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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글에서 부졸드의 보르코시건 시리즈와 데이비드 웨버의 아너 해링턴 시리즈가 1980년대 이후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양대 걸작으로 손꼽힌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재간과 함께 아너 해팅턴 시리즈가 마침내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제가 '마침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이 아너 해링턴 시리즈의 1권인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의 국내 발간이 그리폰북스와 해피 SF 시절부터 꾸준히 거론되어 왔지만 계속해서 출간이 미루어져 왔다가 (번역본이 인터넷의 SF 팬덤사이에 돈 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이번에 김상훈씨가 번역하여 폴라북스의 미래의 문학 시리즈 6권으로 근 20년 만에야 마침내 출간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아너 해링턴' 시리즈는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외항성계로 진출한 미래를 배경으로 맨티코어 왕국의 해군 함장인 아너 해링턴 중령의 장대한 우주 모험담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시리즈의 작가인 데이비드 웨버는 전쟁 게임 <스타파이어>의 전략 설정을 시작으로 전공인 역사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미래 역사 발전 단계와 국가 간 갈등, 그리고 다채로운 밀리터리 전쟁 체계에 대한 지식을 결합시켜 본격적인 밀리터리 SF 장르를 부흥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아너 해링턴 시리즈의 첫 권인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에서는 처음으로 순양함 피어러스호의 함장 임명을 받은 아너 해링턴 중령이
모의 전술 훈련에서 멋지게 실력과 기지를 발휘했음에도 불구하고 치졸한 정치적 음모로 인해 변경인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으로 밀려나고 발령지에 도착하자마자 상관으로부터도 버림을 받지만
단호한 의지와 결단력, 그리고 헌신성으로 단 한 척의 순양함만으로 넓은 웜홀 교착점 전체의 경비를 맡고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에 대한 적국 헤이븐 공화국의 음모를 고군분투 끝에 물리침으로써
화려하게 금의환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잔꾀와 임기응변으로 순간순간 상황을 해결해 나가는' 마일즈 보르코시건과는 달리 본격적인 우주선 함대전과 밀리터리 전략들이 정교하게 펼쳐진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인 아너 해링턴 중령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는데, 밀리터리 SF 물로써는 이례적으로 남성이 아닌 여성 함장을 주인공으로 삼음으로써 세세하고 극적인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배가시킵니다.
600쪽에 달하는 두께의 밀리터리 SF 소설을 불과 이틀 남짓 만에 읽어 버렸을 만큼 소설적인 재미와 오락성은 단연 최고 수준인데,
판권료 때문인지 책 가격이 조금 높지만, 아무쪼록 판매가 잘 이루어져서 현재까지 본편 14권, 외전까지 20권에 이르는 시리즈들이 차례로 발간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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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호불호가 갈리는 그리고 지루함과 격렬한 찬사가 나뉘는 책을 읽었습니다. SF소설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입니다. '데이비드 웨버'라는 작가가 쓴 소설로 SF와 (우주)전쟁을 제대로 결합시킨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대서사시를 맛볼 수 있는 책입니다.
'아너 해링턴' 시리즈의 첫 시작인 작품으로 주인공 여성 군인인 아너 해링턴의 멋들어진 우주 전쟁 연대기가 펼쳐지는 첫 작품인 것 같습니다. 아너 해링턴은 맨티코어 왕국의 왕립해군 소속으로 피어러스라는 경순양함의 함장으로 임명되어 헤이븐 인민공화국과 대립이 시작되는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이란 곳에 가서 다양한 활약과 함께 벌어지는 일들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강직함, 군인 또는 해병의 의무 등에 대한 이야기가 주이며 바실리스크 스테이션 안에 있는 메두사라는 행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이 주된 내용입니다.
맨티코어 왕국의 정치적 대립에 이용되어 피어러스호는 신무기를 탑재하게 개조됩니다. 모의 전투에서 신무기를 통한 첫 승리와 함께 이슈가 되지만 그 후 13회 연패하고(피어러스호의 우주선으론 사실상 이길 수 없었음) 좌천되어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으로 가게 됩니다.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은 정부나 정치계, 또는 군인들에게 좌천의 장소로 유명하며 그곳에서 부임 중인 함장은 파벨 영 경이라는 고위 귀족의 자제였습니다. 그리고 사관학교에서 아너 해링턴을 강간하려다 엄청나게 얻어맞은 1년 선배이기도 하고요. 한마디로 아너 해링턴과 파벨 영 경은 앙숙 사이였던 겁니다.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에 아너 해링턴이 부임하자마자 파벨 영 경은 아너 해링턴을 곤란하게 하기 위해 자신의 '스타나이트'급 거대 준순양함의 수리를 한다며 본국으로 귀환합니다. 아너 해링턴에게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의 모든 권한을 넘기고요. 다만 파벨 영 경이 자신의 순양함을 가지고 떠나서 아너 해링턴의 작은 피어러스호 만으로 임무를 수행해야 하죠. 아너 해링턴은 분노하지만 고민 끝에 결국 임무를 해결하기 위해 피어러스호 승무원들과 함께 노력하게 됩니다.
아너 해링턴 함장이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에 부임하고 모든 임무를 제대로 실행하며 행성 메두사와의 교역, 보호, 순찰 등의 임무를 진행합니다. 그런데 이게 큰일이 됩니다. 그전 맨티코어에서 좌천된 해군 함장들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해군의 방관으로 불법 밀거래의 천국이었던 메두사 행성이 아너 해링턴 함장과 승무원들의 정상적인(?) 임무 수행으로 다양한 암거래들이 없어지고 암거래를 하던 상선들이 제재를 받고 밀수품 몇십억 치 압수하여 처리한 것입니다. 당연히 맨티코어 정부, 정치권에 지원을 주고 있던 대형 상선들이 들고일어나 아너 해링턴 함장을 모함하게 됩니다. 이로써 다시 정치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죠.
우주를 빠르게 이동하게 해주는 웜홀이 있는 지역이라 맨티코어 왕국의 자금줄이기도 하고 군사적 대립지이기도 하지만 그곳에 있는 행성 메두사가 정식적으로 맨티코어 왕국에 편입되지 않아 정치권에서 맨티코어 왕국에 행성 메두사를 정식 통합할 것인지 분리하여 자유적으로 놔둘 것인지를 정치싸움으로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런 곳에 문제의 불씨를 일으킨 아너 해밀턴 함장. 그를 비호하는 세력과 좌천시키려는 세력이 난입하며 이야기는 정치적으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함장의 역할이었으며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암거래 상선들을 대부분 정리하고 행성 메두사에서 암거래가 거의 없어졌을 때쯤 비행 금지 구역을 이동하는 빠른 비행선들이 확인되었다는 것이죠. 그렇게 행성 메두사를 둘러싼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 아너 해밀턴 함장과 피어러스호의 승무원들. 거기다 아너 해밀턴 함장과 승무원들 사이의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와 사고 속에서 아너 해밀턴 함장의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을 지키는 고군분투기. SF소설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입니다.
아너 해밀턴 함장의 부하들을 다루는 방식과 공명정대한 정의를 지키기 위한 임무수행. 그로부터 벌어지는 부정부패한 자들의 발악과 철퇴. 정치권의 계략과 권력 대치의 문제 속에서 돈독해지는 함장과 승무원들의 우정과 신뢰. 부정부패를 물리친다는 쾌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장대한 하이라이트인 헤이븐 인민공화국 우주선과의 전투 등이 있습니다.(이 우주전투 때문에 이 책을 추천!) 피어러스호에 함장이 되어 부선장과 다른 승무원들과의 갈등을 다양한 일과 해군의 임무로부터 해결하며 행성 메두사와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에서의 임무를 통해 숨어있던 거대한 음모가 조금씩 파헤쳐 지며 국가전쟁으로까지 발생하려는 순간. 피어러스호와 헤이븐 인민공화국 우주선 '시리우스'호와의 우주선 전투 클라이막스까지.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인물들이 너무 평면적이라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반전은 없고 숨겨진 이야기라는 것도 없이 아너 해링턴의 정의롭고 해군 중심의 임무 수행에 집중하는 모습만이 강조되어 아쉽기도 하였고요. SF소설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을 읽고 난 뒤 이 책을 추천드리는 이유는 앞의 단점을 한 번에 뒤엎는 엄청난 우주선 전투신에 있습니다. 몇십몇백(?) 페이지에 걸쳐 디테일하게 진행되는 우주에서의 쫓고 쫓기는 우주선 전투 장면 묘사는 정말이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매력을 가졌습니다.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을 읽는 분께 초반의 지루함을 덮어버릴 후반부 클라이막스 우주선 전투 장면이 있으니 꼭 끝까지 다 읽길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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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이 무거워서 주로 전철이나 버스에서 읽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힘들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2권으로 분책하고 가격을 낮췄으면 지금보다 많이 팔리지 않았을까? 장담컨대 이 책을 앞부분만 보고 뒤를 포기할 사람은 없을듯.
책의 주요한 내용은 말 그대로 나폴레옹 시대부터 내려온 군사학, 병법, 거기에 얽힌 정치적 모략과 음모..등등이다. 클래식이라고 해야할 스타워즈에는 제다이라던가 광선검, 포쓰같은 오락적 요소도 섞여 있지만 이 소설에는 그런 부분보다는 중력장, 초광속 엔진, 워쇼스키 돛이라던가 중력 랜서같은 과학적 무기들이 등장한다. SF소설의 상상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는 말은 못하겠지만 국가 혹은 연합간의 우주전을 이보다 실감나게 묘사할 수 있는 소설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완벽한 군인인 아너 해링턴 함장이지만.. 목숨을 바쳐 봉사하는 주변 캐릭터들도 하나같이 멋지고 결과적으로 전투의 승리가 주는 고양감 이면의 희생과 비극에도 많은 부분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뭣보다도 가장 훌륭한 리더는 어떤 존재인가를 보여주는 그런 소설, 나의 초군반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이제 갓 소위달고 복무지로 나가는 장교들에게 한권쯤 들려보내고 싶은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