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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셋>은 한겨레 출판이 공모하여 뽑은 소설 3개와 시 9작품(한 명당 3개)을 고른 책이다. 선정된 글을 추천한 문인들의 글도 담겨있다. 송지영의 소설 <마땅하고 옳은 일>하나를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 무명이더라도 소설을 잘 쓰는 사람들이 존재함을 생각하게 하고, 소설을 쓰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송지영의 소설 <마땅하고 옳은 일>은 돌봄 노동을 하는 강선숙의 이야기다. 잠시 휴식을 하러 간 박미숙 대신 최 노인을 간병하는데, 최 노인은 섬망과 같은 정신 질환이 있었다. 강선숙은 최노인을 능숙하고 효과적으로 간호하는데, 그녀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던 엄마를 간호했던 경험이 있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그녀는 자신의 엄마가 코로나로 죽었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돌보며 고생을 했기에 엄마가 죽을 때 울지도 않았다. 그녀의 엄마는 "죽고 싶은데 왜 죽어지지도 않나 몰라"라고 말할 정도로 서로가 힘든 상태였다. 엄마는 병을 앓으며 계속해서 메주를 쒔다. 계속해서 해오던 일이기 때문이다. 뒤늦게 밝혀지지만 강선숙은 코로나를 일부러 엄마에게 옮긴 후 삼일을 박미진에게 보호를 맡긴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행동을 잘 알고 있었으며 "제가 죽인 거나 마찬가지"라 말한다.
최노인이 섬망에서는 책상에서 일을 하는 것이 그의 세상이었으며 어머니의 병에서는 메주를 쑤고 간장을 만드는 것이 그의 세상이었다. 최노인의 책상이 치워진 것과 어머니의 간장을 버렸던 주인공의 이야기를 동시에 배치하며 최노인의 돌봄 기간이 끝나 주인공이 최노인의 집을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주인공의 겹쳐지는 그 기억은, 아니 그 감정은 진한 파동을 일으켜 그의 삶동안 계속될 것이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소설도 오랜만이다. 마음 한구석을 큰 창이 아니라 얇고 얇게 여러 날로 솟은 바늘로 부드럽게 찌르는 느낌이다. 우리는 비참한 현실을 견디지 못해 저지른 잘못들이 있고 그 잘못 들을 생각하게 되거나 과거의 행동과 현재의 행동이 겹쳐지는 날이 오게 된다. 그것은 끔찍한 기억이라 모든 것이 환멸로 종결된다. 나 자신을 옥죄여 오는 상황에서 옳고 그름이란 쉽게 나눌 수 있는 것일까? 여성에게 맡겨진 돌봄 노동에 대한 메시지는 물론, 홀로 감당하는 고통과 책임이라는 주제를 독자의 마음에 기분 나쁘게 세긴다. 이 찜찜함은 그 감정을 잘 녹여냈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되는데, 이 작품이 선정되어 제일 먼저 배치된 것이 납득될 정도다.
성수진의 <재채기>는 주인공 현진이 직장 일을 하며 만난 경태와 결별하는 내용과 석회 제거 수술을 받고 입원한 주인공의 엄마의 이야기가 함께 서술된다. 주인공의 엄마는 글을 쓰고 싶었고 퇴직 후 원하는 삶을 산다. 엄마는 블로그에 평소에 떠오르는 단상과 딸과의 추억을 포스팅했다. 주인공은 엄마의 글을 읽으며 티라미수를 먹었던 기억을 회상하고 그것에 대해 글을 쓰지만, 약간의 허구로 자신이 바라는 결말로 바꾼다. 주인공은 여러 글들을 짜깁기해 편집하는 일을 했지만 자신만의 글을 따로 써 같이 출간하고 있었다.
현진은 소설을 현실적으로 써야 하는지 허구로 써도 괜찮은지에 대해 고민한다. 또한 좋은 내용의 글만 읽거나 쓰는 것이 좋은 일일까 또한 고민하는데, 그의 글쓰기를 응원하는 선배는 "글에 대해 선배는 짜깁기한 것은 자신만의 글이 될 수 없지만 꾸며쓰는 건 다르지 않냐고. 거짓말에도 진실이, 그리고 진심이 깃들지 않느냐고" 말한다.
'거짓말'을 단순히 윤리적으로 판단하기보단 그 속에 있는 심리를 표현했다는 점. 거짓말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의 발현 혹은 소망이라는 것이 있음을, 그것은 동심으로써 가장 잘 나타나지만, 인간은 절망하거나 아쉬운 현실의 대안을 만들어 자신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밑바닥을 직접 구성하고 싶어 하는 소망이 있으며, 그것을 거짓말로라도 채우고 싶어 하는 욕망을 잘 표현했다는 점에서 인상 깊은 소설이다.
정회웅의 <기다리는 마음>은 반려동물의 장례를 치르러 가다 자동차 바퀴가 구멍 나 렉카를 기다리며 벌어지는 연인 간의 이야기다. 두 연인 사이에 멀어졌다 다시 좁아지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제목 <기다리는 마음>에서 '기다림'은 여러 상황을 가리키고 있다. 도로에서 렉카를 기다리던 둘은 마실 것을 사기 위해 한 가게에 들어가는데, 동물 형상의 목각인형을 닦고 있는 할머니가 있었다. 할머니는 목각인형을 파는 것이 아니라 '처리'하는 것이라 말한다. 송주는 할머니가 화내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자신이 렉카 기사에게 자신의 반려동물 모모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지자 공격적으로 말한 것과 같이 감정을 처리하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처리는 그저 버리거나 떠넘기는 것이 아닐 수 있음을. 소설의 주요 틀은 모모의 장례를 치르러 가는 과정이지만, 다양한 감정이 교차한다.
송주가 렉카 기사에게 화내는 부분에서 약간은 이해하기 어려운 정도로 송주의 행동이 배려 없이 느껴지기도 하며 각각의 사건과 이야기를 잇는 연결고리가 아쉽게 느껴지긴 했지만 <기다리는 마음>은 후회의 감정이 남는 것과 사랑의 묘함, 기다리는 감정 또 그 감정의 소화 과정을 적절히 섞어 표현했다.
세 작품을 읽으면 누군가를 보살피고 사랑하고 관계 맺는 마음이란 깊으면서도 어렵고 이해해야 하고 설득시켜야 하는 것임을 느낀다. 살짝 건드려도 분수처럼 솟아나는 것이 감정이기도 하고. 그저 보듬고 봐주는 것 또한 감정이기도 하다. 좋은 소설이란 설명하기 힘든 묘한 감정들을 읽는 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소설이라 생각한다.
이 열매의 <입주민 외 주차금지 외>의 시는 과감하게 시작한다. 그의 언어는 추천의 글에서처럼 직관적이면서도 한편으로 추상적이며 머리로 한 번 더 그림을 그려보게 만든다. <입주민 외 주차금지>에서는 몰려다는 것들이 쏟아지는 형상을 개구리와 돌과 같은 것으로 표현하고. 태어나는 것과 제목의 입주민을 등치 시키는 것으로도 비친다. 몰려다니는 것들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은 우르르 뭉쳐 다니는 것을들 배제하거나 지양해야 하는 구조 혹은 현실적 이유들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시는 채집통에서 개구리 알이 시작하거나 성의 모습을 표현하며 어느 정도 소통과 해석의 단서를 놓지만 독자보다는 자신과의 소통으로 비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히려 그렇기에 독자만의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이지혜의 <부산집 외>의 시를 따라가다 보면 운율과 대사의 흐름이 느껴진다. 의식의 흐름대로 가는 것 같으면서도 그 형상은 재치 있게 표현하는데, 그 표현에서 추억의 감정들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웃으면서 다가온다.
황해담의 <웰컴 투 디 애프터눈>의 시는 감정과 상황의 간질간질함을 굉장히 잘 표현했다. 이지혜의 시와 더불어서 한 감정을 어떤 언어로 담아내느냐를 생각하게 하는 굉장히 재치 있는 시도들도 많이 보인다. 예를 들어 "애인의 장례식에서 / 조문객이 신었던 구멍 난 양말 같은 / 조심스러운 빙그레"같은 표현에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려는 말똥말똥한 상상력이 돋보이는데, 직관적으로 다가오다가도 멈칫하며 웃음 짓게 만드는 시다. 기분 좋게 여운이 남는 시였다.
<셋셋>을 읽으면서 소설과 시 쓰기, 또 그것을 읽는 것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무명임에도 글을 잘 쓰는 이들이 존재하며 단지 유명하지 않아서 읽히지 못하는 훌륭한 작품들이 많다. 훌륭한 문학가는 훌륭한 심리학자라고도 하지 않나. 다양한 언어로 표현되는 세상에 발을 디딜 때 다양한 경로에 따라 다양한 감정이 발화되며 그 발화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위해 한 작품을 읽는다. 문학작품을 읽고 또 찾는다는 것은 개인이 뿜어내는 파동과 조응하는 작품을 만나기 위한 시도이다. 누군가에게 <셋셋>과 같은 책들은 그 조응을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하나의 선물세트가 되지 않을까. 한겨레출판에게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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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담 이지혜 이열매 정회웅 성수진 송지영 / 한겨레
제목인 『셋 셋』의 의미는? 작가, 출판사, 독자 '셋'의 만남을 '셋'하다 라고 한다. 2024 당선작이 벌써 책으로 출간되다니 놀랍다. 특히 올해는 개인적으로 신춘문예 당선작 장르 불문 모든 작품들을 하루에 한 편씩 읽기 챌린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책은 내게 더욱 의미가 깊다.
《마땅하고 옳은 일》에서 간병사 일을 하게 된 강선숙, 최노인을 돌보면서 자신의 어머니를 교차 대비시키고 또 독일 남자와 결혼한 딸 윤정화를 떠올린다. 걱정했던 것보다 무탈하게 간병사의 하루하루가 지나가는데, 어느 날 뉴스에서 딸이 사는 지역의 홍수 소식을 보게 된다. 결말로 갈수록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그만큼 애잔한 감상이 남는 소설이었다.
책은 189페이지 남짓, 짧은 소설 세 편과 시 아홉 편 그리고 작가들의 심사평, 추천사를 동시에 만날 수 있었다. 파킨슨병은 우리 시대 화두가 아닌가? 그만큼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병 중 하나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온 우리에게 돌봄이란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 그리고 우리 세대에 결혼이란 무엇인지도 고민해 보게 되는 《기다리는 마음》
《부산 집》외의 시들은 일반인 독자의 시각으로 몇 번이나 읽어봐야 했다^^ 현대시들은 난해하다. 현대시에서 사용되는 은유는 우리가 흔히 아는 은유가 아닌 매우 어려운 은유법인 것 같다. 기존의 은유법은 이미 다 차용되고 쓰였으니 좀 더 새롭게 어렵게 써야 독특하게 느껴질 수도.... 시가 좀 쉽게 쓰이고 읽힌다면 어떨까? 문학작품이 주는 감동은 참으로 역동적이다. 《빛을 밟고》 단어 하나가 주는 감동이 있다. 빛을 밟는다는 은유는 내게도 영감을 주는듯했다. 그저 아름답기만 한 것이 문학이 아니라, 사회참여적인 그 속에서 빛나는 존재들의 가치를 발견하는 문학. 한겨레답게 쓰인 문학 짧았지만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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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에서 출간된 <셋셋> 은 아무도 이름 붙이지 않은 별자리에 최초의 이름을 붙이기 위해 작가, 출판사, 독자 세 존재의 만남을 셋set 한다는 의미에서 정해진 책이라고 한다. 가볍고 단숨에 읽을 수 있으나 깊게 머무르게 되는 소설 세 편, 시 세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펼치면서도, 동시에 동시대를 사는 이들을 대변하는 공통된 질문을 던진다. 지금 여기, 오늘을 사는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우리의 관계는 어떠한가, 사회의 규범은 어떻게 우리를 옥죄어 한계로 치닫게 하는가,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드높일 수 있는가.
끝없이 높아져만 가는 담장은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는 족쇄로, 아무렇지 않게 내 안에 똬리를 튼 족쇄는 나도 모르는 사이 재채기로 발현되었을지도 모른다. 함께 이 책을 읽을 모든 이들이 한동안 머물러 책이 주는 메시지를 곱씹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하니포터, 한겨레출판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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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 작가 × 출판사, 이 셋의 만남을 셋 set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셋셋. 이는 한겨레출판×한겨레교육 출간워크숍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그 이름인 《셋셋 2024》을 따와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된 것이 바로 『셋셋 2024』이다.
송지영, 성수진, 정회웅, 이열매, 이지혜, 황해담 작가에 이르기까지 책에서는 소설가 3인과 시인 3인의 작품을 실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은 이런 프로젝트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는 동시에 소설가와 시인의 작품을 두루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작품 수로는 소설이 3편, 시가 9편이 실려 있는데 단편소설분량으로 길지 않다. 「마땅하고 옳은 일」은 돌봄 일을하고 있는 강선숙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데 그녀가 현재 돌보는 최노인과 과거 아팠던 어머니를 돌봤던 기억이 교차되면서 어머니의 병간호 속 숨겨진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어머니가 병중에도 지속했던 메주를 쑤고 간장을 담그는 일과 최노인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선숙의 어머니처럼 지속적으로 하는 행위가 존재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묘하게 그녀의 어머니와 최노인을 비교, 교차해서 보여주며 이후 그녀가 돌봄 기간이 끝난 후에 최노인의 집을 떠나게 되는데 그 끝에 남겨지는 감상이 묘한 이야기였다.
「재채기」는 현진과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글을 쓰고 싶었던 어머니는 딸과의 추억을 글로 표현하고 현진 역시 어머니의 이야기를 읽고 글을 쓰지만 온전히 솔직하진 않은 글이다. 그리고 현진은 이를 계기로 자신의 글을 쓰고 싶어하는데 글쓰기와 관련해서 어느 정도의 진실과 허구를 쓸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소설이나 뭔가 작가의 고뇌가 느껴지기도 하는, 그러면서 이야기 속에 담겨진 거짓말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기다리는 마음」은 시작은 반려동물의 장례식을 위해 가다 자동차 고장으로 렉카를 기다리는 것이지만 이후 이야기는 그 기다림 속에 놓인 연인 우연히 들른 가게에서 목각인형을 파는 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느끼게 되는, 그리고 렉카 기사가 도착한 이후 발현되는 감정 등을 묘사한 이야기로 감정이라는 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에서 각기 다르게 표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였다.
이외에 9편의 시들은 마치 대화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마치 일기를 기록하듯 쓴 시도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으며 동시에 그런 시이기에 뭔가 아름다운 시어로만 표현하고자 한 탐미적인 시라기 보다는 생동감이 느껴지는 시이기도 해서 조금은 특별한 느낌으로 9편의 시들을 접해볼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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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워크숍 프로젝트 《셋셋 2024》는 작가, 출판사, 독자 ‘셋’의 만남을 ‘셋set’한다는 뜻을 품은 시리즈로, 6개월간 진행된 프로젝트 셋셋 2024는 소설가 3인과 시인 3인의 작품이 실렸다고 한다. 매해 한국문학의 샛별이 될 소설과 시로 독자를 찾을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202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작가인 이지혜 시인의 첫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고 하니 어떤 모습일지 책을 통해 얼른 확인해 보고 싶어졌다.
<셋셋> 글은 마음속의 말들을 옮겨낸 듯 자연스럽게 자리 잡혀 있다. 그렇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흔적은 어느새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책의 언어들이 소용돌이쳐 마음에 콕하고 박힌다. 그래서 내가 소설을 읽고 느낀 것과 작가의 의도가 맞물리는지 궁금해졌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소설은 또 오랜만인 것 같아 반가웠다. 오만가지의 감정들이 담겨 있는 글을 조금은 오래 기억하고 싶어졌다.
유한한 삶 속에서 우리는 항상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에 따라 삶을 꾸려간다. 책에서는 인간이라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을 다루며 더욱 공감 가는 요소들이 등장했는데, 그중 하나가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언제나 고민하게 되는 요소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여러 소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재채기>와 <기다리는 마음>이 가장 그러한 부분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 아니었나 싶었다. 끝맺음과 자신의 내면 그리고 삶. 그 삶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며 자신의 내면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또 어떻게 끝맺을 것인지에 대한 부분을 세심하게 다뤄냈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각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목소리로 다양한 주제를 소설에 담아낸다. 일상의 숨겨진 이야기를 조명하고, 사회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드러내고,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모습을 통해 다채로운 문학적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셋셋>은 신예 작가들의 탄탄한 문체와 독창적인 시각을 통해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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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었다. 특히 소설에 마음을 빼앗겼다. 각 소설의 마지막 결말에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다시 여러번 반복해 앞뒤 이야기를 확인하기도 했다. 내가 이해한 것이 맞나, 맞게 이해했나. 충격적이기도 했고. 딱 지금의 우리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고 있는 것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더 현장감 있게 이야기를 따라갔던 것 같다.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다. 결국, 우리네 삶이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의무감과 책임감, 하지만 그 안에서의 어려움과 힘듦. 외면하고 싶고 숨고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 모든 것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게 진짜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대놓고 그런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 그것이 어쩌면 사람의 도리, 양심. 이런 단어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그래서 더 인물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 매미 소리가 멈추면, 이라고 강선숙은 생각했다. 매미 소리가 멈추면. 네가 기억하는 집에 살던 두 사람은 죽었다는 이야기를.(...) 일정한 간격으로 도돌이표처럼 재생되는 매미 소리는 윤정화가 있는 독일까지 끝을 모르고 울려 퍼지고 있었다./겨울까지./겨울이 아닌 계절까지 강선숙의 발걸음을 쫓아올 소리였다.(43쪽_'마땅하고 옳은 일'(송지영) 중) 여름 뜨겁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를 떠올렸다. 지금은 겨울이고. 겨울까지 울려 퍼지고 있을 그 매미 소리가, 내내 귀를 따갑게 하겠지. 그 따가움이 사실은 마음을, 심장을 쪼아대는 소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쉽게 그 매미 소리가 멈추지 않을 것 같고, 또 반대로 그 매미 소리가 조금은 더 따라다니며 강선숙을 붙들어줘도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선배는 다시 고갤 끄덕거렸고 뭔가 고민하는 듯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런 다음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짜깁기한 것은 자신만의 글이 될 수 없지만 꾸며 쓰는 건 다르지 않냐고. 거짓말에도 진실이, 그리고 진심이 깃들지 않느냐고./"무엇이든 그게 다 현진 씨 얘기지."(72쪽_'재채기'(성수진) 중) 숨길 수 없는 것. 참아지지 않는 것. 그게 '재채기'다. 감추고 싶지만 결국엔 들키고 마는 것. 사람 마음도, 진심도 그렇게 감춰지지 않는 것이겠구나 싶었다. 어떤 거짓으로 꾸며 써도 누군가의 눈엔 그저 그 안에 얇게 펼쳐져 있는 진실이 보이기도 하는 법. 어쩌면 다른 이들에게는 쉽게 보이는 것이 정작 자기 스스로에게는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잘 숨겼다고 생각하겠지. 그래도 결국, 큰 소리로 시원하게 재채기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분명 그러기까지의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지만. 따지고 보면 기사는 내가 이곳까지 오는 동안 떠올렸던 말들을 대신 해준 게 아닌가. 그리고 나는 송주에게서 들었어야 한 말을 해버린 셈이었는데. 어쨌거나 내가 내 입으로 했던 말 때문에 왜 이렇게 화가 치미는 건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 것만 같아 참을 수가 없었다.(111쪽_'기다리는 마음'(정회웅) 중) 가만히 보면 너무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말하다보면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오히려 내가 객관적으로 보이게 된다. 물론, 그게 쉽지 않아서 문제지만. 그리고 서두르지 않는 마음 속에서 결국 알아채게 되는 마음이 있다. 그걸 너무 늦게 않게 알게 되었구나, 싶었다. 덧- 머리가 굳었나보다. 폭넓지 못하거나. 시가 어렵게 다가왔다. 지금 내 마음 상태가 그런가. 조급하고 긴장되고 다급한 건지, 천천히 읽어내지 못하고 있는 내가 보였다. 시를 읽으며 자꾸 내가 읽혔다.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읽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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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순간마다 그것이 자신의 삶을 좌지주지했음을 알면서도 강선숙은 매번 그 단어에 패배했다. / p.12
이 책은 세 분의 소설가님과 세 분의 시인님께서 참여하신 작품집이다. 재작년에 시와 소설이 같이 실린 작품집을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나름 흥미로웠다.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시를 만날 수 있으면서 즐겨 읽는 소설까지도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기에 2024년에 만난 작품집이 더욱 기대되었다. 이 지점이 가장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작품에는 소설 세 편과 시 아홉 편이 실려 있었다. 간만에 읽은 시여서 새로운 느낌을 받기도 했고, 판형과 페이지 수도 적은 편이어서 부담 하나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시를 읽는 방법을 잘 모르는 편이어서 조금 더디게 읽혀지기는 했지만 나름 해석하면서 읽다 보니 금방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다. 한번에 후루룩 읽는 것보다는 시간을 두고 조금씩 음미하면서 읽는다면 조금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처음 실렸던 송지영 작가님의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인 강선숙은 교회에서 만난 미진에게 진 부채를 갚고자 최 노인을 3일간 돌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강선숙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절, 지병이 아닌 그 전염병으로 돌아가셨다. 그 부분에 대한 죄책감마저 가지기도 했다. 최 노인을 보면서 어머니를 간병했던 일들이 교차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딸의 마음으로 가장 공감이 되었던 작품이었다. 강선숙은 소설에서 중년의 여성이지만 딸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아들은 남자라는 이유로, 언니는 사정을 들면서 돌봄이라는 노동을 강선숙에게 돌렸다. 홀로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느꼈던 증오와 힘든 감정들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코로나19에 관한 헛된 소문을 이용해 어머니를 죽음으로 내몰고자 행동에 옮겼던 일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했었다. 물론, 그 지점이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던 중요 이유는 아니었겠지만 죄책감으로 고해성사를 하는 부분은 내내 울컥했다. 죄책감과 부채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었던 점이다.
그밖에 자신의 일상을 가리기 위해 거짓말로 글을 썼던 <재채기>, 인간관계에서 가지고 있는 미묘한 감정을 표현한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다리는 마음>까지 소설은 하나같이 집중해서 읽었고, 많은 공감이 되었다. 서평이라는 글을 적고 있지만 남들에게는 내가 가지고 있는 흠을 최대한 숨기고 꾸미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 지점은 <재채기>라는 작품을 통해 많은 공감을 느꼈고, <기다리는 마음>을 읽으면서 인간관계라는 게 참 정의되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시를 읽으면서 마치 산문인가, 싶을 정도로 생각보다 술술 읽혀져서 그것 또한 좋았다. 물론, 시를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아직 능력치가 올라오지 않아서 섣불리 느낌을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어떤 글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와닿기도 했고, 다른 시에서는 도시의 미묘한 감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다시 읽으면 더 깊이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전체적으로 너무 흥미로웠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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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쓴다는 것의 의미가 희미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왜 소중한가? 그 마음을 보존하기 위해 해야 할 행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게 어렵다는 지점에서 우리는 이유를 찾아 볼 수 있다. 문학계에 혜성처럼 등장하는 이름들이 오랫동안 빛을 내길 바라는 독자의 입장으로서 바라본 『셋셋 2024』이 반가웠던 것도 같은 이유다. 처음 세상에 나온 이야기 특유의 간절함이 닿는 순간이 소중했다. 그 진심을 전달하고자 과도히 힘을 준 부분조차도 여러 번 곱씹고 싶어지는 마음들이었다.
[지금 여기, 가장 빠르게 도착한 내일의 문학들]
탁월한 카피라고 생각했다. 이보다 『셋셋 2024』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수식어가 있을까. 첫 발걸음을 내딛는 자들과 독자가 처음 마주하는 지점. 그 지점에는 내일의 저명함이 숨쉬고 있다는 게 여실히 느껴졌다. 글이 좋아 글을 공부하고 끊임없이 써나가는 4년을 보낸 나로서는 존경스럽다는 마음부터 들었다. 왕도랄 게 없는 영역에서 자신의 자아를 잃지 않고 하나의 글을 완성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머잖은 미래에 소설과 시 역시도 AI가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글쎄. 개념서와 같은 책들이라면 몰라도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의 애정 어린 단락들을 추월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문장이 완성되기까지의 시간, 고뇌가 존재해야 비로소 독자에게 가닿을 수 있는 이야기가 탄생한다는 걸 우리는 안다. 그러면서도 이 이야기가 잘 팔릴 것이라는 설득의 여지까지 갖추어야 하기에.
그중에서도 송지영 작가의 <마땅하고 옳은 일>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파킨슨병에 걸린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간병했던 딸 강선숙의 심리를 따라 글자들을 곱씹는 일은 고요하고 소름이 돋았다. 강선숙이 차라리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면 내심 바랐던 마음, 요양원에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고 싶었던 행동, 그리고 자신의 미래는 어떤 모양으로 마무리될지를 차례로 떠올리는 그 과정이 말이다. 당장의 죄의식뿐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그 죄의식이 어떻게 돌아올지를 떠올리는 정서는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가진 삶 속의 무수한 유한함들을 건드리는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마땅하고 옳은 일>의 죽음에 대한 죄의식과 고뇌, <재채기> 속 관계의 끝맺음, <기다리는 마음>이 그린 반려의 유한함 등. 인간의 삶에 무수한 유한함이 존재한다는 건 역설적으로 무수한 새 시작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느낀다. ‘좌절’을 제시하고 닫힌 결말로 끝나는 이야기보다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 시작이 될 이야기들이 각자의 유한함을 품고 있기에 되려 무한히 뻗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감상을 준다.
나는 4년간 문예창작학과에 재학하며 시를 잘 쓰는 사람을 숨김 없이 부러워했다. 시 합평 시간만 되면 심장이 빨리 뛰어 미쳐버릴 지경이었으니 말 다 했지 싶다. 내 시를 남의 앞에 내보이는 일이 부끄러웠다. 이제 와서 곱씹어 보면 그건 내 시가 못나서가 아니라 내 솔직한 마음을 꺼내 놓는 일이 못내 힘들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못난 문장이 오히려 사람들의 공감을 사는 일은 흔하기 때문이다.
시를 회피하고 회피한 자리에는 글을 편식하는 나만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시집을 읽어댔다. 결과가 나오진 않은 시도였다. 하지만, 시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 것만은 분명하다. 추상적인 문장의 모음 아니야? 하는 반골 기질을 누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셋셋 2024』 속 시들을 만나기 전에 나의 자세를 고쳐 앉을 수 있어 다행이다. 하마터면 그 소중함을 놓칠 뻔했으니 말이다.
스쳐가는 찰나의 감각을 놓치지 않고 언어적으로 체화한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떠올리게 된 시들이었다. 어느 하나의 시를 베스트로 꼽을 만큼 내 조예가 탁월하지 않다. 다만 그들이 일상을 저장하는 방식이 내게 큰 귀감이 되었음은 분명하다. 지나칠 수 있었던 구석의 기분을, 오늘의 날씨를, 나를 둘러싸고 있었던 배경들을. 내 하루를 기록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써내리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 귀한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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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워크숍 프로젝트라는 색다른 기획의 책이다. 이 책 하나로 끝나는게 아닌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셋셋 시리즈는 작가, 출판사, 독자 ‘셋’의 만남을 ‘셋set’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런 색다른 의미가 있는 책이지만 책 속에 담긴 소설과 시 자체만으로도 읽는 즐거움이 충분했다.
특히 송지영의 소설 ‘마땅하고 옳은 일’은 파킨슨병에 걸린 노모의 간병인이자 요양보호사인 한 여성의 이야기로 개인적으로도 부모님의 간병과 돌봄을 하며 느낀 생각들과 통하는 면이 있어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성수진 작가의 재채기, 정회웅 작가의 기다리는 마음, 이열매, 황애담, 이지혜 시인의 시, 그리고 심사위원들의 추천의 글도 만나볼 수 있었다.
서울역에 가면 부산집이 있고 창문은 닫혀 있다 나뭇잎이 갈색으로 물들고 하늘은 흐릿해지고 노래가 그 사이로 흘러 들어가 창을 밝힌다 ---「부산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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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3월 개학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다. '셋셋' 해답지를 안 보고 맞추는 것이 재미있을 때가 있다. 보통은 조급함에.. 또는 틀리기 싫어서 확~고민 없이 답을 찾기도 하지만... 띠지와 뒤표지 날개단에 이렇게 적혀있다. 작가, 출판사, 독자 '셋'의 만남을 '셋(set)'하다. 오호! 멋지다. 이래서 이름이 지어지게 된 연유부터 알아봐야!! ^^ 뿌듯하다. 600자 넘게 책 이름만... 맨 앞 소설은 #송지영 님의 #마땅하고옳은일 이다. #성수진 님의 #재채기 #정회웅 님의 #기다리는마음 #이열매 #이지혜 #황해담 님의 시는 잘 읽혔고 많은 사유를 끌어내준다.라는 말로 적어놓고 싶다. 셋셋에서 하나의 역할을 잘 해냈는지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셋셋 #하니포터8기 #하니포터 #한겨레 #책추천 #서평 #책스타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