌다고 느낄만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나는 아직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 경험을 파비오 볼로의 소설 <아침의 첫 햇살>속 화자인 여주인공 엘레나에게 일어났다.
이 소설은 엘레나가 쓴 일기와 몇년 후 일기를 읽으면서 일기에는 쓰지 못했던 그때의 다른 감정들을 이야기하는 두가지 시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진정으로 사랑해서가 아닌 단지 안정감 만으로 결혼을 했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결혼생활에 권태감을 느끼면서 남편에게는 기대감이 상실되고 실망감이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행복을 위해 결혼에 모든것을 걸었고 곧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느꼈지만 자신의 인생에서는 행복한 날들이 오지 않을것만 같고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만족감이 없는 것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그러다 예기치 않게 찾아온 유혹에 빠져들게 되고 자신도 행복할 자격이 있으며 그동안의 불행은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깨달으면서 새로운 자신과 대면하게 된다. 달콤하기만한 이 유혹에 점차 집착하면서 관계는 삐걱대기 시작하고 이 역시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깨닫지만 엘레나는 이미 예전의 자신이 아님을 깨닫고 모든것에서 자유로워져 진심으로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시작하면서 진정한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남자작가지만 여자의 심리를 아주 섬세하게 묘사했다는 평이 있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기대보다 훨씬 더 훌륭했던 소설이었다. 결혼은 하지 하지 않았지만 여자로써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의 묘사가 기대 이상으로 큰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엘레나가 느꼈던 감정들 중 일부는 정말 나 자신의 마음을 읽은 듯한 느낌이어서 전율이 일었고 그 순간 작가에게 찬사의 마음까지 보내고 싶을 정도였다. 겪어보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같은 여자로써 처음에 엘레나의 상황들이 마냥 안타까웠고 그래서 엘레나의 행복을 마음속으로 바라며 읽을 정도로 감정이입이 잘 되었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이 행복으로만 채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불행은 안고 살아가지만 그 불행은 왠지 내 인생에서 떠나지 않을 것만 같을 때가 있다. 엘레나가 그랬던 것처럼. 어느 정도의 불행은 안고 살아가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실패가 두려워 불행을 방관하기만 하는건 인생을 더 불행하게 만드는게 아닐까. 그래서 엘레나의 행복찾기는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해 주는것 같았다.
달라지지 않을 것만 같은 내 인생도 행복으로 안내해 줄 또 다른 내가 있으므로 행복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엘레나처럼 자신이 느끼는 불행이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 만 같고 행복은 내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느끼는 여자라면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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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사로잡은 건 그 남자의 시선이었다.
결혼생활은 권태롭고 더 이상은 서로를 봐주지 않는 부부의 모습을 참으로 세심하게 그려놓은 이 책 `아침의 첫 햇살`은 도저히 남자가 쓴 책이라는 게 믿기지않을만큼 여성의 심리묘사에 탁월함을 보인다. 전작이었던 `내가 원하는 시간`은 이별을 한 후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했음을 뒤늦게 깨달은 남자의 심리를 묘사한 책이라면 이 책은 반대로 여자의 심리묘사를 치열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결혼 생활을 어느 정도 한 후 더 이상 새로울것도 없고 지루하고 평온하기 그지없는 결혼 생활에 권태로움과 회의를 느끼게 되는 중년의 여자들이 읽으면 참으로 공감가는 부분이 많을것 같다.. 지루한 일상에 한 줄기 빛과 같은 남자의 등장으로 그녀가 겪는 심리의 변화를 마치 옆에서 본듯이 그려내고 있어 읽는 내내 두근거리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던...연애소설이자 한 여성의 진정한 행복찾기를 그린 일종의 성장소설과도 같은 이야기였다.
오늘도 파올로는 그녀 엘레나와의 대화를 피곤하다는 이유로 거절한채 그냥 평온한 잠속으로 빠져든다. 옆에 누운 그녀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뜨겁게 사랑해서 한 결혼은 아니었지만 파올로라면 자신에게 평온함을 주고 행복할것이라 믿고 한 결혼은 어느새 점차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매일매일이 반복된 지루한 나날을 보내고 점차 그런 일상에서 뭔가 허전함과 외로움을 느끼게 된 엘레나를 뒤흔든 건 한 남자의 시선이었다.자신도 모르는 새 그 남자의 시선을 의식하고 가슴 떨림을 느낀 엘레나는 그가 남긴 쪽지를 보지만 자신이 유부녀임을 자각하고 그 쪽지를 모른 채 외면한다. 그럼에도 마주치는 그 남자를 끝내는 외면하지 못하고 스스로 그를 찾아 두발로 그의 집을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탈은 그녀 엘레나를 뒤흔들게 되는데...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고 자신 역시 그를 사랑하지않는다는걸 알면서도 스스로 정한 틀을 깰수 없어 자기기만을 계속 하던 여자 엘레나가 스스로의 틀을 깨고 나와 마침내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은 그 과정에서 만난 남자를 향한 그녀의 관심과 그를 향한 갈망 그리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그녀의 심리상태를 세밀하고 묘사하고 있다. 그녀에게 필요한건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고 관심을 가져줄 사람이었는데...파올로의 모습은 전형적인 40대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모든것에 시들하고 피곤해하고 섹스 역시 매너리즘에 빠진... 그래서 그녀 엘레나가 처음 보는 남자의 뜨거운 시선에 흔들리고 속절없이 빠져들게 된것에 격하게 공감이 간다.그의 시선으로 인해 엘레나는 자신도 여자이며 그것도 다른 남자의 눈길을 끌수 있는 매력을 가진 여자임을 자각한다. 처음엔 자신에게 여자로서의 자신감을 주고 자신의 몸을 찬미하며 매번 평범하고 지루하기 그지없던 섹스에서 격렬하고 자극적인 섹스를 경험하게 해준 그 남자와의 섹스가 만족스러웠지만 점차로 그를 향한 애정으로 발전해가는 엘레나는 이제 더 이상 파올라의 잠버릇부터 숨쉬는것까지 모든것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사랑에 빠진 여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자신을 안만나는 동안에 다른 여자를 만나는건 아닌지..전화연락이 왜 안되는지 끝없이 고민하고 의심하고 상대를 모른 채 질투를 하는... 이에 반해 남자는 처음에 엘라나와 관계를 맺은 당시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침대안에서만 사랑하고 집밖에서는 그냥 다른 사람처럼 일상을 살아가는...책임지는 관계를 두려워하며 그저 즐기기만을 원하는 이기적인 남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처음부터 잘 못 꿰진 관계는 결국 파국을 맞을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던지고 자신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틀을 스스로 깨고 나오는 엘레나의 모습은...멋지다. 사실은 행복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지만 그 틀을 깨고 나오기 어려워 행복하다고...평안하다고 스스로를 속이는 기만행위를 그만두고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찾아 고군분투하는 엘레나의 모습은 어쩌면 여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내 모습을 직시하라는... 그래서 이 책을 단순히 불륜소설이라고 말하고 싶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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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심리의 복잡미묘한 굴곡을 기막히게 잘 그려낸 소설. 작가가 남자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_이탈리아 독자 (표지 중)
제목이나 표지삽화 등이 여성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작가 파비오 볼로는 <내가 원하는 시간>을 통해 접한 바 있어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높았다. 파비오 볼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권태에 빠진 한 여성이 불시에 찾아든 사랑과 아픔을 통해 진정한 정체성과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실감 나게 그린 소설 <<아침의 첫 햇살>>에서 독자평처럼 작가가 남자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 작품으로 기존의 남성 작가들이 시도하지 못한 여성 소설의 새로운 판도를 열었다는 평을 받았을만큼 작가의 섬세함은 실로 대단했다. 이 작품의 스토리는 일기 형식을 띄고 있고 있으며 현재의 엘레나가 과거에 자신이 쓴 일기를 바라보고 있다.
남편은 남동생이나 다를 바 없는 남자가 되어버렸다. 그런데도 나는 그를 버리지를 못한다.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다 보이는데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잠에서 깨어나는 꿈을 꾼다. 꿈속에서 깨어나는 나는 내가 아니다. 나는 나 대신에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딴 여자를 발견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모든 걸 다 포기해버리고 나면 마음이 아파서 내가 견딜 수 없으리란 걸. (본문 13p)
주인공의 엘레나는 자신의 일상이 무료하기 짝이 없는 슬픈 시간의 연속이라고 생각하지만, 남편인 파올로는 그런 아내가 피곤해 보인다고 생각한다. 엘레나 부부의 문제는 서로 간에 대화가 없다는 점, 더 이상 사랑을 나누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그 무엇과도 투쟁하지 않는 남자를 엘레나는 더 이상 사랑하고 욕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엘레나가 다니는 회사는 새로운 홍보 회사에 프로젝트를 의뢰했고, 엘레나는 일을 맡은 홍보 팀 사람들과의 회의에서 한 남자가 자신을 자주 쳐다보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이후에도 가끔씩 자신을 바라보던 그 남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다시 열린 회의에서 그녀는 그로부터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혀 있는 쪽지를 받게 되고 한 남자를 사랑하면서 다른 남자를 욕망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갈등을 하게 되고, 히스테리밖에 모르는 중년 여성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면 안 된다고 속으로 몇 번이고 다짐하지만, 다짐할수록 유혹은 더욱 강하게 다가왔고 결국 그녀는 그와의 만남을 시작한다. 그와의 만남을 통해 그녀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사랑과 행복에 빠지게 되고, 결국 그에게 집착하는 면모를 보인다.
나 자신을 완전히 잃어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환상적인 것인가를 나는 발견했다. 내가 내 몸을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예전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내 몸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느끼지 못했던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나는 내 몸을 그냥 보자기처럼 취급해봤을 뿐이다. (본문 195p)
예기치 못했던 사건에 마음을 열고 용기를 내서 다른 어떤 무엇보다도 쾌락을 우선시하기로 결심했을 때, 나는 변화를 겪었고 내 욕망들은 드디어 그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동화에서처럼, 나를 깨운 건 단 한 번의 키스였다. 한 번의 입맞춤으로 나는 최면상태에서 깨어났고 자기기만의 탑은 완전히 무너졌다. 나의 쾌락은 자유가 무엇인지 배우고 깨닫기 위한 하나의 훈련으로 변해버렸다. 나는 다시 태어난 여자다. (본문 197p)
엘레나는 두 남자와의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게 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이 눌러왔던, 감추고 있었던 모습을 찾게 된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권태에 빠진 엘레나의 심리를 섬세하게 기록했다는 점이고, 엘레나의 일탈을 보여주는 애정행각에 대한 표현력이다. 이 모든 것을 남자 작가에 의해 기록되었다는 점을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몇 년 전에 기록한 일기를 몇 년 후 제자리를 찾은 엘레나가 읽어보면서 회상하고 기록한 일기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구성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우리의 정서와 맞지 않는 불륜이라는 점과 우리가 오랜 결혼 생활을 느끼기는 것이 설레임이 아니라 정을 통한 끈끈함,의리 등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 비할 때 불륜을 자신을 찾아가는 소재로 둔 것에는 상당한 아쉬움이 든다.
(이미지출처: '아침의 첫 햇살' 표지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