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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서 나는 생텍쥐페리를 다시 알게 되었다. 그전에 알던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가 아닌 한 남자로서 두 사람이 주고 받은 수 많은 편지들을 읽으면서 남녀의 사랑의 정수를 본다. 남녀의 사랑은 사랑한다고 말한사람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를 지녔다. 삐지고 달래고 어른다. 곁에 두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보고 싶지만 곁에 없다. 때로는 보기 싫기만 볼 수 밖에 없는 시기도 온다. 그들의 편지를 읽으면서 나는 그간 지나간 내 사랑의 흔적을 본다. 둘만의 세계를 텍스트로 들여다 본다고 해서 농밀한 그것을 바로 알 수는 결코 없다. 그저 읽는 사람의 사랑의 경험에 힘껏 서사를 만들어 내가 갖은 사랑의 형태를 가늠하고 뒤돌아보고 느끼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둘만의 세계에 내가 들어갈 수는 없다. 그저 그 세계로 나를 끌어다 놓는 것 외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