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섯 편의 단편이 묶인 소설집. 음감, 소리의 느낌을 표현한 섬세한 표현들이 독특하게 다가오고, 어린시절을 돌아보는 듯한 단편들은 아련한 수채화처럼 느껴진다. 이국의 끈끈한 공기를 독자 앞에 가져다주는 감각적인 문장의 태국 배경의 소설들도 기억에 오래 남는다. 편지같기도, 여행일기 같기도 한 소설집이다. #결 오래전 절친과의 추억을 얘기하는 그녀의 이야기. 홍콩 가수의 슬프고 나른한 노래, 이어폰을 꽂고 따라부르며 걷는 두 여학생, 오해로 인해 전혀 다른 질감으로 변해버린 슬픔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소설. ?? 21 이해할 수 없는 낯선 언어가 들려주는 무척이나 친밀한 정서의 세계 속에서, 수많은 감정의 질감을 내밀하게 공유하고 있는 듯한 느낌,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낯선 언어의 발음이 지니고 있는 음들과 멜로디가 지니고 있는 음들 사이로 수많은 바람인 불어오는데, 그 바람은 모두 그네들이 성장하면서 함께 느낀 정서들의 질감이었다. --- <결> 중에서 #파위나모드 우기의 태국, 그곳의 연인, 낯선 도시와 이국의 언어, 이해와 공감을 위한 언어의 원시시대를 사는 남녀, 같은 코스의 여행을 함께하길 강요하는 '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없다'는 슬픈 거짓말같은 소설. ?? 75 태국어는 언어의 악보를 지니고 있다. 모드는 마치 그 악보의 음률에 따라 소리를 굴리며 무언가 내게 장난을 거는 듯했다. 단어와 단어 사이에 음의 계곡이 놓여 있고, 그녀의 입술 위에서 짜오프라야는 그대로 흐리는 소리의 강이 되었다. --- <파위나 모드> 중에서 #ngao나우 외로운걸까? 추운걸까? 고양이 울음 소리는 외롭다는 걸까, 춥다는 걸까. 비들이 지나가는 계절, 노래가 되는 태국의 말소리,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자꾸만 서운해지는 '나' 타인을 이해하는 건 언어의 영역인가, 감정의 영역인가.. 낯선 계절의 습도가 느껴지는 소설. ?? 122 나릴란을 발음할때 혀에 살며시 얹어지는 세 개의 유성음은 날아갈듯 가볍고, 정말 그건 날개를 달고 있는 것만 같아서, 혀에서 살며시 날아오를 소리들은 손톱만한 날갯짓을 하며 둥글게 귀 언저리의 공기를 물들였다. ---<ngao 나우> 중에서 #채손독 을 통해 #고유명사 로부터 #도서지원 받았습니다 #배매아의결 #grain #배매아 #소설집 #고유명사 #잠자리가지나간길 #동선의추억 #바람이다시불때 #단편소설집 #실비아의독서노트 |
![]() 뭔가 애뜻한 눈빛의 여인.. "우리가 슬픈 건 우리가 슬플 때 그 슬픔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문장 하나하나가 시 같은 배매아작가님 소설책. 책 제목답게 다른 소설과는 결이 다른 느낌이다. 낯설면서도 기분좋은 전율.. 왜 그런말을 쓰셨는지 읽고나니 알겠구나.. 장소와 사람은 항상 떼려야 뗄 수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배경 없이 홀로 사는 존재는 세상에서 절대 찾아볼 수 없다. 그리운 사람을 찾는 시공간성! 사람은 악기이며, 언어는 음악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띠지에 적혀있는 강렬한 추천문구. "언어로 작곡한 피아노 소품을 듣는 듯하다." * 글의 문장을 어느 정도로 어루어 만져야 문장이 음악이 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책을 펼쳐 보았다. * 총 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산문이나 에세이의 느낌이 더 강했다. 특히 작가님의 신인상 당선작인 '결'은 더욱 더 그러했다. * 잘 알지 못하는 중국의 가수 '진숙화의 노래다.'로 시작한다. 그가 만난 그녀의 이야기. 노래를 들으며 추억하는 그녀의 모습은 나를 조금 설레이게 만들었다. 그를 통해서 듣는 그녀의 이야기는 아리고 서글펐지만. * 두 번째와 세 번째는 태국을 배경으로 했다. 태국에서 만난 그녀, 혹은 그녀들. 그들 삶과 사랑을 엿본 듯한 기분이 들어 조금은 부끄러웠지만 호기심이 더 강해 책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 만우전 날, 거짓말처럼 져버린 '장국영'과 그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스타였는데 이렇게 불쑥 기억하게 만들 줄이야. * 배매아 작가님의 문장은 모두 따뜻하게 느껴지면서도 또 외로움과 씁쓸함을 맛보게 했다. 마치, 따뜻한 빛에 무표정으로 있는 표지 속의 여성처럼. * 글의 색이 너무 진해서 첫 소설이라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놀라운 책이었다. 문장으로 만든 음악이 있다면 바로 이게 아닐까 싶은 만큼. 문득 외롭고 쓸쓸한 마음이 들 때, 다시 꺼내보고 싶은 책이었다. |
![]() ? 오늘의 책: 결 작가소개 2012년 문학과 의식 신인상에 단편 "결"로 등단했다. 오랫동안 여행과 글쓰기를 하며 지내고 있는 배매아 작가님이다. 출처 입력 목차 1. 결 2. 파위나 모드 3. 나우 4. 잠자리가 지나간 길 5. 동선의 추억 6. 바람이 다시 불 때 출처 입력 책속으로 "그 지평선 너머에 다시 지평선이, 뒤로 땅끝이 그리고는 하늘의 검은 지붕이 벽도 없이 떠 있었어. 그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어. 다시일 년이 지나, 똑같은 시간, 똑같은 장소에 경철이와 함께 서서 저 지평선을 바라보며 여러가지 서로의 생각들을 나눌 수 있을까?"p.65 "어쩌면 당신의 창에도 지금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겠지요. 이 풍경이 바람에 실려 너울너울 그곳까지 날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창은 너무 작고 높이 달려 있어 바깥을 볼 수 없다고 했지만요." p. 151 출처 입력 감상평 책을 읽다보면 작가님의 문체 하나하나가 가슴에 들어온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발라드처럼 어느 순간 내 마음속에 들어와 꽂히는 문장들의 연속이다. 왜 많은 분들이 문장이 아름답고 시적이라고 말했는지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무심코 펼친 페이지에서조차 아름다운 시 한 편 같은 문장들이 가득 들어있으니 말이다. 인연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파격적인 반전은 없지만 그렇다고 지루하게 흘러가지 않는 편안하고 따스한 책이다. #결 #배매아첫소설집 #고유명사출판사 #한국단편소설 #소설추천 #베스트셀러 #추천도서 #신간소설 #추천소설 #한국소설 |
우리가 슬픈 건 우리가 슬플 때 그 슬픔 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p.013 겨우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마주 보고 있다는 것이ㆍㆍㆍ 저 너머가 내가 가 보지 못한 밀림처럼 느껴졌다. p.112 "준영아. 열정만으로 살아가는 것뿐인데, 고작 그럴 수 있는 것뿐인데, 그것만으로도 그곳이 천국이란다." 그러곤 갑자기 주눅이 든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전화비가 없어서 그러는데 전화를 좀 걸어주면 안 되겠냐고. p.184 제목 '결'을 보고서 너와 나는 결이 같은 사람이야.라고 말할때의 그 결을 떠올렸다. 그런데 소설속 '결'은 결별을 말할때 쓰는 헤어짐의 '결'임이 느껴졌다. 만남과 헤어짐이..각기 다른 국적의 연인과의 헤어짐. 친구와의 헤어짐.. 또한 소개글에 '언어로 작곡한 피아노 소품을 듣는 듯하다.'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도 알수 있었다. 결이라는 노래가 귀에 들리는듯 했고..성조를 가지고 있는 태국의 언어로 인해 귓가에 음악이 계속 머무는듯 했다. 또한 태국 배경의 단편들은 태국의 습기가 문장마다 묻어있는것 같았다. 그 끈적거림과 꿈꿈함과 이국적이면서 아름다운.. 작가님이 외국에 머무르셨다고 해서 그런지 그 나라에 대한 냄새나 질감까지 고스란히 배어있는듯한 느낌의 소설이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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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시선으로 남을 판단 할줄 안다. 우리의 잘못이 아닐때 그들의 잘못일때 더욱 격렬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우리들은 모른다 그들도 우리를 그들의 시선으로 싫어하고 있다는 것 그렇니 이제부터라도 남의 시선으로 봤을 때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고 그들에게 조심새야하는지을 나타내는 소설이다. 작가님의 해외여행을 담아낸 소설집이지만 나는 그래도 마음에 들고 계속해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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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가의 작품 6편이 어딘가 오묘하다. 중국 노래 이야기가 여러장에 걸쳐 나오고 (사실 있는건지 찾아보기도 했다) 친한 친구의 죽음. 장례식장 여자의 자취방에서 나는 시멘트 냄새가 내 코끝에 맴도는것 같기도 했다. 이해가 안되서 몇번을 봤다. 그래서 비를 맞고 커피를 마시자는 여자의 말을 듣고 밤을 같이 보낸걸까? 아닌것 같은데 ...죽은 여자는 어떤 관계일까? 왜 죽은걸까? 그여자의 죽음이 니 탓은 아니라고 하는 어머니의 말도 맴돌고... 두통이 생기네 그만큼 묘사가 건조한데 묘한 자취방 시멘트 냄새가 난다 그녀는 왜 죽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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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심리적 세계와 각기 다른 색깔로 표현한 언어로 작곡한 피아노 소품을 듣는 듯하다. 진숙화의 노래다. 이 노래를 들으면 이런 결들이 떠오른다. 이를테면, 비가 후드득 떨어지기 전 바람에서 느껴지는 물결, 오랜 시간 다락방에서 바래가는 사진 속 사람들의 얼굴, 달무리처럼 가로등의 입김이 번지는 밤의 허공과 아기의 축축한 울음소리가 흘러내리는 불 꺼진 창문 ··· 결의 가사는, 한 친구가 세상을 떠나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작별 인사로, 중국의 한 작사가가 가사를 썼다. 사람의 목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악기에 가까울 수 있는 건 그 목소리에 어떤 의미도 실지 않을 때라고 그녀는 말했다. 목소리가 말 그대도 목이란 악기에서 연주되는 소리일 때, 그 소리에 실린 음들이 어떤 의미나 질감도 강요하지 않을 때 ··· 그녀는 처음에 친구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지만, 미처 슬퍼하기도 전에 친구가 죽은 이유를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의 오해 때문에 난감해 해야 했다. 친구가 죽은 건 그내의 탓이 아니지만, 친구의 죽음을 왜곡하는 건 그녀의 탓이 될 것이기에, 그녀는 졸업할 때까지 침묵했다. 사실 이 노래의 제목은 이별을 뜻하는 결이지만, 그녀는 이 노래가 서로 다른 질감을 지닌 음들이 한 악보에 모여 이룬 어떤 슬픔의 결이라 생각한다고. 그녀의 입술이 손등에 닿았다. 알을 품듯이 그녀의 따뜻한 숨결이 내 손등을 품었다. 현기증이 아련히 몰려왔고 긴장으로 치켜든 엄지 손가락 마디가 가려웠다. 그녀의 손과 입술은 간지러울 정도로 매혹적이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수줍어했고 내 몸을 어려워했었다. 모드를 사랑하는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니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럼에도 닝의 몸을 안고 있는 동안 전혀 죄책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없었다. 너는 이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나는 소리치며 말했어. 몇 달후에 나는 돌아가야 하고 우리에겐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나는 너를 사랑할 자격이 없는 것 같아. 아니, 매번 너는 몇 달 후면 돌아가야 한다고 무기처럼 말했어. 그러면 마치 내가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다는 듯이. 생각해 보면, 내가 태국에 온 건 이토록 먼 물리적 거리가 삶의 거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 이었어. 우리는 언제나 서로를 거스를 수 있는 충분한 사정들이 있잖아. 또 이토록 우아하게 속물적으로 절실한 구실들을 지니고 있고, 그래서 아름다운 양치기 소년처럼 늑대가 오고 있다고 애타게 거짓말을 할 수도 있지 나는 태국 현지인들과 사귀고 싶었다. 처음 나는 아파트 옆방의 씨로와 친구가 되었고, 씨로를 통해서 씨로의 밴드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고, 씨로는 내게 솜을 소개해주었다. 내가 얼마나 태국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는 차분하게 내 말들을 어루만져 주었다. 나는 그녀의 침착하고 과장된 칭찬이 좋았다. 솜은 어깨가 작고, 쇄골이 한쪽으로 드러난 면티를 입고 있었다. 솜이 팔을 괴고 가만히 나를 쳐다본다, 약 기운이 몸속으로 퍼지고 있다. 몸이 뜨겁다. 이불 위로 말이 중얼 걸어 다닌다 ··· 우리가 서로에게서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 같은 무미건조한 얼굴을 발견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라면, 십 개월은 충분히 긴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우리 둘의 삶이었던 것을 안고 다른 남자에게로 갔다. 그러자 나는 마치 뼈에서 관절 하나가 통째로 빠져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시간은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딱딱한 사물로 만든다. 친절하게도 식탁 위에 밥풀처럼, 라이터나 구두처럼, 먼지 낀 벽에 늘어붙은 액자처럼 만드는 것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proper.book @chae_seongmo #결 #배매아 #고유명사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목소리 #악기 #사랑 #작별 #질감 #슬픔 #매혹 #거리 #시간 #죄책감 #거짓말 #이별 #고통 #책 #도서 #독서 #철부지아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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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질감을 지닌 음들이 한 악보에 모여 이룬 어떤 슬픔은 자신이 아니고서는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했다. 마치 '결'이라는 단어가 그러하듯 말이다. 도서 결에서는 '결'이라는 단어 한 글자가 갖고 있는 중의적인 의미를 이야기한다. 헤어진다는 단어의 결벌을 쓸 때 사용하는 한자 이별할 결 (訣)과 성품이나 바탕, 성품을 나타내는 '결' 이 두 가지의 의미를 중점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 친구의 죽음이 전해준 또 다른 결 ] 계곡에서 친구와 놀던 그녀 죽음의 선을 넘나들었다. 친구와 함께. 넘실거리는 물결을 거슬러 강변까지 헤엄치려 했지만 다리의 쥐가 나버려 헤엄치기가 어려운 친구를 등에 업고서는 무리였다. 친구의 헤엄치는 손에 목덜미가 붙잡혀 버린 그녀는 발버둥 치는 몸짓에 친구의 손이 등이 업혀져 그녀를 자꾸만 물속으로 끌어내린다. 친구를 구하기 위해 뻗었던 손이었으나 이제 그 손은 강변을 향하여 그리고 자신을 물속으로 밀어 넣는 친구를 밀어내기 위한 손짓으로 변해갔고 상황의 절박함은 점차 이유를 알 수 없는 기묘함으로 변해갔다. 그녀와 친구는 끝내 구조되었지만, 친구는 죽었고 그녀는 살았다. 그녀 병원에서 친구의 죽음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게 될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절망? 두려움? 구하지 못해냈다는 죄책감? 슬픔을 고스란히 느끼기 위해서는 사실 그 어떤 것도 해명할 요건이 없어야만 한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해명해야 할 부분이 필요했다. 그건 바로 모두가 잘못 알고 있었던 그날, 그 사건의 진실이었다. 왜곡되어 있는 죽음 속에 그녀는 친구의 죽음에 고스란히 슬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 슬펐고,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자신이 경험한 진실은 차라리 사람들의 말이 진실이었으면 하는 바람까지 들어 침울해져만 갔다. 그녀는 침묵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 사건에 대해 아무 말도 꺼내지 않기로 결심하고 침묵한 그녀와 달리 주인공은 음으로 무언가를 기억하는 사람이었다. 사건의 침묵해서 아무 음도 띄워져있지 않는 그녀의 세상과는 다르게 주인공의 음의 세계에서는 여러 음표들이 공기 중에 돌아다녔다. 그는 그녀를 생각하면 떠올려지는 음들을 자신의 공간에 띄었다. 정확하지 못한 음일지언정 몸 밖으로 꺼내 귀로 들을 수는 없을지라도 조각조각 방안 곳곳에 남겨 자신 안에 존재하는 그녀의 음을 되새겼다. 도서는 햇빛이 반쯤 비친 물결치는 강물 속에 들어와 수면 위로 해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들리지 않아도 어딘가 들리는 듯한 소리들.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귀까지 얼굴을 깊게 물속에 들이밀어 어디선가 파이프를 타고 올라오는 소리를 들으며 무엇인지 알려고 애쓰는 사람처럼 책을 읽었다. 주인공보다 그녀가 더 궁금해지는 이 책. 그녀를 실제 만난다면 어떤 소리를 내고 있을까. |
![]() 이 책은 책 표지에 있는 한 여자의 얼굴 사진이 인상적이다.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눈빛이 이 책의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했다. 한 인간의 삶은 피아노 오선지에 음표를 그리듯 나무에 새겨진 나이테와 같이 정해지지 않는 무늬를 그린다. 동일한 시간의 흐름에 서있지만 그 가운데 느끼는 감정과 반응은 저마다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책은 그림자와 실체, 기억과 현실 사이의 어두운 공간을 탐구한다. 삶의 복잡성과 감정의 다양성 속에 나타난 주인공들의 삶을 뚜렷하지 않는 무늬와 같은 결로 표현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친구의 죽음과 같은 상실을 겪으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그 슬픔과 상실에 대처한다.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기억과 공간에 머무르며 삶을 공유해 나간다. 주인공은 상대방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한다. 타인에게 비친 자신의 모습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면서 일그러진 형상이 아니라 뚜렷하게 존재함을 확인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한계와 부족함을 인정하고, 내면의 갈등과 번민 속에서 변화와 성장을 하게 된다. 주인공들은 서로를 통해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자아를 발견하며, 자신과 타인 사이의 관계에 대한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감정과 기억, 연결과 상실에 대한 사유를 통해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낯설면서도 한편으로 익숙함을 주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사람과 사물, 현재와 기억, 실재와 환상의 교차점을 섬세하게 탐구한다. 우리의 삶과 인간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자신의 감정과 연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