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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는데 있어서 유독 소설 장르에만 편식이 심하다면 심한 편인데, 특히나 공상과학 소설이라하는 분야는 그 명칭만큼이나 멀고도 가까이 하기 어려운 장르였다. 집어 들기만 하면 다 읽을수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선 책들과는 달리, 얇은 두께에 묘한 일러스트 위 작은 글씨로 적힌 <전혀 다른 열두 세계>는 좀 더 독서의 범위를 넓히고자 했던 내 시야에 한번에 들어왔다. 하나도 아니고 전혀 다른 열 두개의 세계라니. 외국 고서점을 거닐다 우연히 꽁꽁 숨어있던 비밀의 책을 발견한 기분마저 들었다. 책은 열 두개의,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열 세개의 초단편이 담겨있었는데, 이야기 하나 하나가 책의 제목처럼 전혀 다른 열 두 세계의 장면과 사건들을 밀도있게 보여준다. 장르 소설 답게 각각의 단편을 넘길 때 마다, 눈을 감았다 뜨니 새로운 세계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린 SF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간접체험을 가능하게 했다. 책 속에서 또 하나의 장르적 초단편인 <열세 번째>를 제외한 열 두개의 세계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세계는 <이무기 시절도 한 때>와 <새로고침>이었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가 동시대에 공존했으나 기후변화와 생존에 강했던 호모사피엔스가 결국 살아남아 진화를 거듭해 우리 인류로 이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소위 ‘우월한’종의 진화과정을 지켜보던 네안데르탈인은 어떠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늘 품고 있었는데, 이 두 편의 초단편을 읽고 이어진 상상이 이를 조금 해소해주었다. (물론 소설 속의 대상과 장면은 나의 질문과는 완전히 다른 것들이다.) <이무기 시절도 한 때>에선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다른 종으로 진화를 하게 되는 설란과 그를 지켜보는 진화하지 못한 담초가 등장한다. 누군가 바라는 존재로 변화해야하는 선택아닌 선택을 받은 자는 마냥 좋았을까? 책 속에서 어느 순간 용으로 변화해 이곳을 떠나게 될 설란을 보며 담초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담초의 설란에 대한 부러운 마음이었을까? 설란은 정말로 무서웠을까? 사실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용이 된 설란도, 끝내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같은 담초도, 뭐가 되었든 각자의 모습으로 각자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꼽았던 <새로고침>의 세상은 좀 더 사실적이고 실제로 살고 있는 우리의 세상과 맞닿아 있다. ‘변화’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완전히 ‘새로고침’ 해야하는 세계에서, 전환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앞선 변화에 패배한 이들의 다가올 ‘새로고침’의 순간에 대한 예민함과 두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단순하게는 정권이나 정책의 변화에서부터 기술의 변화와 세대와의 급격한 격차, 더 나아가 새로운 환경의 등장이라는 변혁의 파도앞에서, 이를 넘어 볼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이들은 어떻게 살아남아 생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했다.
형태의 진화와 환경의 변화에 약한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다른 누군가의 진화나 앞으로 그들에게 닥칠 변화를 ‘바라보는 것’뿐이다. 이들이 의도적으로 바꾸거나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조금은 염세적이기도, 희망이 없어보이기도 하지만, 작가가 그린 세상으로 들어갔다 나오면서 오히려 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 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나 큰 안도감마저 들었다. 좀 더 고민하고 생각해 볼 새로운 방 하나가 생긴것이다. 독서편식을 깨 보고자 큰 맘 먹고 고른 작지만 큰 세상이 담긴 새로운 장르 덕에 장르소설을 좀 더 찾아 들어가보고 싶어졌다. 토끼굴의 앨리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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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의 (아마 나랑 친구만 기억할) 작은 인연을 시작으로 도서출판 읻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 가을 즈음 도파민 디톡스 한다고 잠시 인스타그램을 끊은 사이에 읻다의 첫 서포터즈 마감이 끝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다음 서포터즈는 반드시 신청하리라... 다짐하면서 인스타그램을 재설치했다. 그리고 그 결실로... 읻다 서포터즈 2기 넘나리가 되었다... (감격) 서포터즈의 첫 활동은 『서울의 워커홀릭들』 또는 『전혀 다른 열두 세계』 중 한 권을 선택해 읽는 거였다. 최근 문학 말고 다른 책을 읽고 싶기도 하고, 일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라서 『서울의 워커홀릭들』을 고르려고 했지만! 다른 작가도 아니고 이산화 작가인데...! 안전가옥 짝꿍 시리즈 듀나X이산화의 이산화인데...! 필연적으로 『서로 다른 열두 세계』를 골라서 읽기로 했다. #114 [후기/책] 6월 1주차 독서 기록 애정의 대상이 되는 것들이 으레 그러하듯 책에 대해서는 따라다니면서 추천하고 싶은 책도 있고 너무 좋아... blog.naver.com 이산화 작가에 관한 인상이 아주 좋게 남은 책 기록! 꼭 『짝꿍:듀나X이산화』의 <어른벌레>를 읽어주시라... 책은 열두 가지로 이루어진 것중 하나가 소재인 초단편 소설을 담고 있다. 10대 로맨스 같은 소설도 있었고, 이산화 작가 특유의 서늘한 스릴러 소설도 있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은 <열세 번째>라는 후기 형식의 소설이다. 아무 의심 없이 읽다가 '십삼지장'이라는 단어를 보고 나서야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 수록작 중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지구돋이>라는 소설이었다. 최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인 『매니악』을 읽어서 그런지 더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지구는 빅뱅 이후 만들어진 초기 행성이라서, 만약 우주에 생명체가 있더라도 우리가 우주 초기 생명체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지성체는 존재하기 어렵다는 글을 봤다. 그래서 더이상 우리보다 월등한 기술이나 문명에서 온 외계인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는 접었지만 그래도 외계인에 대해 상상하는 소설은 참 재미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변신, 인외 종족을 종횡무진하듯이 다루는 소설을 모은 이번 소설집은 짧은 호흡으로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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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산화. 도서전 부스에서, 과학 잡지에서, 앤솔러지에서 스치듯 보고 듣고 읽었던 내게 아직은 낯선 작가 이산화님이 『전혀 다른 열두 세계』를 선택한 이유는, 일단은 표지에 홀렸다는 것, 이단은 ‘열두 세계라니 평행우주 얘긴가?’하는 호기심, 삼단은 그래도 망설이는 결정장애를 책쟁이들께 선호도를 물었다는 무려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았다. 아주, 매우, 굉장히. 지금까지 초단편이라고 하면 알아채기 힘든 그들만의 메모거나 쓰다만 그러나 뒤가 궁금하지 않은 낙서 같거나 하나마나 한 무사유 무서사의 끄적임으로 느껴져 공감하기가 난감했는데, 이산화님의 초단편소설집 『전혀 다른 열두 세계』 덕분에 새로운 장르를 얻었다. SF라는 장르에 대해서도 환기가 되었다. 마냥 디스토피아거나 ‘이게 된다고?’ 싶은 허무맹랑공상망상이 아닌 그럴 법도 한, 말하자면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고 빠져들어 나의 논리로 뒤를 상상하며 읽게 하는 설정과 전개가 놀랍다. 아마도 《고교 독서평설》 연재소설이라는 지면의 특성이 글에 그런 작용을 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울러 《고교 독서평설》에 22년 1월부터 12월까지 12개월 동안 연재된 열두 편의 소설의 소재와 변형이 감탄스럽다. 이산화님은 어쩜 이렇게 부지런해서 아는 게 이다지도 많고, 이런 생각을 이렇게 연결시켜낼까. 박식하면 초단편도 장편 이상의 느낌을 심어주는 건가. 놀랍고 감동적이다. 열두 편의 이야기에 이은 열세 번째 이야기를 읽으면 아마 다들 이마 탁! 무릎 탁! 할 것 같은데?!! 도입은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제 1장 토끼 굴 아래로. 이어서 황도 12궁 중에 물병자리, 올린푸스 12주신 중 헤르메스, 12간지 중 유일한 상상의 동물 용, 키보드 위 12개의 기능 키 그 중에서도 F5, 아폴로 계획으로 달에 발을 디딘 12명의 우주비행사 중 여섯 번째 에드거 미첼, 마제스틸 12, UFO연구비밀위원회의 제임스 포레스탈 (여기에는 아이아스 내용도 나온다), 유대민족의 시조 야곱의 열두 아들 열두 지파중 사라진 열 지파, 비틀즈의 12개 스튜디오 음반 중 9번째 더 비틀스 수록곡 Revolution 9, 예수의 열두 제자 중 사도 요한, 슬슬 마무리되는 분위기로 거울나라의 앨리스 11장 깨어남에 등장하는 점점 작고 둥글어져 고양이가 된 거울나라의 붉은 여왕. 대미는 예수만 구세주냐, 나도 너희를 구하러 세상에 왔으니. 이슬람교 시아파, 12이맘파의 마지막 이맘인 무함마드 알마흐디. 전혀 다른 열두 세계가 오묘하게 연결된 장편같은 단편집, 『전혀 다른 열두 세계』. SF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얼마든지 맡을 수 있는 장르 본연의 재미를 전달하면 좋겠다(p.155)는 작가의 바람이 내게는 와 닿았다. 내가 고등학생이고 이 글을 읽었다면 내 남은 독서기는 SF가 될 듯도 하다. 작가가 그리고 있는 현실과 조금 다른 세계, 완전히 다른 세계, 군데군데가 크게 다르면서도 어쩐지 비슷한 세계, 거의 비슷하면서도 실제로는 근본적인 차이를 품은 세계(p.155)는 우리가 사는 지금의 이 시공간, 분명 유일해서 같다고 할 수밖에 없는 이 시공간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보는 전혀 같지 않은 우리가 서로가 서로에게 때로는 어둠과 절망이 되기도 하고 희망과 구원이 되기도 하겠지. 다름이 오히려 축복일 수 있다는 것, 서로의 근원에 대한 탐구와 이해 등으로 생각이 이어져 생각이 이제야 좀 정리가 되는 듯 하다. 사실 책은 받자마자 읽었는데 갈무리가 되기까지 오래 담아두고 생각한 책이다. 아직 2월이지만 “나의 올해의 책”에 올려두는 책, 좋은 책이다. 때론 입천장에 와 닿는 그런 숨결 하나가 구세주의 도래보다도 절실할 때가 있잖아요? (p.197) 이 책은 나에게 와 닿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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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열두 세계>는 열세 편(열두 편과 하나의 번외 편)의 초단편 소설집이다. 열세 편의 이야기를 2월 동안 틈틈이 읽었다. 매일 읽은 것은 아니고 손이 가는 대로 읽었다. 그래도 소화하기에 충분한 분량이었다. 책을 덮은 뒤에야 깨달은 사실은 대체로 기쁜 날보다는 슬픈 날 이 책에 푹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12가지로 이루어진 것들을 하나의 소재로 삼아 쓴 이야기들이다. 12는 완전한 수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펼쳐진 이야기 안에는 완전성과는 거리가 먼 불완전한 것들이 등장하곤 했다. 그중에는 인간이 아닌 것, 한때 인간이었던 것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인간이 등장할 때면 그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느낌을 더욱 크게 느꼈다. 그 점이 좋았다. 인간의 약하고 악한 부분을 꼬집어야만 새로운 세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2월 중순 무렵의 나에게는 이런저런 현실적인 문제들을 겪느라 희망과 같은 밝음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그땐 평화가 행성들을 인도하고>를 마지막 문장까지 꼭꼭 씹어 읽었다. 무엇으로도 무력감과 불안감과 슬픔을 완전히 떠나보낼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해낼 힘이 없다는 마음이 조금은 옅어졌고, 나 또는 우리의 미래가 무조건 망할 거라는 생각도 조금은 멈추게 되었다. 1년, 10년, 30년 뒤의 세계를 도무지 상상할 수 없을 때, 나의 존재감이 한없이 작게만 느껴질 때, 그래서 지금 내가 하는 모든 행동에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때. 그때마다 <1324> 속의 이 문장을 떠올려 보려 한다. “하지만 미래는 수십 년 뒤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바로 1초 뒤의 세상부터 이미 미래니까.” 어떤 이야기는 도무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을 주곤 한다. 내게는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이 그랬다. 이야기를 읽어야만 느낄 수 있는 감각. 바라자면, 이 책을 읽고 무언가를 감각한 사람은 적어도 이전의 스스로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오만하지 않기를 바라는 존재라면 반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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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 작가의 초단편 SF 소설집. 열둘 중의 하나라는 주제로 열두편의 소설이 담겨있다. (실상은 13편이지만…) 일본 SF 거장인 호시 신이치가 1000편에 달하는 초단편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 길게 쓰는 것만큼이나 짧게 쓰는 것도 어려운 일. 전혀 다른 열두 세계는 그에 비견할 만하다. 특히 좋았던 건 열한번째 소설인 [그리고 그것은 정말로 새끼 고양이였다]였다. 수년간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통째로 날려버린 바이러스를 소재로 신선한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 좋았다. 어쩌면 지독히 절망스러운 현실보다는 다소 왜곡된 평화로운 환상이 더 나을지도 모르니까. [새로고침]도 좋았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키보드 자판에서 그런 생각을 뽑아내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F5를 누를 때마다 종종 생각이 날 것 같다. 소개된 아이작 아시모프의 [흑거미클럽]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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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편소설집에 실린 12편의 단편은 “원래 월간지 <고교 독서평설>에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연재했던 작품”으로 단편집으로 엮으면서 약간의 수정을 거쳤다고 한다. “열두 편의 소설은 전부 ‘열두 개로 이루어진 것 가운데 하나’를 소재”로 삼아 진행한 이야기들이다. 책을 읽기 전 이미 위의 내용을 알고 있었기에 열두 개로 이루어진 것들에 대해 생각해 봤다. 열두 띠, 올림포스의 열두 신, 연필 1다스, 1년 열두 달이 고작 생각날 뿐이었다. 그런데 작가는 열두 개로 이루어진 것들을 12가지를 생각해 냈고 그 것을 소재로 삼아 소설을 썼다니 어떤 이야기들일 까 궁금해졌다. 1월에 쓴 소설은 “토끼 굴”이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토끼와 토끼굴하면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일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과 “12”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작가는 소설이 모두 열두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사실에 착안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을 자신의 단편에 차용하였고 토끼굴로 내려가는 엘리스와 심해로 내려가는 탐사정을 대비시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간다. 초단편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솔직히 쉽고 편하게 읽히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단편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소설의 소재가 된 “12”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첫 단편부터 막혀 답안지를 커닝하는 기분으로 ’고교 독서평설‘에는 실리지 않은 보너스 트랙같은 열세 번 작가의 말을 읽었다. 그리고 두번 째 이야기부터는 작가의 단편을 읽고 관련된 ’12‘를 유추하고 열세 번째 해설부분을 읽었다. 어떤 이야기는 내가 생각한 ’12‘와 맞아 떨어졌고 또 어떤 이야기는 내가 전혀 모르고 생각지도 못한 분야의 ’12‘를 만날 수도 있었다. 작가는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비롯해 황도 12궁,올림포스 12신,12간지, 컴퓨터 키보드의 12개의 기능키, 달 표면에 발을 디딘 우주 비행사 총 인원 열두 명, UFO 음모론을 소재로 삼은 ‘마제스틱 12’,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의 시조인 야곱의 열두 아들,비틀즈의 열두 개의 스튜디오 앨범, 예수의 열두 제자, 이슬람교 시아파의 분파인 12이맘파를 소재로 삼고 있다. 보통의 sf소설처럼 작가의 이야기는 암울하기도 하고 코로나팬더믹 시대에 쓴 소설답게 답답한 현실을 떠오르게도 한다. 그래도 군데 군데 판도라의 상자에 마지막 남았던 희망처럼 따스함이 이야기가 있어 숨통을 열어준다. 머리를 싸매며 12편의 소설과 두 편의 작가의 말까지 다 읽고 작가가 들려주는 ”행복론“을 다시 한 번 읽고 책을 덮는다. 차례로 녹아드는 초콜릿을 타고 비로소 뚜렷한 행복이 몸 전체에 퍼졌다. 그래, 이게 행복이지. 좋아하는 사람과 하나가 되어, 좋아하는 것을 함께 먹고, 그 행복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전하고. 좋아하는 사람의 행복을 다시 메아리처럼 느끼는 일. 옛날사람들의 거추장스러운 몸은 꿈에도 몰랐을 감각. 이래야지. 사람은 역시 이렇게 살아야지. 마지막 초콜릿을 몸 안으로 막 놓여 넣은 유리양파가 물었다. ”마음에 들어?“ 그 초콜릿의 맛이 채 전달되기도 전이 검은지빠귀는 단호히, 고민 없이 대답했다. ”응, 엄청 마음에 들어.“ (p113 행복이란 따스한 반죽 중에서) <읻다 출판사 서포터즈 넘나리 2기 활동 중 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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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다른열두세계 #이산화 125쪽 재난은 거기서 끝나지 않을 터이다. 왜냐하면 비극에는 인과가 있으므로, 하나의 비극은 다음 비극을 불러오게 마련이므로. 이 책은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고교 독서 평설>에 연재된 단편을 엮은 책이라고 합니다. 집중해서 읽다 금새 끝나버려 아쉬움이 남는데 그만큼 몰입해서 읽은 책이네요. 초단편이라고는 하나 내용면에서 가볍지 않고 '뭐지?'라는 의구심도 들기도 했는데 아마도 SF에 익숙하지 않기에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특히나 그동안 읽던 SF 소설과 다른 점을 발견했는데요 이 책은 인간이 외계인을 만나거나 우주로 간다거나 미지의 세계에 진입하는 설정이 아니라 전혀 다른 세상에서 출발을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인간계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는다면 큰 오산입니다. 몸에서 날개가 돋아나거나 제3세계에 살고 있는 주인공이 경험하는 이야기들이 암울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어요. 코로나를 떠올리게 하는 <1324>의 결말은 섬뜩하기도 하고 팬데믹이 종식된 지금 다시금 경각심을 느끼게도 했습니다. 모든 내용이 암울한 것은 아니고 어딘가 존재할 법한 희망을 생각하고 새로운 세상의 가능성을 엿볼 수도 있었습니다. 뒷이야기가 궁금한 단편도 많았는데 <샛길의 독사>편이 장편 소설로 나온다면 어떤 내용일지 상상을 해봤어요.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작가님의 출간 소식을 기다려봅니다. 넘나리 서포터즈2기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개인적인 감상평입니다. #포뇨독서기록 #읻다출판사 #북스타그램 #넘나리2기 #서포터즈 #서평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