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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자궁이 생리나 임신 중일 때 말고 다른 때에는 무슨 역할을 하는지, 여자아이들 몸속에 있는 자궁은 어떤지, 폐경 이후의 자궁은 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렇다 하게 생리 증후군도 없는 나는 자궁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물론, 임신 기간에는 자궁의 존재감을 매일 느꼈지만. 이 책은 자궁에 대해 생각한다. 무려 500여 페이지를 할애해 자궁에 대해 쓴다. 자궁은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취급되어 왔으며, 유아기에서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그것은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여성에게만 있는 장기이므로 더욱 복잡한 오해를 받아온 자궁이 하나의 장기를 넘어 어떤 과학적, 역사적, 문화적 맥락 위에 놓여있는지 살핀다. 당연히 수정과 임신, 수축, 진통, 상실, 제왕절개, 폐경 등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는 여성으로 살면서도 꽤나 낯선 텍스트였다. 그것은 생리는 숨겨야 하는 것이며 임신은 성스러워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에 동화된 결과일 테다. 주지하다시피 전 세계 문화권에서 생리하는 사람과 그들이 흘리는 피에는 수치심과 오명이 덧씌워졌다. 성서와 문학, 구전 역사에는 생리하는 소녀와 여성을 불결하고 부정하며 악마에 가까운 존재로 취급해온 수많은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여성의 피에는 더럽히고 훼손하는 힘, 사냥이나 추수, 축제와 같은 중요한 행사를 방해하고, 성욕이나 여성의 쾌락을 금지하는 힘이 있다고 여겨졌다(p.39) 반면 임신은 아름다워야 했다. 생명이 탄생되는 순간은 거룩해야 했고, 모든 순간은 축복으로 가득해야 했으므로 임신 기간에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은 축소되거나 삭제되어야 했다. (벌써 십 년 전 이야기인데도 잊을 수 없는, 입덧의 매운맛이더라도) 자궁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그것이 내 몸속에 있으면서도 끝내 나의 것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 우리의 자궁도 모두 다를 거라는 생각도 이전에는 하지 못했다. 내내 낯설었지만 새롭거나 놀랍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이상 숨겨야 할 것이나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아니라는 확신이 생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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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모든 이에게' 권하는 책 살아가다 보면 사람들이 터놓고 이야기하지는 못하지만 누구나 묵묵히 필연적으로 겪는 문제들을 맞닥뜨리게 된다. 자궁을 가진 이들에게는 자궁과 관련된 문제가 바로 그에 해당한다. 자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자궁 내지 생식기관 관련해서 골머리를 앓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자궁이 없는 사람들은 그렇다는 사실을 모를 가능성이 높다. 자궁이 있는 나조차도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전혀 몰랐으니까. 나이를 불문하고 수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미안해하며 병의원을 전전하고 인터넷 검색을 하며 ‘내가 정말 괜찮은 건가’라는 고민으로 끙끙 앓는다. 이윽고 나만 겪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들은 이미 지구에 살아온 수십억 명의 여성들이 이미 겪은 내지 겪고 있는 문제들이라는 점에 놀란다. 실제로 겪어본 바 우리 몸에서 이렇게 중요한 신체기관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무지했단 말인가? 미국 출신의 스코틀랜드 조산사 리어 해저드(Leah Hazard)는 전 세계 모든 여성들에게 - 아니, 책의 첫 장에 스스로 적은 것처럼 “모든 이에게” 필요한 자궁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는 데 성공했다. <자궁 이야기>는 자궁 관련 문제로 끙끙 앓다가도 문제가 조금 봉합될라치면 이런 문제를 겪은 적이 전혀 없다는 듯 안온한 척, 괜찮은 척 일상으로 복귀할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미는 책이다. 이 책이 어떠한 책이고 또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에 대해서는 훌륭한 번역가 김명주 선생님의 옮긴이 후기에서 몇 문장을 빌려오고 싶다. * 우리 대부분은 모든 인류의 기원이자 모든 사람의 첫 집인 자궁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무지하다. * 이 책에서 해저드는 우리가 자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더 깊이 이해하면 유산을 예방하고, 불임을 해결하고, 질병을 예방하고, 의학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또한 신체 자율성, 생식 정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자궁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준다. * <자궁 이야기>는 많은 부분이 성정치학을 다루고 있으며, 특히 의료/의학 영역에서의 문제에 주목한다. * 2022년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여성의 낙태권을 헌법상의 권리로 보장했던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파기했다. 21세기에도 자궁은 온전히 여성의 것이 아니다. “가장 진보적인 국가에서조차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도구를 쓰고 어떤 사적인 생각을 머릿속에 품을지 선택할 수는 있어도 자신의 자궁으로 무엇을 할지”는 선택할 수 없는 현실은 우리가 자궁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해저드의 <자궁 이야기>는 자궁이 우리의 “생물학적, 사회적, 정치적 운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기관임을 알려준다. 작가가 다루는 이야기 중 몇 가지만 간단하게 소개해본다. 자궁은 “순수한 존재”, “여성다움과 여성의 미덕에 대한 이상을 투영”하는 기관으로 여겨졌고, 여성의 자궁에는 균이 없을 것이라는 ‘무균 자궁 패러다임’이 학계를 지배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출생 직후 아기의 변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박테리아가 발견되면서 무균 자궁 패러다임은 깨졌고, 아직도 과학계의 지원은 미약하지만 자궁 내의 미생물 군집 샘플이나 월경 유출물을 연구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연구가 꾸준히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이들로부터 질병이나 감염 등 자궁 건강, 불임 예방을 위한 힌트, 자궁선근종, 자궁근종, 초기 암, 비정상적인 자궁 출혈, 월경곤란증 등 많은 질환들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방법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그 외에도 ?월경주기 추적 앱의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 ?피임약이 약물 없는 상태의 월경주기를 모방하도록 설계된 배경, ?‘생리는 선택’(#PeriodsOptional)이라는 움직임을 둘러싼 토론, ?보조 생식술의 성공률이 낮아지지 않고 여성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면서도 그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문제, ?자궁과 정신건강을 결부시키는 구시대적 발상(‘히스테리(hysteria)’는 자궁을 뜻하는 그리스어 히스테라에서 유래했다), ?폐경기를 “일종의 은유적 자궁”으로써, “젊은 여성에게 요구되는 성적/생식적 역할과 죽음이라는 생애 마지막 전환기 사이에 주어지는 자아실현의 황금시간”으로 보는 새로운 시각 등 자궁과 관련된 수많은 이슈들을 섬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책 뒷표지의 추천사가 말하듯 어떤 지식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자궁 이야기>는 내 책장에서 밀려나지 않고 십 년 이상 꽂혀 있을 책이다(마음 같아서는 평생이라 말하고 싶지만 인간사는 모르는 것이기에 보수적으로 십 년이라고 해둔다). 내가 “몸의 중심에서 우리를 기쁘게도 슬프게도 하는 존재”(이 책의 부제에서 빌려온 표현)와 함께 하는 여정의 길목 길목마다 이 책은 ‘몸에 대해 사과하지 않도록’, 자궁과도 깊이 연관된 내 정체성을 그저 취약하게 내버려두지 않도록, 첫 생리를 시작하던 때의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자궁 이야기>가 내 책장에서 잠깐 사라진다면 그건 두 가지 경우밖에 없지 않을까. 내가 소중한 친구에게 새 책을 사다주는 데 걸리는 짧은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당장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거나, 혹은 저자가 조산사로 일한 경험을 담은 베스트셀러 <힘주세요!Hard Pushed> 후 4년 만에 이번의 소중한 신작으로 돌아온 것처럼 최신의 연구결과를 반영한 개정판 또는 신작을 내서 <자궁 이야기>를 대체하거나. 그 두 가지 경우가 아니라면 당당히 책꽂이를 차지하며 이사 때도 꿋꿋이 나를 따라다닐 책이다. 이 책을, 자궁을 지닌 이들 그리고 자궁을 지니지 않은 이들 그러니까 “모든 이에게”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김영사 #김영사서포터즈 #자궁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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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내가 여성이기 때문이다. 나의 자궁에 관해 더 잘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여성이라면 자신의 자궁에 무엇보다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가? 그래서 이 책은 여성의 자궁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생리, 임신은 물론 제왕절개, 폐경, 자궁정제술, 수정 등 여성들에게 필요한 자궁의 역사, 과학, 문화를 만날 수 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사람들이 자궁에 관해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 특히 생리에 관한 부분을 보며 놀랐다. 생리를 선택이라 생각하는 여성들이 있는 반면, 생리는 여성이 발달하는데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하는 여성도 존재했다. 그들의 상반된 입장을 듣고 있노라면, 나는 과연 생리를 어떻게 바라봤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사실 나는 생리통이 심한 사람으로서 생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서움이자 스트레스다. 그래서 가끔은 생리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생리는 선택이라는 입장의 여성들의 주장을 들으면서 어느 정도 공감이 되었다. 하지만 반대 입장의 주장을 듣고 나니 내가 여성으로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존재가 생리이고 생리는 정신적, 육체적 편안함이라 함부로 생리를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여성으로서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생리가 꼭 필요한 존재이다. 상반된 입장을 듣고 있으니 결코 어느 한쪽으로 내 입장을 치우치기에는 매우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궁에 관한 더 많은 지식과 이야기가 듣고 싶어졌다. 우리는 왜 생리를 ‘그날’이라 부르며 생리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을까? 왜 생리할 때 생리대를 늘 숨기면서 화장실을 갔을까? 왜 사람들 앞에서 생리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을까? 여성이라면 당연하게 경험하는 생리를 우리는 왜 부끄럽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그저 우리는 여성으로서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과정인데…, 생리를 부정적인 존재로 여기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편견에 그저 안타까운 생각만이 든다. ‘생리혈’보다 ‘정액’에 대한 결과가 훨씬 더 많은 사회에, 과학과 세계가 남성의 몸에 불균형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에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여성의 몸에 관한 연구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심조차 갖지 않고, 여성의 몸에서 나오는 혈을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회는 연구비를 지원하는 부분에서조차 불평등하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자궁을 가지고 태어나며 우리 모두는 자궁 안에서 인생이 시작한다는 점을 잊고 있는 그들에게 소리쳐 외치고 싶다. 우리는 모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여성의 몸도 소중하다고 외치고 싶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자궁이야기 #리어해저드 #김명주 #김영사 #김영사출판사#김영사서포터즈 #김영사서포터즈17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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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에 대한 모든 호기심을 한번에 충족시키는 책을 발견한 기분이다. 저자는 매우 지적이고 전문적이지만 한편으로 산파가 된듯한 느낌의 지식으로 그 다양하고 놀라운 자궁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가고 있다.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있던 진통이나, 자궁무력증, 과민성자궁 등 인체의 변화를 겪으며 산모가 감당해야 했던 의학적 그리고 사회적 공감을 함께 공유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임신과 더불어 산모의 몸과 정신은 모든 것이 달라지는데 이러한 지식을 왜 알아야하는지도 몰랐던 무지함을 다시한번 절감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