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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여자놀이' 할래?
"우리 같이 '여자놀이' 할래?" 내용보기
이 언니의 말하기 방식이 정말 좋다. '여자의 성에 대한 신화는 남자들의 희망적 관측에 지나지 않는다'고 단언하는 것도 좋고, '세상은 호락호락한 것! 너희들이 하고 싶은 데로 맘껏 해보렴'이라며 말을 거는 것도 좋다. '임부복이 아무리 봐도 임부복 같에 된 것은, 여자가 아이를 갖거나 낳거나 하는 일이 더 이상 당연한 일이 아닌, 지금의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 같이 '여자놀이' 할래?" 내용보기
이 언니의 말하기 방식이 정말 좋다. '여자의 성에 대한 신화는 남자들의 희망적 관측에 지나지 않는다'고 단언하는 것도 좋고, '세상은 호락호락한 것! 너희들이 하고 싶은 데로 맘껏 해보렴'이라며 말을 거는 것도 좋다. '임부복이 아무리 봐도 임부복 같에 된 것은, 여자가 아이를 갖거나 낳거나 하는 일이 더 이상 당연한 일이 아닌, 지금의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라며 사소한 것 하나도 지나치지 않고 그 속에서 사회 변화의 모습을 찾아내 알려주는 것도 반갑다. '아이를 갖고 나서 알게 되는 부모의 은혜'가 대개는 '아이를 갖고 나서 잊어버리는 자식의 마음'이 되고 만다'는 지적은 탁월하기 그지 없다. 그렇다. 우에노 치즈코 언니의 글은 이런 힘이 있다. 조한혜정 교수님과 함께 쓴 <경계에서 말한다>를 읽으며 그 힘을 익히 느꼈지만,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칼럼 모음집인 <여자놀이>에서는 그 힘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보지가 한가득', '간음의 후예', '요즈음 여대생', '여자놀이' 등 9개의 작은 마당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 주제에 맞는 칼럼들이 모여있고, 때때로 관련 서적의 서평도 함께 실려있다. 일본의 사회학자가 쓴 책인 것답게, 일본 사회를 분석하여 쓴 글들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 분석은 단순히 '그건 일본일 뿐이야'라고 치부해버릴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것은 사회는 각각의 특수성을 가짐과 동시에 보편성을 가지기 때문일게다. 특히나 여성 관련 문제들이 더더욱 그러하고 말이다. '정론이 싫다'고 '계몽이 싫다'고 말하고 있듯, 이 책은 무언가 가르치려 드는 책이 아니다. 꽤나 공부를 많이 하신 교수님이 쓰신 책이지만, 독자와 편안하게 수다를 떨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줄만큼 문체가 부드럽고 알기 쉬운 말로 써있다. 또한 괜히 격식을 차리려는 태도도 없고, 오히려 그런 것 따위 가볍게 무시해주겠다는 자세가 더욱 이 책의 재미를 더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번역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종종 보이고, 교정교열을 충분히 보지 못했는지 어법이나 맞춤법상 틀린 부분들이 종종 보인다는 점이다. 또한 표지디자인이나 내부 편집이 좀더 매력적으로 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우에노 치즈코 언니의 글을 더 많이 접해보고 싶다. 정말, 매력적이다.

[인상깊은구절]
전공투가 패하고 남자들이 전선을 이탈한 후에는 여자의 운동인 리버레이션만이 남았다. 정치의 계절이 지나간 후 성의 계절 속에서 남자와 여자는 사랑하고 잉태하고 아이를 낳았다. 리버레이션은 이 일상생활 그 자체를 투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었다. 대학 투쟁이 끝났을 때, 여자들이 투쟁을 계속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여자의 운동이 '전시(戰時)'의 운동이 아니라 '평상시'의 운동이었기 때문이다. 아이 기르기는 오늘처럼 내일도 계속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일상성 속에서만이 성립된다. 아이가 배고 고패 빽빽 울어대면 '내일의 혁명'따위는 내팽개치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의 우유'를 조달하지 않으면 안된다. 패전 직후의 일본에서도 무기력해진 남자들을 대신하여 암시장에서 쌀을 사들여 왔던 것은 기운이 왕성한 '엄마'들이었다. 여자의 운동은 '내일의 해방을 위해 오늘을 인내'하지 않는다. 지금, 이곳에서의 변변찮은 해방조차 없는 상황에서 그림에 그린 듯한 미래의 해방 따위를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는가.
y********1 2005.03.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