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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복원하는 문학적 기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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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올가 토카르추크, 스베틀리나 알렉시예비치에 이어 앞으로 가장 많이 회자될 작가"로 평가받은 마리야 스테파노바 작가의 소설 <기억의 기억들>.   푸틴 체제에 반대해 베를린으로 망명 후 예술, 문화를 전문으로 하는 러시아 독립 미디어 콜타의 편집장인 그는 이 소설로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었는데요. 저널리스트 이력다운 필체가 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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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올가 토카르추크, 스베틀리나 알렉시예비치에 이어 앞으로 가장 많이 회자될 작가"로 평가받은 마리야 스테파노바 작가의 소설 <기억의 기억들>.

 

푸틴 체제에 반대해 베를린으로 망명 후 예술, 문화를 전문으로 하는 러시아 독립 미디어 콜타의 편집장인 그는 이 소설로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었는데요. 저널리스트 이력다운 필체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소설은 이전 세대가 겪은 사건이나 경험이 현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일컫는 '포스트메모리 Postmemory'를 소설로 구현한 작품입니다. <기억의 기억들>에서는 유대계 러시아인인 조상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와 기억의 교차점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고모 갈카가 돌아가신 후 시작합니다. 고모에겐 하나하나 의미 있었을 물건들이 갑자기 평가절하된 상태로 쓸쓸하게 자리하고 있음을, 고모의 집을 정리하며 깨닫습니다. 인간의 온기를 잃어버린 채 더이상 어떤 기억도 의미도 지니지 않게 된 겁니다.

 

그곳에서 '나'는 고모의 일기장과 공책들을 가져옵니다. 일기는 문서화된 고모의 삶이 담겨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어떤 날은 놀랄 만큼 상세했고 어떤 날은 놀랄 만큼 불명확합니다. 고모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려주는 단서는 없었습니다. 단편적으로 세세하게 기록한 사실들뿐이었습니다.

 

"마치 매년 완성되는 일기장 속의 매 기록이 가진 중요한 임무는 정확하게 자신의 외적인 삶에 대한 신뢰할 만한 증거를 남기는 일 같았다. 진짜의 삶, 진정한 내면의 삶은 자신 안에만 남기기. 모든 것을 보여주기. 모든 걸 숨기기. 그리고 영원히 간직하기." - p21

 

그렇게 시작한 고모의 삶에서 시작해 조부모, 증조부모 등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조상들의 이야기로 확장합니다. 가족의 삶을 요약하고 하나의 이야기로 모으기로 합니다. 그런데 기억을 떠올리려고 해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만 또렷이 느껴집니다. 이름도 기억 못 합니다. 기억하는 이야기조차 실제 있었던 일인지 믿기 어렵습니다.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도 전해진 이야기인지, 자신이 만들어낸 상상의 산물인지 모르겠습니다.

 

"가족에 관한 내 책은 가족에 관한 것이 아니다. 무언가 다른 것. 아마도 그건 기억이 작동하는 방식, 그리고 기억이 나에게 원하는 것에 대한 글이 되리라." - p56

 


 

 

윗세대의 가족사진, 일기, 편지, 옛날 신문 기사, 공문서 등을 찾아내며 기억을 복원하는 '나'.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양한 기록물들을 마주하며 역사 속에 존재했던 그들을 끄집어냅니다. 물론 그들은 어둠에 숨기를 결정한 것처럼 쉽사리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포스트메모리 개념은 이 소설 전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재에서 매일 일어나는 모든 것의 열쇠가 과거임을, 개인적인 가족의 눈과 구술의 기억으로 전승되어온 유럽 유대인의 삶에 깃든 트라우마-상처와 연결고리를 짚어줍니다.

 

그리고 독자는 '나'의 가계도 탐험에 적극적으로 참관하게 됩니다. 휘발되지 않도록 기억을 기억하도록 '나'의 여정은 기억을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지 탐구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가족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겠다는 삶의 과제는 사실 가족을 위한 게 아니라 결국 '나'의 이야기임을 보여줍니다.

 

<기억의 기억들>은 문학적 언어보다는 저널리즘에 가까운 언어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소설인지 논픽션인지 경계가 흐릿한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마음에 쏙 들 겁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l****5 2024.02.2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기억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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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소설고모 '미샤 갈카'의 죽음으로 고모의 집을 정리하면서 고모의 삶을 시작으로 윗세대의 가족들의 기억들을 복원하는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은 가족의 논픽션형태를 지닌 소설이다. 가족구성원들을 소환하며 서사된 문장들에서 시대를 함께 읽을 수 있다.다양한 기록물로서 가족들의 사진, 편지, 일기, 기사 등을 통해 과거에 남은 그들의 역사를 꺼낸다. 기록과 기억에 대한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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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소설

고모 '미샤 갈카'의 죽음으로 고모의 집을 정리하면서 고모의 삶을 시작으로 윗세대의 가족들의 기억들을 복원하는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은 가족의 논픽션형태를 지닌 소설이다. 가족구성원들을 소환하며 서사된 문장들에서 시대를 함께 읽을 수 있다.

다양한 기록물로서 가족들의 사진, 편지, 일기, 기사 등을 통해 과거에 남은 그들의 역사를 꺼낸다. 기록과 기억에 대한 의미와 본질에 대해서 사색하는 재미도 함께 할 수 있는 책이다.

유대인과 러시아 역사에 대한 조금의 배경지식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읽을 책!
기억모음집 같은 이 책은 기억이 기억을 찾아주고 기억이 기억을 숨기는 특별한 형식을 가지고 있는데, 책의 제목을 너무 잘 선정한듯!


P.478 그녀는 재빨리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았다. 전쟁이 시작되고 첫 몇 주 동안 모스크바는 혼란과 공포의 도가니였고, 그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따. 츠베타예바의 열여섯 살 난 아들 무르의 일기는 하루하루 달라지는 희망과 절망의 그림자를 소름이 끼칠 정도로 자세히 기록했다. 끝까지 살아남으리라는 희망, 잔해더미에 깔릴지도 모른다는 공포, 도망칠 것에 대한 두려움, 남겨질 것에 대한 공포, 가능한 모든 상황을 두고 끝없이 이어지는 고통스러운 대화.

P.482 내 여행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내가 내 가족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 있다는 것. 나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기록보관소에서 기록보관소로, 거리에서 거리과, 내 사람들이 이 땅에 남긴 발자취를 찾아 돌아다녔다. 나는 그네들과 시공을 일치하려고 노력하면서 무언가 그들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길 바랐다.

P.505 모든 일화는 한 지점으로 압축된 일종의 소설이며 그중 어느 것이든 현실의 거대한 크기로 부풀리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의도한 의미가 너무 커서 형식에 맞추려는 시도 조차 할 수 없을 때는 그 반대의 경우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P.508 엄마 친구가 표현하고 싶었던 그 의미는 사실 새로운 시대의 언어에는 맞지 않았다. 아마도 '긍정적인 여결'은 구시대적인 미덕과 덕목을 갖춘 다른 세기의 사람, 살아 있는 시대착오를 의미했을 것이다.

P.517 이 모든 일은 이른바 대중적인 영역에서, 공연을 위해 준비된 이 국제적인 대도시의 공간에서 일어났고, 벌겋게 달아오른 중심으로 다가갈수록 도시는 갑자기 '내 사람들'과 '남의 사람들'로 나뉘기 시작했다.

P.536 나는 콜랴 할아버지가 조용한 피아노 앞에 앉아 몇시간이고 어머니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 끝없는 대화의 조각조각들을 지금도 재현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특별히 귀를 기울여 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항상 똑같은 이야기가 수십 번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P,542 그의 삶은 이야기의 조각조각, 중간에 툭 끊어졌다가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다양한 기록들, 취업 기록, 군인 신분증, 그리고 사진들을 모아 조립해야 한다.

P.555 온전한 한 권의 책은 대개 자기 교육에 좋은 훈련이다. 책을 구성하고 부지런히 보완한 사람은 자신을 영리하지만 재갈을 물리고, 조련하고, 행동하도록 밀어붙여야 하는 일종의 게으른 가축이라고 여겼다.

P.567 나중에는 마음을 바꿔 묘지는 여전히 싫지만 이곳에 있는 기념물은 모두 사진 찍고 싶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려고요."라고 아들은 말했다. "그러면 아무도 아무것도 잊지 않을 테니까요."

P.569 그녀는 책을 쓰겠다고 스스로 다짐하지만 미루고 또 미룬다. 왜냐하면 그런 책을 쓰기 위해서는 그녀 자신이 성장하고 더 많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P.577 기억은 고통스럽고 지루한 여정의 목표가 아니라 그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생기는 결과였다. 삶은 비밀처럼 기억을 만들었고, 기억은 아무도 방해하지 않고 아무도 괴롭히지 않으면서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깊어졌다.

P.587 한시인은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시인은 잊는다는 건 존재하기 시작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s********7 2024.03.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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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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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본질과 기록의 의미에 대한 경이롭고도 사적인 탐구 현대 러시아 문학계의 혜성이 보내온 첨단의 글쓰기  부커상, 전미도서상, 페미나상, 메디치상, 더블린문학상 외국어문학 후보작 등 많은 문학상에 이름을 올린 작품을 만날 때는 사실 부담으로 다가온다. 왠지 그런 작품들은 다소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오롯이 나의 문제이리라. 소설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논픽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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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본질과 기록의 의미에 대한 경이롭고도 사적인 탐구

 현대 러시아 문학계의 혜성이 보내온 첨단의 글쓰기  부커상, 전미도서상, 페미나상, 메디치상, 더블린문학상 외국어문학 후보작 등 많은 문학상에 이름을 올린 작품을 만날 때는 사실 부담으로 다가온다. 왠지 그런 작품들은 다소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오롯이 나의 문제이리라.

 소설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논픽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소설과 논픽션 사이에서 방황하면서도 화자가 킬카 고모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고모의 일기장을 통해 자신이 알지 못했던 기억을 끄집어내고 있다. 정확한 시간적인 순서에 의한 것이 아니지만 고모의 단편적인 기억을 통해 기록에 의한 기억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화자를 따라 누군가의 기억을 보게 된다. 사소한 기록으로 가득한 이 일기장은 ‘나’로 하여금 오랫동안 품어왔던 꿈, 가족사를 쓰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만든다. 단순히 고모와 자신 주변의 이야기가 아닌,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살아온, 5대에 걸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킬카 고모가 돌아가신 이후 고모가 남긴 크고 작음 물건들 속에서 흩어져있는 추억을 하나하나 떠올리고 정리하고, 그 속에서 글을 적고 있는 화자인 '나'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순간을 남기고 싶어 사진을 찍거나 글로 남긴다. 그리고 그 기록들은 그대로 남아 그때의 감정과 상황을 누군가에게 전해주게 된다. 내가 사라져 버린 세상에 남겨진, 영원히 죽지 않는 기록들. 그 기록에 생명력은 남아 있는 것일까?

 기억은 전해지고 역사는 기록된다. 기억은 정의를 역사는 정확성을 중시한다. 기억은 도덕을 말하고 역사는 집계하고 오류를 정정한다. 기억은 개인적이고 역사는 객관성을 꿈꾼다. 기억은 지식이 아니라 경험에 기초한다.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한 절박한 고통에 대한 연민과 공감. 동시에 기억의 영역은 투사와 환상과 왜곡으로 가득 차 있다. 과거로 얼굴을 향한 현재의 환영들로.  p.120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잊혀지고, 바뀌어버리고, 증발해버리는 기억들을 찾아가면서 그들의 과거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런 과거와 마주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개인의 기억속에 잠재해있고, 영향을 주고 있는 역사의 한 부분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임을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기억의 기억들 맨 마지막에 수록되어 있는 가계도를 통해서 화자가 탐험해 나가고 알고자했던 그들의 기억이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하게 해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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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j***7 2024.03.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