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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속도가 우리의 연애에 미친 영향
2018년에 등단한 명학수 작가의 단편집이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알게 된 작가지만 표제작 제목에 솔깃해서 집어든 책이다. 표제작 말고도 폴이라 불리는 명준, 미친개의 처분에 관한 보고서, dmswl,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쓰러질 듯 말 듯 도도하게 등 내용이 궁금해지는 단편 제목들이 많았다.
뭐라 설명해야 될 지 잘 떠오르지 않는 명학수 작가만의 묘한 스타일이 즐거웠고 한문장 한문장이 정교하게 이어지는 소설이었다. 책을 펼치면 처음 만나게 되는 <폴이라 불리는 명준>은 한국계 미국인 이명준과 앤디 워홀의 삶이 묘하게 교차하는 이야기였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앤디 워홀은 ‘최후의 만찬’ 미니어처를 사는데, 나비효과처럼 이명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흥미로운 전개도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미친개의 처분에 관한 보고서>라는 소설이 아주 신선하게 느껴졌는데 햇빛로 32단지에 미친개를 처분하라는 국가관리국이 통지문을 전달되고 미친개를 식별할 수 있는 건 십대 청소년들뿐이며 빠른 시일 내에 자신의 개가 미쳤는지를 확인하고, 미친개로 판명되면 자신의 손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얼마전 재밌게 관람했던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처럼 그 속에 숨겨진 메시지가 있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주제와 예상치 못한 전개로 흐르는 즐거운 읽을거리가 넘쳐났던 소설집이었고 앞으로도 명학수라는 작가의 작품이라면 반갑게 찾아 읽게 될 것 같다.
“햇빛로 32단지 주민들에게 아래와 같은 사실을 통지함. 하나, 햇빛로 32단지에서 기르는 개들 중에 미친개가 있으니 찾아내서 제거하기 바람. 둘, 미친개를 식별할 수 있는 건 햇빛로 32단지에 거주 중인 십대 청소년들뿐임. 단, 그들도 다른 세대의 개만 식별 가능함. 셋, 그들은 타인의 개에 대한 정보를 같은 세대의 구성원은 물론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 됨, 법률적으로 타인의 재산권과 명예에 대한 훼손 행위가 될 소지가 있음. 넷, 미친개의 제거는 오직 미친개의 주인만 할 수 있음. 이를 어길 경우 법률적 분쟁의 여지가 있음. 다섯, 빠른 시일 내에 작업에 착수하기 바람. 만약 상황이 조기에 종식되지 않을 경우 적절한 행정조치가 있을 예정임. 본 통지문은 전문가들의 엄격한 감수와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친 후 작성된 것임을 보증함. 작성 및 발신, 국가관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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