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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다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환호하며 손뼉 친 책은 처음이었다. 읽어냈다는 희열감만으로도 충분한 책이랄까. 언젠가 읽을 책 목록에 항상 있었는데 거의 일 년을 아이와 함께 아주 천천히 읽었다. 혼자 읽었다면 읽지도 않았을 것이다.
파트로클로스가 죽은 후 분노에 찬 아킬레우스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부터 큰 그림이 완성되는 기분이었지만 그 전엔 정말 지루했다. 헥토르와 아킬레우스가 싸울 때 모든 것이 한꺼번에 터지는 듯 영화처럼 생생했다. 눈 앞에 펼쳐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면 일리아스를 읽어보면 된다고 말하고 싶다.
죽이고 죽는 장면 묘사가 특히 잔인했다. 온갖 죽는 순간의 잔혹한 설명은 전쟁의 공포를 미리 체험해보라고 그러는 건지, 낭송으로 전해진 당시의 상황에 맞게 몰입도를 끌어 올리기 위한 장치인지 모르겠지만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지는 단번에 느끼게 했다.
책을 다 읽어갈 때쯤 페리스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오로지 헥토르의 삶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었다. 누구보다 헥토르의 인생이 측은했다. 누구를 위한 삶이었을까. 헥토르 자신의 삶은 있었을까. 아킬레우스와의 전투에 자신 없어 했고, 자기 죽음을 알았을 그는 자신의 운명이 얼마나 슬펐을까. 헥토르가 죽은 후 아킬레우스의 행동과 신들의 모습, 프리아모스와 헤카베, 안드로마케의 슬픔도 처절했다. 신들의 뜻에 따라 살고 죽는 인간의 목숨이란 얼마나 하찮은지. 무자비하고 욕심 많은 인간 같은 신들의 모습은 무서웠다. 이 전쟁을 일으킨 원흉 ‘욕심’, '분노' 에 분노가 일었다. 정확하게 뭘 알게 된 건지 모르지만 뭔가를 알게 된 것만은 분명한 그런 기분으로 책장을 덮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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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도토스의 『역사』(http://blog.yes24.com/document/9923864 , http://blog.yes24.com/document/9940826 )를 읽고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샀다. 그리스어 원전번역답게 『일리아스』는 800페이지가 넘는 육중한 책으로 책을 펴면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아카이오이족에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통을 안겨주었으며 숱한 영웅들의 굳센 혼백을 하데스에게 보내고 그들 자신은 개들과 온갖 새들의 먹이가 되게 한 그 잔혹한 분노를!"(25p) 이라고 장엄하게 시작한다. 아카이오이족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 적군인 헥토르가 아니라 아군인 아킬레우스이며, 이 분노가 고작 그가 명예의 선물로 받은 브리세이스라는 여인을 아가멤논이 뺏어갔기 때문임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지만, 그리스 연합군과 트로이가 국운을 건 전쟁을 하는 자체도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를 트로이의 파리스가 데려간 때문이니 어이없긴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그러나 나는 어리석은 인간들보다, 영웅들이 일대일 싸움으로 전쟁을 매듭지으려해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게 개입하고, 전세가 한쪽으로 기울면 또 전세를 역전시켜 전쟁이 지속되게 만드는 신들에게 오히려 분노를 느낀다. 인간들의 전쟁으로도 부족한지 제우스는 불사신들까지 참전시켜 영웅과 신들의 전쟁으로 확전시키기까지 하니 말이다.
전쟁을 게임처럼 즐기고 있는 신들과 달리 인간들은 하나뿐인 생명을 걸고 전쟁에 임하고 있다. 신들은 불사의 존재이기에 죽고자해도 죽을 수 없지만 인간들은 필멸의 존재이기에 그들이 맞는 죽음의 순간은 비장미를 느끼게 한다. "마치 양귀비가 정원에서 제 열매와 봄비의 무게를 못이겨 한쪽으로 고개를 숙이듯(242p)" 고개를 떨구기도 하고, "마치 참나무나 백양나무나 혹은 산속에서 목수들이 선재로 쓰려고 새로 간 도끼로 베어 넘긴 키 큰 전나무가 쓰러질 때와도 같이(480p)" 먼지속에 눕기도 한다. 죽음의 장면을 묘사한 부분들을 따로 베껴놓고 싶을 지경이다. 아킬레우스가 참전하지 않아 점점 전황이 어려워지자 오뒷세우스가 중재에 나서지만 아킬레우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끝내 아카이오이족이 트로이군에 밀리자 아킬레우스의 벗인 파트로클로스가 대신 참전했다가 죽음을 맞게 된다. 이로써 아카이오이족이 아킬레우스의 함선까지 패주하면 파트로클로스가 나서서 사르페돈을 죽이고, 헥토르가 파트로클로스를 죽이면, 아킬레우스가 헥토르를 죽이고, 마침내 아킬레우스도 트로이의 성벽밑에서 죽게 될거라는 제우스의 예언이 점차 현실화한다. 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도 반신반인의 존재인 영웅의 상대가 될 수 없어서 제우스가 헥토르를 보호하지 않으면 아킬레우스와의 싸움은 승패가 이미 정해져 있는 셈이다. 드디어 아킬레우스가 트로이를 압박하자 트로이인들은 성벽안으로 들어가고 헥토르만 남아 아킬레우스에게 쫓기게 된다. "이제는 운명이 나를 따라잡았구나! 하지만 내 결코 싸우지도 않고 명성도 없이 죽고 싶지는 않다. 후세 사람들도 들어서 알게 될 큰 일을 하고 죽으리라."(633p) 라며 쫓기던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와 맞붙는다. 그러나 파트로클로스가 죽어가며 헥토르에게 "나를 죽인 것은 잔혹한 운명과 레토의 아들이었고, 인간들 중에선 에우포르보스였으며, 그대는 세 번째로 나를 죽이는 것이다. 내 그대에게 한 가지 일러두겠으니 꼭 명심해두어라! 그대도 오래 살지는 못하리라. 벌써 죽음과 강력한 운명이 그대곁에 다가섰으니, 그대는 아이아코스의 나무랄 데 없는 손자 아킬레우스의 손에 쓰러지게 되리라."(495p) 고 말했듯이 헥토르가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에 대해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혼자 감당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데도 말이다. 아킬레우스가 이번에 승자가 된다해도 다음에는 자신이 죽을 운명에 처하게 될터이니 자신의 승리가 기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마침내 헥토르를 죽인 아킬레우스는 파트로클로스를 위해 거의 올림픽에 버금가는 장례경기를 열고, 12일동안 시신을 전차에 매달고 파트로클로스의 무덤을 돌아 죽은 친구를 위로한다. 헥토르를 불쌍히 여긴 신들의 개입으로 프리아모스는 아킬레우스를 찾아가 아들의 시신을 내달라고 애원한다. 아킬레우스는 아들을 잃은 프리아모스를 보고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하여 시신을 내줄 뿐 아니라 헥토르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휴전을 선포하고, 헥토르의 장례를 치르는 장면으로 『일리아스』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분노의 아킬레우스가 관용의 아킬레우스로 성장하는 순간이지만, 나같은 범인의 눈에는 반신반인의 아킬레우스보다 자신의 한계안에서 최선을 다했던 고귀한 인간 헥토르가 『일리아스』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나는 아킬레우스에게도 불멸의 명성을 남기는 전쟁의 승리보다 친구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 늙은 아버지를 기쁘게 하라고 권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아킬레우스는 필부가 아니라 영웅이기에 죽음의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두 가지 상반된 죽음의 운명이 나를 죽음의 종말로 인도할 것이라고 하셨소. 내가 이곳에 머물러 트로이아인들의 도시를 포위한다면 고향으로 돌아갈 길은 막힐 것이나 내 명성은 불멸할 것이오. 하나 내가 사랑하는 고향땅으로 돌아간다면 나의 높은 명성은 사라질 것이나 내 수명은 길어지고 내게 죽음의 종말이 서둘러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오.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는 배를 타고 고향으로 떠나라고 권하고 싶소."(272p)
아킬레우스와는 달리 불멸의 명성보다는 생명을 부지해 고향으로 돌아가려 발버둥치는 인간 오뒷세우스의 고단한 여정은 『오뒷세이아』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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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이야기하는 주제중 평생가는 것은 사랑과 죽음이라고 한다. 둘 다 수많은 형태가 존재하는 것들이지만, 느낌은 비슷하거나 정도의 차이일 뿐 동일할 것이다. 그렇기에 일리아스는 아킬레우스, 헥토르의 영웅전도 아니고 제우스를 비롯한 신들의 신화도 아니다. 일리아스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사랑과 죽음의 이야기다. 구어체라 읽기 힘들고, 반복되는 문구도 많고, 러시아 소설처럼 같은 인물을 부르는 많은 명칭이 버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꾹 참고 문체에 연연하지 말고 이야기와 인물의 갈등에 집중하면 현대의 소설과 플롯이 조금도 다르지 않고 오히려 세련됐으며 인물의 감정 서사는 빈틈이 없다. 그러니 힘들어도 꼭! 읽어보길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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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처음 접한 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초등학교 때 도서관에 있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였는데, 다시 나이를 먹고 이 책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접해보니 감회나 새롭다. TV에서 하는 역사 프로그램에서 이 책을 처음 들었었는데, 내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즐겨읽던 터라 구매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싶다면 이왕 읽는 거 원전으로 읽어보는 것은 어떤가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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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예술에 관심이 생겨 그림과 조각 같은 것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몇 년이 지나다보니 자연스레 유럽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역사와 문화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것들을 알기 위한 것 중 하나가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고 있다. 이윤기 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로 시작하여 일리아스, 오뒷세이아로 차례로 읽어나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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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 두꺼운 책의 분량을 언제 그리고 어떻게 다 읽을까? 하는 생각에 선뜻 집어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올해가 끝나기 전 반드시 다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펼쳐드니 생각보다 어려운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한번쯤은 들었을 법한 신화 혹은 전설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쓴 책입니다. 일리아스는 누가 번역을 맡았느냐도 중요하다고 해서 시학을 번역한 천병희 선생님의 책을 골랐습니다. 만족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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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의 서시시 일리아스는 기원전 6세기 이후부터 그리스의 교과서가 되어, 음송자들에 의해 전 그리스에 유포되고 지식인들에 의해 암기됨으로써 그리스의 언어, 문학 및 조형미술, 나아가 그리스인들의 자의식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그리스 문화의 시원이 되었다. 그 이유는 아무도 그것을 노래하지 않는 어둠에 싸인 먼 역사의 첫새벽에 인간으로서 겪는 모험과 인간이라고 불리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인간적 삶의 본질을 노래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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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인물들에 대해 사전에 조금 조사해보고 읽는것이 좋다 2800년전에 이런 서사시를 썻다는게 놀랍다 표현력이 대단하고 삶과 죽음, 신들의 완전하지않은 행태, 영웅들의 철학 등 읽는것이 생각보다 어렵지않았다 근현대 소설에 비해 재밌냐고 하면 그건 아니겠지만 문학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책을 완독했음에 의의를 두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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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는 높고 책두께또한 만만치않다 필요에 의해 읽기 시작했지만 그동안 조금씩 보고 듣고 했던 이야기들 이제 시작이니 흥미를 잃지않고 마무리책장에서 다시 첫페이지로 오기를 기대는 높고 책두께또한 만만치않다 필요에 의해 읽기 시작했지만 그동안 조금씩 보고 듣고 했던 이야기들 이제 시작이니 흥미를 잃지않고 마무리책장에서 다시 첫페이지로 오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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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는 단순한 영웅담이 아니라 인간의 분노와 비극을 그린 이야기였다. 아킬레우스의 오만과 감정이 전쟁의 흐름을 바꾸고, 그 속에서 수많은 죽음이 이어진다. 특히 헥토르의 모습은 적이 아닌 한 인간으로 다가오며 전쟁의 허무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읽기 쉽진 않지만, 결국 가장 인간적인 서사라는 점이 깊게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