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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청호는 그 약력에서 알 수 있듯이, 다방면에 재주가 있는 행복한(?) 작가이다. (물음표를 굳이 붙인 이유는,그 "다방면"에 대한 재주가 많기에, 역으로 본다면 어느 하나의 장르에 집중공략하지 못하여 아직 문명을 그리 널리 알리지 못한 주요한 이유가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로 등단, 또 신춘문예 희곡 당선, 이제는 소설을 쓰는 작가.
먼저 시로 등단한 일련의 작가군이 그렇듯, 박청호 역시 시에서 보여지는 감각적이고도 즉물적인 언어 구사를 보여주고 있으며, 희곡의 영향으로 보여지는 등장인물간의 감칠맛나는 대화가 그의 소설을 한층 빛나게 하는 요소로--- 여기까지 본다면, 그는 분명 재능있는 행복한 소설가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소설의 얼개짜기라고 생각되어진다. 어느 면에서 본다면, 소설의 구조가 지나치게 헐겁고, 어느 면에서 본다면, 소설의 구조가 지나치게 난삽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작가의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작품집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폴란드산 마녀의 외출"에서 보여준 작가의 직관에 매혹당해 버렸기 때문에.
나는 감히, 배수아의 첫 창작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를 읽고 느꼈던 그 신선한 충격을 이번 박청호의 소설을 읽고 다시 느꼈다는 것을 고백하고자 한다.
배수아와 박청호. 맞지 않을 듯 위태롭지만, 배수아를 좋아하는 감성의 독자라면, 분명 박청호란 작가에 대해서도 무한한 애정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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