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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꿈을 찾아가는 열 여섯 살 소녀의 성장기" 이은용의 <하라의 세계가 열리면> 읽고 ![]() "평행 세계의 또 다른 나와 마주하다 "
-대학, 입시, 성공 말고 그냥 좋아서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는 세계 속 이야기 '또 다른 세계에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이 세상에 나란 존재가 또 있다면 어떨까?' 다시 말하자면, 평행우주 속에 나와 같은 모습을 가지고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존재가 있다면 당신은 어떤 기분일까? 평행우주론은 아직 현실에서는 가설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SF 영화나 소설에서는 빈번하게 작품의 소재로 사용되어 왔다. 한 인물이 두 세계에 동시에 존재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곳,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세계인 이 곳을 우리는 평행 세계라고 부른다. 이 책 『하라의 세계가 열리면』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하라는 우연한 계기로 인해 또 다른 세계로 가게 되고 그 속에서 자신과 같은 존재를 만나게 된다. 서로 닮은 비슷한 모습이긴 하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하라와 또 다른 존재인 리온, 과연 그들의 만남과 그 만남의 결과는 무엇일까? 하라는 예고 입시에 떨어져 엄마와 함께 독일로 여행을 왔다가 예기치 못한 열차 사고로 인해 낯선 독일의 어느 마을에서 깨어나게 된다. 그 곳에서 하라는 자신과 나이도 같고, 좋아하는 것도, 심지어 생긴 것까지 비슷한 소년 리온을 만나게 된다. 그곳의 모든 것이 낯선 하라는 자신이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인해 타임 루프를 하여 이 곳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어떻게 하면 다시 자신의 살던 곳으로,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궁리하게 된다. 하지만, 하라는 어떻게 하면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알지 못한다. 그러다 하라는 한 가지 사실을 기억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회색 눈동자의 남자가 사고 순간에 바로 그녀 눈앞에 있었다는 점이다. 만약 그녀가 그 남자를 찾는다면, 어쩌면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그 남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다 하라는 다른 세계 속에서 자신과 닮은 존재인 리온과의 만남 속에서 점점 성장해간다. 자신처럼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그림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보여준다.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는 리온의 모습을 보면서 하라는 잃어버린 자신의 꿈과 찾게 되고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깨닫게 된다. 하라는 정확하게 깨달았다. 리온과 자신은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리온에게 스스로를 투영하려고 해도 완전히 그 안으로 겹쳐질 수 없다는 걸. 리온은 언제 어디서든 무엇도 개의치 않고 원하는 걸 그렸다. 하라는 그 점이 부러웠다. 자신에게는 없는, 리온이 가진 그 열정이. -p.70-71 다시 돌아가면 그림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던 하라는 순수하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리온을 보면서 다시 한번 용기내어 그림을 그리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도 평가도 아닌 자신이 원하고 그것을 순수하게 좋아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깨닫게 된 하라는 리온을 진심으로 격려하며 말한다. 우린 아직 연습하는 중이잖아. 그리고 넌 너만의 장점이 있어. 굳이 다른 사람의 그림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괜찮아." 하라는 진심으로 리온을 격려했다. 말하고 나니 가슴 한편이 뭉클하게 아려 왔다. 아직 해 나가는 중인데, 각자의 장점이 있는데 왜 하나만 따라가려고 했던 걸까. 왜 다른 사람의 기준에만 맞추려고 했을까. 그게 결코 정답은 아니었을텐데. 마주한 리온의 얼굴에서 하라는 처음으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어렴풋이 겹쳐 볼 수 있었다. -p. 141 많은 아이들이 입시, 진로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진로진학에 대해 고민이 아주 많다. 아이들 또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계획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교는 물론 우리 어른들도 알려주지 않는다. 꿈을 버리고, 열정을 버리고, 자신을 버리면 아이들에게는 그저 타인과의 비교와 평가만 남게 된다. 아이들이 가진 장점과 능력이 다 다른데, 왜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하나의 기준만을 고집하며 그 기준에 맞추라고만 하는 것일까. 그렇게 꿈을 잃고 열정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자기만의 힘을 키워 나가는 열 여섯 살 하라의 성장기는 꿈과 희망을 줄 것이다. 물론 좋아하는 일만 하면 무조건 행복한 것은 아닐지 모른다. 작품 속 리온처럼 좋아서 하는 일에도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는 고민의 과정은 있다. 하지만, 비록 헤매고 돌아가더라도, 자기만의 힘으로 방향을 찾고 그 길을 찾아 나서야 함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또한 작가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통해 그들을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그 길을 가라는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아울러 보내고 있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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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의 세계가 열리면 일단 주인공 이름이 '하라'.. 강하라... 강하라!라는 명령어 같은 이름... 청소년 소설이기에 가능하겠지.. 하면서 웃게 된다. 시공간을 이동한다. 갑작스럽고 당황스럽고... 급한 상황 속에서 시간이 멈춘 듯 그러나 다른 시간으로...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전개는 이젠 신선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불편하거나 뻔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 어른이 되고 싶어 하기도 하고... 아이 때가 좋았다고 상상하기도 하고... 어른들이 생각하는 견적서가 나오고 그에 따른 비용이 마련되어야 비로소 떠날 수 있는 여행 말고도 언제고 상상의 날개로 어디든 갈 수 있는 세대이니 말이다. 이런 내용의 청소년 소설에서 특히... 예체능... 그중에서도 미술 하는 친구들이 입시에 대한... 입시 미술에 대한 압박을 느끼는 사례로 소재로 많이 나오는 듯하다. 자유롭게 그리고 싶지만.... 하얀 아그리파를 거뭇거뭇 명암에 따라 검은 연필로 그려내야 하고... 창의성을 드러내야 하지만... 이미 합격을 했던 선배들이 그려왔던 그런 그림들을 모방해 내야 하는 어려움과 그런 의미 없는 재미없는 반복에서 오는 지루함과 고민을 잘 녹여내는 것 같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무언가 느끼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무엇도 하라를 떨리게 하지 못했다. 그렇게 둘러본 작품들은..... 로댕 미술관에서 다들 조각품을 감상하고 있을 때 혼자 야외 전시관으로 나가 오후 햇살을 받았던 하라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남았다. 맞다. 대단할 것 같던 것에서 뭔가 기운이 쭈욱 빠져버려.... 오후 햇살이 더 좋았던... 그런 느낌은... 나도.... 우린 서로 친한지 서로 미워하는지.... 를 알 수 있는 대사에서는 기분이 좋아졌다. 싸우고 미워했지만... 엄마가 세상을 떠났을 때 같이 눈물을 흘리는 사이... "예전에는 안나랑 만나기만 하면 싸웠거든. 잘 놀다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고집부리고 근데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우린 똑같이 울었어." ... 싫은 일, 힘든 일에 매달려 불행해질 필요가 없다는 말을. 나아갈 길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사실을... 간절함을 다해도 이루지 못했을 때 그럼에도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던... 리온의 선택을 하라도 이제는 이해할 수 있었다.... 잔잔하게 전개되는 책이다. 들어갈 때는 조용히 클라이맥스에서는 웅장하게... 힘 있게 부점을 주어... 그리고 나올 때는 다시 조금 느리면서 조용히 착륙하는 느낌으로...라는 무언가 일반적이면서 어기면 안 될 듯 한 그런 전개가 아닌데... 잔잔하기만 한데... 급박한 상황과 반전이 있는 상황 속에서도 잘 읽히고 편히 읽어 내려갈 수 있는 그런 청소년 소설이다. 그래, 청소년 소설의 매력은 이런 것이지...라고 생각될 정도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하라의세계가열리면 #이은용 #사계절출판사 #사계절교사북클럽 #사뿐사뿐 #청소년소설 #책추천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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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세계로 가는 방법... 다르게 살아보는 방법... 내 마음이 또 하나의 세계... 같은 일을 하고 같은 공간속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모두 똑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그 일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또 얼마의 정성을 쏟는지, 그리고 통제 가능한 범위에 따라 시간의 밀도와 의미는 달라진다. 마음에 따라 세상을 다른 눈을 바라볼 수 있으니, 세상의 일이라는 게 다 마음이 하는 거라고 자주 생각하곤 한다. 리온을 통해 무엇이 되기 위해 무엇을 이루기 위해 소위 성공이라는 것을 위해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좋아하는 일이 진로로 정해졌을 때는 좋아함이상의 무엇이 요구되고, 성공의 코스로 진입해야 안정감을 느낀다. 입시라는 관문 그리고 또 사회에서 넘어야만 하는 시험들. 그 앞에서 성공과 좌절이 갈라지는 시스템. "온 마음을 다했는데도 이루지 못하면 그다음엔 어떻게 해야할까? 너는 그런적 있어?" 온 마음을 다해 준비했던 시험앞에 좌절해 본 사람은 안다. 과정의 한 페이지에서의 실패일뿐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하라에게는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이었을테다. 하지만 다른 세계에서 그런 시험과 경쟁이 아닌 그저 좋아서, 그냥하는, 그게다인 리온을 보며 얽매였던 마음을 날려보내고 또 하나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었으리라. 하라와 리온과 회색눈동자가 서로를 구할때, 시공간을 비틀어 서로의 세계로 떠날 수 있다는 믿음이 좋다. 온 힘을 다해 닿지 못하더라도 결국 다시 할 수 밖에 없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안에서는 부단히도 애써왔었다는 것을, 돌이켜 보면 모든 선택이 그 순간의 최선이었단 것을 안다. 내 마음이 기우는 길. 또 하나의 세계가 열리는 길. 책을 덮고 표지를 바라보니 읽으며 느꼈던 신비함들을 어쩜이리 잘 표현했을까 놀랍고, 책을 만드는 정성이 시작과 끝에서 모두 느껴져 꼭 안아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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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대하는 직업을 가졌다보니, 청소년과 일상을 나누는 것이 내 일상이 되었다. 청소년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그 고민을 해결해 줄 만한 능력이 내겐 없다는 것이 아쉬울 때가 많을 뿐이다. 여러 환경요인 속에서 청소년들이 당위적으로 해야 한다고 여겼던 것들, 그로 인해 얻게 된 쓰디쓴 실패 경험. 실패 경험을 극복하게 해준 멋진 경험을 글로 읽을 수 있는 책이 바로 <하라의 세계가 열리면>이라고 생각한다.
소설 <하라의 세계가 열리면>은 평행우주, 타임 워프가 주요 장치로 등장하는 판타지 소설이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판타지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하라의 고민은 어떠한 소설의 청소년보다 현실적이다. 예고 입시에 실패하여 떠난 독일 여행도 부모님의 의도가 섞인 것을 아는 하라. 하라와 외모가 쏙 빼닮은 리온의 등장은 하라에게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하라는 알았을까?
처음부터 하라는 미술에 관해 리온과 같은 생각을 가졌을지 모른다. 하라도 리온처럼 정말 순수하게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였을 것 같다. 하라는 리온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아간다. 하라가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는 내가 응원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하라와 같은 고민에 빠져서 밤마다 속앓이를 하고 있는 세상의 많은 청소년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이 책을 읽히고 싶었다. 하라가 리온을 만나 자기의 본래 모습을 찾듯, 우리 청소년들이 책을 통해 하라를 만나고, ‘나도 할 수 있어.’라는 용기를 가지기게 되기를 소마한다.
이 책을 읽은 후, 나는 나를 많이 반성하게 되기도 했다. 특히 이 책의 표지에 나오는 달걀과 병아리 감별사 하라, 리온의 이야기에서이다. 병아리가 온 힘을 다해 알을 깨고 나오듯, 세상에는 하라와 같은 많은 존재들이 내가 보지 못하고 있는 세상에서 최선을 다해서 알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란 것을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청소년에게는 응원을, 어른에게는 반성을 주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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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 중에서 #사계절 출판사에서 1월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사실 표지만 봤을 땐 내 취향이 전혀 아니다. 나는 이런 순정만화 스타일의 인물이 그려진 표지에 별로 호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출판사 홍보 부스 직원분의 간략한 설명에 내가 꽂혀버려서 냉큼 집어들어왔더니, 2월 6일에 북토크까지 한다는 게 아닌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17살 소년 강하라는, 예술중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을 이기지 못하고 일반 중학교에 진학한다. 아들의 말은 무시했지만 주변인들이 아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지원해주라는 말을 하자, 부모님은 태도를 바꿔서 전폭 지지해줄테니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이는 하라에게 점점 부담으로 작용하고, 결국 하라는 어이없는 실수로 예고 진학 시험에서 불합격하고 만다. 엄마는 이대로 그만둘 순 없다며 하라와 함께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하라가 어린 시절을 보내기도 했던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시작한다. 엄마는 바쁜 일 때문에 하라가 뉘른베르크 역에서 이모와 만나도록 얘기하고 하라를 두고 먼저 귀국한다. 하라는 중앙역에서 열차의 승강장이 바뀌는 혼란 속에서 헤매다가 선로로 떨어지고 낯선 세계에서 눈을 뜨게 된다. 눈에 익은 식당도 보이지 않고, 눈앞에는 자신을 닮은 소년 리온이 있다.
초반에는 사실 대단히 흥미로운 스토리로 느껴지진 않았다. 평행세계 속의 나와 닮은 소년 리온이 가난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리고 싶은 만큼 마음껏 그림을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성공에 대한 압박을 강요당하던 주인공 하라 역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성장의 이야기인데, 나는 이미 이 시기를 너무 오래 전에 지나와버렸다. 그런데 이 책을 아이들에게 쥐어주면 반응이 완전 다를 것 같다. 아이들은 이런 이야기로 어마어마한 위로를 받고 공감할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랄까.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 잘 하는 일을 해야 할까를 주제로 토론을 해 보면 아이들은 굉장히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잘 할 수 있다고 낙관적인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좋아하는 일이기에 잘 하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되면 삶의 만족도도 낮아진다며 남들이 잘한다고 평가하는 일을 해야 경제적인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도 있다. 정답은 없지만 그 좋아하는 일을 진로로 선택하는 과정에도 아이들은 너무도 깊은 고민에 빠진다. 하라처럼, 성공해야 한다는, 결과물로 보여줘야 한다는 주변의 압박을 느끼게 되면 고민은 더 심해진다.
아이와 얼마 전에 <인사이드 아웃>을 다시 봤다. 어린 시절 우리 머릿속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던 빙봉은 라일리가 자랄수록 한 구석에서 눈에 띄지 않으려고 조심하다가 결국 기쁨이를 중앙제어센터로 올려보낸 후 소멸한다.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일반 중학교에서 마음껏 본인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면서 선생님께 칭찬을 받았던 하라 역시 예고 입시 준비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시도는 위험한 일이 되어 버렸고 하라의 머릿속 '빙봉'은 그렇게 숨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 와중에 평행세계에서 만난 리온과 대화를 나누면서 온 마음을 다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건 좋은 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계속 해내는 게 어려운 마음은 마찬가지임을 알게 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마냥 즐거울 거라고, 덕질이 업이 된 사람은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리온은 다른 사람이 그린 멋진 작품을 보면서 색채, 선, 묘사, 기법 전부 부러워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표현이 잘 안 될 때 고민이 깊어진다.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 역시 그 나름대로 고민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하라는 오히려 리온을 위로하며 더 깊은 우정을 나누게 된다. 이 소설이 여타 다른 성장소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이 부분인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마냥 행복하고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지만, 그 안에서 나름의 또 치열한 고민과 싸워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게 참 좋았다. 이런 이야기들이 이미 이 시기를 지나온 사람들에게는 공감을, 이 시기를 함께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는 위로를 줄 수 있을 듯했다.
리온의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하라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에 이것저것 따질 필요가 없으며, 다른 사람의 반응을 미리 걱정할 필요도 없음을 깨닫고 자신이 그리고 싶은 걸 그리겠다고 선언한다. 일반고에 진학한 하라는 미술반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인연을 맺고 전시회를 관람하다가 평행세계 속에서 그리지 못한 벽화의 스케치를 발견한다. 마지막에 하라가 만나는 사람이 누군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다만 평행세계에서의 하라의 경험이 이어지는, 큐브가 움직여 맞춰지는 순간의 감동을 독자에게 전한다. 사실 마지막의 결말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을지 좀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오늘 작가와의 대화 북토크를 실시간으로 들었다. 작가님이 굉장히 따스한 이미지였고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호감이 확 갔다. ㅎ 오늘의 대화에서 기억에 남는 건, 좋아하는 일이라는 건 결국 수동에서 능동적 자세로 전환할 수 있는 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내가 나서게 만드는 일이라는 얘기였다. 작중 하라가 그렇게 좋아하는 그림을 해 왔고, 잠시 고민하고 중단하지만 다시 붓을 들었을 때 거침없이 선과 면을 그리는 것처럼.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가님의 말씀은, 책을 쓸 때 어른으로서 하고 싶은 말뿐만 아니라 듣고 싶은 말도 담으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책이 단지 어른의 입장에서 전하는 메시지였다면 아이들이 잘 읽을 거 같다는 생각이 안 들었을텐데 이런 작가님의 의도가 잘 녹아있다고 느껴진다. 다정하고 따뜻한 어른이 되고자 노력하고 계시다는 말처럼 책의 잔잔한 울림이 청소년 독자에게 크게 와 닿을 거 같아서 나도 이 책을 만나는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의 키워드로 작가님은 #평행우주 #그림 #시작 을 꼽으셨는데, 특히 평행우주를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은 이유도 새롭게 알게 되니 작품이 더 깊이 와 닿는 느낌이었다. 아이들에게 지금도 중요하지만, 더 많은 세계가 너의 앞에 놓여 있다는 것,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을 작품에 담고자 이런 소재를 활용하셨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단지 SF적 상상력 외에 크게 어떤 의도가 있을 것이라 생각지 못했는데 작가님의 따스하고 다정한 메시지가 여기에 담겨 있었고, 이게 작가님이 꼽은 중요한 키워드였음을 북토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사실 북토크를 듣지 않았다면 이 책을 내가 "와! 너무 좋았어!"라고 기억하진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북토크를 들으면서 이 책에서 내가 하이라이트를 표시했던 부분을 다시 읽다보니, 나이가 들수록 더 청소년소설과 멀어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어느 순간 내가 만나는 아이들을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나도 모르게 '라떼'를 외치는 뻔한 꼰대가 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요즘 내가 자꾸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서 "에이~ 나한테는 그리 안 와 닿았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 관점에서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 그 작품에 담은 작가의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임을 오늘 북토크를 통해 느꼈다. 책을 읽으며 오롯이 작품에 몰입하고 그들의 상황에 공감하면서 읽는다는 건 인물의 관점과 가치관을 고려하면서 이해를 해야 하고, 그렇게 가르쳐왔는데 막상 내가 제대로 몰입하지 못하고 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성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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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아찔한 일이다. 오랜 시간 온마음을 다해 공들여 준비해온 것이 한순간의 실수로 물거품이 되고, 단 한 번의 기회가 날아가버린다면 말이다. 우리가 그러한 일을 겪었을 때, 아무렇지 않게 손을 탈탈 털며 곧장 새로운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은 그 찰나의 시간을 수천 수만번 재생반복하며 자책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하라도 그랬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주변으로부터 칭찬을 받아 예고 진학을 온힘을 다해 준비했었는데, 실기 시험에서 완성된 그림을 제출하기만 되는 순간, 예기치 않게 화판에 고정된 집게를 잘못 건드려 작품이 찢어져 버렸다. 안타깝게도 예고 입시에 탈락. 부모님과 주변의 기대를 져버린 듯하여 자책감에 시달리던 차에, 엄마의 새로운 플랜에 따라 독일로 여행을 떠난다. 온통 회색 재빛과 같은 흐린 마음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하라의 눈길을 끈 것은 거리의 화가와 그의 작품이었다. 그림에 빨려 들어갈 듯 몰입해 있던 자세, 리듬을 타듯 움직이는 붓을 든 손, 사람들의 반응과 상관없이 그림을 대하는 화가의 모습에서 진심을 느낀 하라는 프랑크푸르트를 떠나는 날까지 그를 만나고 싶어했다. 하라에게 또다른 세계를 선물할 요정(?)일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채. 회색 눈을 가진 사람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하라는 철길 사고에서 온전치 못했을 것이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새롭고 낯선 곳에서 눈을 뜬 하라. 같은 연도, 같은 시간인데도 전혀 다른 삶이 펼쳐지는 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아이 리온을 만나게 된다. 일란성 쌍둥이처럼 외모는 닮았지만, 하라의 세밀한 그림체와는 달리, 거리 화가의 그림처럼 모호하면서도 자유롭고 거침없이 빠져들게 하는 그림을 그리는 아이 리온. 하라는 새로운 세계에 갇혀 리온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따스함을 느끼고, 리온의 그림을 통해 그림을 포기하려던 마음에 용기를 찾게 된다. 프랑크푸르트는 하라의 ‘고향’이다. 독일에서 유학을 하던 부모님 덕에 그곳에서 태어나 일곱 살까지 살았던 곳. 하라는 그곳에서 믿어지지 않는 시공간을 경험하고 그림에 대한 새로운 눈에 뜨게 된다. 그 ‘고향’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간다. 고향은 내가 나고 자란 마음의 뿌리이자 어린 시절의 초심이다. 그리고 고향만이 주는 따스함과 정겨움, 그것엔 치유의 기능이 있다. 좋아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을 때, 우리는 그 순간부터는 좋아하는 것이 마냥 좋아질 수 없다. 갖은 부담과 책임이 따르게 된다. 그리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그릴 때의 그림과 입시를 위해 정형화된 그림을 그렸을 때의 하라의 그림에 대한 태도는 달랐다. 한 번의 실수가 모든 걸 망쳤다는 것을 알고 그토록 사랑했던 그림을 붓을 들기조차 싫고 포기하고 싶어졌을 때, 사실은 모든 게 망가진 게 아니란 것을, 거리의 화가의 어린 시절 같은 리온을 통해 이야기 해준다. 실수는 실패가 아니며, 사랑하는 마음있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길을 트인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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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의세계가열리면 #이은용 #사계절출판사 - 어른의 눈으로 청소년 소설을 읽는 일에 대해 자꾸 생각한다. 청소년만 읽으라고 청소년 소설이겠냐만, 작가의 의도와 책의 목적을 생각하다보니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리뷰가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까지. - 입시미술을 하는 하라. 입시미술이라니. 이런 단어가 또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 싶다. - 내게도 문학은 가르쳐야 할 대상이어서, 아이들에게 자꾸 입시가, 시험이, 수능이 하며 느끼기보다 기억해야 할 지식들을 밀어넣는다. 지식이라고 믿으면서. 사실은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 이 세계의 사람이 다른 세계로 가는 이야기는 이제 새롭지 않다. 하지만 어느 세계든 아이들은(아이들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자란다.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온 것처럼, 곧 닭이 되듯이. - 서로 마주보고 비추어볼 거울 같은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 소울 메이트라는 말이 유행이었던 것만 봐도. 그러니까, 그래서 판타지이기도 하고. -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이야기, 힘을 줄 수 있는 이야기라면. - 내용과 상관없이, 표지에 인물의 성별이 특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좀더 상상할 수 있도록.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