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naver.com/tk007xkd/223324810517![]() 중년의 나이에 잠시 쉼표를 찍으면서, 여태 살아온 여정들을 돌아보는데, 눈앞이 캄캄해지는 실패와 가족과 영원한 이별을 겪으면서, 아물지 않는 마음 아픔을 위로하는 책입니다.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게 크게 넘어지기도 하고, 평생 옆에 있었으면 하는 사람을 더 이상 못 보기도 하지만, 어떻게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할지 몰라서 그냥 꾹! 눌러놓기만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소설집을 잔잔하게 읽다 보면 그냥 흘러가는 자연스러운 세상의 이치인 거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아픈 마음을 다독여줘서 남은 시간을 평온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해요. ![]()
방현석 소설가는 이 아픈 상처를 글로 표현하는 구자인혜님 문장력을 "인간의 욕망을 탐구하는 놀라운 작가"라고 칭찬해요. 구자인혜 님의 첫 번째 소설집 은합을 열다 이후 7년 만에 두 번째로 내는 책으로, 단편 10편의 작품이 들어있어요. 박 씨의 돌, 덕경원의 봄, 고별, 먼 길 먼 집 등은 배경을 공유한 내용으로 연결이 되는데, 나머지 작품들은 청춘에 아픔들이 담겨있어요. 가족의 구성원으로부터 오는 아픔, 좌절 등도 잘 녹아 있고, 각각의 죽음의 이야기들도 스쳐 지나가요. 배경이 연결되는 내용으로 글이 가다가 단편적인 소설들의 이야기들이 나오는 내용들도 좋은 구성인 거 같아요. 영원한 이별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마지막 먼 길, 먼 집에서. 보내지 못하고 움켜지고 있던 마음들을 놓는 내용이 나오면서, 책을 읽는 독자들도 자기도 모르게 묶여있던 무언가가 탁! 풀리는 느낌이 들어요. 이 작가는 한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느낌으로 색다른 시선이 많아요. 부부가 같이 은퇴하고 덕경원이라는 전원을 꾸리며 사는데, 오래 자리를 잡은 돌들을 옮길 때 모서리를 치면서 비켜주세요~ 라고 표현을 한 뒤에 이동을 시킨다고 해요. 매일 출근하는 직장에서 은퇴한 뒤에 갈 곳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이 고립되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그때 아내의 소중함이 크다고 해요. 삶의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만나기 전에 자기 자신을 정확히 분석할 필요가 있어요. 뭘 하고 싶은지, 잘하는 게 뭔지, 어떤 게 행복한지!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고 표현을 하면서, 어떤 일이 생겨도 잘 넘어갈 수 있는 마음을 가지라고 조언해 줘요. 아파서 죽은 사람과 달리, 삶이 힘들어 자신이 결정한 사람들은 정신은 불이 꺼지지만, 세포들은 살고 싶다고 항변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표현하면서, 그러지 말아 달라는 내용도 스쳐가요. 덕경원 주변에는 박 씨, 딸기밭 여자, 포도농원 남자 등이 등장하는데, 서로의 욕심 때문에 싸움이 끊이지 않아요. 각박하고 냉정, 이기적인 도시를 벗어나서 자연과 힐링의 시간을 느끼려던 계획이 이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박살이 났어요. 각자가 와서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는데, 그 대화를 할 때는 항상 사회적 발언(듣고 싶은 말)을 해줘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그 감정에 이끌려가기도 해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옳고, 그름을 많이들 따지면서 각자의 틀을 만들어 거기에 갇혀 버리는 일이 많고, 상대방에 가둬버리는데, 과연 그게 옳은 일일까? 모든 사람들이 좋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 집중해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어리석은 일들에서 탈피해야겠어요! p.54 가져온 만큼 풀어놓고, 남은 것으로 맘 편히 살다 훌훌 털고 가는 삶을 바랐다. 협궤열차에서는 결혼 준비를 예비남편과 둘이서 부모님 도움을 거절하고 뚝딱! 준비하는 것에 서운해하면서 본인의 결혼생활을 돌아보는데, 싸우고, 울기도 하고, 양보하면서 맞춰진 과정 등을 떠올리다가 결국은 딸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이어져있던 열차에서 한 량이 분리되어 새로운 철길로 길을 갈아타는 딸을 응원해요. 자연을 상처를 가진 눈으로 보면서 이렇게 표현하기도 하는데, 마음이 우울하면 아름다운 것을 봐도 그 시선으로 보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나의 생각이, 마음이, 내 세상을 만든다고 하는 말이 어쩌면 맞는 말일 수도 있겠어요. 먼 길, 먼 집에서 인도 여행을 하면서 죽음에 대해서 제대로 풀어내는데, 몸에서 혼이 빠져나가면 의식이 떠났다고 하고 이 상태를 주검이라고 한답니다.
그리워하는 아이를 생각하며 슬퍼하는 내용과, 그 모습을 보며 달래주는 보이지 않는 아이의 글이 번갈아 가면서 나오는데, 이 대목이 힐링의 구간이 아닐까 싶어요. 마음을 살금살금 녹이다가, 결국 먹먹하게 만들더라고요. 이 글이 마지막으로 묵직하게 딱! 오던데, 서로가 서로를 행복하기를 응원하는 모습이 잘 표현됐어요. 살다 보면 마음에 꽂히는 상처들과 내가 어떻게 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쌓이기 시작하는데, 새해가 오면서 다시 계획을 잘 잡고 달려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50대 60대 분들을 보면 여기에 갇혀서 더 우울해지는 분들을 보게 되는데, 이 돌을 깨우다 소설집으로 다시 행복하고 잔잔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모두들 행복하세요! 제품을 제공받아 읽고 서평을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