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리가 입혀진 과학 1. 가습기 살균제 사건 그 후. 도시주거의 대표적 모델인 아파트는 강제로 환기를 시키지 않는 이상 건조하기 십상이다. 특히 겨울철엔 지속적인 난방이 더욱 그 건조함을 증가시킨다. 요즈음 주변에서 가습기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들었음을 보게 된다. 다름 아닌 몇 해 전 급성 호흡기 질환 사망자가 수십 명에 이르면서 역학조사 결과 가습기내에 넣어두었던 ‘가습기 살균제’가 주범으로 밝혀지면서 국민들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피부에 바르거나 먹어도 안전하다고 알려진 가습기 살균제 성분 DDAC(다이데실 다아메탈 암모늄 클로라이드)는 어찌해서 호흡기에 그런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는가? 〈미국호흡기중환자학회지〉에 실린 논문을 보면 가습기살균제의 생화학 및 세포 수준에서의 독성 메커니즘을 추적한 결과를 알려주고 있다. 이들 화합물이 폐의 상피세포 점막층에 있는 중요한 항산화제인 글루타티온 같은 티올에 달라붙어 손상을 입힌다는 것이다. 실제 사망자의 폐조직을 검사해보면 상피세포층이 벗겨져 있다고 한다. 가습기 살균제 판매 금지령을 내린 후 환자는 ‘0’명으로 기록되었다고 하니 다행스럽긴 하나 가습기마저도 미운 오리새끼가 되어버렸으니 안타깝다.
2. 다짜고짜 책에 실린 한 꼭지를 토대로 글을 만들어보았다. 잘 만들어진 책을 보면 우선 저자에게 고맙고 편집자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은 타이틀을 ‘과학’으로 잡았지만 동서남북 두루두루 돌아보는 시간을 주고 있다. 건강/의학. 영양, 생명, 신경과학. 문학/영화. 물리학/인물. 인물이야기 등 다양하다. 3. 저자 강석기는 화학과 분자생물학을 전공하고 LG생활연구소 연구원, 〈동아사이언스〉과학전문 기자로 근무했다고 소개된다. 현재 과학전문 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12년 출간한 에세이집 『과학 한잔 하실래요?』에 이어 2013년 『사이언스 소믈리에』가 기대 이상으로 독자들의 호응을 얻자 이번에 출간된 3편이다. 주로 동아사이언스의 인터넷 과학 신문 〈과학동아 데일리〉에 매주 연재하고 있는 ‘강석기의 과학카페’ 글들을 다듬었다고 한다. 4. 저자는 1년 동안 쓴 에세이들을 책으로 정리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이런 글들을 썼을까?’ 그리고 스스로 답한다. ‘그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라서? 지적 호기심(아니면 허영심)을 충족하기 위해? 물론 이런 측면도 없진 않겠지만 무엇보다도 저자는 과학이 여전히 다이내믹한 분야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는 이야길 덧붙인다.
5. “물론 과학이 무척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천재가 아니라면 범접하기 어려울 것 같은 과학도 사실은 곳곳에 허술한 면이 여전히 많은 건축물 일뿐이다. 당신도 용기를 내 뛰어든다면(물론 끈기 있게 노력해야겠지만) 여기에 벽돌 한두 개는 쌓을 수 있다는 말이다.” 6. 화이트 푸드를 아시나요? 오늘 아침에도 컬러 푸드에 대한 TV프로그램을 봤다. 형형색색의 과일, 채소를 놓고 이건 어디에 좋고, 저건 어디에 좋고 하는 이야기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컬러 푸드 그늘에 가려진 화이트 푸드 이야기를 들어본다. “식재료의 풍부한 색이 식탁에서 미적 즐거움을 줄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건강식품임을 나타내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건강 유지에 필수 성분인 비타민 대다수는 색이 없다. 컬러 푸드에 비타민이 들어 있을 수 있지만, 색 자체가 그 존재를 보증하는 건 아니다.” - 스티븐 바네스. 저자는 미 영양학회 학술지 〈영양진보 Advances in Nutrition〉에 실린 논문을 소개한다. ‘백색 채소: 잊고 있던 영양원’ 여기서 백색채소, 즉 화이트 푸드는 감자, 콜리플라워(꽃양배추), 순무, 양파, 옥수수 같이 색이 옅은 채소를 말한다. 색이 선명해야 영양분이 풍부하다고 믿게 만드는 분위기를 점검해보는 계기가 된다.
7. “최근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팀이 숨만 내쉬면 당뇨병이나 폐암 같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휴대용 장치를 만들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화제다. 이 ‘날숨 진단센서’는 백금 나노입자가 코팅돼있는 다공성 산화금속(Sn0₂) 소재로, 공기 중에 존재하는 아세톤이 달라붙으면 전기저항 값이 바뀌면서 그 존재를 알 수 있게 한다. 이때 농도에 비례해 저항 값도 커지므로 상대적인 농도까지도 알 수 있다.” 아세톤은 매니큐어를 지우는 리무버 맞다. 우리 몸이 아세톤을 만드는 생체공장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된다. 우리가 호흡하는 날숨(내쉬는 숨)에 아세톤의 함량이 높을수록 당뇨병에 걸려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8. 이 책에서 앨리스 먼로를 만나게 될 줄이야. 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캐나다의 소설가 앨리스 먼로가 화제가 된 것은 단편소설가로는 최초로 노벨상을 받은 경우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먼로가 소개되는 사연은 학술지 〈사이언스〉덕분이다. 소설을 읽으면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논문의 제목은 ‘문학소설을 읽으면 마음의 이론이 향상된다.’라고 되어 있다. 바로 이 연구에 먼로의 단편 ‘코리’가 텍스트 가운데 하나로 쓰였다고 한다. ‘디어 라이프’(문학동네)에 실린 14편중 7번째 단편이다. 끝부분에 이런 문장이 눈에 띈다. “어디에나 구멍이 있다. 특히 그녀의 가슴에..” 평소 독서에 대한 나의 생각과 겹쳐져서 기분이 좋다. ‘책을 통해 나를 안다. 나를 알면 당신을 이해한다. 당신을 통해 세상을 본다.’
9. 과학 에세이집이라고 해서 가볍고 만만히 읽을 내용들은 아니다. 특히 인문학적 사고에 익숙해있는 뇌는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과학용어가 외계어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일상은 과학과 떨어져서 살아 갈 수가 없다. 과학에 스토리가 입혀진 이러한 책들이 과학과 조금이라도 친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는 점에 콜이다. 적절히 자리 잡고 있는 사진들과 설명에도 높은 점수를 준다. |
|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과학에세이, 흥미롭거나 짜릿하거나~
이 책은 과학 에세이집이다. 동아사이언스의 인터넷 과학신문인 <과학 동아 데일리>의 '강석기의 과학카페'에 실린 내용들과 월간지 <이감논술>의 '흥미로운 과학이야기'코너에 실린 에세이, 월간지 <화학세계>의 '언론에 비친 화합물'에 실린 에세이,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에 실린 에세이들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
9개의 장으로 나뉘어 과학과 관련된 핫 이슈, 건강과 과학, 영양과학, 생명과학, 신경과학과 심리학, 수학과 컴퓨터과학, 물리학과 과학, 인물이야기, 문학과 영화 등을 담았다.
가장 관심이 가는 곳은 제2장 건강과 의학 편이다.
이제는 약물도 재활용되는 시대라고 한다. 어떻게 재활용하는 걸까.
제롬 호르비츠 박사는 암세포의 DNA 복제 방해 약물로 AZT를 만들었다. 하지만 효과가 없어 AZT는 20년의 세월을 실패한 항암제로 보냈다. 1986년 최초의 에이즈 치료약 AZT와 그 이후에 나온 몇 가지 약물을 섞은 '칵테일 요법'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에이즈 치료가 가능해졌고 에이즈는 이제 만성질환치료처럼 여겨질 정도라고 한다. 2000년에는 호르비츠 박사의 연구로 AZT는 흑사병을 해결하는 항바이러스제로 거듭나게 된다.
이후 실패한 항암제들에 대한 재활용 연구가 붐을 이루게 된다. 실패한 항암제인 로나파닙은 조로증 진행을 늦춘다는 연구결과를 얻게 되고……. 전립선암 치료제로 실패했던 지보텐탄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활용되고…….
땀과 열정을 쏟은 결과들이 무용지물로 남지 않고 다시 재활용된다는 건 막대한 비용과 투자측면에서도 바람직해 보인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약물 재활용 연구로 치열하게 시간을 보내는 연구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엄마도 몰랐던 모유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생후 1년간 모유만 먹은 아이는 분유만 먹은 아이보다 인지력 점수를 7% 정도 더 받았고 아토피 피부염 발생률이 절반 수준이라는 조사보고가 있다. 출산 이후 3일 동안 나오는 초유에는 면역력을 높이고 영양분도 풍부하다고 한다. 출산 뒤 3~7일 사이의 모유는 영양분이 높아지면서 초유에 많던 면역성분이나 올리고당은 줄어든다. 출산 2주 이후에는 전형적인 모유가 되어 성장에 최적화된다고 한다. 하지만 6살 때 모유를 먹었던 아이와 분유를 먹었던 아이를 조사한 결과 인지능력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예외적 사례도 있다는데…….
중장기적으로도 모유와 분유의 효과 차이가 별로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데……. 심지어는 엄마의 몸에 축적돼있던 화학물질이 모유에 녹아들어가면서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모유 분석도 필요하다는데……. 저자의 말처럼 6개월 이후의 모유보다 청정지역에서 생산하는 우유가 더 나을까. 지구오염 정도가 심각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맛이 좋은 커피, 몸에 좋은 커피가 따로 있을까. 연구결과 그리스식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혈관 건강이 더 좋았다고 한다. 원두커피의 성분 중 혈관에 좋은 성분을 많이 추출하는 방식이어서 일까. 커피를 내는 방법에 따라 맛있는 커피, 혈관에 좋은 커피를 내다니…….
이 책에는 이런 것들도 있다. 청마는 없지만 파랑새는 있다, 가습기살균제의 비극, 필라델피아 염색체, 헬리코박터의 두 얼굴, 여자의 폐경기는 젊은 여자만 좋아하는 남자들 탓?, 화이트 푸드, 오메가3지방산이 좋은 이유, 시키는 사람도 당하는 사람도 아픈 왕따, 판도라바이러스, 인간게놈이 양자물리학을 만나면 등........
저자는 서울대에서 화학을, 동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을, LG생활건강연구소에서 연구원을, <동아사이언스> 과학전문 기자를 거쳐 지금은 과학전문 작가로 살고 있는 강석기이다.
한때는 인터넷으로 동아사이언스를 즐겨 읽은 적이 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해서 매일 한 편의 글을 읽곤 했었는데…….
이 책에 동아사이언스에 실렸던 글이 많아서 더욱 반가운 글이다.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흥미로운 주제와 신선한 내용들이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다. 어려운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었기에 부담 없이 읽게 되는 책이다. 몰랐던 신비의 세계를 알게 하기에 탐험가의 심정이 되기도 한다. 풀리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는 이야기에선 한 편의 미스터리를 읽는 짜릿함도 있다. 과학도에서 과학기자, 과학전문 작가인 저자가 과학에 취해서 쓴 글을 읽으니 저자의 과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느껴지는 책이다. 나도 책 속을 유영하며 즐겁게 기꺼이 과학에 취하게 된다.
|
|
이 책은 제목을 아주 잘 정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목이 이 책의 내용을 아주 잘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전작인 '과학 한잔 하실레요' 나 ' 사이언스 소믈리에'도 좋은 제목이지만 과학에 취한다는 이 책의 내용이 이 책의 내용을 더 잘 전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동아 사이언스의 과학동아데일리에 기고하는 필자 답게 진지한 과학적 내용을 아주 쉽고 쏙쏙 이해가 잘되게 풀어주는 그의 글을 읽고 있다며본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고 독서에 취하고 과학에 취하게 되기 떄문이다.
지금도 내 인터넷 신문 구독목록에는 과학동아와 사이언스타임즈가 들어 있다. 바쁜 일상에 지치다 잠시 짬이 날떄 그곳을 찾아가 비옥한 지식을 흡수하다 보면 어린 시절 학생과학 키즈로 지내던 바로 그 떄의 감흥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감흥이 책이라는 한권의 종합선물세트로 내 앞에 나타난 것 같은 감동을 준다. 어린시절 책방 앞을 지나면서 이번달 학생과학이 언제쯤 나올까...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것도 모자라 헌책방 골목을 샅샅이 뒤지면서 마침내 학생과학을 창간호부터 전질을 갖추게 되었을떄의 감동 비슷한 것을 느낀다.
이과만 풍성하고 인문학이 위기라고들 하지만, 서점에 나가서 책을 보면 아주 전문적인 이과책을 제외하고 전인적인 인문과학의 지식을 쌓을만한 책은 정말 어렵다. 그런류의 책들은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 이상의 수준으로는 요즘 발간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에는 거의 신드롬이라고 할만한 정도로 어린이용 과학서적인 'why' 책에 열광하는 아이들이, 중고등학고를 거쳐, 사회인이 되면 왜 과학책을 외면하는지가 정말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다.
너무 전문적이진 않지만 어른용 'why' 책이라고 할만큼 여러부문에 걸친 현대과학의 최전선의 이야기들을 아기자기하게 들려주는 이 재미있고 흥미롭고 유익한 책을 읽으면서 문득 드는 궁금증이다.
|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강석기 저 | MID | 2014.04.05 | 페이지 380 | ISBN 9791185104072
과학전문 작가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즌 3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가 출간되었네요. 2012년부터 매년 한 권씩 과학 에세이집이 나오고 있는데 이번 시즌 3은 1, 2편보다 더 두툼해진 분량입니다. 이번에도 다이내믹한 과학 세계의 핫 이슈가 46편이나 수록되어 있어요.
▲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 <과학 한잔 하실래요?>, <사이언스 소믈리에>,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는 건강, 생명과학, 심리학, 수학, 물리학, 화학 등의 분야는 물론 과학자 이야기까지 두루두루 구색을 갖추고 있어 과학계 전반의 최신 이슈를 폭넓게 접할 수 있는 교양과학서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평소 관심가졌던 "색소"세포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와서 특히 관심을 가지고 읽었네요. 파랑이나 빨강을 만드는 세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새의 파란 깃털이나 홍학의 붉은 깃털처럼 순색의 선명한 깃털을 가진 새들은 왜 그런 색을 띄는 것인가를 다룬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네요. 파란 톤은 빛의 파장과 관련된 비밀이 숨어있었고, 붉은 톤의 경우엔 그 비밀이 먹이에 있더군요. 홍학의 경우 동물원에서 일반 사료를 먹이게 되면 점차 색이 빠져 홍학이 '하얀' 홍학이 된다고 합니다. 책 중반에 요즘 유행하는 컬러 푸드와 관련한 이야기가 한번 더 언급되면서 색소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알게 되었네요. 컬러 푸드에 대한 지나친 편애 대신 화이트 푸드에 관한 재발견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월주리듬에 관한 연구 소개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게들의 산란 시기를 보면 몸 속에 달력이 있는건지 희한하게도 월주리듬을 타면서 그 기간에 맞춰 바닷가로 가 산란을 하는데 사람에게도 월주리듬이 있는지 상관관계를 연구한 자료를 소개해뒀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흔하게 갖고 있는 알레르기에 관해서는 독소 배출의 관점으로 바라 본 연구결과나,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가 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해결과정 속에 숨어있던 비화, 백해무익한 헬리코박터균의 뜻밖의 연구결과 등 언론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놀라운 실체들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 과학과 관련이 있을까하는 주제인 순수 문학 이야기도 나오네요. 왜 같은 소설인데 문학성이 높은 작품은 공감의 능력을 높여주고 대중소설은 그렇지 못한 것일까라는 연구 주제로 비소설이나 대중소설보다 재미는 덜하지만 작품성이 높은 마음을 움직이는 순수 문학의 힘을 과학적으로 알려줍니다. 영국 과학 저널 <네이처>에서도 이례적으로 사설이 올라 온 <그래피티> 영화를 통해 뉴턴의 법칙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이렇듯 딱딱한 과학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를 과학적 시선으로 다룬 것들이 많아 지루하지 않았어요. 생물학의 계통분류학 방법론이 인문,사회학적 방법으로 분류되던 언어학이나 인류학에도 도입되는 사례, 민담의 조상찾기 버전같은 주제도 신선하네요.
과학은 넓고 읽을건 많은데... 과학 이슈를 인터넷상에서 검색하거나 일부러 기사 찾아보기가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무분별한 기사속에서 제대로 된 과학 이슈를 찾아내는 것 자체도 손이 많이 가고 꾸준히 찾아보게 되지도 않고요. 그래서 이렇게 책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가 반갑네요. 무엇보다 청소년도 읽기좋게 어렵다 싶은 주제도 제법 알아듣기 편하게 풀어내는 글맛이 좋은 작가님이어서 더욱 마음에 드는 시리즈입니다.
![]()
|
|
사람들은 대부분 감성적이거나 이성적인 사람으로 나뉜다. 그런 분류법으로 이성보다는 감성적인 면이 더 많다고 자부하기에 과학적인 검증과 증거보다는 낭만과 감성적인 것을 더 선호한다. 만약 문학인 '시'를 이성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면 참으로 힘들 것이다. 물론 감성적으로 치우치는 것도 좋지만은 않을 것 같다. 양쪽의 장점들을 골고루 다 가지고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양쪽을 다 골고루 가질 수 없다면 인간적인 면을 더 많이 가져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가끔 과학이라는 것을 알고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밌는 사실들이 많이 있다. 2014년을 60년만에 돌아온 '청마'의 해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척추동물은 '청마(靑馬)', 즉 '푸른색'이 있을 수 없다고 한다. 용, 유니콘과 같은 상상속의 색일뿐이다. 새에서 볼 수 있는 푸른색이나 녹색은 멜라닌 색소의 문제이기에 그런 색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파랑새','푸른 말' 등은 낭만적이긴 하지만 과학적으로 보면 가능하지 않은 허구이다.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음료인 커피의 대중화로 핸드드립이나 원두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 더치커피는 풍미와 향이 다르며 물에 녹지 않는 카페인이 다른 커피보다 카페인의 양이 적은 특징이 있다. 그리고 커피가 몸에 나쁘다고 알고 있지만 그리스의 어느 장수촌의 그리스식 커피를 마시고 장수한다고 한다.
엄마들의 모유의 장점은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유라고 무조건 다 아이에게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모유수유는 약 6개월이 적당하고 모유는 아이에게 면역력을 높이고 영양도 많다고는 하지만 수유중 동시에 엄마의 몸에 있는 나쁜 성분까지도 나온다고 하니 장기간 수유하는 것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이 외에도 인간이 잠을 자야 하는 이유, 수학과 물리학에 관련된 과학적 진실들, 소아마비 백신 개발에 공헌한 헬라세포를 기증한 여성 헬리에타, 몸에 있는 나쁜 독소를 배출하는 알레르기 반응, 왕따를 시키는 사람도 왕따를 당하는 사람만큼 아프다는 사실 등의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들이 많다.
물론 이런 과학적인 사실들이 현실의 생활에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지식들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모든 지식이 실용성만 가지는 것은 아니다. 또, 언젠간 자신에게 필요한 날이 있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과학적인 발전과 생활의 편리함을 만들어준 것은 작은 사실 하나에도 열심히 연구하고 검증하려 했던 과학자들의 덕이 아닐까 싶다.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엔 다소 어려운 물리학, 화학 이야기도 있지만 대부분이 흥미롭고 과학에 없는 독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다. 인물이나 문학과 영화에서도 볼 수 있는 과학적인 사실도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
|
나는 강석기의 글을 좋아한다. 여기서 '책'이
아니라 '글'이라는 점이 중요한데, 책으로 묶인 그의 글이 이미 인터넷을 통해서 적지 않게 읽었다. 그럼에도
그의 책을 구입하고 읽게 된다. 읽은 글도 있지만, 읽지 않은 그의 글도 적지 않으며, 그 읽지 않은 글이 궁금하고, 읽은 글이라도 다시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는 『과학 한잔 하실래요 』와
『사이언스 소믈리에』에 이은 그의 세번째 책으로, 모두 그가 쓴 길지 않은 과학 칼럼을 모은 책이다.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은 거의 2013년 이후의 글로 상당한
현재성을 띤 책이기도 하다. 지금과 같이 현기증 나게 과학의 발전(또는
과학논문의 발표)이 이뤄지는 시대에 현재성이란 무척이나 중요하다. 중요한
발견일지라도 몇 년이 지나면 이미 구닥다리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고, 또는 잘못된 것이라고 밝혀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 현재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이 탄탄해야 하지만 어찌 되었든 지금 이 순간 과학이 어떤
발견을 하고 있으며, 그것들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알려주는데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강석기의 과학에 관한 글들이 읽히고, 팔리는 이유는 그의
글이 과학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쉽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과학의 내용을 쉽게 쓴다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며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이렇게 잘 다가오게 쓰는지 부러울 지경이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것은 그렇게 쉽게 쓰면서도 과학적
엄밀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당 부분 현재 최고의 과학학술지로 공인받고 있는
<Science>와 <Nature>의 논문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강석기의 글을 그것 자체로 훌륭한 과학 교재로서의 역할을 한다. 과학자라 할지라도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닌 논문에는 관심도 없고, 읽을 능력도 별로 없는 것이 바로
<Science>와 <Nature>의 논문들이다. 그런데, 강석기의 글을 통해서
<Nature>와 <Science>의 흥미로운 논문들을 해설로 읽는
느낌이다. 마치 비로소 과학의 최전선에 서게 되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러니 내용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과학에 취할 수 있도록 만든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제들이 좀 산만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과학적 발견, 논문 중에서도 대중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 자신이 흥미를 갖는 내용들을 선택해서 글을 썼는데, 그 소재들이 너무 넓은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여기와 저기를 뛰어다닌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와 연관되는 것이 한 소재에 관해서 깊이가 더 깊었으면 하는 것이 과학자라는
직업을 가진 독자로서의 바램이기도 한데, 사실 딱 이 책의 깊이가 우리나라에서 수준 있는 과학교양도서로서
가장 적절한 수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나는 강석기의 과학 칼럼을 계속 기다릴 것이다. 그 칼럼이 엮인 책 역시도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매트 리들리나 조너던 와이너 같은 국내 과학작가로서의 강석기도 기대해본다. (2014. 4) |
|
과학을 좀 공부한 사람일수록 역설적으로 '과학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는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물론 과학이 무척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천재가 아니라면 범접하기 어려울 것 같은 과학도 사실은 곳곳에 허술한 면이 여전히 많은 건축물일 뿐이다. 당신도 용기를 내 뛰어든다면 여기에 벽돌 한두 개는 쌓을 수 있다는 말이다. - '서문' 중에서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
2014년 올해는 '청마靑馬의 해'라고 말한다. 하지만 푸른 말은 없다. 굳이 있다면 억지로 누군가 말에다 파란 물감을 칠한 경우일 것이다. 혹 서커스단에선 이런 일을 꾸밀 수도 있을 것 같다. 모든 척추동물에는 파란색 색소가 없다. 대신에 거의 모든 동물은 멜라닌이라는 갈색 계열의 색소를 지니고 있다. 사람의 피부색, 머리카락색, 말의 다양한 털색 모두 멜라닌의 조화 탓이다.
멜라닌은 피부 표피층에 잇는 멜라닌생성세포에서 만들어지는데, 복잡힌 고분자로 아직까지 정확한 구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갈색 계열인 유멜라닌과 붉은 색 계열인 페오멜라닌이라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한국인들의 피부와 머리카락에는 주로 유멜라닌이 분포한다.
반면 서구인들에 보이는 붉은빛이 도는 머리카락에는 페오멜라닌이 주로 들어있다. 그런데, 사람들의 신체 부위에 따라 페오멜라닌이 많이 존재하는 곳이 있다. 바로 입술, 젖꼭지, 생식기(귀두와 질)다. 이 부분에 분포하는 유멜라닌과 페오멜라닌의 양量에 따라 핑크톤에서 적갈색톤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인다.
그러나, 조류들은 그렇지 않다. 파랑새, 공작, 카나리아, 앵무새, 홍학 등 마치 물감을 칠한 듯 선명한 깃털을 뽐내는 새들이 많다. 척추동물은 파란색 색소를 만들지 못하는데 도대체 이 녀석들은 무슨 재주로 이런 마술을 부릴 수 있을까? 이들은 다른 전략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홍학의 붉은 색은 베타카로틴이라는 색소 덕분이다. 그런데, 홍학에는 이를 만드는 세포가 없다. 대신에 홍학의 먹이인 조류와 갑각류에 존재하는 베타카로틴이 홍학의 깃털을 만드는 세포로 이동해 이런 색을 띠게 된다. 사실 깃털은 소모품이므로 빠진다. 따라서, 이런 먹이를 지속적으로 먹어야 붉은 톤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동물원에서 일반 사료를 먹게 되면 깃털이 '하얀' 홍학으로 변한다.
환공포증인 사람들은 왜 연꽃처럼 전혀 해가 안 되는 대상의 특정 패턴만 보고도 두려움에 떠는 것일까. 연구자들은 환공포증인 사람들과 면담을 한 결과 이들이 푸른고리문어 같은 동물들도 두려워한다는 걸 발견했다. 푸른고리문어는 몸 표면에 50 ~ 60개의 선명한 푸른 고리 무늬가 있는데 맹독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잘못 건드리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구멍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심리과학>(2013년 10월호)에 실렸다. 여기서 핵심은 구멍이 여러 개라는 것이다. 즉 구멍이 여러 개가 몰려 있는 대상을 볼 때 느껴지는 두려움을 지칭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연꽃이다. 이를 환環공포증이라고 말한다.
영국 에식스대 뇌과학센터 아놀드 윌킨스 교수는 환공포증에 대해 연구했다. 남자는 91명 가운데 10명, 여자는 195명 가운데 36명이 연꽃 꽃받침통 이미지를 보면 "불편하거나 고통스럽다"고 답했다. 이런 공포증은 이성理性으로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닥치면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는 특징을 보인다.
아이큐 50, 생각하는 수준이 4~5살 정도에 평소 수업시간에는 부주의하고 산만한 모습을 보이지만, 타고난 음악적 감각으로 고난이도의 '월광 소나타 1악장', '비창 3악장'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동시에 대한민국 대표 재즈피아니스트 진보라와 함께 감동적인 듀엣 무대까지 선보여 SBS '스타킹' 녹화장을 한껏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천재 피아니스트 이상우는 환상적인 피아노 연주 실력뿐만 아니라 과거건, 미래건 날짜만 대면 그 요일을 맞히는 특별한 재능에, 지하철 노선도를 1호선부터 신분당선까지 빠짐없이 외우는 놀라운 능력까지 보여줬다. 이 소년이 보이는 특성은 서번트 증후군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서번트의 공통점은 경이로운 기억력의 소유자란 점이다.
영화 <레인맨>(1988년)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킴 픽은 책 9천권을 통째로 외우고 있는데, 한 페이지를 읽는데 8~10초 정도 걸린다고 한다. 한 마디로 인간 스캐너인 셈이다. 미국 위스콘신의대 대럴드 트레퍼트 교수 등 여러 과학자들이 서번트의 뇌를 연구한 결과 좌뇌에 문제가 있거나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없음을 발견했다. 좌뇌에 문제가 생겨 정신지체가 된 것이 서번트 능력을 갖게 했다는 주장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 물론 직접적인 증명은 어렵지만 그럴 것임이 거의 확실한 정황증거가 있다. 바로 후천성 서번트의 존재다. 즉 평범한 삶을 살던 사람이 사고나 질병, 치매로 좌뇌가 손상되면서 동시에 서번트 능력을 갖게 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최근의 과학과 관련된 흥미로운 주제를 폭넓고 심도있게 다루고 있고, 책의 제목처럼 과학을 취하여 과학에 취하게 만든다. 저자의 과학에 대한 해박한 식견과 예리한 글 솜씨는 독자에게 신선함을 느끼게 하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학에 관심 있는 학생은 물론 교육을 담당하고 계시는 선생님 그리고 전문 교육자들도 읽어야 할 참고서 같은 책이라서 적극 추천한다. - 최희욱, 전북대학교 석좌교수 |
|
<과학 한잔 하실래요?> <사이언스 소믈리에>에 이은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즌3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이 책은 과학이라는 소재를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과학이 어려운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잘 풀어서 써 준 친절한 과학책이다. 제목만 보아도 궁금증이 느껴지고 핫이슈가 되는 과학이야기들이 목차를 가득 채우고 있다.
저자는 과학동아 전문기자 출신의 과학칼럼니스트답게 과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맛깔스러운 글솜씨로 '아하~ 그래서 이렇구나'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게 만든다.
또한 여느 과학서적처럼 지루하거나 전문적인 기본 지식을 요하지 않아 편안하게 한장한장 넘길 수 있다.
이 책은 과학에 관심있는 학생에서부터 선생님, 전문가 등 모든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읽을 수 있다. 또한 책장에 꽂아두고 가끔씩 꺼내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Cheers Science! 과학을 취하여 과학에 취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 과학카페 시즌4가 언제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
|
이 책 제목에 들어간 '과학'이라는 단어에 벌벌 떨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럴 필요 없었는데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강석기. 화학과 분자생물학 전공, 연구원, 과학전문기자를 거쳐 지금은 과학전문 작가로 전업하여 과학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과학 한잔 하실래요?』와 『사이언스 소믈리에』 이후 3편으로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를 출간하게 된 것이다.
![]() ![]()
이 책은 동아사이언스의 인터넷 과학신문 <과학동아 데일리>에 매주 연재하고 있는 '강석기의 과학카페'의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글에서 35편, 2014년 발표한 글에서 3편을 골라 보완해 실었다. 한편 지난해 3월부터는 새로 창간한 월간지 <이감논술>의 '흥미로운 과학이야기'라는 코너에 에세이를 실었는데, 이 가운데 7편을 골랐다. 또 지난해 6월부터는 대한화학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화학세계>의 '언론에 비친 화합물'이라는 코너에 에세이를 연재했는데, 이 가운데 4편을 실었다. 끝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에 매주 연재하는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에서 한 편을 빌려왔다. (_서문 중에서)
'과학', '사이언스'라는 단어의 거리감 때문에 이전 2권의 책을 아직 읽지 못하고 있었다. 궁금하기는 한데, 혹시나 난해하고 지루한 이야기가 담겨있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힘들어지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를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토록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라니! 이런 신선하고 재미있는 세계를 이제야 알게 되다니! 과학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고 솔깃하게 풀어내다니!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펼쳐나가서 몰입해서 읽다보니 어느덧 한 권의 책이 금세 끝나고 말았다.
이 책은 총 아홉 파트로 나뉜다. 핫 이슈, 건강/의학, 영양과학, 생명과학, 신경과학/심리학, 수학/컴퓨터과학, 물리학/화학, 인물 이야기, 문학/영화 이 중 핫 이슈, 건강/의학, 영양과학, 신경과학/심리학, 문학/영화의 이야기에 특히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읽는 사람마다 관심분야가 달라서 몰입하게 되는 부분도 조금씩 다를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핵심적인 이슈와 과학적 정보가 밑받침된 글을 읽는 시간이 흥미롭다.
지금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서평을 쓰고 있다. 나의 관심분야 커피. 하지만 마시는 것은 즐겨도 커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원두마다 다른 맛을 구별하기 힘들다. '추출 방식에 따라 맛과 향이 결정되는 커피,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는 무엇일까?, '죽는 것을 잊은 섬' 주민들이 마시는 커피는?' 호기심을 자아내고 그에 대한 해답을 주니 집중이 잘 되는 책이다.
최근 그리스의 장수촌 주민들의 건강비결로 알려진 그리스식 커피. 이브릭이라고 부르는 용기에 원두분말과 설탕, 물을 넣고 끓이다 거품이 일면 잔에 따라 가루를 가라앉힌 뒤 마신다 (제공 위키피디아)
학술지 <혈관의학> 2013년 4월 호에는 유럽의 장수촌인 그리그 이카리아섬 주민들의 무병장수의 비결 가운데 하나가 커피를 마시는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죽는 것을 잊은 섬'이라고 불리는 이카리아섬의 주민들은 90세 이상 장수하는 비율이 유럽 평균의 10배에 이른다. 이카리아섬 주민들은 장수와 더불어 특히 심혈관계 질환이 다른 유럽인에 비해 적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88쪽)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된 점에서 흥미로워지고, 참고문헌까지 함께 실려있으니 신뢰도를 높인다.
보름달이 뜨면 수면시간이 20분 짤아진다는 연구도 흥미롭다. 달의 차고 기욺이 잠의 양과 질에 미치는 영향을 데이터로 나타낸 자료를 첨부했다. 그러면서 '필자처럼 산문적인 성향의 인간들은 빼고 시인의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만 선별해 위의 실험을 다시 해본다면 훨씬 극적인 결과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121쪽)는 이야기를 덧붙인다. 간간이 웃음을 자아내는 코드가 있는 책이다.
제목에 '과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문학/영화도 빼놓지 않았다. 학술지 <사이언스>에 소설을 읽으면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는 이야기를 하며, 앨리스 먼로의 단편을 이야기한다. 「빨간모자」와 구성이 비슷한 동화 58편에 대해 계통수를 만들어 비교분석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
|
참 이상한 책이다.
딱딱하고 다소 건조한 과학이란 전문분야의 내용들을 깔끔하고 명쾌하게 풀어내 쭉 읽을 수 있게 만든...
일반인들이 어려워 하는 물리에서 대중적인 문학과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과학적이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낸 참 이상한 과학책,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나는 '편안한 안식을 주는 이상한 과학책'이라고 부르기로 정했다.
이상하지만 좋은 책, 매년 한 권씩 벌써 세번째 출간인 모양이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기대가 되는 그런 책이다.
내년에도 또 만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