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트로피는 물리학자에게도 어려운 개념이다. 깊이 들어가면 일급의 물리학자들도 제각각 다른 견해를 갖고 있을 정도로 논쟁적인 개념이다. 아직 널리 합의된 정의가 없는 개념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과학도나 공학도가 열역학과 통계역학 교과서를 통해 엔트로피를 배우더라도 항상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을 마음 한 구석에 남겨 놓게 된다. 특히 대부분의 교과서는 엔트로피 개념이 형성되는 역사적 배경설명 없이 곧바로 미시상태의 개수라는 등의 정의를 바로 들이밀기 때문에 처음 엔트로피 개념을 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엔트로피 개념이 뭔가 허공에 붕 떠 있어 내 손에 잡았다는 느낌을 가지기 어렵다. 이 책은 열역학과 통계역학을 만들어간 쟁쟁한 선대 학자들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잘 보여줌으로써, 엔트로피 개념을 허공에서 끌어내려 내 눈 높이에서 고찰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사회과학이나 인문학도 뿐만 아니라 자연과학도에게도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나 또한 물리학자이고 엔트로피를 오래 공부한 사람이지만 이 책을 통해 엔트로피를 훨씬 더 생생한 느낌으로 고찰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책의 저자인 철학자 김명석의 독자적인 견해가 곁들여 있다. 그 견해를 비판적 시각에서 곱씹으면서 독자는 독자 나름대로의 엔트로피 개념을 정교화하고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