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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종파사건’이라는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제주 4.3사건이나 여순 반란사건과 비슷한 일이 언제 또 있었나 갸우뚱했더랬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어지간하면 그 이름은 들어봤다고 생각하는데, ‘8월 종파사건’이라니...? 설마 1976년 8월 18일에 일어났던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을 ‘종파사건’이라고 부를 것 같지는 않으니 말이다. 이 의문점은 책의 서문을 읽으면서 바로 풀렸다. 이 책은, 정치적 격변기의 대한민국에 대한 책이 아니라 해방 후 1960년까지 북한에서 진행된 김일성 1인 독재체제 완성까지의 진행 과정을 풀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제6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여러 번의 국가적 위기 사태를 넘기고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왔던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북한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곳이다. 80년을 바라보게 되어버린 분단기간 동안, 대한민국에서는 집권당이 그렇게나 여러 번 바뀌었건만, 서울에서 200킬로미터도 떨어져있지 않은 평양에서는 3대 세습독재를 하고 있는 현실이라니... 게다가 그동안 중국에서의 권력 체제 변화나, 심지어 소비에트 연맹이었던 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로 바뀐 국제 정세를 보면, 개인 우상화에 철저히 세뇌되어 1인 영도자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북한의 불합리함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그런 1인 독재의 완성은 실상 1960년에 완성되었고 그 이후로는 관성적으로 그 체제가 유지되어 온 것임을 눈치챌 수 있다. 흔히들 하는 말로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안다’고, 자유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이 어떻게 자유의 소중함 - 자유의 '그 맛'을 알 수가 있을까? 이 책에서는 장성택의 숙청을 통해 북한의 정치용어인 ‘종파’에 대해 설명하면서 해방 후 소련군의 진주(進駐)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립 - 6.25전쟁의 발발 - 북한의 전후복구와 김일성 1인 체제의 진행까지를 시간대 순으로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특히, 북한에 대한 내정간섭을 계속해 오던 소련과 중국이 1957년부터 서로 사이가 틀어지면서 북한을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느라 오히려 내정 간섭이 없어진 걸 보면, 당시 국제 정세가 김일성의 편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8월 종파사건’의 전모에 대해서는 거의 말미에 다다라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눈길이 갔던 것은 그리 길지도 않은 아래 내용이었다.
요즘 『건국전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김덕영 감독의 2020년작 『김일성의 아이들』을 보면, 바로 저때 동유럽 공산국가에서 생활했던 전쟁고아들과 현지 동유럽인들과의 우정과 이별, 그리움을 다루고 있다. 자기 의사와는 무관하게 고국을 떠나 옮겨졌던 동유럽에서 적응해 살다가, 또다시 김일성 1인 체제 구축을 위해 강제로 돌아가야했던 전쟁고아들의 삶. 북한보다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동유럽에서 지내다가 지구상에서 가장 지독한 개인 우상화 독재 국가로 돌아가야했던 그들은, 과연 지금까지 살아남았을까? 관심도 없었고 알지도 못했던 북한 초기 정치 상황에 대한 책을 읽다 보니, 문득 그들의 삶과 생존이 궁금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