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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겸 산림 교육 전문가 강재훈의 사진 에세이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은 나무 사진을 찍으며 살아온 삶의 이야기이다. 잊지 말아야 할 나무의 존재는 친구처럼 다가와 나를 위로한다. 늘 그 자리에 있었던 나무가 어느 순간 베어지고 새로운 삶을 발견한다. 어쩐지 우리에게 익숙한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떠올리게 한다. 세 청년이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 만난 나무는 처음엔 설렘을 주었고, 오랜 시간이 지나 방문했을 때는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점점 커가는 나무, 삶의 궤를 같이하는 친구 같은 나무를 보며 자연이 주는 푸근함을 엿보게 한다.
마음의 눈으로 보고 계조를 살려내는 구성이 따라야 원하는 사진이 그려질 수 있다고 했던가. 차분히 앉아 생각을 멈춰 본다. 시선을 한곳에 두니 생각이 나간 자리에 고요한 빛이 들어와 사진 한 장을 남기고 간다. 내가 훨씬 가벼워진 느낌이다. (51페이지)
저자는 사진 기자로 일하면서 휴가를 내어 전국의 분교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다니던 도로에서 눈에 밟히는 나무 한 그루에 매료되어 마치 친구에게 하듯 나무에게 말을 건넸다. 길을 달리며 보았던 나무는 마치 이정표처럼 기다려주었고, 그를 지켜주었다.
나무는 가로막힌 철망을 뚫고도 살아남았다. 살기 위해 고통을 무릅썼을 나무를 바라보며 삶의 겸허한 자세를 배운다. 비바람에 찢기고 아물기를 반복했을 나무는 죽지 않으려 껍질을 철망 틈새로 감아올렸다. 쓸쓸한 마음을 내비치는 저자의 글에서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을 함부로 대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산행을 할 때 커다란 바위틈에서 자라던 나무를 본 적이 있다. 조그만 틈새에서 자라고 꽃을 피우는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면서 자연의 힘을 느꼈다. 정원의 담장 밑에서 커다란 바위와 엉켜 자라는 사진을 수록했는데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바위를 갈라 뿌리를 내려 바위와 함께 자라는 나무였다. 살기 위해 바위마저 가른 소나무를 충신 정경의 후손, 그 힘과 기상을 닮았다고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나무 사진을 찍으러 전국을 누빈 작가의 사진은 아름답다. 고고하게 서 있는 나무, 붉은 꽃을 피운 나무, 달빛을 받은 나무 들이다. 나무를 심을 때 크게 자랄 것을 대비해 5 미터 정도 띄우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 작은 나무라 2미터 정도로 심어 놓으면 서로 맞닿아 제대로 나뭇가지를 펼치지 못한다. 산소에 있던 동백나무를 보니 두 나무가 마치 한 나무처럼 양쪽으로 가지를 펼치고 맞닿아 있는 부분은 가지를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웃한 두 나무가 서로를 배려하며 닿지 않게 자라는 것을 수관기피 현상’이라고 한다.
이것을 보며 우리 삶을 돌아볼 수 있다. 이웃한 나무와 햇빛을 함께 나눠 가지는 마음을 인간이 배워야 할 부분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 배려하고 존중하는 삶을 나무에게 배운다. 이것이야말로 삶의 통찰이다.
뿌리가 아무리 강하다 한들 혼자는 견뎌 내기 쉽지 않은 게 세상살이다. 그래서 나와 너로 나누기보다 ‘우리’가 되어 보자는 것이다. 내가 너보다 나아야 하고 우리가 너희 보다 잘 살아야 한다는 우월 경쟁을 내려놓으면 된다. 너와 내가 함께 잘 사는 방법은 작은 실천에서 비롯된다. 나무가 수관기피 현상으로 보여 주듯 사람도 곁을 함께하는 사람에게 양보하고 나눌 줄 안다면 바로 그게 배려다. 배려는 함께 잘 사는 공존을 낳는다. (155페이지)
나무 사진이 수록된 책은 공부하듯 읽으려고 선택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숲 산책을 하다가 반듯하게 자라지 못하고 휘어진 나무를 발견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가지를 펼치고 있었다.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베어지고 뽑히는 산림 자원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인간이 오래도록 지구에 살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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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누구에게나 그런 장소, 그런 대상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살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에 답을 중 책이 아닐까 싶다. ‘분교 사진가’라 불리며 사라져 가는 작은 학교를 사진으로 담아낸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리 마음 머물 곳 하나쯤 새겨두게 한다. 30여년 분교를 찾아다니며 찍은 사진 속의 나무들은, 이제 그의 오랜 친구가 되어 그곳에 머물고 있다. 때로는 그의 푸념과 걱정을 들어주며, 때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주며, 때로는 많은 동물의 삶을 전하면서 말이다.
우리 집 거실 큰 창으로 바라보는 앞 발코니에는 화분이 하나 있다. 이렇게 말하니 누군가는 내가 화초 키우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 여기던데, 아니다. 엄마가 주신 알로에 화분이다. 가끔 물만 주면 잘 자라는, 조금 말라 있어도 괜찮은 그 화분은 사실 상처 치료용으로 둔 거다. 수시로 손가락에 상처가 나곤 해서, 상처와 염증 치료에 좋다는 알로에 화분은 내가 돌보는 유일한 식물이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잘 돌보지 못하니 아예 곁에 두기를 꺼려하는 나 같은 사람이 이 책을 보고 살짝 놀라기도 했다. 마음이 머물다가 찍은 사진, 그 자리에 잘 있겠거니 하다가 우연히 다시 만날 수도 있는 존재라고 여기던 나무가, 그 자리에서 여전히 머물고 있기만 한 건 아니었다. 이상하리만치, 마치 숨을 쉬고 있다고 말한다면 좀 과장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런 것 같다.
그 오랜 시간 나무 사진을 찍으며 살아온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우리가 겪는 온갖 마음이 있었다. 상처받은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처럼, 든든하게 의지가 되는 힘을 뿜어내면서,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되어주었다. 가로막힌 철망 사이를 뚫고 자라면서 살아냈다. 마치 여기에서 이렇게 버티고 있으니 언제나 와도 내가 있을 거라고 말하는 것처럼. 일상에 치이고 마음이 힘들어질 때마다, 인생에 충전이 필요할 때마다 에너지를 내어주는 존재로 머물러 있었다.
지금 이 책이 나에게 더 가깝게 다가오는 건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다. 뭔가 뚜렷하게 한 게 없는 듯한데, 작년 가을부터 마음이 너무 바빴다. 마무리해야 할 일을 하다 보니 새해가 되었고, 작년에 다 정리되지 않은 자잘한 일들 정리하느라 또 1월이 훌쩍 가버렸다. 그 사이의 병원 생활은 1월이 더 짧게 느껴지게 했다. 일주일 정도 미친 듯이 잠을 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숨이 막힐 정도는 아니었는데, 피곤이 쌓여 학교 다닐 때도 안 났던 코피가 났다. 이게 맞는 건가 싶은 일에 고민하느라 주저하고, 그냥 결정하면 되는 일에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했다. 지나고 보면 단순하던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생각하게 되는 건지, 그저 어렵기만 하다고 생각하는 시간들이었다. 그냥,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에 분노하고, 생각대로 되지 않을까 봐 불안하기만 했다. 읽는 이의 이런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이, 작가는 나무와 사귀어 보라고 말한다.
글쎄, 나무와 사귀는 어떻게 하는 걸까? 작가는 이렇게 조언한다. 굳이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고, 집 가까이에서 마음에 드는 나무 하나 골라 친구로 만들면 된다고. 아침 출근길에 살펴보고, 저녁 귀갓길에 또 살펴볼 수 있는 나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이다. 동네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산과 숲, 강가에서 친구 나무를 찾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오랜만에 찾아가 안부를 묻는다면 더 각별해질 수도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정말 오래되고 친한 친구는, 몇 달만의 통화에서도 바로 어제 통화하고 만난 것처럼 느껴지는 게, 작가가 말하는 나무와의 안부와 너무 닮았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물으면서, 행복하거나 힘들었던 마음을 들으면서, 서로 사는 이야기 나누는 그 시간이 너무 애틋해서 좋은 기분. 혼자서 견디기 어려운 게 세상살이라면, 이런 친구 이런 나무 하나쯤 꼭 옆에 두고 싶은 마음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많은 나무의 사진이, 나무의 삶이 아름다웠다.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 있어도, 우아하게 꽃을 피우고 있어도, 그 자체로 자기 모습을 지키고 있는 게 우리 살아가는 모습과 닮아 있어서 한참을 보게 된다. 어느 시기에 꽃을 피우다가도 언젠가는 다 떨어진 꽃잎을 아쉬워하며 가지만 남아 있기도 하는 게, 우리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인 것 같다. 봄의 생동감(꽃), 여름의 왕성함(잎), 가을의 풍성함(열매), 겨울의 고요함(나무껍질(수피))으로 다가오는 나무의 삶에서 인간의 삶을 보게 되는 건, 이미 나무와 친구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러니 이제 그 친구 중 하나 정도 마음에 새겨두고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어도 좋겠다. 작가가 많이 힘들 때 우연처럼 손을 흔들었던 그 나무가, 이제는 사진과 글로 우리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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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나무를 친구삼아 자주 찾아가서 사진을 찍고 말을 건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나무는 거짓이 없고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을 묵묵히 반겨준다고 한다. 그런 나무들과 교감하며 위로받은 이야기들을 사진과 함께 담담한 글로 표현했다.
좋은 사진을 위해 눈으로 보기에 앞서 마음으로 보기를 반복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눈앞의 사물에 얽매이지 않고 그 사물의 본연의 모습을 향한 깊이 있는 사색을 함으로써 그것이 곧 명상으로, 명상은 치유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사진을 통해 저자의 삶에 대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바라보는 사물이 무엇이든 그것이 어떤 것이든 본질을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만히 조용히 멈춰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경쟁적이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장면’을 보는 정적인 활동이라고만 생각했던 사진은 내게 어려운 예술이라고 느껴졌었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사진은 우리의 삶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든다. 지켜보고,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사진에 담아 바라보는 그것이 삶이고 사랑이니 말이다.
저자는 친구 나무를 정해서 자주 들여다보고 인사하는 것을 추천했는데 꼭 해보고 싶어졌다. 느리지만 변화가 있음을 느끼고 그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때, 친구에게 격려의 말을 함으로써 위안이 될 것이라 한다. 내일 집 주변 탐색해 반려목이자 치유목을 찾아보리!
여름의 푸르른 나무의 사진, 눈이 오는 곳에 홀로 서 있는 나무의 사진, 강가의 나무 한 그루 등 그의 사진은 마치 말을 거는 것 같아서 다 읽은 책을 덮지 못하고 또다시 펼치게 된다. 마음이 평안해지는 글과 사진으로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었다.
√저자의 책 중 100여곳의 분교와 그곳의 아이들을 사진으로 기록한 책 <분교>를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진다. |
![]() 강재훈의 사진 에세이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은 그 자체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조명하는 아름다운 여행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나무를 촬영한 사진집이 아니라, 나무와 교감하며 살아온 작가의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작가가 사진 기자로서, 그리고 산림 교육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써 내려간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자연 속에서 마음의 평온을 찾도록 이끕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작가가 나무와 교감하는 방식이다. 그는 나무를 단순한 자연물로 보지 않고, 친구처럼 다가가 대화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풀어냅니다. 책의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나무가 주는 평온함과 위로가 강조되며, 독자는 자연스럽게 자연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특히 작가는 전국을 돌며 다양한 나무들을 촬영하고, 그들과의 만남에서 얻은 통찰을 독자와 나눕니다. 산속에서 철망을 뚫고 자란 나무나, 바위틈에서 자라난 소나무 등 강한 생명력을 가진 나무들을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나무들의 모습은 인간에게도 큰 교훈을 준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나무를 보며, 독자는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과 겸허한 자세를 배우게 됩니다. 책의 사진 구성 역시 예술적이고 감각적이다.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나무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나무의 모습은 자연의 순환을 느끼게 하며, 그 속에서 인간의 삶도 함께 돌아보게 합니다. 작가는 사진을 통해 독자가 나무와 교감하고, 나무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또한 작가는 나무와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우리 삶 속에서 배려와 공존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나무가 수관기피 현상을 통해 서로를 배려하며 자라는 모습에서 인간도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는 단순히 자연 보호의 차원을 넘어, 인간 관계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책을 읽으며 작가가 나무를 친구로 대하며 나눈 대화와 교감은 나무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매일 마주하는 나무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생동감 넘치는 나무 사진들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나무들이 겪어온 시간과 이야기를 담고 있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강재훈 작가의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은 나무와의 교감을 통해 삶의 깊은 깨달음을 주는 책입니다. 생생한 사진과 감성적인 글을 통해 자연과의 깊은 연결을 느끼게 하며, 나무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삶의 철학과 배려의 중요성을 깨닫게 합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나무를 친구로 삼고, 그들과 함께 성장하며 삶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강재훈의 이 책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탐구하고, 나무가 주는 깊은 위안을 느끼게 하는 소중한 안내서입니다. #친구같은나무하나쯤은 #강재훈 #에세이 #사진에세이 #사진 #photo #신간에세이 #에세이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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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훈 사진 에세이/ 한겨레 (펴냄)
국도를 가다가 만나는 시골의 풍경은 늘 정겹다. 일상이 아닌 가끔 마주하는 장소이기 때문일까? 먼 훗날 언젠가 나이 들어서의 시골살이를 생각해 보면 막연한 느낌이다. 마을을 지날 때 만나는 폐교들. 한때 학생들 웃음소리로 북적였을 장소가 버려진 채로 방치된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리다.
'분교 사진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저자. 그의 사진 소재는 비, 눈, 물이라고 한다.
도시 생활이 지칠 때면 카메라 하나를 들고 시골로 향한다는 저자. 1997년 경기도 우음분교의 장면 사람이라고는 선생님 한 분과 학생 한 명뿐인 운동장.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는 저자.
그의 시선은 분교에서 나무로 향한다. 저자가 바라본 나무들은 다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어린 단종의 죽음을 지켜본 나무.... 천연기념물 제349호로 지정된 거대한 소나무 관음송. 청령포의 단종 어소를 둘러싼 소나무 관음송. 둘레만 약 5미터 되는 이 나무의 수령은 대략 600년 정도라고 한다.
코로나 이전에 청령포에 가 본 적이 있다.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청령포로 들어가기 위해 배를 탔는데 같이 간 사람들은 당시 노산군(단종) 연령대의 아들을 둔 어머니였다. 단종의 거처에 단종 모형을 만들어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읽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것 같아 같이 간 분들과 함께 훌쩍였던 기억. 해설해 주시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한양에서 그 먼 거리를 걸어온 단종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할아버지 세종대왕의 사랑을 받으며 궁에서만 살았던 왕. 어질기만 한 아버지 문종과 어머니 현덕왕후....
책에 수록된 청령포 사진이 두 장이었는데, 이 사진만으로도 그날의 피눈물이 재현되는 듯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마구 베어진 나무들. 올림픽이 끝나자 나무들이 베어진 자리 지어진 건물들 역시 관리인 외에는 아무도 찾지 않는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킨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함께 성황제를 지내던 나무들. 나무는 늘 그 자리를 지킨다. 그래서 나무가 좋다.
학창 시절 추억의 한편에 나무가 있다. 우리 학교 운동장에도 큰 소나무가 있다. 몇 년 전 가본 적이 있는데. 아직도 그 나무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타임캡슐을 만들어서 내가 끼고 있던 목걸이를 친구의 반지와 함께 묻었고 스무 살이 되면 다시 찾으러 오자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아니 잊었다.
영남 유림의 마지막 유학자이신 추연 권용현 선생의 유가의 전통 의식에 따라 유월장으로 치러졌다. 내가 사는 도시 박물관에 관련 사진 자료가 있어서 알고 있다, 마침 그 장면을 이 책에서 만나니 너무 반갑다. 그 사진을 찍으신 분이 저자인가 싶은 반가운 마음.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저자가 자신의 진짜 하고 싶었던 사진 공부로 길을 바꾼 과정도 흥미롭다.
읽는 책이 아니라 보는 책이다. 눈으로 보지 않고 가슴으로 봐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즐겼으면 좋겠다......
나무처럼 살고 싶은 사람들 나무를 닮고 싶은 나.....
들뜬 감동으로 페이지를 넘기면서 자꾸만 먹먹해져서, 멈추기를 반복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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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 좋다. 뭐냐 하면 별생각 없이 읽게 된 에세이를 통해 새삼 기후위기에 대해 자각하고 몰랐던 부분을 깨우치게 되는 순간들. 두어 시간 동안 후루룩 읽을 가벼운 에세이를 기대하며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을 선택했는데 정말로 소중한 친구를 이야기하듯 정성 들여 찍은 사진들과 수많은 나무들을 소개해주시는 작가님의 정성에 감탄이 나온다. 나무를 가지고 이렇게까지 깊이 있게 생각한다고? 시끌벅적 복잡다단한 도시 생활 속에서 나무를 이렇게까지 면밀하게 본 적이 없는 나는 신기하면서도 결이 고운 나무를 보는 양 이 책이 신기하기만 하다. 퇴근 후 머리가 복잡할 때 샤워 후 가볍게 읽기 좋다.
하니포터, 한겨레출판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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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이자 산림 교육 전문가인 강재훈 작가의 사진 에세이. 사진이며 글이 하나 같이 봄볕처럼 따스하고 포근하다. 나무를 향한 저자의 마음과 시선이 그러하기 때문이리라.
저자는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 선택해서 친밀하게 사귀어 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나무처럼 살아가자‘고 말한다. ‘나무처럼 살아간다‘는 게 뭘까. 나무가 대체 어떻길래. 나무는 바위를 갈라 뿌리를 내리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졌다. 나무는 혼자 우뚝 자라기보다 이웃한 나무와 햇빛을 나눠 함께 자란다. 나무는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킨다. 그리고 나무는 자신을 찾아오는 생명들을 묵묵히 환대할 줄 안다. 저자가 권하는 ’나무처럼 살아가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나무가 보여주는 강인한 생명력과 공존의 윤리, 한결같은 자세와 환대의 미덕을 겸손히 배우고 닮아가는 것.
나무를 ’생명을 가진 존재‘ 그 자체로 대하는 저자의 태도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다. 저자는 나무가 인간에게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지 계산하지 않는다. 그 계산값에 따라 존재가치를 매기는 건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니까. 또 나무를 카메라 렌즈에 완벽하게 담아내 좋은 결과물을 내는 데 이용하지 않는다. 그저 나무와 먼저 교감하려고 애썼고, 행여 자신의 카메라가 나무에게 폭력이 될까봐 조심스레 허락을 구하기까지 했다.
책을 덮은 지금, 새삼 깨닫는다. ’나무처럼 살아가자‘는 말은 결코 단순한 구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그 말에는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타자를 존중하고 타자와 상생하는 ‘우리’의 가치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어쩌면 저자는 나무를 통해 ‘우리’를 이루어가는 여정에 독자를 초대하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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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배웅하기 위해 집앞 버스정류장에 나갔던 강재훈은 영문도 모른 채 정체불명의 사람들에게 붙잡혀 어디론가 끌려갔다. 그들은 설명한 틈도 주지 않고 무작정 강재훈을 때렸고 삼청교육대로 끌고 갔다. 다행히도 통사정을 하여 강재훈은 풀려날 수 있었지만 그 이후의 삶은 불안과 공포의 나날이었다. 대학생활 동안 대통령이 세번이나 바뀌었던 격동의 시기에 청년 강재훈은 생각과 느낌과 존중을 잃어갔다. 그러다가 가야산 백련암에 올랐고, 그곳에서 "남을 위해 기도하라!"고 재차 일러주신 큰 스님과 만났다. 그때 강재훈은 '화두는 못 풀더라도 나무처럼은 살아보자!' 라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한다. 그때 가슴에 담은 말이 '나무는 서 있는 사람이고 사람은 걸어 다니는 나무'이다. 나무처럼 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마음. 자신이 먼저 나무가 되자는 마음. 이름 없는 들에 이름 없이 선 나무에 눈이 더 가기 시작하는 마음은 그를 '걸어다니는 나무'로 만들었고, 길 위의 나무들과 친구가 되도록 했다. 나무의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아하지만 나무와의 대화가 더 즐거울 때가 많다는 작가의 마음이 이 사진 에세이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은 기술이기에 앞서 오래 지켜보는 애정이 아닐까. 사진 에세이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에는 작가의 전시회에 걸렸던 작품들 중 100여 컷의 사진과 함께 사진에 얽힌 작가의 이야기를 함께 실었다. 이름 없는 곳에 있는 이름 없는 나무들은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통해 새로운 인연으로 태어났다. 사진가이자 산림 교육 전문가인 강재훈은 《한겨레》 《한겨레21》 《씨네21》 사진부장과 한국사진기자협회 김용택사진기자상 이사장, 국회 미래연구원 미래사진전 책임 사진가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사진 집단 ‘포토청’ 대표, 서울 광진마을기록단 대표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다. 30년 이상 신문사 사진 기자로 근무하면서 ‘한국보도사진전 최우수상’ ‘올해의 사진기자상’ ‘이달의 보도사진상’ 등을 수상하는 등 여러 이력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100여 곳이 넘는 작은 분교와 그곳에서 해맑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사진으로 기록했던 이유로 ‘분교 사진가’라는 별명이 붙었다. 분교를 찾아다니며 작가와 나무의 인연은 더욱 깊어졌고 더 많은 나무 친구들이 생겨났다. 이 책의 처음도 진동분교를 찾을 때마다 눈에 들어왔던 나무 친구와의 인연으로 시작된다. 십수 년의 인연과 작별 인사도 없었던 마지막까지. 작가의 사진과 글을 보고 있으면 추억과 회환의 감정이 동시에 몰려드는 것만 같다. 자신에 대한 존중을 잃어버린 채 하루하루 숨가쁘게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도 '걸어다니는 나무'가 될 수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길 위의 이름 없는 나무에 오래도록 시선을 두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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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의서재 #친구같은나무하나쯤은 #강재훈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8기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이 책은 강재훈 작가님의 사진과 글이 담긴 에세이집이다. 나무처럼 숨 쉬고 살고 싶다는 작가님의 바람은 그의 사진을 보면 느껴진다. 차분해지고 따뜻해진다. 시끄럽지 않고 조용하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지긋이 나를 살피며 바라봐 주는 내 나무 같다.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제목에 끌려서 하니포터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이 책을 선택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우리 동네 둘레길 내 나무를 다시 찾아가 봐야겠다. 매년 봄, 여름, 가을, 겨울 동안 둘레길을 산책할 때마다 말을 걸어주고 단풍잎을 피워내면 칭찬해 줬었는데 작년 한 해 동안 까맣게 잊고 살았다. 정말 정신없이 살아왔나 보다. 그리운 내 나무. 내일은 걸어야지! 내 나무를 만나 다시 인사해야겠다. 이 책이 그러하다. 분명히 책 내용은 작가님의 이야기와 사진은 나무들 사진뿐인데 책일 읽다 보면 잊고 있었던 옛 추억을, 나의 꿈을, 그리고 내 마음을 살피게 된다. 신기하군. * 본 리뷰는 한겨레출판사가 제공해 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한겨레 출판사 서포터즈 하니포터 8기로 활동중입니다. * #조이의서재 #내나무 #어떻게살아야하냐고물으니 #내일은더괜찮아질거라고나무가말했다 #한겨레출판사서포터즈 #책읽는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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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같은나무하나쯤은, #강재훈,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8기, #사진에세이
"나무는 서 있는 사람이고 사람은 걸어 다니는 나무"
나무처럼 살고 싶은 사진사가 찍은 나무 사진들에 흠뻑 담긴 마음은 보는 이들에게 절로 전해진다. 작가는 글로, 화가는 그림으로 표현하듯 사진사는 사진으로 표현한다. '사진으로 그린다'라는 자세로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사진사 강재훈, 그의 사진에는 그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어 우리는 감각적으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그의 사진이 전하는 감동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다. 나무를 찍은 그 사진 안에는 한자리에서 무던히 버텨낸 나무의 시간이 기록되어 있다. 그것만으로도 눈길이 절로 간다. 거기에 강재훈 작가의 추억이 더해지니 마음이 반응한다.
왜 나무를 찍게 되었는지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까지 꺼내어놓은 그가 그리는 나무 사진은 도시의 단절된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그리움과 이어짐'을 일깨워준다. 자연의 일부분임을 쉽게 잊어버리고 사는 우리에게 나무는 일상에서 가장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자연이다. 사시사철 시간의 흐름을 깨닫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그런 나무를 그저 나무로 바라본 나에게 강재훈 사진사는 기꺼이 그가 교류한 나무와의 추억들을 나눠주고 있다. 말 없는 나무가 보여주는 베풂과 배려에 감복하고 위로받으며 함께 걸어온 긴 시간을 사진으로 그리고 글로 정리해 주었다.
'나무'를 통해 세상과 자연과 마음을 살피는 글을 읽고 있노라니 절로 평온해진다. 그는 여정 중 마주한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와의 인연을 허투루 대하지 않는다. 그런 진중하고 진심 어린 자세 덕분에 우리는 그 나무의 이야기에 이 순간 귀 기울일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그리고 나무를 매개로 확장된 저자의 사유는 나뭇가지처럼 뻗어나간다.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에세이집은 강재훈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역사, 사회, 기후 위기까지 다양한 범주로 나아간다. 나무와 대화하며 일궈나간 생각은 온기를 품은 글과 나무 사진으로 우리에게 깊숙이 안착한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의 진동분교 오가는 길에서 반겨주던 파수 나무의 마지막 그루터기 사진, 몇 해째 나뭇잎을 달지 못하는, 바늘 같은 우듬지 사진, 농간 부리는 이들을 배척하는 배롱나무꽃 사진, 김홍도의 <세한도>같은 나무 사진, 수관 기피로 동반 성장해가는 배려 깊은 나무 사진, 다 함께 잘 사는 마을을 바라는 버팀목, 당산나무 사진, 온몸으로 철망을 품은 나무, 단종의 울음을 곁에서 보고 들어준 관음송 나무.
그의 사진기를 거쳐 우리에게 닿기까지 수없이 나누었을 그들만의 대화를 상상해 보면 마음이 뜨거워진다. 움직일 수 없으나 이미 많은 것을 베풀고 있는 나무들을 보면서 움직이면서 이미 많은 것을 차지한 인간들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서로의 생장을 방해하지 않고 같이 자라고자 하는 수줍은 나무들의 이야기에 한 번의 부끄러움을, 스포츠 대회나 도로 등 인간의 활동이 자연을 무참히 훼손하는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는 사실에 또다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자라나는 것을 가로막은 철망을 온몸으로 감싸 안고 성장하는 나무, 죽은 나무인 줄 알았건만 움싹이 돋는 나무,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키는 나무를 보며 강재훈 저자가 전하고픈 경이로움에 빠져들고 있다.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에세이집을 읽고 오갔던 명절 나들이길에 유독 나무가 눈에 많이 들어왔다. 이제 서서히 겨울은 가고 봄이 오는 듯하다. 강재훈 저자처럼 카메라를 메고 떠나지는 못하겠지만, 동네 곳곳에서 만나는 나무들을 예전과는 전혀 다른 마음으로 바라보고 대할 거다. 나랑 친구 할래요? 나무님.
한겨레 하니포터8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