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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알사냥꾼》그 어떤 스릴러가 이런 슬픔을 줄 수 있었던가.
"《눈알사냥꾼》그 어떤 스릴러가 이런 슬픔을 줄 수 있었던가." 내용보기
전작인 <눈알수집가>를 읽었던 이들이라면, 충격적이고도 당황스러웠던 마지막 부분을 아직도 기억할 것이다. 바로 그 직후부터 벌어지는 이야기인 <눈알사냥꾼>이다.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작품 중에 유일하게 시리즈로 진행되는 두 작품이라 맹인 물리 치료사 알리나와 범죄 전문 기자 초르바흐 콤비가 다시 등장하는 작품이다. 전작에서 치밀하게 계산된 설계도를 따라 가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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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눈알수집가를 읽었던 이들이라면, 충격적이고도 당황스러웠던 마지막 부분을 아직도 기억할 것이다. 바로 그 직후부터 벌어지는 이야기인눈알사냥꾼이다.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작품 중에 유일하게 시리즈로 진행되는 두 작품이라 맹인 물리 치료사 알리나와 범죄 전문 기자 초르바흐 콤비가 다시 등장하는 작품이다. 전작에서 치밀하게 계산된 설계도를 따라 가다 보면, 결국 지나쳐 온 모두가 복선이 되어 만들어내는 무시무시한 반전은 그것에 대한 충격보다도 앞으로 주인공에게 벌어질 일들에 대한 우려로 마음이 아프고 무섭게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우리가 분명히 사백 여 페이지를 숨쉴 틈 없이 달려왔건만, 범인이 밝혀지고 난 다음에 해결과 해소의 안도가 아니라, 예정된 것에 대한 불안감이 든다면 그건 뭔가 이상한 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눈알수집가를 읽었던 많은 이들이 언급했던 독특한 구성에 기인하고 있다. 맺음말부터 시작하여 서문으로 끝나는 뒤집힌 구성은 실제 진행되는 이야기가 시간순서대로 이지만 시작부터 독자들의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 모든 사건이 다 끝나고 난 시점에서, 누군가(독자)에게 처음 그 사건의 시작부터 과정을 설명하면서 결론이 이르는 구성이라 안타까움이라는 감정을 처음부터 함께 가져가는 것이다.

 

눈알수집가눈알사냥꾼을 관통하는 감정은 바로 '회환'이다. 이미 나쁜 결말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내가 그때 왼쪽으로 가지 말고, 오른쪽으로 갔더라면 이라는 선택에 대한 후회, 그때 나를 기다리고 있을 미래를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정한 행동으로 인한 파급효과들은 어쩔 수 없이 비극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다시는 되돌릴 수 없지만, 다시 한번 시간의 끝을 잡고 돌아가고 싶은 회한의 선택들. 하지만 과거로 되돌아간다고 한들, 나라는 인간 자체가 변하지 않는 한, 결국 내가 하는 선택은 같을 수밖에 없다는 걸 우리는 미처 깨닫지 못한다. 우리가 생에서 하는 수많은 결정들로 인해, 결국 우리의 미래가 달라지는 것처럼, 미리 조심하지 못하고 물이 엎질러진 다음에야 우리는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다. 늘 그렇지 않은가.

 

나는 언젠가 집을 아무도 못 들어오는 안전한 곳으로 만들려고 결심한 적이 있었다. 경찰 연줄을 이용해서 창문과 문에 경보기를 달려고 했었다. 그렇지만 나라는 바보는 수년 동안 그것을 미뤄왔다. 악은 다른 사람들한테만 일어나는, 복권 당첨 같은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착각을 하는 걸까.

이 세상의 그 어떤 경보기도 내 가족의 파멸을 막을 수는 없었을 거라는 사실도 위로가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모든 범죄 소설에서 피해자의 가족, 친구, 주변인물들은 항상 같은 딜레마에 빠진다. 머릿속에서 '만약'이라는 단어를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만약 내가 그때 그와 같이 갔더라면.

만약 내가 그녀를 집으로 데려왔더라면.

만약 내가 그냥 넘기지 않았다면. 

만약 내가 그녀를 혼자 두지 않았다면.

만약....

 

하지만 '만약' 타령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고, 단지 자신을 괴롭힐 뿐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까. 과거를 바꾸거나 고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면서 평생 동안 이런 연쇄살인마를 만나게 될 확률, 혹은 그자가 나와 가까운 사람이었다거나, 그의 범죄 대상이 내 가족이나 친구가 될 일은 극도로 드문 경우이다. 그러나 그 드문 경우의 수에 해당되는 소수의 사람이, 바로 내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 삶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긴박감 넘치는 스릴러를 따라가면서도, 등장인물들이 체감하는 공포와 회환, 슬픔과 후회의 감정을 고스란히 체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작에서 초르바흐는 눈알수집가에 의해 가족을 잃었고, 알리나는 자신에 대한 참담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이 악인에 의해 파괴되는 이야기인눈알수집가에 비해, 사건 이후 남겨진 자들에 대한 이야기인눈알사냥꾼은 속도감은 조금 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악인의 등장으로 눈알수집가 외의 다른 이의 더 악랄한 범죄 행각은 이야기를 새로운 국면으로 이끈다.

 

출간년도 원서제목 한글판 국내출간
2006 Die Therapie 테라피 2007년 06월 
2007 Amokspiel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 2011년 08월 
2008 Das Kind 아이 미출간
2008 Der Seelenbrecher 영혼의 파괴자 미출간
2009 Splitter 파편 2010년 08월 
2010 Der Augensammle 눈알수집가 2013년 06월 
2011 Der Augenjäger 눈알사냥꾼 2014년 03월 
2012 Abgeschnitten 갈기갈기 찟긴 출간예정
2013 Der Nachtwandler 몽유병자 출간예정
2013 Noah 노아 출간예정

 

, 이번 사건의 범인은 세계적인 안과의사인 차린 주커 박사이다. 여자들을 납치해 납치 해 눈꺼풀을 도려내고 강간한 후 버린 여자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자살을 택하고 만다. 그가 살인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라, 경찰에겐 증거도, 증인도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경찰은 알리나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녀는 주커를 만나 그를 마사지 하면서 환영 속에서 주커의 다음 희생자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와중에 차린 주커와 눈알수집가 사이의 어떤 연관을 발견하게 되고, 스토리는 걷잡을 수 없이 달려가기 시작하는데.. 이번 작품의 후반부 역시 전작만큼이나 강렬하다. 어떤 것이 거짓이고 진실인지, 누가 동료이고, 적인지에 대한 혼란과 현실과 환상의 기묘한 구분에 이르기까지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더니, 결국 전작의 결말 자체를 부정하는 반전까지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당신이 이 책을 읽으려면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할 것이다.

 

피체크의 독보적인 구성은 시작부터 독자들의 머리를 정신 없게 만든다. 전작의 마지막 장면에서 시작하는 이번 작품의 서두에서 초르바흐의 아들 율리안을 납치한 눈알수집가는 율리안을 살려주는 대가로 그의 죽음을 요구하고,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초르바흐는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쏜다. 시작하자마자 시리즈의 두 주인공 중에 한 명이 자살을 하다니, 이 무슨 당황스런 서두란 말인가. 싶을 정도의 충격으로 작품이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반부의 대부분은 맹인 물리 치료사인 알리나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전작에서는 주체가 아니었던 인물이라 더욱 그녀의 감정과 생각을 읽어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범죄에 직면한, 혹은 피해를 보고 남겨진 이들에 대한 놀라울 정도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뛰어난 혜안은 어느 순간 가슴을 쿵 내려앉게 만든다. 그러니까 바로 이런 대목들.

 

친구들과 앉아서 맥주를 마실 때나 아내와 함께 아침 식탁에서 일요일 신문의 머리기사에 대해 토론할 때, 그런 여유로운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을 비판하기 쉽다. 지하철에서 젊은 패거리에게 강도를 당할 대는 저항하지 말았어야지. 조종사는 비상 착륙을 할 대 당연히 비행기 연료를 먼저 흘렸어야지. 연료 탱크가 가득 찬 상태로 착륙을 시도하면 안 되지. 불타는 자동차에서는 당연히 살 만큼 산 늙은이보다는 아이를 구해내야지.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러한 저울질은 늘 나중에야 분명하고 또렷해진다. 거기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여유가 생긴 다음에야. 전장 한복판에 서 있을 때 우리 뇌는 작동을 멈춘다. 우리는 결정을 내리는 게 아니라 그저 행동할 뿐이다.

 

어떤 사실을 이론적으로 아는 것과 그런 인식에 따라 실제 행동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면서 이런 예외적인 상황, 극단적인 상황에 처할 일이 없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안타깝게도 언젠가 후회하게 될 그 순간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못하곤 한다. 누군가의 죽음에 직면해서야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들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 가슴 아픈 회한의 순간으로 피체크는 우리를 초대한다. 그 어떤 스릴러가 이런 슬픔을 줄 수 있었던가. 그것이 피체크의 스릴러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r*******n 2014.04.18. 신고 공감 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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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알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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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해야 할 행동을 하지 않아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그게 죄가 될까? 어떤 의미에서 침묵이 나를 위해 좋은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침묵으로 인해 누군가... 상처받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상처 받았다면, 침묵했던 그 사람은 죄를 지은 것일까?   천재 의사란 말이 당연한 세계적인 안과의 차린 주커 박사. 그는 낮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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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해야 할 행동을 하지 않아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그게 죄가 될까? 어떤 의미에서 침묵이 나를 위해 좋은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침묵으로 인해 누군가... 상처받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상처 받았다면, 침묵했던 그 사람은 죄를 지은 것일까?

 

천재 의사란 말이 당연한 세계적인 안과의 차린 주커 박사. 그는 낮에는 능력 있는 안과 의사로, 밤에는 특별한(?) 환자들을 위해 수술을 시도한다. 여자들을 상대로 하는 잔인하고 무서운 일. 바로 여자들을 납치해 눈꺼풀을 도려내고 강간한 후 버린다. 이후 여자들은 정신적 충격에 벗어나지 못해 자살하고 만다. 증거도, 증인도 없는 이 사건에서 경찰은 눈알 수집가 사건에서 활약한 미래를 보는 맹인 물리 치료사 알리나의 도움을 받는다. 눈알수집가 사건으로 타격을 받은 초르바흐. 그리고 그를 돕다 위험에 빠진 알리나. 과연 눈알 수집가는 잡을 수 있을까? 또한 여자들의 눈에 치명적인 악행을 저지른 주커의 죄를 벌할 수 있을까?

 

모른다고 해서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당신이 몇 년 전에 경찰에 신고를 했더라면, 알렉산더 초르바흐에게는 오늘날까지도 가족이 있었겠지. 그것이 당신의 죄야. (345) 가끔 뉴스에서 끔찍한 사건을 저지른 범인을 잡을 때 마다 그런 이야기를 한다. 범인이 처음 죄를 저질렀을 때(성추행이나 성폭행) 쉬쉬하지 않고 바로 신고했다면, 이런 또 다른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커 박사는 그런 사람들에 의해 자신의 아내가 될 사랑하는 여자를 잃게 된다. 그래서 최초.. 모든 죄의 최초 당사자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고 미워한다. 만약 그때 최초의 당사자가 경찰에 신고했다면, 또 다른 피해자는 생기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 하지만 사람들은 생각한다고 한다. 수많은 경우의 수 중에서 나에게는 그런 아픔은 생기지 않을 거라고, 내가 침묵한다고 해서 그 누군가가 피해를 입게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

 

우리에게 닥칠 위협이 그리 크지 않다고 안심하기 위해 아무리 통계 높음을 한다 해도, 늘 어느 누군가는 영 뒤에 소수점이 붙는 숫자에 해당하는 그 슬픈 경우를 맞이한다. 때로는 그 누군가가 우리 자신일 때도 있다. (26) 이런 생각들이 안전 불감증을 키우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 적 없다. 최초의 신고자가 신고를 하지 않아 또 다른 제2, 3의 피해자가 생길 거라는 생각... 죄는 시대를 달리해도, 나라를 달리해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발생한다. 죄의 경중이 있을지언정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죄를 키우지 않아야 하지만 때론 우리의 침묵이 그 죄를 자라게 한다. 또한 그로 인해 괴물을 양산하게 된다.

 

솔직히 이런 이야기는 불편하다. 별로 알고 싶지 않고, 친해지고 싶지 않다. 나에게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거라는 나름의 생각으로. 하지만 소수점 다음의 숫자에 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안일하게 대처하면 안 된다. 누가 세월 호 사건을 짐작했을까? 만약 최초의 누군가가 이건 아니라고 이야기 했다면, 이렇게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나만 아니면 되고, 내가 눈 감는다고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침묵이, 누군가의 외면이 더 큰 사건과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 이젠 알았으면 좋겠다.

YES마니아 : 로얄 k*****3 2014.04.25. 신고 공감 5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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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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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소설을 읽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이런 잔혹한 내용을 즐기려는 것일까. 거기에 대한 답을 저자는 이 책 마지막 ‘감사의 말’ 을 통해 말한다. 스릴러를 읽는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안전하게 배출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모두 마음껏 발산해야만 하는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죠. 저는 글을 쓰는 것을 통해, 독자 여러분은 읽는 것을 통해 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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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소설을 읽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이런 잔혹한 내용을 즐기려는 것일까. 거기에 대한 답을 저자는 이 책 마지막 ‘감사의 말’ 을 통해 말한다.


스릴러를 읽는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안전하게 배출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모두 마음껏 발산해야만 하는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죠. 저는 글을 쓰는 것을 통해, 독자 여러분은 읽는 것을 통해 그것을 발산하는 거고요. 하지만 그러한 경우에 우리는 선한 사람들입니다. (......)배출구가 없는 사람들, 다시 말해 스릴러를 읽지도 쓰지도 않고 모든 것을 속으로 꾹 눌러 참는 사람들이 오히려 우리가 걱정해야만 할 사람들입니다.


스릴러 소설에 대해 남들보다 좀 더 많은 두려움을 갖고 있던 내게 이 책은 스릴러 장르가 공포와 혐오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알려준다. 전작인 “눈알수집가”에서 눈알수집가로 알고 있었던 프랑크 라만은 뜻밖에도 초르바흐의 아들을 보호하려했던 선한 인물로 밝혀진다. 전직 형사이면서 기자인 알렉산드 초르바흐는 자신의 아내를 살해하고 아들 율리안마저 납치한 눈알수집가를 찾아 헤매다가 오히려 자신이 권총으로 자살해야하는 상황에 내몰린다.


다른 사람의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장님 안마사 알리나는 초르바흐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자신이 주커의 수술실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많은 여자들을 납치해서 눈꺼풀을 자르고 강간한 뒤 내다버린 안과의사 차린 주커는 자신이 결코 남들이 생각하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라고 항변한다. 그는 아무나 납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죄를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인간들에게 합당한 벌을 내리는 것이므로 자신은  살인자가 아니라 죄 지은 자들이 더 이상 자신의 죄를 외면하지 못하도록 눈을 뜨게 만들어주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주커가 이렇게 살인자의 길로 걸어가게 된 이유는 결혼상대자의 죽음에 있었다. 자신과의 결혼을 목사와 상담하러간 주커의 애인은 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교회의 관리인에게 강간당하다가 죽는다. 주커는 그 관리인의 실체를 알면서도 회피하려했던 목사에게 복수한 뒤, 범행을 막을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만 생각하며 회피한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 죄를 벌한다는 명목으로 여자들을 눈 수술하고 강간해온 것이다.


자신이 죽기 직전에 주커를 죽이고 그곳을 빠져나온 초르바하는 아들 율리안를 납치한 사람이 자신이 생각했던 눈알수집가인 프랑크 라만이 아니라 또 다른 인물이라는 사실에 놀란다. 프랑크는 눈알수집가가 아닐 뿐더러 눈알수집가에게서 자신의 아들인 율리안를 계속 지켜왔던 인물이다. 그런 프랑크에게 총을 쏘아 죽게 만들었다는 죄의식이 초르바하를 덮쳐온다.


니콜라는 차린 주커의 조수인 이리스의 얼굴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니콜라가 처음 이리스의 얼굴을 보았을 때 그 얼굴이 너무나 평범해보여서 놀랐다. 차린 주커를 도와 갖은 악행을 저지른 여자의 얼굴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악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에 적당한 합리화를 만들어 자신이 악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함을 알려주는 메시지다.


진짜 눈알수집가는 초르바하에게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이렇게 변명한다.


내가 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을 헛되이 찾아다니는 유일한 아버지가 되어야 하나? 그리고 말이야, 열심히 일하는 남편과 이혼하고 자식마저 빼앗아가는 그런 지저분한 여자들을 죽이는 게 재미있더라고.


진범의 행방을 밝히지 않은 채 초르바하의 현재 생활을 묘사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났다. 주커나 초르바하, 그리고 진범의 경우를 통해 자신의 가족에게 닥친 불행 앞에서 인간의 모습은 선과 악을 쉽게 넘나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은 아래의 내용이다.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비난과 공격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지독한 침묵이었음을. :마틴 루서 킹Jr.


재난이나 공동의 위험이나 곤경이 발생했을 때, 도움이 필요하고 여건상 도울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데도, 특히 자신이 상당한 위험에 처하지도 않고 다른 중요한 의무들을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도우는 것이 가능한데도 그러지 않는 사람은 최고 1년의 징역형 또는 벌금형에 처해진다.:독일 형법 323조 C항


지금 우리에게도 가장 큰 비극이 찾아왔다. 이럴 때 침묵하는 것은 명백한 죄라는 것을 알게 해준 이 책의 내용을 곱씹어본다. 행동하지 않는 휴머니즘은 비극을 완성할 뿐이다.




t******e 2014.04.20. 신고 공감 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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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같지만 현실은 영화같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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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있고 재밌다고 해서 읽은 책.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빨려들지는 않은 책이다. 결말이 놀랍긴 하지만 이젠 하도 많이 스릴러를 봐서 그런지 설마 예측했던 사람일리가 싶었다. 뭐, 의심을 당연하게 만들어주긴 하는군.  작가의 말에 의하면 눈알수집가를 먼저 읽어야 했다는데 안타깝긴 하다. 영화같은 구성으로 이 사람 이야기 나왔다가 저 사람 얘기 나왔다가 하니 정신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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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있고 재밌다고 해서 읽은 책.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빨려들지는 않은 책이다. 결말이 놀랍긴 하지만 이젠 하도 많이 스릴러를 봐서 그런지 설마 예측했던 사람일리가 싶었다. 뭐, 의심을 당연하게 만들어주긴 하는군.

 작가의 말에 의하면 눈알수집가를 먼저 읽어야 했다는데 안타깝긴 하다. 영화같은 구성으로 이 사람 이야기 나왔다가 저 사람 얘기 나왔다가 하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머리 좋은 사람들이 읽으면 더 재밌겠다.  결말이 아름답게 끝나지만은 않는다고 한다. 현실은 영화와 같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나름대로 현실적이면서 소설적인 결말 참 잘 내었다. 그리고 작가가 혹시 이상한 사람 아니야? 이런 의구심도 잘 해결했다. 이런 책을 관심있게 보고 좋아하는 독자도 문제가 있다는 것. 하하하!^^

s******e 2015.04.30.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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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쳤다면 후회막급했을, 눈알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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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처음 이 책을 받아 들고서는 막막함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이전에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읽고 나서는 스릴러 장르는 개인적으로 별로 맞지 않는 듯 하여 그 이후로는 이 장르를 손도 대지 않고 있었고 다카노 가즈아키의 <KN의 비극>을 읽고서는 이틀 연속 혼자 잠을 이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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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처음 이 책을 받아 들고서는 막막함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이전에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읽고 나서는 스릴러 장르는 개인적으로 별로 맞지 않는 듯 하여 그 이후로는 이 장르를 손도 대지 않고 있었고 다카노 가즈아키의 <KN의 비극을 읽고서는 이틀 연속 혼자 잠을 이룰 수 없었기에눈알사냥꾼을 받아 들고서는 발만 동동 구르고서는 어떻게 읽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에 시작하기도 전에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렇다. 나는 개인적으로 스릴러 장르에 대한 소설들을 읽을 수 없는 체질이라고만 생각했고 그리하여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구태여 먹어 보려는 시도 따위는 하지 않는 꼬장꼬장한 입맛의 주인공처럼 스릴러 물은 바라보지도 않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 둘 올라오는 서평이나 이 책을 읽을 이들의 조언을 조각조각 모아보면서 그렇게 징그럽거나 무섭지 않아요라는 이 한 줄을 위안 삼아, 물론 여전히 이 책에 관해서는 信보다는 疑에 대부분을 치중하면서 어렵사리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그리고 마주하게 된 경고문’. 저자는 이 책의 초입에 경고를 두고서는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었는데 호러물이나 잔인한 영화들을 보게 되면 청소년이나 임산부, 심신미약자들은 보지 말 것!과 같은 경고문이 아닌, 이전의 작품인눈알수집가를 읽지 않아도 읽어 내려가는데 별 문제가 없다는 내용으로 사실은 경고문이 아닌 안내문이었다. 물론 나는 이 부분에서부터 심장을 바짝 조이며 책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고,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 작품을 읽지 않았더라면, 나는 스릴러 장르에 대한 편견을 평생 깨지 못했을 것이며, 이러한 작품을 읽지 못했다는 것에서 후회도 하지 못한 채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지나갔을 것이라는 생각에 책을 덮은 지금은 어렵게라도 책을 읽기 시작한 나의 선택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에 대해 안도하고 있다.

 지금 한가지 고민이 있다면 이 엄청난 이야기를 대체 어떻게 리뷰로 담아낼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이다.

 45시간 7분이라는 시간 동안에 납치되어 있는 아이를 구해내지 못하면 그 아이는 공기 부족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 아이를 구조할 수 있는 이는 세상의 단 한 명, 아이의 아버지이며 이 끔찍한 사건의 범인은 일명 눈알사냥꾼으로 불리는 프랑크 라만이라는 자다. 지금 그는 알렉산더 초르바흐의 아들인 율리안을 인질로 잡고 있으며 그가 제시했던 45시간 7분이 지난 지금, 초르바흐가 아들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눈을 향해 권총을 발사하는 것뿐이다.

전에는 특정한 사람들과 접촉할 때만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부정적이고 해로운 에너지로 충만한 사람들과 신체적으로 접촉을 하면 그 에너지가 자신에게 옮겨오는 거라고. 후에 초르바흐 곁에서 악몽과 같은 방황을 하면서 그녀는 알게 되었다. 자신이 고통을 느끼면서 상대방을 만질 때만 그의 내적인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본문

 초르바흐의 친구이자 물리치료사라는 그녀의 직업보다도 과거 혹은 미래를 내다 보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리나는 차린 주커를 마사지 하면서 그가 벌인 범죄에 대해서 결정적인 힌트를 얻기 위해 경찰의 보호 속에서 주커 앞에 서 있다. 물론 그녀는 처음에 그에게 손도 대는 것도 끔찍하게 여겨졌지만 얼마 전 그녀의 집에 찾아온 요한나 슈트롬을 마주하고 초르바흐를 마주한 그녀는 주커를 마주하는 것만이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에 그녀는 이 공간 안에 있는 것이다.

 자신을 향해 총을 쐈던 초르바흐는 현재 슈바넨베르더 7번지에 있었다. 세상은 그가 사라진 것으로만 알고 있지만 현재 그는 살아 있으며 그의 아내인 니키는 물론 아들 율리안까지 눈알 사냥꾼에게 빼앗긴 지금, 동일한 안가에 주커로부터 고문을 당했던 타마라 슐리어가 자신의 집을 계속해서 벽에 그리고 있다는 사실에서, 그리고 그 그림이 율리안이 그렸던 것임을 깨닫는 순간, 그는 눈알 수집과와 주커 사이에 어떠한 연관이 있을 것이라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는 불가능하리라 보이는 그의 몸을 움직이고 있었으며 그의 곁에는 한때는 앙숙처럼 보였던 슐레가 함께 하고 있다.

 이해할 수가 없네요.” 나는 더듬거리며 솔직히 말했다. 주커는 당신이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감옥에 갇혀 있었어. 그가 어떻게 내 아들의 그림을 입수할 수 있었지? 왜 그는 그 그림을 골랐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당신에게 전할 수 있었지? (중략) “여기에 주커는 개입되어 있지 않아요. 그는 이미 오래 전에 제게서 원하는 것을 다 얻었어요. 저를 파괴했고, 저랑 끝을 봤어요. 그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어요.” ?본문

 그리고 이어지는 슐레의 부상과 주커로부터 납치된 알리나는 니콜라를 만나게 되고 주커를 돕고 있다는 이리나의 존재까지 마주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로 빠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들이 퍼즐의 조각을 맞추어 가듯 하나하나 제자리를 잡아가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그 강렬한 무언가는, 어떠한 문장으로도 형언할 수 없는 짜릿함과 동시에 어떻게 이러한 생각들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외심 마저 들게 한다.

어디 해보시죠.” 그가 태연하게 말했다. “방아쇠를 당겨보세요. 그러나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이 있어요. 만약 지금 나를 쏜다면 당신 아들의 살인자를 죽일 총알은 더 이상 남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자는 바로 옆방에서 대기하고 있어요.” ?본문

 단 한 순간도 이 소설의 이야기에 눈을 떼지 못한다고 확언했다. 매 순간 집중했으며 그 매초마다 등장하는 인물이나 이야기 속 힌트들에 대해서 놓치지 않으려 집중해서 책을 읽어나갔다. 문제는 그럼에도 드러나는 반전에 반전에 반전은, 나의 상상력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구나, 라는 한탄과 그와 동시에 저자의 이야기에 감탄이 계속될 수 밖에 없었으며 마지막 그가 말하는 이야기를 듣노라면 이 모든 것들이 온전히 그의 머리 속에 들어 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게 된다.

 이것이 여러분이 나에게서 듣고 싶어하는 결말인가? 그렇다면 영화관으로 가는 것이 낫겠다. (중략)

실망시켜서 미안하다. 나는 할리우드 시나리오를 쓰고 싶지 않다. ?본문

 너무도 냉철하리만큼 모든 조각들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끼워 맞춰진다. 종착점이겠지 하면 또 다시 길이 보이고 그 길은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것으로 나타나고 있었으며 마지막이라 생각했던 그 곳에서 나는 어떻게 이 모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것인가, 에 대한 생각만이 계속 들었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죠? 너무도 흥미 진진한 것은 분명하지만 당신 좀 이상한 것 같아요, 라고 말하는 독자에게 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당신 역시 그다지 평이하진 않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후기를 보면서, 그가 삶이 평이했는지 아니 였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떠나, 그의 이야기가 계속 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끝이지 않는 감탄사와 엄청난 속도로 그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이 책을, 편견 없이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당신 역시 이 책에 매료되고 말 것이니 말이다.

 아직도 표지나 제목이 잔인하다고만 느껴지는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렇게 믿기 때문에 당신의 눈에 보이는 것이다.

 

 

아르's 추천목록

 

눈알수집가 / 제바스티안 피체크저

 

 

 

독서 기간 : 2014.04.23~04.24

 

 by 아르

p********1 2014.04.25.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눈알사냥꾼 - 그거 모아서 살림살이가 나아졌나요?
"눈알사냥꾼 - 그거 모아서 살림살이가 나아졌나요?" 내용보기
원제 - Der Augenjager, 2011   작가 - 제바스티안 피체크           전작인 ‘눈알 수집가’의 표지도 으스스했지만, 이번 표지도 만만치 않다. 눈이 있는 부분은 제목과 음영처리로 잘 보이지 않은, 뭔가 덮인 채로 입을 벌리고 있는 사람의 얼굴 부분이 클로즈 업 되어있다. 얼굴을 덮은 것은 무얼까? 비닐 같다. 누군가 뒤에서 저 사람의 얼굴에 비닐을 덮어씌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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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Der Augenjager, 2011

  작가 - 제바스티안 피체크

 

 

 

 

  전작인 ‘눈알 수집가’의 표지도 으스스했지만, 이번 표지도 만만치 않다. 눈이 있는 부분은 제목과 음영처리로 잘 보이지 않은, 뭔가 덮인 채로 입을 벌리고 있는 사람의 얼굴 부분이 클로즈 업 되어있다. 얼굴을 덮은 것은 무얼까? 비닐 같다. 누군가 뒤에서 저 사람의 얼굴에 비닐을 덮어씌우고 목을 조이는 걸까? 저러다 숨을 쉬지 못하면 죽을 텐데……. 저 사람은 지금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거나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아, 어쩐지 표지만으로도 사람 마음을 불안하고 두근거리게 만든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책이 든 택배 상자가 오면 어머니는 늘 궁금해 하신다. 당신님도 보실만한 책이 있으면 빌려가곤 하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번 이러이러한 책이 왔다고 어머니에게 말씀드리곤 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좀 달랐다. 작년에 ‘눈알 수집가’ 제목만 보시고 기겁을 하셨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안 보여드리면 노인네 서운해 하시기 때문에, 어떤 책이냐는 질문에 조용히 표지를 보여드렸다. 한동안의 침묵이 흐르고, 어머니가 작년에도 비슷한 거 있지 않았냐고 물으셨다. 그렇다고 하자, ‘그런 책을 쓰는 사람이나 그걸 읽는 너나 참…….’이라며 혀를 차셨다. 아니 왜! 이런 소설이 얼마나 재밌는데!

 

  지난 이야기에서 눈알 수집가의 정체를 알아내고 납치당한 아이들을 구하는데 성공하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은 빼앗긴 초르하프. 소설은 범인의 지시대로 자신의 눈을 총으로 쏘는 그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두 달이 지난 후, 지난번에 큰 활약을 했던 알리나는 경찰의 요청으로 여자들을 납치강간하고 눈꺼풀을 도려낸 안과의사 차린을 만나러 간다. 그리고 그에게서 또다시 환영을 보며 불안함에 휩싸인다. 그런 그녀를 찾아와 실종된 딸을 찾아달라고 부탁하는 한 여인. 사라진 소녀와 차린은 무슨 관계일까? 초르하프는 과연 아들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와, 잔인하다.

 

  책을 읽으면서 저절로 내 입에서 나온 소리였다. 이번 이야기의 범인인 의사 차린은 진짜 잔인한 놈이었다. 그냥 눈꺼풀만 도려냈다고 했을 때는 실감하지 못했는데, 그 이후 피해자들이 겪는 일을 묘사한 부분을 읽으면서 왜 그녀들이 자살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었다.

 

  눈을 깜박이지 않으려고 해봤다. 일분도 참기 힘들었다. 그런데 피해자들은 평생을 그러고 살아야 한다. 범인도 잔인하고, 독자들에게 그걸 깨닫게 한 작가도 잔인했다. 다른 범죄수사물은 그냥 이러저러한 일을 당했다고만 나오는데, 이 작가는 그걸 꼼꼼하게 다 느낄 수 있도록 표현을 해놓았다. 피해자의 고통과 가해자의 심리를 동시에 느껴보라는 배려였을까? 그렇다면 성공했다. 나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잠시 책을 놓게 만들었으니까.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게 만드는 책이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쳤다. 아, 진짜 그 사람이 그럴 줄은 몰랐다.

 

  대개 소설들은 사건이 마무리되면 그럭저럭 안정을 되찾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데, 이 책은 그러지 못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한 번 경험한 악의 공포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어쩌면 그게 현실인지도 모르겠다. 트라우마라는 것이 쉽게 극복될 리 없으니까 말이다.

 

  인생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다. 아침에 좀 더 잘 것이냐 밥을 먹을 것이냐부터 시작해서 어떤 옷을 입을 것인가, 점심 메뉴는 뭐로 할 것인가, 자기 전에 게임을 한 판 할 것인가 말 것인가까지, 눈을 떠서 다시 감을 때까지 매분매초 뭔가 선택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선택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차린이 살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그거였다.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괜히 휘말리기 싫어서, 자기 이름이 오르내리는 게 싫어서, 불의를 보고도 외면한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모른 체 했기 때문에 일어난 범죄 피해자들을 대신해서 벌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알고도 일부로 그랬다고 볼 수가 없는데, 무조건 그런 짓을 해도 괜찮은 걸까? 게다가 여자만 잡아다가 그런 짓을 하는 걸 보니, 그건 핑계 같다. 처음 일을 저질렀을 때는 보고도 못 본 척한 사람들에게 화가 났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이후는 그냥 자기보다 약한 여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그들이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는 것에 맛을 들인 거 같다.

 

  또 이런 의문도 든다. 방관하거나 외면하는 것이 꼭 옳지 못한 일일까?

 

  남을 도우려다가 도리어 곤경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간혹 볼 수 있다. 내 조카 같은 경우도 그랬다. 그 녀석이 반에서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왕따 시키고 싸우는 애들에 대해 담임에게 말했더니, 도리어 ‘넌 왜 친구들을 이간질시키고 나쁜 말을 퍼트리니?’는 대답을 들은 적이 있었다. 충격을 받은 녀석은 학교 가기 싫다고 전학시켜달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 그런 아이에게 그래도 어려운 사람을 돕고 불의를 보면 어른들에게 알리라는 말을 어떻게 해줄 수 있을까?

 

  불의를 보면 돕거나 누군가에게 알려서 도움을 줘야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이 세상은 서로 돕고 사랑하고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야 하는 게 맞다. 문제는 이 나라에서는 그게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불의에 맞서면 도리어 피해자가 되는 세상이다. 바른 말을 하면 미움을 받고 어른 말을 들은 아이들만 죽어가는 이 나라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v********0 2014.04.22.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눈알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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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미치는줄 알았다. 워낙 미스터리 이야기도 좋아하고 공포물도 좋아하지만 다들 범죄에 눈알을 집착을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눈이 보여주는 많은 이야기를 통해 범죄를 접하게 하고픈 접근인지도 모르지만 제목에 소름도 돗고 과연 끝까지 읽어갈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보여지는 것은 사실적 전달에 보여주면서 때로는 가려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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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미치는줄 알았다.

워낙 미스터리 이야기도 좋아하고 공포물도 좋아하지만 다들 범죄에 눈알을 집착을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눈이 보여주는 많은 이야기를 통해 범죄를 접하게 하고픈 접근인지도 모르지만

제목에 소름도 돗고 과연 끝까지 읽어갈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보여지는 것은 사실적 전달에 보여주면서 때로는 가려주는 편집적 의도도 보여주지만 글로써 읽는 공포물은 나의 상상이 더욱이 힘들어지도록 가해지면서 구체적인것을 넘어서 그 무언가를 향해 집착적인 상상세계에 접근하도록 만들기에 무섭다란 생각이 이책을 먼저 접하게 만들었다.

표지조차 공포물을 정확하게 표방하는 흑생에 사람을 비닐로 밀봉을 하여 숨을 쉴수 없더록 살인하고 있는 표지라서 더욱이 더 공포스럽다.

 

 

문장자체도 짧막하면서 구체적 설명이라서 공포를 점 점 몰입하게 만드는 구성적 요소를 띠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눈꺼풀을 도려내고 강간한 후 버린 여자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자살을 택하여 증거도, 증인도 없다

 

눈알사냥꾼은 전작 『눈알수집가』에서 활약한 ‘미래를 보는’ 맹인 물리 치료사 알리나와 범죄 전문 기자 초르바흐 콤비가 이루어져서 이야기를꾸려나가는데 전편을 읽지 않아도 상상이 그 초월하여 그들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절박함과 범죄에 대한 정항이 얼마나 거센지를 느낄수 있는 소설이다.

 

알리나는 환영 속에서 주커의 다음 희생자를 본게 되는데...

 

72장의 기나긴 이야기가 속도를 부쳐가면서 사건에 접근을 하고 그리고 마직막장을 말 그대로 마지막을 제목으로 내용을 이끌어 가는데....

 

마지막장에 악은 그 어떤 경우에도 살아남기 때문에....412p를 읽으면서

아직 사건이 끝나지 않았음을 생각하게 되면서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가 점점 인물과 동질성을 느끼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뜩한 표현을 하고 있다.

j********1 2014.05.0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제바스티안 피체크] 눈알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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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바스티안 피체크의 『눈알사냥꾼』은 자음과모음 3기 서평단에서 첫 번째 받은 책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느낀 점을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흥미 있었지만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펼친 책이었다. 저자의 책은 두 번째로 만났다. 그의 전작인 『눈알수집가』를 읽은 바 있는데, 나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유괴범이 45시간의 기회를 주고 아이를 찾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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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바스티안 피체크의 『눈알사냥꾼』은 자음과모음 3기 서평단에서 첫 번째 받은 책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느낀 점을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흥미 있었지만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펼친 책이었다. 저자의 책은 두 번째로 만났다. 그의 전작인 『눈알수집가』를 읽은 바 있는데, 나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유괴범이 45시간의 기회를 주고 아이를 찾게 한 뒤, 주어진 시간 안에 아이를 찾지 못하면 아이는 질식사하고 왼쪽 눈은 뽑혀나간다. 전개 과정이 흥미진진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너무 살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마저 비슷한 『눈알사냥꾼』이고, 『눈알수집가』의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인 알렉산더 쵸르바흐와 알리나 그레고리에프 등이 거의 그대로 나온다. 보지 않아도 내용이 짐작되지 않는가? 지금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마음인데, 독서마저 이런 책을 읽어야 하는가, 라는 생각으로 부담스러웠다.

 

둘째, 역시 내가 아는 추리소설의 범위에서 최고의 강적이었다. 전작인 『눈알 수집가』를 읽고 쓴 나의 리뷰 중에 이런 대목을 남긴 바 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은 추리소설 중에서 가장 강적이었다. 범인이 뜻밖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앞에서 나는 생각하기 싫어하는 취향이라서 추리소설을 피한다고 언급했지만, 그래도 읽게 되면 나름으로 범인이 누구일지 추측은 한다. 그리고 나의 예상이 상당히 접근한 적도 가끔은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인물이 범인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수상하다고 생각했던 인물이 범인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나의 추측이 전혀 맞지 않았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이럴 수가 있는가!’라며 허를 찔린 듯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 작가에게 멋지게 당했다고 할까? (『눈알 수집가』에 대한 나의 리뷰)

 

이 책 역시 그렇다. 이 책에서는 애초부터 범인이 누구일까, 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범인은 전작에서 밝혀진 대로 프랑크 라만이 아니겠는가? 다만, 새롭게 등장한 차린 주커는 프랑크 라만과 어떤 관계일까, 정도만 생각했다. 그런데 결말에서 엉뚱한 인물이 나오다니 그야말로 대반전이었다.

 

셋째, 장르소설 마니아에게는 뜨거운 호응을 받을 작품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내용은 살벌하다. 저자는 독자의 정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고, 등장인물들을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마지막 장면도 악당을 통쾌하게 응징하면서 모든 갈등이 해소되는 행복한 결말이라고 할 수도 없다. 감미로운 사연을 감상하면서 뭉클한 감동을 맛보고 싶은 독자는 아예 펼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재미있었다. 마치 드라마에 중독되듯이 한 번 책을 잡으면 뒷장을 보지 않고는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흡인력을 지니고 있다. 지나고 나면 아, 그 장면이 복선이었구나, 라며 감탄을 하는 부분도 있다. 또한 사건은 황당한 내용이 아니라 과학적인 지식의 뒷받침도 받고 있다. 이런 분야를 즐기는 장르소설 마니아에게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내용이 아닐까 싶다. 그것을 재미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다음 작품이 나온다면 나는 그것도 펼치게 될 듯하다.

 

하지만 마음이 약한 사람, 특히 임산부들은 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태교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까…….

* 덧붙임 : 이 책은 『눈알수집가』의 속편 격인 작품이다. 그러나 『눈알수집가』를 읽지 않아도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큰 불편이 없다. 하지만 『눈알수집가』를 먼저 읽은 뒤에 이 책을 읽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 책을 읽고 저자에게 관심이 생겨서 『눈알수집가』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 때는 흥미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눈알수집가』를 읽은 뒤에 흥미가 없다면 이 책도 읽지 말고, 그 반대라면 이 책까지 읽는 것이 좋을 듯하다.



y******3 2014.04.3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눈알사냥꾼 - 제바스티안 피체크 (염정용&장수미 옮김, 단숨) ★★★☆
"눈알사냥꾼 - 제바스티안 피체크 (염정용&장수미 옮김, 단숨) ★★★☆" 내용보기
세계적인 안과의로 유명한 주커 박사의 실체는 잔혹한 연쇄 강간살인마. 그에게 납치당한 뒤 끔찍한 수술과 강간을 당한 피해자들은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을 택했기 때문. 하지만 증거도 증인도 없어 그를 구속할 여지가 없던 경찰은 ‘눈알수집가’ 사건에서 활약한 맹인 영매 알리나에게 도움을 청하고, 알리나는 환영 속에서 주커 박사의 다음 희생자를 ‘본다’. 한편 아
"눈알사냥꾼 - 제바스티안 피체크 (염정용&장수미 옮김, 단숨) ★★★☆" 내용보기

세계적인 안과의로 유명한 주커 박사의 실체는 잔혹한 연쇄 강간살인마. 그에게 납치당한 뒤 끔찍한 수술과 강간을 당한 피해자들은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을 택했기 때문. 하지만 증거도 증인도 없어 그를 구속할 여지가 없던 경찰은 눈알수집가사건에서 활약한 맹인 영매 알리나에게 도움을 청하고, 알리나는 환영 속에서 주커 박사의 다음 희생자를 본다’.

한편 아들 율리안을 살리기 위해 눈알수집가의 요구대로 자신의 머리에 총을 쐈던 초르바흐는 기적적으로 되살아나지만 자신 때문에 아들이 죽었을 거란 사실에 깊은 절망에 빠진다. 오로지 복수심만으로 살아가게 된 초르바흐는 주커 박사와 눈알수집가 사이에 연관이 있다고 믿으며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병원을 탈출한다. (출판사의 소개글을 일부 수정, 인용했습니다.)

 

이 작품은 전작인 눈알수집가를 읽지 않으면 좀처럼 이입하기도,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 작품입니다. 상하권으로 분권된 한 편의 작품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인데, 그래서인지 이 작품의 줄거리를 소개하는 건 눈알수집가의 스포일러가 될 수밖에 없는 일이라 출판사의 소개글을 (일부 수정하긴 했지만) 거의 그대로 인용해야만 했습니다. 또 이어질 서평 역시 대체로 인상비평 수준에만 머물게 될 것 같은데, ‘눈알수집가를 읽은 독자라면 무방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참고해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사이코스릴러로 분류되는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작품들은 롤러코스터 같은 긴장감 끝에 쾌감을 만끽하게 만드는 일반적인 스릴러와는 달리 무척 불편하고 무겁고 때론 불쾌하기까지 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눈알사냥꾼은 앞서 읽은 네 편의 작품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특기(?)가 정점을 찍은 작품이라는 생각입니다.

주인공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몸과 마음이 모두 거의 폐인에 가까운 상태로 등장합니다.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쏘고, 그 후유증으로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는가 하면, 범인에게 납치된 뒤 끔찍한 수술을 당할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겨우 위기를 벗어났나 싶으면 칼로 난도질을 당하기에 이릅니다. 몸만 괴로운 게 아니라 정신 역시 수없이 바닥을 치며 황폐해지고 마는데, 거기에다 전대미문의 연쇄 강간살인마인 눈알사냥꾼과 희대의 일가족 살해범 눈알수집가가 양쪽에서 협공을 해대고 있으니 그야말로 독자마저 제정신으로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고 맙니다.

 

감사의 말을 통해 작가 자신이 이런 글을 쓰는 걸 보니 좀 이상한 분인 것 같아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고백한 점이나, 작품 속에서 주인공 초르바흐의 입을 통해 실망시켜서 미안하다. 나는 할리우드 시나리오를 쓰고 싶지 않다.”, “()은 그 어떤 경우에도 살아남는다.”라고 거듭 자신의 지향점을 강조하긴 했지만, ‘눈알사냥꾼에서 펼쳐진 이야기들은 작가의 변()이 순진하게 느껴질 정도로 지독하고 파괴적이고 악마적인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서사가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힘이자 마력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다른 작품들에 비해) 지나치게 오버한 나머지 오히려 거부감만 느끼게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악은 공포보다는 비현실적인 인상만 남겼고, 악의 동기는 억지로 갖다 붙인 느낌이었으며, 수차례 거듭되는 반전은 반전을 위한 반전이란 느낌이 더 강할 정도로 작위적이었습니다. 눈알사냥꾼눈알수집가의 협업(?)은 조금도 긴장감을 발휘하지 못했고, 막판에 드러난 진실 혹은 진범의 정체는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는데, 진범의 입을 통해 장황하게 사건의 진상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안쓰러움이 느껴질 정도로 앞뒤 정황을 끼워 맞추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어떻게 하면 악을 좀더 세고 독하게 그려볼까, 하는 작가의 노력만 보였을 뿐 스릴러 서사 자체는 뒤죽박죽이 돼버렸다고 할까요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작품은 매번 다음에 이 작가의 작품을 또 읽어야 하나?”라는 고민을 남겨주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에선지 자꾸만 기웃거리게 되는 게 사실인데, 한국에 소개된 그의 작품 가운데 아직 못 읽은 작품이 더 많은 편이라 어쨌거나 조만간 또다시 불편하고 무거운 그의 사이코스릴러를 읽게 될 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몽실북클럽에서 올해 8월까지 그의 작품을 스토킹하는 중이라 부득이 읽어야 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만...)

악이 지독하고 세게 그려지는 건 충분히 매력적인 설정이지만 다음에 읽을 작품에선 그 설정을 뒷받침하는 스릴러 서사의 힘도 함께 느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h****s 2021.05.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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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표지 그림.....흥미로운 제목.....눈길이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책이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즐기는 편은 아닌데 정말 책 펴고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갔다. 실제로 글을 읽는 속도가 빨라진 것은 아닌데 글을 읽는 동안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읽다가 확인하면 한 시간이 지나있고, 또다시 읽다가 확인하면 시간이 그만큼 흘러있곤 했다. 반전이란 것을 언제 어떻게 써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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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끔찍한 표지 그림.....흥미로운 제목.....눈길이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책이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즐기는 편은 아닌데 정말 책 펴고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갔다. 실제로 글을 읽는 속도가 빨라진 것은 아닌데 글을 읽는 동안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읽다가 확인하면 한 시간이 지나있고, 또다시 읽다가 확인하면 시간이 그만큼 흘러있곤 했다. 반전이란 것을 언제 어떻게 써먹는 것이 좋은지를 너무나 잘 아는 작가이다. 눈알수집가의 정체가 밝혀질 때는 정말로 헉 소리가 났다. 독일에서 스릴러 부문에 있어 최고의 작가란 평가를 받을만 하구나 싶었다. 시작 전 작가가 경고한 것처럼 눈알 사냥꾼을 읽기 전에 눈알수집가를 읽을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이제와 눈알수집가를 읽는다는 것은 의미 없는 놀이가 될 것이 뻔했다. 가장 중요한 눈알수집가의 정체가 이 책을 통해 다 드러나버렸으니 말이다.

  추리 소설에 비해 스릴러를 즐기는 편이 아니었는데 근래에 읽은 독일 문학 두편(눈알사냥꾼, 파이브)로 인해 스릴러의 묘미에 흠뻑 빠져버렸다.  범죄자의 트릭에 초점을 맞춰 이를 해결하는 형사 또는 탐정이 얼마나 절묘하게 트릭을 밝혀내는가가 추리 소설을 읽는 포인트라면 스릴러는 범죄자의 광기가 왜 어떻게 표출되는지 또한 그들과의 줄다리기를 얼마나 긴장감 흐르게 이끌어 내느냐가 관건 인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제바스티단 피체크는 정말 뛰어난 스릴러 작가이다. 그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서 이야기에 대한 긴장감이 느슨해질만 하면 아무도 예기치 못한 전개로 주도권을 채가곤 한다. 눈알 수집가의 정체는 그야말로 반전의 백미라 칭할 만하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이미 1권에서 범인이 밝혀진 상황이었는데 두번째 시리즈에서 범인을 완전히 바꿔버리다니....작가는 첨부터 시리즈를 염 두해그 의미를 이해한 날....나 혼자 어찌나 반갑던지요.  두었던 것이었을까 ? 당연 그랬을터다. 아니라기엔 그 이야기가 너무나 촘촘히 엮여있다. 눈알수집가의 마지막 장면의 대사까지도 연결되고 있으니 말이다.

"큰 물고기 내 그물...."요런 말이 사실은 모두가 복선이었다니. 두 사람의 광기어린 범죄가 따로 따로 진행되고 그에 대한 이야기가 산만하게 느껴질만도 한데 워낙 이야기의 흐름을 잘 이끌어가는 통에 그런 기분을 느낄 수가 없었다. 오히려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두 사람의 관계가 궁금하고 어떻게 흘러갈지 호기심이 일었다.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이 편리해질수록 세상은 점점 개개인의 틀안으로 좁혀진다. 그러다보니 그 안에서 자신만의 논리로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의 광기도 다양해지고 그 패턴도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른다. 눈알을 빼내고 46시간이라는 시간동안 찾게 하는 자나 자신이 저지른 죄악을 똑바로 보게하기위한 눈꺼플을 제거하는 의사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조차 할 수 없을만큼 끔직한 일이다. 이런 소재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이야기를 이끈다는 것은 보통의 상상력으론 어림없을테다. 그러기에 작가에게 이런 광기가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스럽기도 하고 한 편 이토록 스릴러에 매료되는 내 안에 이런 모습이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책은 밝혀준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기 때문이라고 작가나 독자의 광기와는 무관한 이야기라고 말이다. 다행스런 일이다. 간만에 경험한 멋진 카다르시스였다.

YES마니아 : 로얄 m******7 2014.04.20.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