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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여자』 상하 조해일 저 문학과지성사
며칠 전 작가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내가 열아홉이던 지난 1975년 『겨울 여자』의 이화를 만났습니다. 상하 두 권으로 출간 당시 책값이 900원이었는데 살 형편이 되지 못했습니다. 중앙일보에 연재됐을 때 스크랩을 해가며 읽었던 탓에 문장 하나하나가 올올히 박힌 상태였지요. 벼르고 별러 그 책 두 권을 샀고 지금도 서가 맨 꼭대기에 가지런히 꽂혀 있습니다. 종이는 누렇게 변했고 바스락거려서 책장을 넘기기조차 쉽지 않군요. 주인공 이화가 남자를 만나며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소설이지요. 1970년대를 표상하는 또 하나의 여성상이이지요. 이 작품만큼 열심히 그리고 가슴을 저미며 읽었던 작품이 또 있었나 싶습니다. 오늘 이화를 다시 만난다면 술을 한 잔 사주고 싶습니다. 또 있네요. 『별들의 고향』의 경아와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의 영자도 그렇습니다. 말은 필요하지 않지요. 주인공이 자신의 처녀성을 지키려다 민요섭이 죽고 난 후 자신의 육체가 소중한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을 하게 되고 순결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게 되지요. 이 세 작품을 통해 순결과 불결의 의미를 다시 배웠으니 나에겐 소중한 작품이 아닐 수 없지요. 본명이 해룡이었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는 훌륭한 작가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