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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에세이, 수필을 좋아하지만, 황동규 시인의 '잡문집'만큼 좋아했던 작품은 없었다. 산만한 개별 주제들을 간신히 짜내어 엮은 작품들을 수도 없이 보았고 그래서인지 수필집을 고를 때면 후루룩 넘기고 감흥이 없으면 도로 꽂아놓았다. 그러던 중 동화작가의 수필집이라는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동화작가니까 간결하고 여운이 있겠군. 아마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이 있겠지. 그러나 속은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동화작가로서, 어머니로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위치에 있을 작가는 솔직하게도 자신의 민낯을 고백하고 있었다. 불안, 불만족, 걱정, 외로움, 반성, 참회. 화목한 가정의 어머니이자 성공한 동화작가에게서 이러한 감정을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황동규 시인은 수필을 통해 삶의 지혜와 여유를 보이셨다면, 작가는 개인의 허약함과 겸손을 보여주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전역에서'라는 작품에서 작가의 복잡한 감정 변화가 여실히 드러난다. 독립하는 자녀들을 배웅하고 단둘이 남은 부부. 여전히 가시지 않는 딸에 대한 걱정. 불안해하는 자신에 대한 자책. 남편에게 의지하면서도 결국은 홀로 존재하는 개인이기에 누구에게도 전가할 수 없는 스스로의 감정들이었으리. 나 역시도 멋지게 나이든 중년의 이상향을 꿈꾸지만 어쩌면 중년은 사춘기처럼 심란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늙어가는 모든 생에게 위로와 힘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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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문득 떠오르는 여운이 남는 에세이다. 책 제목처럼 이야기가 있는 에세이라 더 좋은 것같다.특별한 사람의 에세이가 아니라는 점도 좋다. 작가가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과 감정에 동화되어 읽다보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나에 대해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작가 말대로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사람과 만나지 않게 되었다. 다 비슷한 거 같다. 그래서 자각의 글들이 공감이 된다. 조금 추워진 요즘 읽으면 더 느낌이 오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