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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도시생활자의 서울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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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후마니타스를 주목한다. 관심 가는 분야가 생겨 책을 찾아보면 어떻게 알고 후마니타스에서 이미 작업을 뚝딱 해놓았다. 그 분야는 대체로 인류학이고, 이번 주에는 여성 홈리스에 관한 책을 찾아봤다. 아니나 다를까 2023년 8월 21일에 후마니타스에서 따끈따끈한 신간이 나왔다. 막간 영업. 제목은 『그여자가방에들어가신다』. 곧 읽을 예정입니다.     책이 다룬 철거
"가난한 도시생활자의 서울 산책" 내용보기

출판사 후마니타스를 주목한다.

관심 가는 분야가 생겨 책을 찾아보면 어떻게 알고 후마니타스에서 이미 작업을 뚝딱 해놓았다.

그 분야는 대체로 인류학이고, 이번 주에는 여성 홈리스에 관한 책을 찾아봤다.

아니나 다를까 2023년 8월 21일에 후마니타스에서 따끈따끈한 신간이 나왔다.

막간 영업. 제목은 『그여자가방에들어가신다』. 곧 읽을 예정입니다.

 

 

책이 다룬 철거는 서울에 한했다. 모든 장소가 그랬지만, 용산 챕터 읽을 때는 눈도 가슴도 뜨거웠다.

시간이 무한정 흘러도 무뎌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사건이라고도 볼 수 있는 그 일들은 반드시 서사를 포함했기에 나는 '이야기'라 정의한다.

이를테면 에브리맨이 된 노무현. 노회찬. 세월호. 이태원.

그리고 잊을 수 없는 2009년 1월 20일 용산 남일당 망루.

 

 

번듯한 고층 건물이 자리한 그곳에서 14년 전 두 개의 문이 열리고 사람이 죽었다. 나는 그 현장을 텔레비전으로 목격했다.

텔레비전으로 목격한 이야기는 또 있다. 백남기 선생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던 순간.

 

 

이런 순간이 쌓일 때마다 묻게 된다.

"과연 세상은 변할 것인가?"

 

 

이야기가 된 사건들. 누군가에는 삶이다.

활동가인 작가는 그 삶에 가까이 다가간 사람이다.

그래서 "사건을 넘어 그것을 경험한 삶(114페이지)"라는 표현이 가능하겠지.

그것을 '경험한 삶'을 살아온 작가는 변화를 묻는 나에게 이런 답을 들려줬다.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면서 변화를 기다린다고 말하는 것은 진실이 아닐 것이다. (79페이지)

 

 

(중략) 방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 같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규제를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도시를 굴러가게끔 한다. 결국 도시를 만드는 것은 부동산이 아니라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이 노동이기 때문이다. (53페이지)

 

 

청계천 국일고시원 화재 사건의 단면을 보면 작가가 웅변한 '방책'이 요원해 보이기도 한다.

 

 

국일고시원 화재가 일어난 날 오후 현장에는 그을음 냄새가 가득했다. 한 유력 정치인이 수많은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등장하자 바삐 움직이던 소방관들은 현장 브리핑을 시작했다. "고시원이 애초 목적처럼 고시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니다" "실제로는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 거처가 되고 있다" "그래서 희생자는 대부분 50대 남성이다"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진 브리핑이 끝나자 정치인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래서 학생들은 안전한가요?"

이 심각한 이해의 격차가 엇박자를 반복하는 정책의 시작인 걸까. (178페이지)

 

 

방책을 마련해야 할 이들은 '삶'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해할 마음이 없어 보이는 치들도 많다. 뉴스를 보는 게 괴롭다.

 

 

책 읽으며 눈물 흘렸던 97페이지를 옮긴다.

 

 

한 달 만인 이듬해 1월 11일, 서울시의 공식적인 사과가 있었다. 박준경의 어머니가 지낼 임대주택이 마련되었고, 다음 날 박준경의 영결식도 치르기로 결정됐다.

 

"해결됐죠?"

 

마포경찰서 정보과 형사가 피켓을 들고 있던 한 철거민에게 물었다. 아무런 대답이 없자 형사는 재차 물었다.

 

"에이, 그러지 말고 얘기해 줘요. 해결된 거죠?"

"해결이 뭔데?"

 

철거민이 되물었다. 분노와 슬픔이 단단히 서린 목소리였다. 그는 다시 물었다.

 

"해결이 뭔데? 사람이 죽었는데 도대체 뭐가 해결인데!"

 

 

 

힘든 하루를 마치고 내 한 몸 누울 곳이 있다는 것. 장소의 환대.

이 물음표는 다음 독서로 이어질 것이다.

j****4 2023.10.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