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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상식이라고 일컬어지는, 민주주의의 근본 중(둘이지만 항상 묶어불러 통상)하나인 [자유와 평등]의 모순을 언급하는 저자의 문장 앞에서, 그래봤자 나도 무지한 이상주의자였구나 하는 한심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민주주의는 우리의 이상에만 존재할 뿐 실체가 없는 것이므로 [좀비 민주주의]는 왜?라는 질문과 그의 답변이 아닌, 책의 초반만 지나도 단숨에 선언문이 되고만다. 저자는 말한다. 민주주의는 없다. 민주주의는 존재하는 체계가 아니라 이상을 향해가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삶은 없지만, 살아가며 민주주의를, 아니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묵상의 삶은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신으로 부터 독립을 선언한 인간들의 창조물이자 발명품이라 생각했지만, 인간은 스스로 복종해야하는 이교도의 우상을 만들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정치인들은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위선의 언어를 버려야 하고 국민들은 민주주의만이 정답이라고 하는 교만의 태도를 버려야 한다. 가치있는 책을 읽게되어 기쁘다. 아니, 설명보다는 비유와 은유, 그리고 상징으로 가득한 저자의 문체 앞에서 '읽고 이해한다'보다는 '느끼고 생각하는' 기회의 시간을 얻게되어 감사하다. 다만 좀 씁쓸한 것은, 이 책을 경험한 이후에도, 곧 있을 총선때가 되면 나는, 소중하되 한없이 가벼운 한 장의 투표용지를 들고, 대기표도 없는 민주주의 복도의 기나긴 웨이팅라인을 거쳐, 어느덧 투표함의 제단앞에 서 있는 [좀비 유권자]인 내 모습이 벌써 눈 앞에 아른거린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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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마주하며 생각해 보았다. 겉표지의 그림이 상당히 인상적이라서 어떤 이유로 사용했을지 궁금했었다. 다행히, 서두에 풀이를 담고 있었다. 그 글은 직접 만나서 들어보시길 바란다. 필자는 왠지,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속의 그대>가 생각났다. 책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이 ‘민주주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조금씩 아주 더 조금씩 이야기를 깊숙하게 한다. 어떤 이들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겠지만, 민주주의의 시작과 같은 서양의 역사 속에서, 그들을 만들어간 기독교라는 종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생각해 보면, 민주주의의 흐름과 움직임 속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기반이 그곳에서 나오지 않았나. ‘황금률’, ‘선한 사마리아인’와 같은 말조차도 성경에서 만날 수 있다. 책에서 성경만 아니라 정말로 다양한 인문학적이고도 교양적인 저술을 인용한다. 단순한 인용이 아니라 이해를 바탕으로 쓴 글이기에 책의 중간 부분에서는 밀도 있는 문장이 많아서 빠르게 읽기는 불가능했던 기억도 난다. 또한, 선언적 혹은 종결형 문장이 많아서 조금 더 생각하고, 돌아보고, 다시 읽어야 할 글이었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풀어나가는 논지를 따라서 혹은 기존에 배운 내용이 겹치며 (종교적) 신에서 왕으로, 왕에서 국가로, 국가에서 과학으로, 과학에서 AI로 나아가는 ‘진리’ 혹은 ‘절대자’에 대한 이미지는 생각보다 비비드하게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음이 아닐까라고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었다고 적어본다. 과거와 미래에 파묻혀 살지 않고, 지금 여기 현실을 살도록, 직시하게끔 만드는 빨간약이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톨레 레게’ 하면 된다. 이 글에 담지 못한 내용들이 너무나 많다. 직접 마주하여 불편하면서도 성찰을 더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좀비민주주의 #이동직 #마르코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