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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전공자도 아닌 내가 이 책을 선택했을 때에는 나의 욕구보다는 아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초반 술술 풀리는 두루마리 휴지마냥 내용도 쉽고 내 관심사였던 차량과 관련한 이야기를 통해서 즐거움이 더했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거 뭐 온통 일본에 대한 이야기다. 중간 즈음 읽었을 때에 거부감이 느껴져 책을 덮고 들쳐보지도않았다. 그렇게 3일여의 시간이 흐르고는 나의 일상 생활을 돌아보니 온통 일본산 전자제품이다. 3일 중 하루는 니콘 D300을 들고는 별사진을 촬영하였고, 매일 소니 CMT C-5로 아이의 사운드동화책을 들려주고, 마지막 날에는 소니 MZ-RH1 휴대형 MDP로 음악을 들으며 우수한 디자인과 좋은 음질에 감동하였다.
이거 도대체 무슨 일인가! 나는 일본에 대한 반감이 있었으면서도 일본에서 디자인되고 양산 및 판매된 기기들을 내 생활 곳곳에 들여놓고는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 스스로 할 말이 없어 다시 책을 폈다. (꼭 일본이어서 거부감이 든 것은 아니다. 꼭 일본에 대한 디자인 얘기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냥 일본하면 겨울이 아름다운 나라라고 생각하기에 앞서 제국주의에 사로잡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는 덜떠러진 정치인들과 편향된 정체성으로 그들에게 동조하는 세력들이 생각나서 싫다.) 그리고 처음 맞는 글, 일본 미의식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간소함이나 공백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감수성에 있다는 것(p88) 그래, 나는 전자제품을 고를 때에 우리나라 제품을 고르기에 앞서 간결한 디자인을 갖추었으면서도 우수한 성능의 갖고있는 일본제품을 선택했었다.(지금은 두가지면 모두 역전이 되고있다고 본다.) 하라 켄야, 그가 말하고있는 일본 미의식의 핵심으로서 갖는 특징을 양산제품 대부분이 잘 드러내고있기에 당연한 듯 그러한 제품을 선택했었던 것이겠지. 디자인을 잘 모르는 나도 선도적인 혁신에 동조했던 것이다. 아차! 그들이 천년의 역사 속에서 다소 문명과는 거리가 있는 오랜 강호막부를 뛰어넘어 명치유신을 통해 서양문명을 받아들인 계기로부터 그들의 디자인의식이 저렇게 고착화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공업화를 거치면서 군사력이 증가되었고 그들만의 미의식은 복잡하지않고 단순하지만 나름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작고 아담한 케이스 안에 오밀조밀하게 채워넣는 기술까지 보유하기에 이르렀던 것은 하라 켄야가 말하는 일본 미의식의 핵심을 통해 세계 일류의 디자인으로서 창조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된다. 내일의 디자인은 그렇게 과거의 디자인 발전 과정을 통해 미래의 디자인이 어떠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재료와 아이디어로 우리의 삶 속에 투영할 것이고 어떻게 발전해 나아갈 것이가를 명확하게 얘기해주고있다. 그러나 이책은 디자인에 대한 문외한인 나에게는 분명 어렵다. 아마도 디자인에 열광하는 나의 와이프에게는 내가 이 책과 함께했던 것에 비할 바가 못될 만큼 더욱 많은 것을 충족해주고 만족할 것이다. 왜냐하면, 글을 옮긴 이규원의 문체가 독자로 하여금 읽는 것에 대한 부담을 주지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인에 열광하는 자여 나름의 정체성으로 디자인의 선도국이된 일본의 디자인을 통해 미래의 디자인을 엿보기를 원한다면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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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읽은 <디자인의 디자인>에 이어 후속작인 <내일의 디자인>도 읽어보았다. 전작에서는 저자의 디자인론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책에서는 근미래에 어떻게 디자인을 해나갈 수 있을지 저자의 비전이 드러나있다. 주거, 관광, 섬유 등의 구체적인 분야가 언급되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 이 책에서도 디자인에 대한 저자의 뚜려한 가치관이 돋보인다. 이를테면 '디자인의 본질은 억제, 존엄, 가치관에 있다'라던지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저자가 일본 섬유 산업의 미래를 논하며 패션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패션지에서 아우라를 발산하는 강렬한 존재감을 가진 사람의 사진을 볼 때, 패션이 '인생의 예술'임을 실감한다고 고백한다. 인간으로서의 결함을 모두 끌어안으면서도 당당한 이에게는 '고목이 자아내는 것 같은 카리스마'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요즘 인간에게는 품위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그 뒤에는 섬유 산업에서의 디자인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이어진다. ? 다만 저자가 일본의 디자인 미래에 대해 논하고 있는 만큼 책의 내용이 일본의 역사와 미의식에 한정되어 있다. 편견 없이 읽는다면 앞으로 디자인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거시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나도 내가 살고 있는 나라의 문화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내가 속한 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알고 난 뒤에 아시아권의 문화를 배우는 식으로 넓혀나가는 것이 순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테니. 이 작업은 나를 알아가는 것(즉, 나다움을 찾아가는 것)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또한 근미래에는 각 나라 혹은 각 지역의 전통 문화가 중요해질거라는 저자의 견해를 곱씹어보더라도 문화 공부는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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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은? 책을 편다는게 미안할정도로 너무 예쁘고 작은 책이다. 하얀색에 하늘색으로 둘러진 띠가 괜히 봄날에 들고나가고 싶게 만든다. 사실 흰색책은 더러워지거나 찍힐까봐 들고다니기가 조마조마한데, 그런 마음을 알기라도했는지 빤딱빤딱하게 코팅도 되어있다. 그리고 일본 디자이너의 책이라 그런지 책의 표지나, 각 장의 시작하는 부분 등에 쓰인 세로쓰기같은 요소에서 일본을 느낄 수 있었다.
# 하라켄야에 대해서 사실 일본 디자이너는 고등학교 때 미술학원에서 보여준 다큐때문에 알게 된 쿠사마야오이 밖에 모를정도로 일본 디자이너를 잘 몰랐다. 아무래도 이 상태로 책을 읽으면 제대로 이해를 못할거같아서 간단하게 찾아보는 것 부터 시작했다.하라켄야는 커뮤니케이션디자인, 그래픽디자인, 공간디자인, 브랜딩 등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었고 현재는 무인양품의 아트디렉터인 아주 유명하신 분이다. 과제를 하면서 찾았던 레퍼런스들도 있었고, 이번 조사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도 많았다. 특히 무인양품 ‘지평선’의 압도적인 비쥬얼은 정말 인상적. 이 책을 읽으시려는 분께는 먼저 ’디자인의 디자인’을 먼저 읽는 것을 추천해드린다. ‘내일의 디자인’의 예고편(?)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하라켄야의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이 책을 읽을 때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머리말에 나오는 디자인을 ‘욕망의 에듀케이션’이라고 표현한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2장 : 심플과 엠프티 - 미의식의 계보’였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3학년 2학기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우리가 과제로 제출한 인쇄물들을 보시고는 ‘왜 자꾸 단순하게만 만들려고하냐, 지금 너희는 요소들을 있는대로 다 집어넣고 하나씩 빼가면서 배워갈 시기다’ 라고 하셨던 말이 생각났다. 책에서도 나오듯이 언제부터인가 “Simple is Best”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복잡한 것’은 옛날 디자인, ‘단순한 것’은 멋진 디자인이라고 머리 한 구석에 자리잡게 되었다. 예를 들어 포스터를 만든다고 치면, 예전에는 A를 넣어봤다, B를 넣어봤다, A를 빼고 C를 넣어봤다와 같이 수많은 과정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워나갔다면, 요즘은 내가 벌써 외국의 유명한 디자이너인마냥 이미지 하나와 카피 한줄 박아놓고 ‘심플한게 최고지’, ‘역시 Black&White가 심플해’라고 하고있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그 ‘심플’한 외국광고들은 이전에 수많은 과정을 거치며 바위가 깎여 돌맹이가 되듯 다듬고 다듬어져서 만들어진 것이라는걸 잊고있다.. 그것들은 그런 ‘탄탄한’ 과정이 있었기에 심플이 되겠지만, 우리가 ‘심플’이라고 우기는 것은 심플이라기보다는 ‘무’에 가까운, 모래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은 아주 위험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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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는 이 책은 쉽게 읽혔다. 지하철에서 틈틈이 읽기에도, 카페에서 여유롭게 읽기에도 좋은 책이었다. 읽다 보면 디자이너로서 내가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많아 책의 귀퉁이는 접히고 또 접혔다. 하지만 보는 내내 뭔가 찜찜한 마음을 지울 수 없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의 감상평은 "이 책을 쓴 사람은 정말 일본이라는 나라를 잘 알고, 애정이 있구나" 이다. 하라 켄야는 이 책에서 일본의 디자인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나는 그가 이야기해준 일본의 집, 관광, 미래소재, 성장점 등 다양한 이야기가 "simple"의 역사와 일본의 "empty"의 역사에서 하나의 점으로 모인다고 생각한다. _ simple (p.58~77) 청동기 시대부터 춘추전국시대, 이슬람 문화권 등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따라서 '심플'이 사회 속에서 호의적인 인상으로 정착한 것은 150년 전쯤부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심플이라는 개념은 그에 대비되는 복잡이란 개념을 전제로 하고, '심플'이 호의적 개념으로 인식되기 위해선 '복잡'이 더는 힘의 표상이 아닌 시대여야 하기 때문이다.
_ empty (p.58~77) 일본의 미의식의 중심에는 '간소함'이 있다. 이는 심플과는 다른 경로로 만들어진 것이다. 일본의 간소함은 simple보다는 'empty' 즉 텅 빔과 더 가까운 개념이다. 일본의 empty는 약 500년 전 오닌의 난의 영향으로 발생했다고 말할 수 있다. 오닌의 난 당시 막부의 8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마사는 정치력은 결여되고, 치세에는 무심하였으나 건축과 미술에 대한 애호는 권좌가 기울만큼 탐닉했다고 한다. 요시마사의 이러한 정치력 때문에 오닌의 난이라는 커다란 전쟁이 일어났고, 아이러니하게도 'empty'라는 일본의 미의식은 이때 많은 문화재의 파괴와 약탈의 한 가운데에서 태어났다. 요시마사는 아들에게 뒤를 물려주고 은둔하는데 이때에도 미에 대한 탐닉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달라진 점은 오닌의 난의 거대한 상실을 겪으며 새로운 감성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그는 일본의 아이덴티티를 "empty"라는 한 단어로 정리한 것 같다. 그리고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파악한 일본의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미래 시대의 일본의 주거, 관광 기타 등등 일본의 미래를 디자인하고, 제시하였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어딘가 모르게 불편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나는 하라 켄야가 제시한 일본 내일의 디자인에 설득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나처럼 그에게 설득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설득의 끝은 나에게 질문을 남겼다. "대한민국의 아이덴티티는 무엇이니?"
얼마 전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면 나는 "정"이라고 이야기했을 것이다. 나는 때로는 정이 오지랖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만큼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쌓이고 쌓이는 비인간적 사건, 사고들을 바라보면서 "정"이라는 것이 있는 사회가 이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아이덴티티를 내가 고민하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의 아이덴티티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나는 나름 내가 나의 의지로 내 삶을 살기 위해 노력을 한다고 생각하였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설득을 거듭했고, 또 대학에 와서도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에 대하여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아이덴티티가 무엇인가 하나로 정리하려 하니 그 답 또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나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요즘 전공수업인 영상 시간에 교수님이 우리에게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넌 뭘 좋아하니"이다. 하지만 그 질문이 나와 내 친구들에겐 어렵기만 하다.
우리는 왜 쉬워 보이는 저 물음에 대답하지 못할까? 어떤 친구는 취향이라는 것을 탐구할 청소년 시기에 너무 억압된 교육을 받아서라고 이야기하였고, 어떤 친구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볼 때쯤 내 손안에 모든 콘텐츠가 담긴 스마트폰이 쥐어져서라고 하였다. 어떤 이유를 대든 그 모든 것이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내일의 나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를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오늘의 나를 관찰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내일의 나를 생각하기 전 오늘의 나를 먼저 생각하기. 하라 켄야만큼 성장하지 않은 어린 디자이너에게는 오늘의 디자인도 벅찬 일이다. 언젠가는 나도 우리나라의 내일을 설득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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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철저히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쓰여진 책이다. 어쩌면 우리가 디자인을 말할때 가장 현실적으로 답을 구할수 있는 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인 하라 켄야는 디자인이 무엇이고 어떤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며 앞으로 미래의 우리가 만들어낼 디자인이 무엇인가를 일본인의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책을 읽는동안 약간은 불편하면서도 부러운.. 아이러니한 감정에 휩싸이곤 했는데 그것은 아마도 저자가 일본인 특유의 섬세한 관점에서 사물을 보고 생각했기 때문일것이고, 때론 이성적인 눈으로 일본의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여 미래의 디자인으로 승화시킬것인가에 대한 의식을 다양한 컨퍼런스를 통해 극복하고 발전해 나간다는 점 때문이였을것이다.
디자인을 말할때 여러가지 요소중 시험에도 잘 등장하는 합목적성이 있다. 하라 켄야는 그 합목적성에 디자인의 의의를 두고 있는 듯 하다. 일상의 도구로 바라보는 일본의 차, 별다를것 없는 지극히 일반적인 공업제품인 야나기 소리의 주전자, 간소한 주거형태 등.. 그가 바라보는 디자인에는 목적이 가득하다. 그런데 여기서 참 재미있는 것은 그 합목적성이 바로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미의식에서 도출해낸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디자인의 미래인것이다.
우리가 디자인을 할때 놓치고 있는것들, 우리가 디자인을 할때 놓치지 말야할것들, 우리가 앞으로 디자인 할것들,
이것들에 대한 디자인의 방향성에 대해서 알고싶다면 이 책을 꼭 권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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