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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인간을 통한 자아정체성 찾기" 캐럴 마타스의 <미란다 복제하기> 를 읽고 ![]() " 난 누구지? 난 뭐지? "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여정
-수많은 복제인간과 복제될 수 없는 단 한 가지를 오가는 미란다의 서스펜스 넘치는 모험- 만약 나와 똑같은 외모를 가진 사람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지구 상 반대쪽에 나와 같은 사람이 살아왔고, 어느 순간 그 사람과 내가 만나게 된다면 어떨까? 이미 SF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인기 소재로 다루어져 왔고, 이미 복제 양 '돌리'처럼 동물을 복제하는 데는 성공했다. 아마 인간도 복제가 가능하겠지만,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다만 실행을 못하고 있을지 모른다. 어쩌면 다가오는 미래에는 올더스 헉슬리가 쓴 <멋진 신세계>와 같은 디스토피아 사회가 올지도 모른다. 이 책 『미란다 복제하기』를 읽으며 주인공 '미란다'처럼 복제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미래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와 나의 복제 인간이 함께 존재하고 살아간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복제 인간과 나는 어떤 관계일지, 나와 복제 인간은 같은 존재인가, 다른 존재인가? 이 책은 복제인간과 같은 현대 생명과학적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그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에 질문을 던진다. 특히 복제 인간 미란다와 또 다른 복제 인간 아리엘을 보면서 생명과학적으로 복제가 될 수 있지만, '인간의 자유 의지는 복제될 수 없고 사람마다 다를 뿐이다'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신이 복제 인간임을 알게 된 미란다가 자신에게 '난 누구지, 난 뭐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자아 정체성을 찾으며 자신의 존재를 확립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나 또한 나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해보게 된다.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다' 라는 찬사가 저절로 나올 정도로 공부면 공부, 발레면 발레 모든 영역에서 뛰어난 주인공 미란다는 지금까지 그녀 자신이 완벽한 미래를 살아온 만큼 앞으로 다가올 미래 또한 완벽하고 장미빛의 밝은 미래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발레 공연을 준비하던 미란다는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면서 쓰러지게 되고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각종 검사 후, 불치병 판정을 받게 된다. 청천벽력 같은 불치병 진단 소식에 절망에 빠진 미란다에게 그녀의 부모는 장기 이식을 통해 그녀는살 수 있고 마침 그녀에게 맞는 장기를 발견하였다고 말한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복제 인간 아리엘의 존재와 미란다 자신 또한 복제 인간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미란다를 살리기 위해서는 복제 인간 아리엘은 그녀를 위해 죽어야 하는 운명에 놓여있는데, 과연 미란다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미란다와 아리엘 둘다 살 수는 없을까? "너를 죽게 내버려두지 않으려고. 그래서 너를 복제한 거야. 그 애는 여기서 만들어졌어. 너한테 필요할지도 모를 장기를 넘겨주는 게 그 애가 만들어진 유일한 목적이야." -p. 122 처음에는 이 책이 단순히 불치병에 걸린 미란다 구하기에 초점을 맞춘 것 같아 보였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복제 인간, 또 다른 복제 인간 그리고 인간이 함께 사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작가는 복제 인간 또한 인간임을, 그들 또한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선택에 따른 삶을 살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복제 인간이 또 다른 복제 인간과 마치 자매처럼 살아가면서 서로 아껴주고 배려해주는 모습은 어느 인간의 모습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수많은 복제 인간을 만들어서 부와 명성을 얻으려는 멀린 박사의 검은 음모에 맞서서, 위험에 처한 아리엘을 친구 엠마와 함께 힘을 합쳐서 구출하는 등 미란다가 보여주는 모험들은 너무나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친다. 또한 항상 부모의 말을 잘 듣고 착한 딸이었던 미란다가 자신의 자유 의지와 생각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특히 자아정체성을 찾아 방황하는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란다의 행동변화를 통해 우리는 "우리 모두 정해진 방향으로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는 기존의 유전설에 의구심에 가지게 된다. 복제 인간이라고 해도, 유전적 형질이 같다고 해도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고, 그 자유 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음을 우리는 미란다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는 프로그래밍 되어 있잖아요. 안 그런가요? 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죠. 선택할 수 있어요. 그 선택으로 다른 사람을 돕거나 해칠 수도 있고요. 이브는 제 복제인간이었어요. 하지만 아주 나쁜 선택을 했죠." -p. 461 아리엘과 이브 둘 다 미란다를 위한 복제인간이었지만, 이브는 결국 미란다를 위험에 빠뜨리고 모함하는 나쁜 선택을 했지만, 아리엘은 끝까지 미란다를 위한 신의를 지키면서 미란다를 위한 좋은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인간뿐만 아니라 복제인간 또한 인간과 같이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인간과 복제인간, 인간의 존엄성, 개인의 정체성, 인간의 자유 의지와 선택, 유전과 환경의 관계, 인간 복제의 문제 등 묵직한 질문과 사유를 담았지만, 미란다의 서스펜스 넘치는 모험을 포함한 흥미로운 서사와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통해 보다 깊이 있고게, 즐겁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고 똑바로 서서 자신을 가로막는 것들에 맞서는 미란다처럼 우리 아이들도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며 자유 의지를 가지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길 바래본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사계절 #김다봄 #캐럴마티스 #소설 #장편소설 #사계절출판사 #사계절교사북클럽 #사뿐사뿐 #청소년소설 #책추천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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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복제하기 바로... 읽으면서 멈칫거린 부분들을 옮겨본다. + 갑자기 <폭풍우>에 등장하는 프로스페로가 떠올랐다. 프로스페로는 딸 미란다의 행복을 위해 마법을 쓴다. 우리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두 분의 마법이 이루어지려면 누군가 죽어야만 한다. + 나는 끔찍한 괴물이야. 사람이라고 할 수도 없어. 내가 똑똑한 것도 다 그래서야. 항상 모든 걸 분석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야.... + 모든 사람한테는 영혼이 있어. 네 영혼은 너한테만 속하는 거야. 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상관없어. 너한테는 네 영혼이 있으니까. + 흥미롭구나. 공격적이고, 결단력 있군, 네게서 기대하지 않았던 특성이야. 놀랍구나. 아주 흥미로워. 매혹적이야. + 하지만 이브는 사랑받은 적이 없어서, 뭐랄까.... 생존을 택했달까? + 누가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겠는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라. 가끔은 뜻대로 되지만 가끔은 일이 틀어질 거다. 그건 네 권한 밖의 일이다. 복제... 꽤 오래전 복제 양 돌리 탄생 기사를 본 적 있다. 그 이후... 이어지는 굳어진 과학 신념이 깨지는 과정... 관련 실험... 성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줄기세포 생물학, 발달 유전학 연구... 다양한 인간 질병 모델을 제공하며 조기 노화, 암, 심장 질환 등에 관한 생물학적 연구에 이용... 그리고 중국에서 영장류 복제... 멸종 위기에 빠진 동물들의 복제... 애완동물과 식량자원으로서의 가축 복제... 소설은 인간 복제... 미란다와 아리엘은 기자 회견 이후 어떤 삶을 살아갈까? 엠마와 조시 오빠 그리고 두 가정의 부모님들 그리고 그린 박사님과 같은 좋은 이웃들이 지켜주고 응원하고 힘이 되겠지만... 복제 양 돌리 이후... 문제점과 비판 속에서...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도전 속에서... 적어도 선을 넘지 말아야 할 윤리적 테두리는 지켜질 것인지...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어디까지인지 윤리적 테두리라 말하는 그 테두리는 어디까지이며... 그래도 이 소설을 읽고 생긴 각오 중 하나는... "너에게는 너만의 영혼이 있어!"라는 문구는 왠지 외워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 #사계절 #김다봄 #캐럴마티스 #소설 #장편소설 #사계절출판사 #사계절교사북클럽 #사뿐사뿐 #청소년소설 #책추천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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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프로그래밍하고 싶다. 함께 읽고 막 이야기 하고 싶은 책. 혼자 읽을때도 질문이 많아지는 책. 엄친딸 미란다는 완벽하다. 앞으로도 그렇게 완벽하게 살거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불치병에 걸리게 되고 자신과 똑같은 아이를 만난뒤로 미란다는 달라진다. 그때부터가 진짜 미란다다. 초반 몰입도가 좋아서 463페이지 도톰한 두께는 모래시계처럼 술술 넘어간다. 과연 부모의 사랑은 어디까지일까? 복제인간 가족에 대해서, 미란다의 복제동생을 부모의 마음으로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나의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내 DNA에 들어있는 행동 방식은 정해진 것일까, 돌고 돌아 결국 나는 어떤 선택을 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유전자, 가정환경, 경험치, 사주팔자... 그 모든 조합을 넘어 나는 나를 다시 프로그래밍하고 싶다. 나의 원초적 DNA의 기질을 가장 근접하게 물려 받은 내아이들, 닮은 DNA 보유자가 키우는 가정안에서 단단하게 자라, 스스로를 프로그래밍 해 나가기를 바라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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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미란다는 모든 게 완벽한 소위 '육각형 인간'이다. 공부, 발레 뭐든 완벽하고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거나 반항적인 행동은 일절 하지 않는다. 그런 미란다를 보면서 엠마는 늘 너무 바른 생활이라며 불만이다. 그러던 어느 날 미란다는 눈 앞이 뿌얘지면서 쓰러지고, 눈 안에 엄청난 종양이 있음이 발견된다. 잔병 치레 한 번 안 했는데 갑자기 종양이라니! 그런데 미란다를 치료하는 의사와 부모님은 자꾸 금방 나을 수 있다고 얘기하고, 의심스러운 행동들을 하기 시작한다.
작가는 강조하고 싶은 의도가 담긴 단어에 자주 굵은 고딕체로 변경해둔다. 위 대사 역시 '모두'에 굵게 고딕체로 바꿔 두었다. 복제인간이 '복제'되었다고 해서, 유전적으로 조작되어 태어났다고 해서 과연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우리 역시 자연적인 과정이지만 부모의 유전적 습성을 바탕으로 정해진 성격적 특성을 지니고 태어났고, 그 방향성을 따라 무의식적으로 행동 패턴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이 소설은 계속 묻고 있다. 이 소설은 쉽게 후루루룩 잘 읽힌다. 내 생각엔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면 두께감의 압박이 있어도 내용이 흥미진진하고 어렵지 않아서 충분히 잘 읽을만하다. 복제인간 이슈와 관련지어 과학 기술의 발전에 인문학적 고민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충분히 쉽게 대화를 나눠볼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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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미란다는 공부면 공부, 발레면 발레, 착한 성격이면 성격. 친구들도 누구나 완벽한 아이로 인정하는 소녀예요. 미란다뿐 아니라, 부모님도 완벽하죠. 미국 최대의 의료 법인을 운영 중이며, 미란다와 언제든 허물없이 이야기하며 서로 숨기는 것도 없고, 부모님끼리도 한 번도 싸우지 않은 완벽함을 갖추었죠.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기에 미란다는 자신이 완벽한 인생을 살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불치병을 판정받게 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말죠. 불치병 앞에서 미란다는 삶 자체가 흔들리는 기분을 느끼는데, 부모님은 미란다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장기를 기증받을 수 있다고 하면서 어째 믿는 구석이 있어 보입니다. 이 순간부터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미란다의 삶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고, 의심스러운 부모님의 모습 때문에 괴롭게 되죠. 그리고 알게 됩니다. 미란다의 부모님은 미란다를 위해 보험들듯이 미란다의 DNA를 복제한 복제 인간을 따로 만들어두었다는 것을 말이죠. 그 복제 인간은 이름조차 없이 '텐'이라고 불리고 있었습니다. 작년엔 '나인', 올해엔 '텐'이라 불리는 이 복제인간은 그저 만들어진지 몇 년이 되었는가를 셈하는 숫자로 불려지는 것이죠. 그리고 미란다를 살리기 위해 '일레븐'이 될 수 없을 거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복제 인간의 모습에 미란다는 큰 충격을 받습니다. 복제인간이지만 생명을 가졌고, 독자적인 사고가 가능한 존재. '인간'임이 분명한 그 존재에게 미란다는 '아리엘'이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텐'이 '아리엘'이 되는 순간, 그 대상이 생명을 지닌 존재이고, 소중하고 유일한 존재라는 느낌을 주게 되죠.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수인 번호로 부르는 것도 수감된 사람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이나 연민을 갖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저는 이 장면에서 김춘수 시인의 '꽃'이 생각났습니다. 그냥 '텐'이라고 하면, 그 대상이 지닌 고유성이나 생명보다는 그냥 만든지 10년 된 실험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텐데, 미란다는 그 대상을 '아리엘'이라는 이름을 지어줌으로써 복제인간도 '생명이 있는 소중한 존재'로 받아들이고 있고, 독자적인 대상으로 여겨주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에요. 미란다는 아리엘을 죽이고 자신이 살게 되는 것을 끝까지 거부합니다. 결국 미란다의 고집에 미란다의 부모님은 아리엘의 간을 반만 이식 받아 아리엘과 자기 모두 사는 방법을 택합니다. 그리고 아리엘을 동생으로 데리고 함께 살기 시작하죠. 여기까지만 보면 이 이야기는 그냥 최근 화두가 되는 동물 복제, 생명 윤리에 대한 고민을 다룬 책 정도로 의미 부여되고 끝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고 있는 책이에요. 미란다는 자신 역시 아리엘처럼 복제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엄마, 아빠의 딸이 죽게 되면서 그 DNA를 복제해서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것이 자신임을 알게 된 것이죠. 그러면서 정체성에 대한 극심한 혼란에 빠집니다. 자신이 발레를 잘 하고, 성격이 착하고, 유난히 건강하고, 공부를 잘하는 것 등등- 지금까지 자신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은 유전자 조작에 의해 이미 설계된 것이고, 자신의 진짜 모습에 의한 것, 자신이 삶의 주체로서 만든 것이 아닌 것이라는 생각에 혼란스러워지는 것이죠. 그럼 나는 도대체 누구지? 하는 근원적인 의문에 빠집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질문은 복제인간만 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삶을 살아가는 누구나 그런 의문에 빠지는 순간이 옵니다. 특히 모두 같은 교복을 입고, 1교시부터 6,7교시까지 빼곡하게 짜여져 있는 수업, 방과후 학원 수업과 공부. 기계처럼 돌아가는 일과 속에서 살아가며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인지, 내가 지금 제대로 해 나가고 있는지 등등을 진지하게 성찰하기 어려운 청소년들은 자칫하면 이런 의문의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을 경험할 수 있어요. 그런 청소년들에게 다들 찍어낸 듯 단조롭고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모두들 각자의 이름에 걸맞은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가끔 흔들리고, 힘들더라도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아나가고,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참 많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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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복제하기>를 읽은 후에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머지 은 미래에 현실이 될 인간 복제의 순기능, 역기능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인간의 본유 의지라고 할 수 있는 ‘자유’에 대한 생각, 결국 인간은 어떠한 존재여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 미란다는 모든 면에서 우수하고 착한 아이다. 몸이 아파 병원에 가니,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듣게 된다. 미란다의 병이 낫기 위해서는 장기이식이 필요한 것인데, 이때 병원에서 자기와 똑같이 생긴 ‘아리엘’을 만나게 된다. 아리엘은 미란다에게 장기를 이식해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복제인간이었다.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 부모의 의견을 따랐던 주인공 미란다가 어떤 선택을 할지 무척 궁금했다. 그리고 자기의 의지에 따라 선택하며 한 번도 한 적이 없던 ‘대결’을 선택하였을 때, 미란다를 응원하게 되었다. 또한 미란다에 대한 사실들이 점점 밝혀지면서 더 복잡한 생각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미란다가 세상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오히려 복제인간보다 못한 진짜인간을 만나게 된다. 누가 진짜인간인지조차 헷갈리는 지경이기도 하다. 복제인간이라는 제재는 과거나 현재나,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도 매우 민감한 내용이 될 것이다. 우리가 현명한 선택으로 세상을 현명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인간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미란다 복제하기>는 청소년기 학생들이 읽으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그리고 ‘인간’에 대해 생각해보기 좋은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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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이식을 위한 복제인간이란 소재가 낯설지 않아서, 기술만 해결되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이들은 기꺼이 할 것 같아서, 어쩌면 ‘어떤’ 복제는 이미 암암리에 유통 매매 되는 것도 같아서, 살짝 두렵기도 합니다.
‘의학’의 치료 대상과 연구 범위는 내게는 불문명하고 혼란스러울 때가 적지 않습니다. 장기 이식이 가능해진지는 오래지요. 저도 장기기증서명을 한 상태이도 합니다. 가장 힘든 질문은 치료 대상이 나와 내 가족이고, 만약 충분한 자본과 기회가 있다면 과연 나는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은 괴물을 필요로 해요.” 내가 대답했다. “상처 입히고 경멸할 대상이 필요하니까요.”
생각해보니,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도 인간이 창조한 생명체를 소재로 경고와 메시지를 전하는 문학입니다. 애초에 성인의 몸을 지닌 존재와 달리 현대 의학은 DNA 복제와 유전자 가위 기술로 시작부터 디자인이 가능합니다.
“나는 끔찍한 괴물이야. 사람이라고 할 수도 없어. (...) 나는 똑똑하게 만들어진 거야. 운동도 잘하도록 만들어진 거고.”
번식의 본질은 DNA복제입니다. 그렇게만 따지면, 고전적인 방식을 따른 것과 현대의학기술을 사용한 것이 뭐가 다른지 경계가 불문명해질 수도 있습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상품과 생명은 뭐가 다른지, 이미 철저한 계획 하에 체지방량도 조절되어 수태부터 출생, 성장, 도살까지 기계화된 체계로 관리되는 축산 동물은 그럼 더 이상 생명이 아닌 것인지, 질문은 복잡해지고 고민은 깊어집니다.
“설령 모든 게 이미 정해져 있고 각자 정해진 방향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해도, 우린 다른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거야. 인간이라는 게 바로 그런 존재인지도 몰라.”
다시 ‘사람은 무엇인가’ ‘사람다움은 무엇인가’ ‘무엇이 우리는 사람답게 만드는가’라는 오래되고 익숙한 질문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한 번도 쉬웠던 적이 없는 질문입니다. 답이 있다고 해도 그 답에 맞게 세상을 바꾸고 살아가는 일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게 우리는 사람답게 만드는 거야. 넌 한 방향으로만 생각하도록 길러졌기 때문에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게 된 거야.”
연구비만 벌어서, 자신이 하는 최전선의 과학 연구를 계속해서 ‘완벽한 아기’를 만들어 내고 싶다는, ‘박사’는 눈멀고 고민 없는 과학자의 전형처럼 보입니다. 더구나 그는 자신의 일이 ‘인도주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로 인간다움이 제거된 그가 복제인간을 만들 수 있도록 욕망과 수요가 있다는 것은 개인을 처벌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인류 문명과 사회 시스템을 들여다봐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나요? 자아라는 건, 고유성이라는 건, 경험과 기억일 뿐인가요? 정상과 표준의 스펙트럼 안에 들어와야 한다고 끊임없이 사회화하고, 기준에 맞지 않으면 배제, 차별, 혐오하는 사회는 그럼 왜 이러는 걸까요.
이 작품은 의료윤리만을 묻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존재하고 살아가는 동안 고유한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의미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가장 활발하게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청소년들에게 문학이 풀어내는 메시지는 어떻게 닿을 지가 무척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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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겐 영혼이 있어. 그건 너만의 것이야. 적어도 난 그렇게 믿는단다. 설령 네가 영혼을 믿지 않는다 해도, 너와 이브, 미란다는 분명히 달라. 과학이 설명해 내지 못하는 면에서 말이야. 너는 인생에서 여러 선택을 하게 될 거야. 어떤 선택은 네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어. 그럼 넌 변하겠지. 인생은 복잡한 거란다.(323쪽) 이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인생을 저만큼 앞서 산 어른으로서 아이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갖고 고민하고 갈등할 때, 누구나 다른 인생을 향해 가는 각자의 독립된 개체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만들어나가게 될 거라는 것을 말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그리고 그린 박사님의 뒤이은 대사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엘, 어른이 되어 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야. 복제인간이 아니라도 말이야.(323쪽) 사는 것이 쉬우면 인생이 아니라는 말을 가끔 하기도 했는데, 여기서 이렇게 마주하게 될 줄 몰랐다. 이미 어른이 된 나로서는 이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지만, 아직 어른이 되기 전의 이 아이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혹여라도 이런 말을 하는 어른인 내가 요새 흔히 말하는 꼰대가 되는 건 아닐지.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생명을 복제한다는 것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과거 관련된 사회적 이슈도 있었고, 또 지금의 새대는 인공지능이 삶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되어 있는 시점이니, 인간이란 존재도 사람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그 원하는 방향으로의 조작(?)이 충분히 가능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게 되었을 때, 그 결과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것인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 혹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사실, 이미 이런 생각에 대한 나 스스로의 부정적인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음을 부정할 수가 없다. 조작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결국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현상에서의 심각한 부작용을 짐작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여러 사회적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한 존재의 고유한 특성을 무시하고 실험 대상 혹은 활용 가치가 높은 하나의 도구 정도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미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성장하는 청소년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지금 이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스스로 잘 찾아 바르게 세울 줄 아는 힘일 것인데, 그런 힘을 작위적인 통제를 통해 조작하고 있으니,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소설에서 완벽하다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미란다는 착한 아이로 성격뿐만 아니라 공부나 발레에 있어서도 거의 완벽함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다 발병하면서 어른들은 오히려 충격을 받는다. 완벽하지 못함에 대한 충격. 거짓말도 해서는 안 된다는 미란다와 그런 미란다를 자신들이 원하는 아이로 성장시키기 위한 어른들의 기대가 씁쓸하게 느껴지는 부분(심지어, 미란다의 부모로서의 모습에 더욱 완벽함을 만들기 위해 성형까지 한 부모의 모습은 충격)이기도 했다. 제가 방금 선생님을 불쾌하게 했는데도 금방 기본 상태인 유쾌함으로 돌아오시잖아요. 저한테는 그런 기본 상태가 완벽함이에요!(348쪽) 그럼에도 미란다, 아리엘, 이브, 이 아이들은 제 인생을 향해 스스로 선택했고 자신을 만들어 나갔다. 그 부분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 선택이 옳았든 그렇지 않았든지는 누구도 판단할 수 없다. 그저 인생의 기로에서 아이들이 그때그때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면 될 뿐. 그것이 이 아이들이 배운 인생이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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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복제하기>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특별히 기대감이 생기진 않았다. 이미 제목에서 ‘복제 인간’이란 키워드를 쉽게 유추할 수 있었고, 뒷표지에서도 ‘나는 너와 똑같아, 네가 대체 누군데?’라는 문장이 예감의 마침표를 딱 찍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간의 소설이나 영화들처럼 ‘미란다’라는 아이들 살리기 위해 복제 인간을 만들고, 그 복제 인간이 정체성 혹은 인격을 가져 자기와 꼭 닮은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당하는 것에 부당함을 느껴가는 그런 이야기일 수 있겠다 싶었다. 이 이야기는 그런 상상에 대해 허를 찌른다. 아무렴 청소년 소설이라고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상황만 바꿔 재탕하지는 않을 것이고, 출판사에서 뻔하고 시시한 이야기에 관심을 두지는 않았을 터였다. 주인공 미란다는 원본(?) 인간이 아닌, 복제 인간이다. 우리가 사람과 혼동할 정도록 정교한 휴머노이드를 다룬 작품을 만날 때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 ‘미란다’ 역시 자신이 복제인간이라는 걸 꿈에도 몰랐다. 발레를 하던 도중 눈이 안 보이기 전까진 말이다. 병치레가 거의 없었고, 외모나 성적, 착한 인성 등 모든 면에서 완벽했던 미란다는 절친인 엠마가 ‘착하게만 굴어 미치겠다’로 화를 낼 정도로, 부모에게 순응하는 착한 10대였다. 게다가 부모가 부유하여 원하는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고,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한 요즘 말로 ‘육각형 인간’의 표본격인 완벽한 아이였다. 그러나 미란다의 눈에 생긴 종양은 단순한 종양이 아니었고, 유전적 문제로 장기를 이식 받아야지만 근본적으로 치료가 되는 종양이라, 난생 처음 미란다는 삶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을 느끼게 된다. 그것도 잠시 의료재단과 연구소를 운영하던 부모님 덕에 ‘멀린 박사’를 통해 장기 이식을 하여 빠른 시일 내에 치료가 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복제한 ‘텐’이라는 존재를 발견하였고, 자신 또한 ‘제시카’의 복제 인간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토록 사랑했던 부모님이 선택한, 있을 수 없는 ‘인간 복제’에 대해 분노와 환멸을 느끼지만, 자신을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또 다른 복제인간과 공생할 방법을 찾아내는 미란다. 텐에게 ‘아리엘’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가족으로 받아들여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가지만... 늘 언제나 이런 소설에서는 ‘빌런’은 존재한다. 윤리를 져버리고, 자신의 업적과 돈에 눈이 먼 과학자 멀린 박사는 미란다 부모의 지휘아래에서 벗어나 독단적으로 불법을 자행하며 인간 복제 실험을 이어가고, 미란다와 아리엘의 삶을 위협한다. 고작 14살 밖에 안 된 미란다와 절친 엠마가 아리엘을 구하기 위해 멀린 박사를 상대로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현실성을 떨어지지만, 매우 스릴 넘쳐 책장에서 쉬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청소년 소설 치고는 463쪽이란 책의 분량이 많은 축에 속하지만, 위험에 빠진 아이들의 박진감 넘치는 스릴, 또 다른 복제 인간의 등장로 인한 새로운 사건들, 그들의 용기있고 대담한 문제해결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 그 속에서 서로를 위하는 애틋함과 사랑스러움 등이 매혹적으로 버무려져 있어 흥미진진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다만 소설의 결말로 갈수록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불법을 자행하면서도 자식과 똑닮은 복제 인간을 만들어낸 미란다의 부와 자신의 과학적 업적과 돈을 위해 인간성을 포기한 멀린 박사에 대해, 복제 인간임을 알게 된 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미란다. 바로 이 미란다의 고민은 이 소설에서 핵심 주제일지도 모른다. ‘유전학과 자유의지, 즉 우리의 성격이나 본성이 유전적 프로그래밍화 때문인지 환경의 영향인지, 자유의 의지 때문인지에 대한 ’ 고민은 청소년기에 누구라도 겪는 고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미란다와 같은 유전자를 가진 아리엘이 닮았지만 다른 성향으로 자라는 모습을 통해 '자유의지'의 중요성, 나 답게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들어가 이 소설을 바라본다면, 미래 사회에서 ‘인간’의 정의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게 된다. 여러 작품들에서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미래에는 인간과 구분되지 않는 감정과 외모를 가진 휴머노이드 등장을 예고한다. 만약 우리가 그 시대에 살게 된다면, 멀린 박사처럼 인간성을 잃은 탐욕적인 인간과 온전한 인간이라 말하기 곤란한 복제인간, 인간보다 더 올바른 가치관과 감정을 지닌 정교한 휴머노이드를 두고... 우리는 인간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게 될까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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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미란다가 겪는 서스펜스와 모험은 특수한 상황이지만, 미란다가 하는 고민은 대한민국 십대들도 반드시 하는 것이다. 미란다의 고민은 ‘나는 누구인가’에서 파생된 것이다. 자신이 가진 재능과 성격이 ‘설정값’이라면 그동안의 삶과 앞으로의 결정이 과연 자신의 선택인지 이미 정해진 운명이었는지 하는 철학적인 질문에서 시작한다. 게다가 부모님의 보호 아래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던 소녀는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자 이제 인격적인 독립체로 한 단계 뛰어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미란다는 절친 엠마에게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엠마, 계속 이런 생각이 들어. 사람들은 아주 이상한 이유로 어떤 선택을 하잖아. 내 선택의 반은 내가 착하게 태어나서 내리는 거고, 반은 착한 아이로 길러져서 내리는거야. 그러니까 결국 특정한 방향으로 선택하게끔 정해져 있는 거지. 그럼 나는 과연 얼마나 자유로운 걸까?”
이 소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선택’과 ‘자유’이다. 도덕적 딜레마의 순간에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선과 악을 결정하며, 인간은 선택의 자유를 가진 존재라는 점을 소녀들의 입을 통해 전달한다. 여기에 ‘복제 인간’이라는 가까운 미래에는 가능해질 소재를 사용해 흥미진진함을 더했다. 2020년 인간과 90% 이상 유전적으로 유사한 붉은털원숭이를 복제하는 데 성공한 사례가 있으니 인간 복제가 아주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이 점점 더 정교해지면서 인간 배아의 DNA에서 유전병을 유발하는 인자를 제거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으니, 나중에는 미란다의 부모님처럼 ‘완벽한 아이’를 위해 외모나 지능을 조작하려는 시도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가 소설 속 주인공처럼 복제인간은 아니지만 미란다의 독백은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난 DNA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어떤 결정을 할 때, 그게 스스로 내린 건지 그 결정을 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건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아니, 그 두 가지가 정말 다르긴 한가
인간 존재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시종일관 던지고 있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서스펜스와 순한맛 스릴러가 섞여 있지만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밝고 경쾌하다. 쨍한 핑크색을 배경으로 파란 눈에 금발의 주인공 얼굴이 순정 만화 그림체로 그려진 표지부터가 그렇다. 소설의 배경도 햇빛이 눈부신 캘리포니아이고 열네 살 모범생이 할 수 있는 약간의 로맨스도 추가되어 한편의 미국 하이틴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중학생이 이 책을 읽으면 독후 활동으로 미란다와 절친 엠마처럼 성향이 극과 극인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 연극을 하고 싶어하는 미란다와 이를 반대하는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처럼 나를 둘러싼 인간관계를 주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활동도 가능하고 인간 복제와 같은 과학 기술과 윤리 문제, 장기 이식과 생명 존중에 대한 문제, 자아정체성과 자유의지에 대한 문제처럼 사회적 이슈나 철학을 주제로 한 가벼운 토론도 가능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