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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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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CMXXV / 이성과힘 1번째 리뷰] 1970년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조세희 소설가의 단편모음집이다. 무려 50년 전의 소설이 지금도 주목받고 있는 까닭은 그 시절의 아픔을 겪게 만든 '구조적인 문제'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의 '가난한 이들의 삶'을 고스란히 관통하기 때문이다. 전혀 위화감도 없이 말이다. 이는 그 시절의 가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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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CMXXV / 이성과힘 1번째 리뷰] 1970년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조세희 소설가의 단편모음집이다. 무려 50년 전의 소설이 지금도 주목받고 있는 까닭은 그 시절의 아픔을 겪게 만든 '구조적인 문제'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의 '가난한 이들의 삶'을 고스란히 관통하기 때문이다. 전혀 위화감도 없이 말이다. 이는 그 시절의 가난의 원인과 지금의 가난의 원인에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 공통점이란 극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다. 또 하나는 '부자들의 인색함'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속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돈이 돈을 벌어오는 구조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내는 것은 돈을 많이 가진 자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자는 더 부자가 되는 것이고, 빈자는 더 빈자가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것은 '난장이네 가족'도 인정하는 바다. 경기가 좋으면 좋을수록 부자들은 더 많은 돈을 벌어가니 진짜로 부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나 부를 쌓았으면서 왜 가난한 사람들의 몫까지 탐을 내느냔 말이다. 서울시 낙원구 행복동에 살고 있는 '난장이네'는 조상 때부터 그곳에서 터를 잡고 살았다. 난장이의 조상은 '노비 출신'으로 인심 좋은 양반이 죽으면서 떼어준 땅에서 터전을 마련하고 살아왔는데, 난장이의 대에 와서는 이를 '무허가 건물'이라고 하면서 난장이 손으로 직접 헐지 않으면 '철거비용'까지 물어주어야 한다는 통지서를 받고 말았다. 이렇게나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국가조차 '난장이의 편'을 들지 않고, 부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주는 '재개발사업'을 벌이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원래 살던 지역주민들을 '불법체류자'로 엮어서 살던 곳에서 무일푼으로 떠나라고 종용하다니 말이다. 그나마 '난장이네'는 입찰딱지라도 받아서 푼돈이나마 '이사비용'을 받아서 떠날 수 있었지만, 난장이의 이웃들은 그 딱지조차 받지 못해 용역깡패들에게 두들겨 맞고 반병신이 되어서 집도 없이 쫓겨날 판이다. 도대체 이 나라에 '정의구현'은 어디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한편, 부자들도 할 말은 있다. 자신들이 쌓은 부는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 '정당하고 합법적인 노력'에 대한 합당한 대가였을 뿐, 부자들이 탐욕스럽기 때문에 '불법'을 자행하면서 빈자들의 재산을 빼앗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자신들은 부를 늘려나갔고, 그로 인해서 '가난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자신이 돈을 벌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까지 막아서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며, 그에 따른 법적 조치를 망설일 까닭은 전혀 없다는 것을 밝힐 뿐이다. 그렇게 부자들은 '난장이네의 입주권'인 딱지를 난장이네가 원하는 가격에서 깎지 않고 사들였다. 난장이네 이웃들의 딱지까지 몽땅 말이다. 그렇게 난장이는 정들었던 집이 허물어지는데도 '마지막 식사'를 오순도순 나눠먹고 철거반이 허물어버린 담벼락으로 빠져나와 집을 비워주었다. 갈 곳도 딱히 마땅히 없으면서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입주권'을 사들인 부자가 그곳에 세워질 아파트에서 살기 위해서 구매한 것은 아니었다. 그럴 거면 애초에 그렇게나 많이 사들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부자는 그렇게 사모은 딱지에 2~3배의 이윤을 붙여 다른 부자에게 되팔아버리는 방법으로 돈을 긁어모았다. 난장이네에게 25만원을 주고 산 딱지를 다른 입주자에게 45만~70만원 선에서 팔아버린 것이다. 부자는 그렇게 해서 돈을 더 많이 모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애초에 '직거래'를 해서 난장이네에게 50만원을 주고 사갔다면, 난장이네도 '이사비용'과 더불어 '전세자금'이라도 마련해서 다른 곳에 새롭게 정착할 수 있는 자본을 챙길 수 있지 않았겠느냔 말이다. 이를 국가가 나서서 조금만 관리했더라면 가난한 이들이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는 일도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왜 이런 '감시'를 철저히 하지 않았느냔 말이다. 가난한 사람이 이런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헐값'에 집을 넘겨버리는 일도 미연에 방지하면서 말이다. 왜 국가가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서려 하지 않았느냔 말이다.

이런 일은 또 벌어진다. '난장이의 큰 아들, 영수'는 노동조합을 이끌어가는 주동자로 몰려서 '사측'과 협상테이블에 앉아서 협의를 이어나가는데 '불법파업'을 조장했다면서 노조측이 강성하게 대응하도록 선동했다며 사측으로부터 고발을 당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다시 말해, 선량한 노동자들은 성실하게 일을 하고 현재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도 만족을 하고 있는데, 난장이의 큰 아들이 '공산주의 사상'에 물들어서 고의적으로 파업을 조장하고 선량한 노동자들을 선동하여 무리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등 불법적인 일을 자행했다는 내용의 고발이었다. 이에 난장이의 큰 아들은 '사측의 주장'은 궤변이라고 대응한다. 회사가 엄청난 이익을 봤는데도 노동자의 임금을 고의로 '동결'하고, 근로기준법에도 저촉되는 추가업무를 강요했으며, 규정된 근무시간을 초과했는데도 '추가수당'을 제대로 쳐주지 않아, 회사가 노동자의 정당한 몫을 가로챈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이를 발뺌으로 일관하고, 노조간부를 비롯해서 노조원들을 '불법파업'이라 협박을 하며 정당한 '노동쟁의'와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부당한 조치로 일관하고 있음을 낱낱이 밝혔다. 이에 따라 회사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서 회사 이름으로 20억원을 '사회에 헌납한다'는 미명으로 기부를 하며 호의적인 여론을 만들려고 했는데, 그 기부금 20억원은 '회삿돈'이 아니라 '노동자의 몫'이 분명하며, 기부를 하더라도 '노동자의 이름'으로 기부를 했어야 맞다고 시시비비를 가렸다.

그럼에도 사측은 노조간부를 일괄적으로 고소했으며 특히 '난장이의 큰 아들'은 부당한 해고를 통지하며, 노조까지 해산시켜버리는 '악덕사장의 행위'를 보여주었다. 이에 참지 못한 난장이의 큰 아들, 영수는 회사의 사장을 '살해'할 목적으로 찔렀는데, 알고 보니, 그 사장이 아니라 사장과 꼭 닮은 '동생'을 찔러 사망에 이르게 만들고 말았다. 난장이의 큰 아들은 졸지에 '살인자'가 된 것이다. 앞서 난장이는 철거반에게 온가족이 쫓겨나가게 만들었다는 죄책감과 막내딸이 '행방불명'이 된 사실에 비관해서 '공장 굴뚝'에서 추락해 자살을 했으니, 난장이네 가족의 비극은 대를 이어 일어나게 된 셈이다. 이런 비극이 어디 그뿐이겠는가? 행방불명이 되었던 막내딸은 사실 '자기네 집'을 되찾기 위해서 처녀의 몸으로 부자에게 성욕구를 처리해주는 역할을 자처하며 부자네 집에 잠입했다가, 부자가 잠든 틈을 타서 '자기네 집 입찰권(딱지)'과 돈을 훔쳐서 달아났다. 그리고 아버지의 명의로 새 아파트 입주권을 되찾는데 성공하지만, 정작 입주해야할 아버지가 자살을 해버렸기 때문에 '아버지의 이름'으로 올린 입주권이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아버지가 좋아하던 그 집을 되찾아주기 위해 막내딸은 '자신의 몸'을 담보 삼아 저당잡혔다가 '자기 몫'을 단단히 챙겨서 달아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사이에 그런 비극이 벌어졌던 것이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이 책이 한때는 '금서목록'에도 올랐다고 한다. 부자들에게 '살인'까지 저지르는 빈자들의 행동강령(?)을 부추기는 불온한 내용이 담겼다는 게, 그 이유라던데...글쎄,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면 차마 그런 얘기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대충 읽으면 '살인자'가 등장하는 소설이니 불건전한 내용으로 볼 수도 있다. 허나 외국의 소설은 이보다 더한 '살인범'이 등장해도 명작소설이라며 극찬을 하지 않던가. 이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건, 이 땅의 부자들이 빈자들을 두려워할 만한 '쫄리는 일'을 해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뭔가 켕기는 것이 있으니 부자를 살해하는 장면을 보고 뜨끔하지 않았겠느냔 말이다. 그들이 '합법'을 목놓아 부르짓지만 결코 '합법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무엇이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금서목록'에 올릴 까닭이 없다. 오히려 정정당당한 부자들이라면 '자신'은 절대 그런 일을 당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더구나 이 책에선 '재벌의 아들'이 사회주의 사상에 입각해서 '빈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역할로 나오기도 한다. 아쉽게도 자신의 친족이 변을 당하자 '살인자에게 관용은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기본적으로 부자들도 '선량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부자들은 자신들에게 놓인 환경 때문에 '끝까지 선량할 수는 없'었다. 왜냐면 자신이 가진 부를 '물려주기' 위해선 빈자들의 몫을 빼돌려 '자신의 몫'으로 착복하는 일을 하지 않고선 부자의 자리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부자로 살다보면 '빈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넣는 일'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 냉혈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부자가 빈자들을 궁휼히 여기면 '부를 세습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악착같이 착취하고 '합법'을 가장한 '불법'을 자행해야 겨우 '부자의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대한민국 부자들만 이런 것일까? 아니면 세상의 모든 부자들이 다 이런 축인가? 정녕 부자가 되는 방법이 이런 것이라면 난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 정말 나쁜 사람이기 때문이다. 난 어릴적부터 왜 '존경받는 부자'가 없는 것인지 몹시 궁금했더랬다. 최부자의 예도 있지 않던가? 굶주리는 사람이 없게 하고, 곳간을 채우려 들지 말고, 관직을 탐하지 말라는 원칙으로 '부자의 의무'까지 제시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지금도 이런 재벌이 있다면 온 국민들이 '돈쭐'을 내주려 벼를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대한민국 안팎으로 이런 재벌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정녕 부자들은 다 '착취'를 일삼는 나쁜 사람들이란 말인가. 굉장히 서글픈 일이다.

그렇다면 국가가 나서면 어떨까? 한 나라에 빈자가 많아지면 정치, 경제, 사회가 제대로일 리 없으니 말이다. 가난을 완전히 뿌리 뽑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가난'이 부끄럽지 않도록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가 배려 가득한 복지정책을 촘촘히 만들어두면 어떻겠느냔 말이다. 그러라고 국민들이 '세금'을 내는 것 아니겠는가. 오히려 이런 좋은 일에 세금을 투명하게 쓰인다고 국가가 앞장을 서면 국민들도 더 적극적으로 '세금'을 내려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부자들이 따로 기부금을 내지 않아도 '세금탈루' 할 생각말고 따박따박 내야할 세금 다 내는 것으로 빈자들의 의욕과 삶의 질을 높이는데 일조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느냔 말이다. 매번 '선심성 정책'이라면서 발목만 붙잡지 말고 '효과적인 복지정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이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가 되겠느냔 말이다. 도대체 얼마나 꿍쳐 먹기에 해마다 '예산부족'으로 추경하는 것도 모자르다고 하면서, 정치인들 월급만 따박따박 올려 받아 처먹냔 말이다. 해야 할 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말은 번지르르하게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무너지면 안 된다, '공산주의가 젤 싫어요'라고 하면서, 나라 경제가 휘청이게 만드는 '빈자들 양성 프로젝트'는 왜 매번 빠뜨리지 않고 시행하는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YES마니아 : 로얄 z******8 2025.02.0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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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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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 필요할까..다만 20년 전에 읽었던 내가 느낀 감정과 지금의 내 감정은 사뭇 다르다. 모르는게 약인지 죄인지 답을 찾을 수 없던 젊은 날의 나, 그리고 모르는게 죄라고 힘주어 말할 수 있는 지금의 나처럼 다르다. #잘못은신에게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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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 필요할까..

다만 20년 전에 읽었던 내가 느낀 감정과 지금의 내 감정은 사뭇 다르다. 모르는게 약인지 죄인지 답을 찾을 수 없던 젊은 날의 나, 그리고 모르는게 죄라고 힘주어 말할 수 있는 지금의 나처럼 다르다. 
#잘못은신에게도있다. 
YES마니아 : 로얄 s******e 2025.12.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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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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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난쏘공.. 문학때 짧은 부분을 읽었었는데 제대로 읽어보려고 구매했다. 슬프고 안타까우면서도 재밌었다.. 그시절 사회는 약자에게 더 불합리한 곳이였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인물들. 그들의 삶을 열정적으로 응원하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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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난쏘공.. 문학때 짧은 부분을 읽었었는데 제대로 읽어보려고 구매했다. 슬프고 안타까우면서도 재밌었다.. 그시절 사회는 약자에게 더 불합리한 곳이였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인물들. 그들의 삶을 열정적으로 응원하게 되는 책.
YES마니아 : 로얄 i*******4 2025.08.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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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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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준비할 때에는 그저 이 작품의 일면만 알았다면, 우연히 대학교 문학 수업 때 전문을 접하게 되면서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아예 소장을 하고 싶어서 구입을 했는데 종이책만 팔아서 종이책으로 구입을 했네요.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게 이북도 나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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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준비할 때에는 그저 이 작품의 일면만 알았다면, 우연히 대학교 문학 수업 때 전문을 접하게 되면서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아예 소장을 하고 싶어서 구입을 했는데 종이책만 팔아서 종이책으로 구입을 했네요.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게 이북도 나오면 좋겠어요.

YES마니아 : 플래티넘 h**********1 2026.08.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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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구 행복동에는 낙원도, 행복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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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도새 낙원구 행복동. 이름처럼 행복을 누리는 낙원이면 좋으련만, 실상은 소외된 약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곳에서 난장이 아버지는 수도 수리, 길 닦기, 칼 갈기 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며 가족의 생계를 짊어진다. 하지만 행복동의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날아든 '철거 계고장'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임대아파트 입주권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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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도새


 

낙원구 행복동. 이름처럼 행복을 누리는 낙원이면 좋으련만, 실상은 소외된 약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곳에서 난장이 아버지는 수도 수리, 길 닦기, 칼 갈기 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며 가족의 생계를 짊어진다. 하지만 행복동의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날아든 '철거 계고장'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임대아파트 입주권이라는 조건이 주어졌지만, 당장 세 들어 살던 난장이 가족은 오히려 막막해지기만 했다.

 


"너 도도새에 대해 들어 본 적 있니? 그 새는 날개를 사용하지 않았다구. 그래서 퇴화했어. 나중에 날 수가 없게 되어 멸종 당했어. 나는 그 도도새야." (p.83)


 

때로는 '우물 안 개구리'로 사는 것이 행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저 우물 밖 세상을 모른 채 그 안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다면, 그곳이 곧 낙원이고 행복동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소설 속 도도새 이야기는 가혹하다. 날개를 쓰지 않아 퇴화해버린 새처럼, 난장이 가족이 가난보다 더 지독한 소외의 끝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처절하게 비유한다.


 

"세상은 공부를 한 자와 못 한 자로 너무나 엄격하게 나누어져 있었다. 끔찍할 정도로 미개한 사회였다." (p.111)

 

날개조차 퇴화해버린 도도새처럼, 사회라는 고립된 섬에 갇힌 이들에게 힘 있는 자의 논리만 정답이라 믿는 '권위'와 다수의 안녕을 위해 소수의 희생을 묵인하는 '비정함'은 거대한 파도와 같았다. 그들이 사라져 간 것은 스스로의 생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만든 견고하고 비정한 질서 안에 처음부터 그들의 자리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배우지 못한 자들이 퇴보하고 배제되는 시대의 논리가 원망스럽게 다가온다. 그 시절에는 가난 때문에 배움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생활 전선에 뛰어든 이들이 너무나 많았다. 우리 부모님 세대의 뒷모습을 보는 듯해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진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그 시절 취약계층의 아픔을 가감 없이 기록한 우리의 아픈 역사다. 난장이가 벽돌 공장 굴뚝에서 추락한 것은 비극이 아니라, 어쩌면 달나라로 갈 수 있다는 마지막 믿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육체의 굴레를 벗어난 그는 이제 달에서 더 이상 날지 못하는 도도새가 아닐 것이다. 억압 없는 그곳에서 아름다운 날개를 마음껏 펼치며 참된 자유를 찾았다고 믿고 싶다.



 

 

2. 팬지꽃


 

"나는 햇살 속에서 꿈을 꾸었다. 영희가 팬지꽃 두 송이를 공장폐수 속에 던져 넣고 있었다." (p.142)


 

온실 속에서 화려하게 가꿔진 꽃들만 추앙하는 세간의 권위 편향, 그리고 발밑에 낮게 깔린 팬지꽃 같은 이들을 아무렇지 않게 짓밟고 지나가는 무심한 군중심리 앞에서, 소외된 이들은 차가운 보도블록 틈 사이에서도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라는 팬지꽃의 꽃말을 처절하게 피워 올리고 있다. 그들의 외침은 화려하지 않으나, 짓밟힐수록 더욱 선명하게 존재를 증명한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가로채고 인간의 존엄을 억압하는 거대한 벽 앞에서, 가장 이성적이고 영특했던 큰아들 영수는 결국 칼을 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그의 살인은 단순한 증오의 배출이 아니었다. 그것은 도저히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비정한 질서와 '거인'들의 세계에 온몸으로 부딪힌 처절한 저항이었다. 비록 그 저항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처럼 보였을지라도, 영수가 쏘아올린 뜨거운 불꽃은 견고하던 바위에 깊은 균열을 내며 마침내 부서질 기미를 남겼다. 그 작고도 깊은 금 사이로, 비로소 우리는 난장이 가족의 진실된 목소리를 듣게 된다.


 

"집들이 다 헐려 ... 그 너머로 밝고 깨끗한 주택가가 보였다." (p.138)


 

행복동의 판자촌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자리, 그 폐허 위로 피어오르는 뿌연 먼지 너머에는 마치 다른 행성인 양 밝고 깨끗한 주택가가 위용을 뽐내고 있다. 굴착기의 삽날에 처참하게 찢긴 무허가 집들의 잔해는 비명을 지르듯 사방으로 흩어져 있지만,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둔 저 너머의 집들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요새처럼 견고하기만 하다.

 

가난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부유함 또한 바로 곁에 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이 지독한 인접성이야말로 가난한 이들에게는 가장 가혹한 형벌이며, 그들이 평생을 다해도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절벽임을 소설은 담담히 증언한다.

 

"나의 첫 호흡은 상처 난 곳에 산(酸)을 흘려 넣은 아픔이었지만, 그의 첫 호흡은 편안하고 달콤한 것이었다." (p.148)

 

오늘날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말이 마치 공식 표준어라도 된 양 일상적으로 쓰이는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태어난 가정의 배경이 한 사람의 운명을 날 때부터 금빛과 흙빛으로 나누어버리는 것일까. 수십 년 전에 쓰인 소설이 2026년 오늘날의 일기예보만큼이나 정확하게 읽힌다는 사실이 못내 안타깝다.

 

이제 막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아이들에게 "너의 출발점은 원래부터 뒤처져 있었다"고 느끼게 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삶이란 팬지꽃처럼 낮고 연약한 존재가 무참히 짓밟히는 무대가 아니어야 한다. 팬지꽃 역시 화려한 온실 속 꽃들과 나란히 서서 각자의 빛깔대로 평등하게 존중받는 세상, 그 작고 낮은 꽃들이 더 이상 '우리를 기억해달라'는 처절한 꽃말을 피우지 않아도 되는 그런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3. 달나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애초에 난장이를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거대한 자본과 권력의 논리로 세워진 빌딩 숲 사이에서, 난장이 가족은 늘 보이지 않는 투명 인간이거나 짓밟혀도 좋은 장애물에 불과했다. 아버지는 그 압도적인 장벽 앞에서 매일같이 무력감을 느껴야 했을 것이다.


 

"거인들이 사는 곳에서 너무 불행했었다." (p.225)


 

이 짤막한 고백은 지상에서의 삶이 그에게 얼마나 가혹한 형벌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람들은 흔히 가난한 노동자의 삶에서 어떤 숭고한 희생이나 극적인 구원의 서사를 찾으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아버지가 마주한 것은 매일같이 반복되는 허기와 멸시, 그리고 육체를 갉아먹는 고된 노동뿐이었다.


 

"아버지에게는 숭고함도 없었고, 구원도 있을 리 없다. 고통만 있었다." (p.130)


 

그래서 아버지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지상에서 수도 수리공과 칼갈이로 살며 맺힌 한을 풀기 위해, 그는 달나라의 '천문대 지기'가 되기를 꿈꿨다. 평생을 허리 굽혀 땅 위의 오물을 닦고 날카로운 현실에 칼을 갈아야 했던 그가, 이제는 허리를 펴고 저 멀리 빛나는 별을 응시하는 주체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그가 굴뚝 위로 올라가 쏘아올린 쇠공은, 이 비정한 세상에서 도저히 이룰 수 없었던 약속들에 대한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시간을 터무니없이 낭비하고, 약속과 맹세는 깨어지고, 기도는 받아들여지지 않아. 여기서 잃은 것들을 그곳에 가서 찾아야 돼." (p.88)


 

기도조차 가 닿지 않는 이 땅을 떠나, 난장이 아버지는 마침내 달나라에 도착했을까. 그곳에서 그는 더 이상 '난장이'라 불리지 않으며, 망원경을 통해 지상의 슬픔을 멀리서나마 평온하게 지켜보는 천문대 지기가 되었을까. 아버지가 그토록 찾고 싶어 했던 '잃어버린 것들'은 아마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사랑, 그리고 누구에게도 짓밟히지 않을 평등한 꿈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그가 거인들의 그림자가 없는 환한 달 위에서, 가장 자유로운 새가 되어 영원한 안식을 누리고 있기를 빌어본다.



사랑과 정의, 자유와 이상이라는 숭고한 가치들을 온몸으로 마주하고 싶다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새겨놓은 시대의 풍경 속을 반드시 거닐어 보길 권한다.




#난장이가쏘아올린작은공 #조세희 #이성과힘 #도도새 #팬지꽃
YES마니아 : 골드 s*******z 2026.02.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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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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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너무나 인상깊게 읽었던 책. 독후감도 쓰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구매해 봅니다. 다시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들지, 그때는 모두 다 난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또 달라지겠죠. 좋은 책,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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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너무나 인상깊게 읽었던 책. 독후감도 쓰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구매해 봅니다. 다시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들지, 그때는 모두 다 난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또 달라지겠죠. 좋은 책, 추천합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m*******6 2026.02.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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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먹먹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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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의 삶을 상징적이고 압축적인 서사로 그려낸 연작소설입니다. 현실의 불평등과 구조적 폭력을 날카로운 문장과 실험적인 형식으로 드러내며, 개인의 비극을 사회적 문제로 확장해 보여 줍니다. 환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서술 방식이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만듭니다. 한국 사회의 근현대사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하며, 지금까지도 유효한 질문을 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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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의 삶을 상징적이고 압축적인 서사로 그려낸 연작소설입니다. 현실의 불평등과 구조적 폭력을 날카로운 문장과 실험적인 형식으로 드러내며, 개인의 비극을 사회적 문제로 확장해 보여 줍니다. 환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서술 방식이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만듭니다. 한국 사회의 근현대사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하며, 지금까지도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문제작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g********y 2026.01.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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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 계층에 대한 깊은 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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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 빈민의 삶을 통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과 인간 소외를 고발한 연작소설이다. 난장이 가족의 비극적 현실을 과학·수학적 은유와 결합해, 성장의 이면에 숨겨진 폭력성과 비인간성을 차갑지만 깊이있게 풀어 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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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 빈민의 삶을 통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과 인간 소외를 고발한 연작소설이다. 난장이 가족의 비극적 현실을 과학·수학적 은유와 결합해, 성장의 이면에 숨겨진 폭력성과 비인간성을 차갑지만 깊이있게 풀어 낸 소설이다.
YES마니아 : 로얄 s******0 2026.01.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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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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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산업화 시대 노동자들의 고통과 현실의 부조리를 강렬하고 생생하게 그려낸 사회소설... 억압과 착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적 아픔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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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산업화 시대 노동자들의 고통과 현실의 부조리를 강렬하고 생생하게 그려낸 사회소설... 억압과 착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적 아픔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낸다.
y******7 2025.07.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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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도 동등한 지위를 누리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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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다니던 먼 옛시절, 집안에 꽃혀 있었던 이 소설책이 생각납니다.그 때는 집안에 있는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다 읽었던 때 였기 때문에 특이한 제목을 가진 이 소설을 안 읽을 수 없었고 어린이 로서는 잘 이해할 수가 없던 소재, 줄거리와 내용들로 희미하게 기억되고 있었습니다.이후 어른이 되고 두세번을 더 읽었었습니다. 90년도에 읽는 70년대의 소설은 다른 의미였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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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다니던 먼 옛시절, 집안에 꽃혀 있었던 이 소설책이 생각납니다.
그 때는 집안에 있는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다 읽었던 때 였기 때문에 특이한 제목을 가진 이 소설을 안 읽을 수 없었고 어린이 로서는 잘 이해할 수가 없던 소재, 줄거리와 내용들로 희미하게 기억되고 있었습니다.
이후 어른이 되고 두세번을 더 읽었었습니다. 90년도에 읽는 70년대의 소설은 다른 의미였습니다. 사회적 정의, 철거민의 삶, 사회적 약자...  20년 전 배경이었지만 그당시에도 이 문제는 사회적 으로도 아직 많은 이슈 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이 책을 읽습니다.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책 이지요. 이런 이야기는 요즘 세대들 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있을까 궁금합니다. 배경은 많이 바뀌었을 지라도 사회적 약자 라는 이슈는 여전합니다.
작가는 아직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를 보지 못하시고 몇년 전 별세하셨지만 이 이야기는 세대를 건너 읽히고 있습니다.
출판사에게 감사 드립니다.
YES마니아 : 로얄 m**a 2025.06.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