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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빌러비드 - 토니 모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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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마거릿 가너 사건'을 중요한 모티브로 삼아 자신의 상상과 판타지를 더하여 노예의 비참한 삶을 드러낸다. 귀신들린 집이라 불리는 124번지. 이곳에는 세서와 그녀의 딸 덴버가 아기 유령과 함께 산다. 자신이 죽인 아이 때문에 그녀는 공동체로부터도 외면을 당하고 식당일을 하며 겨우 살아간다.  그런 그들의 집에 손님이 찾아온다. 노예 농장에서 남편의 친구였던 폴 디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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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마거릿 가너 사건'을 중요한 모티브로 삼아 자신의 상상과 판타지를 더하여 노예의 비참한 삶을 드러낸다. 귀신들린 집이라 불리는 124번지. 이곳에는 세서와 그녀의 딸 덴버가 아기 유령과 함께 산다. 자신이 죽인 아이 때문에 그녀는 공동체로부터도 외면을 당하고 식당일을 하며 겨우 살아간다.

 

그런 그들의 집에 손님이 찾아온다. 노예 농장에서 남편의 친구였던 폴 디와 한 여자 빌러비드다. 빌러비드는 자신이 죽인 아이의 묘비에 적어주었던 이름이기도 하다. 과거를 상징하는 사람과 과거를 벗어날 것을 의미하는 두 사람이 한번에 들어온다. 그 둘은 그녀에게 어떤 선택을 하도록 만들게 될까.

 

아동학대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고 있다. 친부나 친모인 경우도 없지 않아 있지만 부모 중 하나가 계부나 계모인 경우가 많다. 물론 친모나 친부도 같이 가담을 해서 아이를 학대한다. 그런 부모에 비하면 노예라는 낙인을 물려주기 싫어서 자신의 손으로 아이를 죽인 그녀의 선택은 차라리 인간적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의 곁에 남은 한 아이는 어찌할 것인가. 오직 유일하게 남은 한 아이. 그 아이를 생각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녀는 온전히 과거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엄마로 인해서 엄마가 죽인 아이로 인해서 세상과의 소통을 끊고 살아가는 아이. 언제까니나 엄마가 곁에 있어줄수는 없다. 그 아이도 죽일 것이 아니라면 그 아이에게는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가르쳐 주어야만 했던 것이 아닐까.

이달의 사락 b***8 2020.06.10. 신고 공감 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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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토니모리슨]
"[빌러비드-토니모리슨]" 내용보기
남의 나라의 아주 더럽고 무서운 역사라고 하지만, 결코 남의 일이라고 할 수없는 글을 읽었다.내용이 이렇다는 것을 읽기전부터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막상 글로 접하니,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먹먹하였다. 먼저, 그 옛날 남의 나라 침략은 왜 하고, 나와 다른 인종을 잡아와서는 노예로 쓰겠다는 발상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그러면서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하고, 그 와중에 러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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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나라의 아주 더럽고 무서운 역사라고 하지만, 결코 남의 일이라고 할 수없는 글을 읽었다.
내용이 이렇다는 것을 읽기전부터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글로 접하니,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먹먹하였다.

먼저, 그 옛날 남의 나라 침략은 왜 하고, 나와 다른 인종을 잡아와서는 노예로 쓰겠다는 발상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그러면서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하고, 그 와중에 러블리한 소설들을 많이 만들어 내었던 유럽의 많은 나라들과 미국이라는 나라가 새삼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비교한 것은 아니지만, 종종 자식들이랑 같이 온 가족이 저세상으로 가는 안타까운 뉴스를 많이접하게 된다.
그리고 그 밑에 달리는 댓글에는 "저나 죽을 것이지 자식들은 왜 죽이나"이고,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했었으나, 우리가 접하는 뉴스는 대부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비관이고,
이 책에서는 내가 세서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싶다. 이건 답이 없겠지...
그냥, 그런 시절에 살아가고 있지 않음을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게, 내 깜냥이려나.
뭐 또 그러기에는....빈부의 차이에 따라 갑질을 하고 갑질을 당하는 양상이 나오는 요즘이니...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한 사림이 타인을 지배하고 위에서 부리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듯 싶기도하고.

그다음으로는...그 사건이 정말 두고 두고 잊혀질 수 없겠으나...그렇게 과거에 살 수 밖에 없는 존재,도 참 안타깝다.
종목도 양상도 다르겠지만, 사람마다 지나온 과거에 차마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살아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세서는 그러지 못한다.
그게 바로 너무나 사랑해 마지 않던 내 자식을 죽였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평생을 그 마음으로 살아 갈 수 밖에없다면....사실, 이건 내 스타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빨 꽉 깨물고 살아내는 것이 내가 선호하는 방식이지.
'미안해. 그런데 나도 살아야겠어'이러면서 말이다.

지금의 흑인은 노예제도 때의 흑인대비하여 잘 살고 있는 사람도 있긴한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지네 조상들이 그리 살았다면 저들은 좀 착하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못배우고 돈없어서 그런지 범죄율이 높은 것도 사실.

유럽에서 이주해와서 원주민들은 죄다 죽이고서는 뻔뻔하게 세계 평화어쩌구 미국도 조금 웃기고.
선조들의 침략 문화를 바탕으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는 유럽도 슬그머니 밥맛 떨어진다.

이 책은 참 좋다.
글도 잘 쓰여졌고, 주제도 좋고...담고 있는 많은 것들에 읽는 사람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써놓고 보니, 훌륭한 책에 리뷰가 개떡같긴 하지만...뭐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조금 더 인간다운 인간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도하다.
YES마니아 : 로얄 c******m 2019.04.15. 신고 공감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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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 : 빌러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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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인가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마음을 바로 세울 길이 없다.내 마음 너무 안타까워 버린 것이야. *그런데 문학동네 왜 양장 없애버린거죠.저처럼 양장판을 소장해 온 사람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요?다시 제 손에 양장 양장을 쥐어 주세요.*가늠했던 글의 전개는 아니었는데, 어느 정도 핵심줄거리는 알고 있어서 글의 시점이 교차하는 지점을 무난히 넘기며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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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인가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마음을 바로 세울 길이 없다.

내 마음 너무 안타까워 버린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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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학동네 왜 양장 없애버린거죠.

저처럼 양장판을 소장해 온 사람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요?

다시 제 손에 양장 양장을 쥐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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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늠했던 글의 전개는 아니었는데, 

어느 정도 핵심줄거리는 알고 있어서 

글의 시점이 교차하는 지점을 무난히 넘기며 읽을 수 있었다.






YES마니아 : 로얄 t****j 2019.09.25.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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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 : 토니 모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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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 선생님세상에 어떻게 이런 소설을 쓰셨습니까무릎 꿇고 읽었습니다세상에 세상에와 정말 대단하다 훌륭하다 훌륭해 아이고 제가 감히 토니 모리슨 선생님의 작품을 판단하다니 이런 건방을 떨다니 제가 아이고 아이고 지금까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해외문학들을 수없이 읽어왔지만이런 강렬한 느낌 처음이다 이건 진짜다 찐이다 찐 *선생님의 다른 작품들도 모두 읽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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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 선생님

세상에 어떻게 이런 소설을 쓰셨습니까

무릎 꿇고 읽었습니다

세상에 세상에

와 정말 대단하다 훌륭하다 훌륭해 

아이고 제가 감히 토니 모리슨 선생님의 작품을 판단하다니 이런 건방을 떨다니 제가 아이고 아이고

 

지금까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해외문학들을 수없이 읽어왔지만

이런 강렬한 느낌 처음이다 이건 진짜다 찐이다 찐

 

*

선생님의 다른 작품들도 모두 읽겠습니다

제가 너무 늦었네요 얼른 읽을게요 찡긋

 

*

피부가 희기만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하기 위해 흑인의 인격을 모두 빼앗을 수 있었다. 일을 시키거나 죽이거나 사지를 절단할 뿐 아니라, 더럽혔다. 완전히 더럽혀서 더는 자신을 좋아할 수 없게 했다. 완전히 더럽혀서 자기가 누구인지 잊어버리고 생각해낼 수도 없게 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c*******l 2019.10.1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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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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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들의 삶을 다룬 소설은 흔히 떠오르는 작품들이 톰아저씨의 오두막, 그레인지 코플랜드의 세번째 인생 등인데 그 작품들은 흑인의 삶을 서사적으로, 그들이 겪은 흑인으로서의 아픔 - 노예로서의 삶, 극빈자로서의 삶 - 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그러나 본 작품은 일련의 작품들과는 달리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약 30년 전 미드 중 "트와일라잇 존"(우리나라 제목은 "환상특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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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들의 삶을 다룬 소설은 흔히 떠오르는 작품들이 톰아저씨의 오두막, 그레인지 코플랜드의 세번째 인생 등인데 그 작품들은 흑인의 삶을 서사적으로, 그들이 겪은 흑인으로서의 아픔 - 노예로서의 삶, 극빈자로서의 삶 - 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본 작품은 일련의 작품들과는 달리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약 30년 전 미드 중 "트와일라잇 존"(우리나라 제목은 "환상특급")을 떠올리게 하는 서술을 보여준다. 주인공이 도망 노예로서 백인들에게 잡히게 되자 자식들에게 노예의 삶을 물려줄 수 없다는 생각에 아기였던 딸을 죽이게 되고 그 후 딸로 추측되는 존재가 나타나면서 등장인물들이 과거의 삶을 회상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그 존재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끝까지 밝혀지지는 않는다.)

등장인물들의 지난한 삶은 그들의 회생에서만 나타날 뿐, 등장인물들이 서로 그 사실을 입에 올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같은 흑인으로서 동일한 수준의 아픔을 겪은 사이이므로 굳이 말을 더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딸로 추측되는 존재로 인해 과거의 아픔을 찬찬히 되씹어보는 계기가 될 뿐이다.

같은 사건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굳이 말을 안 해도 서로 그 고통을 다독여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작가는 보여주고 있다.

 

t*****k 2019.06.0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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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상실과 인간 회복의 시간이 좋은 문장들 위에서... 토니 모리슨, 빌러비드
"인간 상실과 인간 회복의 시간이 좋은 문장들 위에서... 토니 모리슨, 빌러비드" 내용보기
이번 달 5일 토니 모리슨의 별세 소식이 들려왔다. 마침 한 달 전쯤 작가의 소설 《빌러비드》를 구매하였지만 아직 읽지 않은 상태였다. 토니 모리슨은 여성이었고 흑인인 작가였다. 그녀가 떠나고 그녀가 남겼다는 말이 떠다녔다. “어떤 순간은 떠나가. 그냥 흘러가지. 또 어떤 순간은 그냥 머물러 있고.” 떠나가지만 또 그냥 머물러 있기도 한 것이 삶이려니, 하는 마음으로 1987
"인간 상실과 인간 회복의 시간이 좋은 문장들 위에서... 토니 모리슨, 빌러비드" 내용보기

  이번 달 5일 토니 모리슨의 별세 소식이 들려왔다. 마침 한 달 전쯤 작가의 소설 《빌러비드》를 구매하였지만 아직 읽지 않은 상태였다. 토니 모리슨은 여성이었고 흑인인 작가였다. 그녀가 떠나고 그녀가 남겼다는 말이 떠다녔다. “어떤 순간은 떠나가. 그냥 흘러가지. 또 어떤 순간은 그냥 머물러 있고.” 떠나가지만 또 그냥 머물러 있기도 한 것이 삶이려니, 하는 마음으로 1987년에 출간된, 1800년대 후반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읽었다.


  “네 글자를 새기는 데 십 분. 십 분을 더 허락했더라면 ‘디얼리’란 글자도 새길 수 있었을까? 그때는 남자에게 물어볼 생각조차 못했지만, 그럴 수도 있었으리라는 미련이 아직도 그녀의 마음을 괴롭혔다. 이십 분, 아니 삼십 분이었다면 장례식에서 들은, ‘디얼리 빌러비드(참으로 사랑하는)’라고 한 목사의 말(사실 목사가 한 말은 그게 다였다)을 전부 아기의 묘비에 새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중요한 한마디만을 새겨넣었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p.16)


  소설은 124번지에 살고 있는 세 여인의 이야기이다. 소설의 시작 즈음에는 그곳에 베이비 석스와 며느리인 세서, 그리고 세서의 딸 덴버가 살았다. 그리고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유령이 살고 있었다. 베이비 석스가 죽고 폴 디가 나타나 유령을 쫓은 다음에는 세서와 딸 덴버 그리고 빌러비드라고 불리우는 처녀가 함께 살았다. 그러다가 폴 디가 떠나야만 했고 124번지의 집에는 다시 세 여인이 남았다.


  “옷을 모두 차려입은 한 여자가 물 밖으로 걸어나왔다. 그녀는 시냇가 마른땅으로 겨우 올라와 털썩 주저앉더니 뽕나무에 몸을 기댔다. 여자는 아무렇게나 머리를 기댄 채 밀짚모자의 챙이 갈라질 때까지 하루 밤낮을 꼬박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온몸이 쑤셨고, 특히 허파가 가장 아팠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몸으로 가쁜 숨을 쉬며, 여자는 어떻게든 무거운 눈꺼풀과 타협을 보려고 기를 쓰며 몇 시간을 보냈다. 한낮의 산들바람은 여자의 옷을 말려주었고 밤바람은 옷을 구겨놓았다...” (p.89)


  빌러비드가 세상을 모습을 드러내는 위의 문장을 눈여겨 보았다. 토니 모리슨의 문장들은 들뜨지 않고 차분하다. 하지만 그 차분함 속에 도사리고 있는, 이 소설의 기원이 될 수도 있을만한 사건을 직시하는 일은 쉽지 않다. 어렵사리 탈출하여 자신의 시어머니가 있는 12번지의 집에 도착하여, 이제 막 태어난 덴버를 비롯한 두 딸과 두 아들과 보낸 짧은 시간이 끝나고 벌어진 그 사건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어렵다.


  “... 피부가 희기만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하기 위해 흑인의 인격을 모두 빼앗을 수 있었다. 일을 시키거나 죽이거나 사지를 절단할 뿐 아니라, 더럽혔다. 완전히 더럽혀서 더는 자신을 좋아할 수 없게 했다. 완전히 더럽혀서 자기가 누구인지 잊어버리고 생각해낼 수도 없게 했다. 그녀와 다른 이들은 그 일을 겪고도 살아남았지만, 자식만큼은 절대 그런 일을 겪게 할 수 없었다. 자식들은 그녀의 보배였다. 백인들이 그녀 자신은 더럽혀도 괜찮았다. 하지만 그녀의 보배만큼은, 마법처럼 놀랍고 아름다운 보배만큼은, 그녀의 순결한 분신만큼은 그렇게 되게 할 수 없었다...” (p.409)


  세서는 자신을 잡으려고 도착한 백인들에게 딸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아기를 죽였다. 그 아기의 묘비를 만들어주기 위해 백인에게 몸을 맡겨야 했다. 덴버는 죽은 언니의 피가 섞인 젖을 먹어야 했다. 흑인 공동체 안에서 세서는 따돌림을 당했고 두 아들은 집을 떠났고 덴버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어느 날 빌러비드가 나타났다. 덴버는 빌러비드가 죽은 언니라는 사실을 알았고, 세서는 빌러비드가 죽은 딸이라는 것을 알았고, 빌러비드가 다시 떠날까봐 두려워했다.


  『... 베이비 석스는 녹초가 되어 침대에 누워버렸고 그 커다랗고 오래된 심장이 멈출 때까지 거기서 나오지 않았다. 이따금 색깔을 갖다달라고 할 때 말고는 사실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생의 마지막날 오후, 침대에서 빠져나와 방문 앞까지 느릿느릿 걸어가더니, 노예로 육십 년 자유인으로 십 년을 살며 배운 교훈을 세서와 덴버에게 남겼다. 이 세상에 불운은 없다. 백인들이 있을 뿐이다, 라고. “그놈들은 그만둘 때를 모른다.” 베이비 석스는 이렇게 덧붙이고 침대로 돌아가더니 누비이불을 끌어당겨 덮고는 영원히 그 생각을 떨치지 못할 두 사람을 남겨둔 채 떠났다.』 (p.176)


  소설은 철저하게 유린당한 인간이 다시금 인간으로 서고자 할 때 치러야 할 대가들로 가득하다. 그 대가들은 그들이 치러야 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었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작가는 이 참혹한 인간 회복의 과정을 소설로 그려내기 위하여 좋은(?) 농장주, 유령, 흑인 공동체 내부의 균열 등 다양한 요소들을 활용한다. 이 모든 인간 상실과 인간 회복의 시간들이 좋은 문장 위에서 흘러간다.

 


토니 모리슨 Toni Morrison / 최인자 역 / 빌러비드 (Beloved) / 문학동네 / 469쪽 / 2014, 2018 (1987)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19.08.2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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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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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왓슨의 가방 속에 있던 책이라 궁금해서 구입해봤다. 좋은 책이에요, 하고 짧고 굵게 말하던 그녀가 인상깊어서 찾아보니 내용은 예상보다 굉장히 암울한 듯 해 읽으려고 펼쳐보는 것 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지만. 물론 암울하지만, 그저 끝없이 암울하기만 했다면 이 책이 반드시 읽어야하는 책에 손꼽히지도, 토니 모리슨이라는 작가가 유명해질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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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왓슨의 가방 속에 있던 책이라 궁금해서 구입해봤다. 좋은 책이에요, 하고 짧고 굵게 말하던 그녀가 인상깊어서 찾아보니 내용은 예상보다 굉장히 암울한 듯 해 읽으려고 펼쳐보는 것 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지만. 물론 암울하지만, 그저 끝없이 암울하기만 했다면 이 책이 반드시 읽어야하는 책에 손꼽히지도, 토니 모리슨이라는 작가가 유명해질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마음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을 단지 새카만 책 표지 탓에 넘겨버리기엔 너무 아쉽다. 엠마 왓슨이 옳았다. 이 책은 좋은 책이다. 더할 말이 없이. 

k*****8 2022.09.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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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_ 흑인 노예 서사를 향한 화해와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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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시적 언어와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슬픔과 분노를 수용하는 깊이 있고 성숙한 태도’를 진정성 있게 전달한 수작 중에 수작!         소설 『빌러비드』는 한 비극적인 실제 사건으로부터 출발한 이야기다. 1856년, 켄터키 주의 노예였던 마거릿 가너가 임신한 몸으로 네 명의 자식을 데리고 오하이오 강을 건너 신시내티로 도망치던 중, 추격에 나선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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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시적 언어와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슬픔과 분노를 수용하는 깊이 있고 성숙한 태도를 진정성 있게 전달한 수작 중에 수작!

 

 

 

  소설 빌러비드는 한 비극적인 실제 사건으로부터 출발한 이야기다. 1856, 켄터키 주의 노예였던 마거릿 가너가 임신한 몸으로 네 명의 자식을 데리고 오하이오 강을 건너 신시내티로 도망치던 중, 추격에 나선 노예 사냥꾼과 보완관들에게 붙잡히고 만다. 가너는 자식을 노예로 살게 하느니 차라리 자기 손으로 죽이겠다고 결심하고, 두 살배기 딸을 칼로 베어버린다. 이때 다른 자식들도 죽이려고 했으나 실패한 뒤, 그녀는 살인죄로 기소된다. 당시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는데, 가너를 사람으로 인정하여 딸을 죽인 살인죄로 기소할 것인가, 아니면 도망노예법에 따라 단순히 잃어버린 재산으로 취급하여 무죄방면할 것인가 논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사람으로서, 살인죄로 기소되기를 원했던 가너의 바람과 달리 끝내 온전히 재판을 받지 못하고 노예로 생을 마쳤다고 한다.

 

 

 

  이따금 우리는 나쁜 꿈을 잊듯 그저 잊어버리는 게 편리하다고 믿는 일들이 있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끔찍한 과거와 고통스러운 사건 앞에서 가장 쉬운 일이 있다면, 마치 없었던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눈을 감아버리는 것, 철저히 에둘러 가거나 손으로 더듬어 만져보기를 거부하는 것. 망각이라는 형태로 저 기억의 심연 어딘가에 가둬둔 채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열쇠를 내던져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억울한 상처와 죽음의 한이 서까래까지 그득그득 쌓이지 않은 집이 한 채도 없고, 여덟의 자식을 낳았으나 모두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으며, 어린 딸아이의 묘비에 이름 하나라도 새겨 넣어보겠다고 자신의 몸을 팔아야 한다면? 도망치거나 교수형을 당하지 않으면 다른 집에서 빌려가거나 임대되거나 팔려가거나 다시 사오거나 비축되거나 저당잡히거나 상으로 주어지거나 도난당하거나 잡혀서, 햇살을 받으며 물통 위에 앉아 있는 수탉 미스터의 이름조차도 가질 수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면? 기어코 자신의 딸을 죽여서라도 너만큼은 노예로 살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해야만 하는 이 앞에서 감히 미래라는 말을 빌려 쉽게 잊으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강기슭을 따라 움푹한 곳에서 자라는 푸른고사리의 포자들이 수면에 둥둥 떠서 강 한가운데로 흘러갔다. 그 푸르스름한 은빛 행렬은 햇살이 낮고 희미해졌을 때 강기슭에 누워서 그 속이나 바로 가까이에 있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았다. 종종 벌레로 잘못 보기 쉬웠지만 사실 그것들은 한 세대가 미래를 확신하며 잠자고 있는 씨앗이었다. 잠깐 동안은 모두에게 미래가 있다고 믿기 쉽다. 포자 속에 담긴 모든 것들이 실현될 거라고, 정해진 수명을 다할 거라고. 하지만 이런 확신의 순간은 오래가지 않는다. / 143p

 

 

 

 

비극의 참상 너머에 존재하는 모든 영혼들을 향한 위로 그리고 희망

 

 

  오하이오주 블루스톤 로드 124번지. 한때 이 집은 베이비 석스 성녀의 위대하고 커다란 심장으로 영화롭게 빛나던 곳이었다. 흑인 동포들에게 백인들로부터 빼앗긴 몸과 영혼을 되돌리고 자신을 사랑하라던 그녀의 위대한 말씀은 언제부턴가 힘을 잃어갔다. 베이비 석스의 며느리인 세서는 자신이 스위트홈 농장으로부터 달아나 갓난아이를 가슴에 안고 포장마차에서 뛰어내린 그 순간부터 비극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흑인들에게 관대했던 농장주인 가너 씨가 죽지 않았더라면 두 명의 사내아이와 젖먹이 딸, 곧 태어날 아이까지 뱃속에 품고 있던 세서가 달아날 결심을 할 수 있었을까. 세서는 학교 선생이라는 자가 스위트홈을 관리하기 위해 오면서 비롯된 가혹한 착취와 매질, 자신의 몸을 더럽히기까지 한 끔찍한 기억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탈출한다. 가는 도중 뱃속에 있던 딸 덴버가 태어나는 고통과 기적까지 끌어안으며, 오직 먼저 달아나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과 젖먹이 아이에게 먹일 젖을 가져다주기 위해서.

 

 

 

그 말은 두루 일리가 있었다. 세서와 마찬가지로 베이비 석스의 인생에서도 남자와 여자는 체스판의 말처럼 이리저리 옮겨졌다. 베이비 석스가 사랑했던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그저 알고 지낸 사람까지도 죄다 도망치거나 교수형을 당하지 않으면 다른 집에서 빌려가거나 임대되거나 팔려가거나 다시 사오거나 비축되거나 저당잡히거나 상으로 주어지거나 도난당하거나 잡혀갔다. 결국 베이비는 자식이 여덟 명이었고 아이 아버지가 여섯 명이었다. 그녀가 인생이 더럽다고 한 것은 체스 말에 그녀의 자식들이 포함된다고 해서 체스 놀이를 멈추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 46p

 

 

어째서 이 머리는 거절이란 걸 모를까? 참혹한 일이든, 후회스러운 일이든, 더럽게 끔찍한 장면이든 가리는 게 없으니. 욕심꾸러기 아이처럼 뭐든 덥석덥석 받아먹는단 말이야. 단 한 번이라도, 고맙지만 사양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까? 방금 먹어서 이젠 한입도 더 못 먹겠다고 말이야. 이빨에 이끼 낀 그 빌어먹을 두 녀석만으로도 난 지금 터질 지경이야. 한 놈은 날 바닥에 눕힌 채 붙잡고 또 한 놈은 내 젖을 빨고, 녀석들의 책 읽는 선생은 그걸 지켜보며 공책에 적었지. 난 아직도 그 기억으로 꽉 차 있다고.” / 120p

 

 

 



 

 

 

 

  하지만 베이스 석스의 품으로 안전하게 도착한 것도 잠시, 학교 선생은 도망친 노예를 잡기 위해 세서가 있는 곳으로 쫓아온다. 아이들마저 노예의 삶을 살게 할 수 없었던 세서는 두 살 된 딸을 제 손으로 죽인다. 이로 인해 세서는 농장으로 끌려가는 대신 살인 혐의를 쓰고 감옥에 가지만 교수형을 당할 뻔한 그녀를 124번지의 집주인인 볼드윈이 도와줘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날 이후 124번지를 환하게 빛내던 영화는 사라지고, 사람들은 발길을 거두고, 베이비 석스의 불꽃마저 사라진다. 심지어 세서가 죽인 아이의 원혼이 이따금 집안을 뒤흔들고 소란스럽게 만들곤 했는데, 이를 견디지 못한 두 아들은 집을 떠나버린다. 훗날 스위트홈 시절에 함께 지냈던 폴 디에게 세서는 외친다. “내 등에는 나무가 자라고, 내 집에는 귀신이 나오고, 그 사이엔 품에 안은 딸아이 하나밖에 없지만, 더 이상 도망은 안 쳐. 절대로. 이 세상 그 무엇도 두 번 다시 날 도망치게 하지 못해. 난 여행을 한 번 했고 푯값을 치렀어. 하지만 알아, 폴 디 가너? 그 값이 어마어마하게 비쌌어!”

 

 

 

세서는 자신의 두 손과 암녹색 소매를 내려다보며 이 집안이 얼마나 밋밋한 무채색인지, 그러면서도 베이비 석스처럼 알록달록한 색깔을 그리워하지 않았다는 게 얼마나 이상한 일인지 생각했다. 일부러 그랬어, 그녀는 생각했다. 일부러 피한 거야. 어린 딸아이의 묘비에 점점이 박힌 분홍색 돌가루가 기억 속에 남은 마지막 색깔이었으니까. 그 일 이후로 그녀는 암탉처럼 색맹이 되어버렸다. / 71p

 

 

그럼 이런 기분도 좀 느껴보지그래? 잠을 잘 침대와 함께 잠들 누군가가 있어서, 그걸 얻기 위해 날마나 뭘 해야 할지 죽도록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기분이 어떤 건지 말이야. 그게 어떤 기분인지 느껴보라고. 그게 힘들거든, 언제 뭐가 덮칠지 모르는 길을 떠도는 흑인 여자의 심정이 어떨지 좀 느껴보든지. 그런 걸 느껴보란 말이야.” / 116p

 

 

생의 마지막날 오후, 침대에서 빠져나와 방문 앞까지 느릿느릿 걸어가더니, 노예로 육십 년 자유인으로 십 년을 살며 배운 교훈을 세서와 덴버에게 남겼다. 이 세상에 불운은 없다. 백인들이 있을 뿐이다, 라고. “그놈들은 그만둘 때를 모른다.” / 174p

 

 

 

  꽤 오랜 세월동안 세서는 철저히 과거의 접근을 막아내고, 하나 남은 딸 덴버를 과거로부터 지켜내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믿어왔다. 그런데 그녀 앞에 과거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두 사람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한 명은 과거 농장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함께 안고 있는 인물이지만 세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며 미래를 함께 하자고 말하는 폴 디이고, 또 다른 한 명은 빌러비드다. 죽은 아이의 묘비에 새긴 비문, 장례식 중에 디얼리 빌러비드(참으로 사랑하는)’라고 했던 목사의 말을 따서 단 한 마디 새길 수 있었던 바로 그 말, 빌러비드. 만약 죽은 딸이 살아 있다면 자신의 앞에 나타난 빌러비드 나이쯤 되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세서는 그녀가 자신의 딸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빌러비드는 엄마인 세서의 무한한 사랑을 갈망하고, 살아있을 때 받지 못한 애정을 갈구하며 세서의 삶과 124번지의 운명을 또다시 과거로 잠식한다.

 

 

 

이제 두 번째로 124번지를 방문하려 하면서 스탬프는 그때 나눈 대화를 후회했다. 날카로웠던 자신의 어조, 자기가 태산처럼 여겼던 여인이 뼛속까지 지쳐 있는 모습을 보지 않으려 했던 자신의 태도를. 이제야, 너무 뒤늦게,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다. 펌프처럼 사랑을 퍼올리던 심장, 말씀을 전하던 입은 중요하지 않았다. 어찌됐든 백인들은 그녀 집 마당까지 쳐들어왔고, 베이비 석스는 세서의 난폭한 선택을 비난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결정했더라면 그녀는 구원받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양쪽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자, 그녀는 자리에 누워버렸다. 마침내 백인들이 그녀를 쓰러뜨린 것이다. / 295p

 

 


 

 

 

 

  소설을 읽다보면 과연 빌러비드가 죽은 딸의 망령일까, 실존하는 인물일까 마지막까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로 읽을 수밖에 없는데 사실 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오히려 이 작품에서 빌러비드라는 초월적인 존재가 주는 상징성에 우리는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마지막 장면에서 결정적으로 드러난다. 빌러비드에 관한 소문을 듣고 유령을 쫓아내기 위해 124번지로 몰려든 마을 여자들과 때마침 함께 나타난 집주인 볼드윈, 세서는 백인인 볼드윈을 보는 순간 과거 자기 가족들을 사로잡아 가려고 쫓아왔던 학교 선생인 줄로 착각하고 손에 든 얼음송곳으로 볼드윈을 공격한다. 다행히 마을 여자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사태는 진정되지만 이후 빌러비드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더 이상 이들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빌러비드는 왜 사라졌을까. 어쩌면 빌러비드는 자신이 아닌 백인에게로 향하는 엄마의 공격을 마주한 순간 품고 있었던 원망이 해소되었기에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던 게 아닐까. 여기에는 흑인 사회 전체가 상처와 고통, 상실의 아픈 과거로부터 벗어나 미래를 마주하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빌러비드가 떠난 후, 지속될 삶이 아닌 죽음을 택하기를 바랐던 세서를 어루만지며 했던 폴 디의 말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당신과 나, 우리에겐 어느 누구보다 많은 어제가 있어. 이젠 무엇이 됐든 내일이 필요해.” “당신이 당신의 보배야, 세서. 바로 당신이.”

 

 

 

그들에게 흑인들이 사실은 얼마나 점잖고 영리하고 다정하고 인간적인지를 입증하려 기를 쓰면 쓸수록, 흑인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백인들에게 납득시키느라 자신을 소진하면 할수록, 흑인들의 마음속에는 점점 더 깊고 빽빽한 정글이 자라났으니까. 하지만 그 정글은 흑인들이 어디 살 만한 다른 곳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 백인들이 흑인들의 마음속에 심어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정글은 자라났다. 퍼져나갔다. 삶 속에, 삶을 통해, 삶 이후에도, 정글은 자라났고 그걸 만든 백인들을 침범하기에 이르렀다.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건드렸다. 변화시키고 바꿔놓았다. / 326p

 

 

 

  이처럼 빌러비드는 세서라는 한 여인이 자신의 딸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노예제도라는 끔찍한 덫과, 과거의 고통으로부터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다만 이 작품은 여느 흑인문학처럼 노예제의 잔인성을 드러내고 고통을 호소하는 데 주안점을 두기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발견할 수 있는 지도를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던 사람들의 내면적 삶을 깊이 있게 조망하였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특히 놀라운 시적 언어와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하여금 슬픔과 분노를 수용하는 깊이 있고 성숙한 태도를 진정성 있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수작이라 할 만하다. 세상 밖으로 스스로 걸어 나간 덴버처럼, 오랜 인간의 역사에서 쌓여진 어두운 과거로부터 모두가 화해하고 새로운 기억의 역사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YES마니아 : 로얄 h***s 2022.06.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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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 리뷰입니다. 소설의 내용 일부가 리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당시의 흑인 노예들의 삶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실제로 있었던 마거릿 가너 사건은 모티브로 한 만큼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최근 인종차별 갈등이 심해지면서 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수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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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 리뷰입니다. 소설의 내용 일부가 리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당시의 흑인 노예들의 삶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실제로 있었던 마거릿 가너 사건은 모티브로 한 만큼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최근 인종차별 갈등이 심해지면서 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수있었습니다.

q******d 2021.11.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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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is about a sad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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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is about a sad story. The book is set in the mid-19th century. At that time, the hardships and tragedies of many slaves were disastrous, but the shocking incident was a scar of pain that was incomparable to any trag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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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is about a sad story. The book is set in the mid-19th century. At that time, the hardships and tragedies of many slaves were disastrous, but the shocking incident was a scar of pain that was incomparable to any tragedy.

s********y 2021.01.31. 신고 공감 1 댓글 0